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80)
180화
조성현은 장현아를 보고 헛웃음을 흘렸다.
장현아는 가볍게 손을 들어 흔들어 보인다.
“어떻게 된 거예요?”
“어제 스케줄 끝나고 바로 차 끌고 가서요. 오늘 출근하시는 날이라고 하시길래 모시러 왔죠.”
장현아의 말에 조성현은 허허 웃으며 차에 올라탔다.
채윤이도 조금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장현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잘 지냈어 채윤아?”
“네. 안녕하세요.”
“채윤이는 어쩜 점점 더 귀여워지는 것 같아?”
“… 고맙습니다.”
채윤이가 눈을 깜빡거리며 답한다.
장현아는 싱긋 웃었다.
“언니가 와서 놀랐어?”
“조금…?”
채윤이가 손가락 두 개를 들어 올리며 답을 한다.
장현아는 키득거리며 차를 출발시켰다.
“오는 길에 팀장님한테 전화가 와서 가능하면 같이 오라고 하길래 온 거예요.”
그녀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조성현은 황당한 얼굴을 했다.
“중원이 형 그러다 훅 가는 거 아닌가 몰라요.”
“마침 가는 길이라서 그런 건데요 뭘. 이야기할 것도 있고.”
“앨범에 대해서요?”
“그쵸. 유미씨 앨범 관련해서요.”
“‘마지막’이라고 최우진이라는 작곡가가 쓴 곡이 있는데, 최우진하고는 제가 이야기해 볼게요. 지난번에 서예나씨하고 작업할 때 같이 작업한 애라서 연락처 있어요.”
“아하. 그럼 저는 다른 분한테 연락 넣으면 되는 거죠? 그 곡 제목이 뭐였죠?”
“‘어두운 달빛 아래 꽃 한 송이’예요.”
“아 맞다. 기억났어요. 작곡가님이 두 분이시던데. 둘 중 누구한테 연락 해야 할까요?”
“둘 다 연락해야죠.”
‘어두운 달빛 아래 꽃 한 송이’는 특이하게 작곡가가 두 명이다.
이름이 비슷한 걸 보아서는 가족 사이인 것 같았는데,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가장 정확할 것 같았다.
“회사 가자마자 바로 연락드릴게요.”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으니까, 회사 가면 먼저 유미씨랑 연락부터 해주시겠어요?”
“오면서 했어요. 오전 중에 알아서 출근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조성현의 말에, 장현아가 답했다.
그가 부탁하기도 전에 먼저 연락해두었다니, 조성현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역시 믿음직스럽네요.”
“그럼요. 누구 후배인데요.”
장현아는 그렇게 말을 하더니, 잠시 조성현의 눈치를 살폈다.
조성현은 그녀가 말하고 싶은 게 있다는 걸 깨닫고는 가만히 그녀가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렸다.
회사까지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장현아가 입을 열었다.
“저… 선배님.”
“네, 현아씨.”
“제가 이번에 좀 생각한 게 있는데요.”
“예.”
“지금까지 유미씨 미튜브가 꽤 잘 운영이 되고 있잖아요. 올라간 영상이 많진 않은데, 꽤 반응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저도 구독하고 있어서 가끔 영상 올라오면 봐요. 괜찮던데요?”
조성현의 말에 장현아는 감사한다고 답하더니,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래서 그런데, 혹시 이번 앨범 제작기를 영상으로 만들어서 올려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
장현아의 말에, 조성현은 백미러를 통해 보이는 그녀의 눈을 응시했다.
조성현을 보던 장현아와 딱 눈이 마주쳤다.
일단 조성현은 장현아의 아이디어를 냉정하게 분석했다.
시장성이 있는지 없는지.
유미에게 도움이 될까, 안 될까.
나오는 결론은.
‘무조건 도움이 된다.’
길게 생각할 것도 없었다.
앨범 제작기를 영상으로 만들어서 올린다?
유미가 지금까지 보여왔던 매력을 계속해서 보여주면서 앨범 제작기라는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부정적으로 작용할 확률은 꽤나 적었다.
다만 문제는.
앨범 제작기를 만들게 된다면 조성현은 프로듀서로서 무조건 출연을 하게 될 거라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조성현이 출연을 한다면, 채윤이도 출연하게 되겠지.
“진짜 괜찮은 아이디어 같은데, 팀장님한테 말하면 선배님에게 허락받고 오라고 할 게 뻔해서 미리 여쭤보는 거예요.”
조성현이 입을 달싹거리자, 장현아가 얼른 선수를 쳐 말한다.
쓰읍 하고 숨을 들이켠 조성현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열었다.
“일단, 아이디어 자체는 상당히 좋은 것 같아요. 유미씨 미튜브가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
“그쵸. 자연스럽게 앨범 홍보도 되고요.”
당장 지금 촬영에 들어가도 편집 등등을 하게 되면 최소 3주에서 한 달 뒤에야 공개가 될 거다.
일주일에 한 두 번 출근하니까, 제작 비하인드를 촬영할 요소가 꽤나 부족할 테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당연했다.
한 달 후에 공개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홍보도 되고 기대감도 높아질 게 분명하다.
‘하게 되면 공개 시점은… 앨범 발매 한 달 전 정도가 제일 좋겠지만.’
아니, 제작기 영상을 10분 정도씩 짧게 끊어서 여러 개를 올릴 수도 있으니, 그런 식으로 시리즈로 올리게 되면 두 달 전부터 올려도 된다.
“… 저는 꽤 긍정적으로 생각이 되네요. 저랑 채윤이가 나와야 하는 거 아니었으면 무조건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했을 거예요.”
“아무래도 프로듀서인 선배님을 빼고 제작하는 것보다 선배님이 포함 되는 게 그림이 딱 좋을 것 같긴 해요. 거기에 채윤이까지 등장하게 되면….”
“반응이 더 확실하게 오겠죠.”
유미의 미튜브 채널을 구독한 이들 중에서 채윤이의 얼굴을 모르는 이는 많지 않다.
첫 번째로 올린 영상에 채윤이 출연했었으니까.
그런 상황인 만큼 이번 앨범 제작기가 만들어져 채윤이가 출연한다면 반응은 더 좋을 거다.
조성현은 고개를 돌려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채윤이는 어떻게 해도 좋다는 듯, 멀뚱멀뚱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멀뚱멀뚱 바라보는 걸 보면 자신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걸까.
“채윤이는 어떻게 하고 싶어?”
“아빠랑 같이하는 거면 좋아.”
조성현의 물음에, 채윤이가 답한다.
장현아의 얼굴이 조금 밝아졌다.
조성현은 그런 장현아의 얼굴을 잠시 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건, 생각 좀 해보고 내일까지 답해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선배님. 아무쪼록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시면…”
“하하. 네, 긍정적으로 생각해볼게요. 현아씨가 현장에서 PD님들이랑 친한 이유를 잘 알겠네요.”
조성현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장현아도 미소를 지었다.
아마 조성현은 금방 허락을 해줄 거다.
그녀는 이미 경험상 채윤이가 오케이 하면 조성현도 오케이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 *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조성현은 자신이 작곡한 곡을 정리했다.
일단 유미에게 보여줄 곡은 총 세 곡이다.
아직 완성된 게 아니고, 틀만 만들어져 있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느낌을 보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유미가 좋다고 하면 세 곡을 전부 가지고 가고, 별로라고 한다면 최악의 경우 전부 버리고 다시 진행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럴 리는 없겠지.’
곡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은 있었다.
작곡가로서 활동한 세월이 몇 년인데 괜찮은 곡과 안 괜찮은 곡을 구분하지 못하겠는가.
자신이 작곡한 곡은 기본적으로 괜찮은 곡에 속했다.
대박이냐 아니냐는 다른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작용하는 것이니, 그걸 장담할 순 없지만 그래도 그 확률을 최대한 높인 곡들이다.
전부 거절당할 것 같진 않았다.
“채윤이가 봤을 때 제일 괜찮은 곡은 뭐야?”
“나는 캠핑 가서 만든 곡이 제일 좋아.”
채윤이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조성현이 캠핑장에서 만든 곡은 ‘별 헤는 밤’ 채윤이를 보면서 만들었다.
아니, 사실 그 이후에 만든 곡들도 채윤이를 보고 만들긴 했다.
작곡은 어쨌든 창작이었고, 본디 창작이란 그냥 어디선가 무한정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었다.
영감이 있어야 만들어지고, 조성현에게는 그 영감의 원천이 채윤이었다.
“‘별 헤는 밤’이 왜 제일 좋아?”
“유미 언니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뭔가 유미 언니가 잘 부를 것 같은 느낌이야.”
조성현은 아이의 그 답을 듣고, 작게 감탄했다.
개인적으로도 유미와 가장 잘 어울릴 곡은 ‘별 헤는 밤’이라고 생각했다.
‘별 헤는 밤’은 조금 어둡게 시작해서 밝게 빛나는 별들을 조명하며 끝나는 곡이었다.
유미의 성장 과정을 생각하면, 그녀가 꽤나 몰입해 부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된다.
음색도 잘 어울릴 것 같고.
다른 곡들이 안 어울린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장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건 ‘별 헤는 밤’이었다.
반대로 조금 애매한 느낌이 드는 건 ‘눈사람’이라고 임시 제목을 지어둔 곡이었다.
분명 괜찮고, 나쁘지 않은데… 오묘하다.
채윤이가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 한 곡이기도 했다.
채윤이와 둘이서 얼마나 기다렸을까.
삐빅.
잠금장치가 열리는 소리가 나고, 유미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오빠. 채윤이 안녕?”
유미는 들어오자마자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조성현과 채윤은 그녀와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곡부터 들어볼까요?”
“넵. 준비됐어요.”
조성현은 차분히 하나씩 곡을 재생시켰다.
오늘 전부 오케이를 받는다면 앞으로 한 달 정도만 열심히 작업하면 곡 작업은 끝낼 수 있을 거다.
녹음과 마무리 믹싱까지 생각하면 한 달 반이면 끝날 거고.
하지만 여기서 곡 하나라도 별로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시간이 더 걸리게 되겠지.
어차피 시간이야 넉넉하니 괜찮지만, 빨리하면 더 좋으니까.
“와 저 이거 너무 좋은데요?”
‘별 헤는 밤’을 듣고, 유미는 감탄하며 말했다.
이어지는 두 번째 곡도.
“이것도 괜찮네요. 오빠 작곡도 진짜 수준급이다.”
그리고 마지막, ‘눈사람.’
“제가 제일 자주 부를 것 같은 곡이에요.”
곡이 별로라는 평이 나오면 ‘눈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평이 나왔다.
조성현은 유미를 바라보았다.
“제일 자주 부를 것 같다고요?”
“네. 뭔가 좀 엄청 강하게 감정 몰입을 하진 않고 편하게 부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땐 그랬지 하는 것처럼?”
“아… 다른 곡은요?”
“‘별 헤는 밤’은 제가 제일 감정을 담아서 잘 부를 수 있는 곡인 것 같고요. 표제곡 후보로 올려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유미가 조금 신난 목소리로 말을 했다.
곡들이 전부 마음에 들었는지, 전보다 텐션이 높아졌다.
조성현은 웃으면서도 고민에 빠졌다.
‘눈사람’에 대한 평을 듣고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지 감을 잡을 생각이었는데, 편하게 잘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니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다.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 채윤이가 슬그머니 다가왔다.
“아빠아….”
아이가, 조성현의 팔을 살짝 잡아끈다.
조성현은 아이가 할 말이 있음을 깨닫고 몸을 숙였다.
그제야 채윤이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어진 아이의 말은, 조성현에게 깨달음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내 생각에는, 소리가 너무 적은 것 같아.”
해맑게 웃으며, 아이가 말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