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94)
194화
딴 따라란.
채윤이의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었고, 조성현은 부드럽게 미소를 보이며 아이의 연주를 들었다.
항상 듣는 채윤이의 연주였지만, 최근에는 많이 듣지 못했다.
채윤이는 피아노를 상당히 좋아했지만, 최근에는 조성현과 함께 작곡하는 것에 빠져서 음악 작업을 하고는 했었으니.
아이는 조성현과 함께 음악 작업을 하며 피아노 연주 연습은 조금 덜 했다.
콩쿨도 끝났고, 졸업식도 끝났으니 사실 이제 더 이상 피아노를 연습할 당장의 목표도 없었으니, 조금 널널하게 해도 괜찮은 상황이기도 했고.
조성현도 굳이 채윤이가 피아노 연습을 하지 않는다고 아이를 보채거나 하지 않았다.
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하기 싫으면 안 하는 거지.
모든 것에는 때가 있고, 다만 최근은 채윤이가 피아노 연습을 할 때가 아니었던 것뿐이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연주를 들으며, 뿌듯한 얼굴이 되었다.
‘꽤….’
늘었다.
연습을 엄청 많이 했던 것도 아닌데, 기본적으로 곡을 다루는 솜씨가 늘었다.
채윤이가 조성현과 함께 음악 작업을 하며, 말 그대로 그 곡을 바라보는 시야가 조금은 더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다행이었다.
어쨌든 채윤이가 조성현과 함께한 그 시간들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뜻이니.
과연 그게 효율적이냐 효율적이지 않으냐는 조성현도 모르겠지만,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채윤이도 마찬가지로, 매 순간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거다.
아이의 연주는.
신경화 피아니스트의 연주와 비슷했다.
눈앞에서 신경화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보고 나니, 바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신경화 피아니스트는 채윤이의 연주가 자신의 것과 닮았다는 것을 깨닫고 작게 헛웃음을 흘렸다.
그녀는 채윤이가 일부러 자신의 연주와 비슷하게 연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또 그것에 아주 강한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조성현은 힐끗 신경화 피아니스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반짝거리고 있었다.
채윤이가 신경화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볼 때의 눈빛과 비슷하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은 전혀 달랐다.
뭐랄까.
방금 신경화 피아니스트가 연주할 때 채윤이는 그녀의 연주를 동경하며, 자신도 저렇게 연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면.
지금 채윤이의 연주를 바라보는 신경화 피아니스트의 눈빛은 마치….
‘금덩어리라도 발견한 것 같은 눈빛인데.’
정말 대단한 보석이라도 발견한 것 같이 눈을 빛내는 게,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안절부절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박중원이 때때로 채윤이에게 보이는 눈빛과 비슷하지만 조금 달랐다.
신경화 피아니스트가 훨씬 더 강렬했고… 박중원은 채윤이를 아티스트로 키우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속에 걱정을 품고 있었다.
말은 회사가, 또 자신이 채윤이를 보호해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온전히 보호할 수는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거다.
하지만 신경화 피아니스트의 눈빛 속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그저 확신.
채윤이가 다칠까 하는 염려는 없었다.
이건 애초에 신경화 피아니스트이기에 보일 수 있는 태도였다.
그녀는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승리한 자니까.
한 번 겪어보았기에 그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알지만, 동시에… 해낼 수 있는 일이라는 것 또한 안다.
신경화 피아니스트는 지금, 채윤이가 해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따란…
아이의 연주가 끝나고.
신경화 피아니스트는 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얼른 채윤이가 있는 쪽으로 반걸음 내걸었다가 멈칫거렸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르는 것처럼, 그녀는 입안에서 혀를 굴리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채윤아, 아줌마 연주랑 비슷하게 연주를 한 건… 일부러 그런 거야?”
“… 네.”
“왜?”
“소리가 예뻐서요.”
“아줌마가 연주한 게 소리가 예뻐서 한 번 비슷하게 해본 거야?”
“네.”
채윤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했다.
신경화는 하하하고 웃었다.
그녀는 본래, 자신의 연주와 비슷하게 연주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신경화 피아니스트는 현역으로 활동하며 여러모로 연주회도 많이 다니는 편이다.
동시에 여러 학교에서 특강 식으로 강의를 하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레슨을 하기도 한다.
원래부터 후임 양성에 꽤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던 그녀였기에, 최근 지친다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만큼, 그녀에게는 자신의 연주를 따라 연주하려는 학생들이 꽤나 많이 있었다.
신경화 자신이 정답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정답지처럼 똑같이 찍어내려는 것을 신경화는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 누구도 정답이 아니고, 동시에 그 누구나 정답이 될 수 있는 게 음악 아닌가.
‘지금은, 후자네.’
신경화 자신의 연주를 비슷하게 했다고 하지만.
채윤이는 자신만의 매력을 확실하게 살렸다.
아이는 신경화 자신이 어떤 이유로 이런 연주를 선보였는지 정확히 이해했다.
물론 한 번 듣고 완벽히 이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다만 아이는, 딱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까지만 비슷하게 시도를 해보고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채윤이 자신의 시선으로 곡을 해석해 연주해 보였다.
이런걸 할 수 있다면… 둘 중 하나다.
정말 엄청난 경험을 가지고 밀어붙이거나.
‘아니면… 말도 안 되는 음악적 감각으로 밀어붙이거나.’
아무래도 이번에도 후자인 듯싶었다.
고작 일고여덟 살짜리 아이가 무슨 경험이 있겠는가.
“하… 멋지다 우리 채윤이.”
신경화 피아니스트는 채윤이가 너무 기특하다는 듯,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니, 정확히는 쓰다듬으려 했다.
아이는 슬쩍 몸을 굽혀 피아노 건반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가지고 가며 신경화의 손을 피했다.
신경화는 멈칫거렸다가 어색하게 웃었다.
“아, 아직 이건 아니야?”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며 손을 회수했다.
아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건반을 누르며 간단히 화음을 만들어냈다.
“채윤이가 살갑게 구는 편은 아니라서… 죄송합니다.”
“아뇨, 제가 무례했죠. 미안해 채윤아.”
신경화 피아니스트는 그렇게 말을 하며 채윤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정도는 해주나?”
그렇게 말을 하는 신경화 피아니스트를 본 채윤이는 히히 웃으며 손을 뻗어 신경화 피아니스트와 손을 마주 잡았다.
악수하고.
신경화 피아니스트는 조성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
“더 하면 좀 많이 길어질 것 같고… 이제 슬슬 시간이 됐으니, 갈까요?”
그녀는 얼른 채윤이의 피아노를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하지만, 겨우 참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조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가시죠.”
그는 간단히 답을 했고.
연습실을 정리한 후 다시 학교를 빠져나오는 길.
학생들은 신경화 피아니스트가 웬 남자와 여자아이와 함께 걷는 것을 보고 계속해서 놀랐다.
경악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신경화 피아니스트가 다른 이와 함께 걷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꽤 놀라는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응, 안녕.”
학생들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신경화 피아니스트에게 인사를 하고, 신경화는 익숙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았다.
한국 예술 대학교의 학생들은 금방 그들을 지나쳤다.
“저 조합 뭐야.”
“몰라 근데 딱 봐도 우월한 유전자들의 모임 같지 않냐?”
“신경화 교수님이 어린애 레슨도 하셨었나? 연습실 쪽에서 나오시는 것 같은데.”
“헐 그러네.”
학생들은 수군수군하는 소리가 작게 들려온다.
조성현은 그런 것들을 들으며, 계속 걸음을 움직였다.
그도 그렇고, 신경화도 그렇고.
이런 상황에 있어서 상당히 익숙했다.
조성현이야 매니저 생활을 하면서 길을 다닐 때마다 자신의 옆에 있는 아티스트에 대해 떠드는 것을 보았고.
신경화는 본인에 대해 떠드는 것을 들었을 테다.
그녀는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그리 신경 쓰는 모양새는 아니었다.
“보통은 혼자 다니시나 봐요.”
“저랑 같이 다닐 사람이 많이 없으니까요.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같이 다녀봐야 모시고 다니는 건데. 그런 귀찮은 일을 누가 할까.”
신경화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답했다.
조성현은 스스로 모시고 다닌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
신경화 피아니스트는 물론 나이가 있는 편이었지만, 아직 단단했다.
그녀는 누군가 모시지 않아도 충분히 홀로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어 보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통 세연이랑 다녔는데… 지금은 세연이도 바빠서 보통 혼자 다니죠.”
“세연이라면… 정세연 피아니스트 말씀이신가요?”
“예. 콩쿨에서 봤었죠?”
“네!”
신경화 피아니스트의 말에 답한 건 채윤이었다.
아이의 답에 신경화는 싱긋 웃음을 지었다.
“세연이가 채윤이 칭찬을 너무 하길래 누군가 궁금해서 영상도 보고 그랬던 거예요.”
“아… 그러시구나. 감사하네요. 좋게 봐주셨다니.”
“그렇게 피아노를 잘 치는데, 좋게 보지 않을 리가 있나.”
신경화 피아니스트는 대수롭지 않은 것을 이야기하듯,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렇게 식당에 도착했다.
한정식집이다.
채윤이가 못 먹는 음식은 거의 없지만, 한정식 같은 경우에는 조심해서 먹어야 하는 음식도 상당히 있었다.
아마 오늘 조성현의 손이 바쁠 것이다.
가시도 발라주고, 아이가 먹기 좋게 작게 잘라주기도 해야 할 테니.
룸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들여다보던 그들은 결국 음식을 시킬 수 있었다.
조성현은 채윤이와 함께 떡갈비 세트를 시켰다.
게장 세트도 있기에 그걸 먹을까 고민을 했지만, 초면이기에 조금 편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선택한 것.
음식이 서빙되기 전에, 신경화는 입을 열었다.
“채윤이는… 지금까지 어떻게 음악을 배웠나요?”
“보통 제가 알려줬습니다. 사실 딱히 알려준 게 많지는 않은데… 알아서 잘 배우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재능이 있으니, 조금만 알려줘도 바로바로 알아듣는 편인 것 같긴 하던데.”
“네. 딱 기본만 알려줘도 그 이상 보여주니… 이젠 제가 뭘 알려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더라고요.”
조성현이 가볍게 웃으며 답을 했다.
채윤이에 대해서 칭찬을 해주는 건데, 기분이 좋은 게 당연했다.
피아노 쪽으로 조성현이 더 알려줄 수 있는 건 없었다.
다만 음악 전반적인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더 알려줄 수 있겠지.
그래서 프로듀싱 작업을 할 때 채윤이와 함께 하는 거고.
함께 하면서, 오히려 아이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는 거다.
신경화는 조성현의 말에 눈을 반짝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앞으로는 채윤이 교육을 어떻게 하실지… 정하셨나요?”
“지금은 일단 대한 예술 사립학교에 원서 집어 넣어둔 상태입니다.”
조성현이 답했다.
그의 답에, 신경화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아. 대한 예술 사립학교… 괜찮죠.”
그렇게 말을 하는 신경화의 목소리는.
묘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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