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98)
198화
카메라를 보고 조금 당황했지만, 조성현은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카메라 두 대, 그리고 장현아.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현아씨.”
“네 선배님.”
“미튜브 촬영 때문에 지금… 카메라 설치하시는 거죠?”
“넵. 일단 오늘 선배님이 작업하는 거 간단히 촬영하고, 이후에는 유미씨가 직접 작업 해야 할 때만 함께 촬영하게 되실 거예요.”
장현아가 설명한다.
조성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일단 뭐, 자신이 동의하기도 했고 계약서까지 쓴 일이었다.
카메라가 있다는 것에 불만을 표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다만 조금 갑작스러웠을 뿐이다.
“죄송합니다. 제가 오늘도 선배님 마중 나가서 미리 설명해 드리려고 했는데….”
“아뇨, 괜찮아요. 촬영은 언제까지 하는 건가요?”
“점심 전에 철수할 거예요. 정확히는, 작곡가님들 오시기 전에요. 작곡가님들이랑 미팅 하시는 거 방해되면 안 되니.”
“알겠습니다. 그럼… 두 시간 정도만 하는 거겠네요.”
“네. 어차피 미튜브야 유미씨 위주니까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예요.”
장현아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조성현은 그녀의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
앨범 제작 비하인드 촬영을 한다고 하지만 어쨌든 유미가 메인이다.
보통은 유미가 녹음하거나, 컨셉 촬영하는 비하인드를 촬영할 것이다.
조성현이 작업하는 것을 촬영하는 까닭은….
‘다양한 그림이 필요해서. 정도려나.’
그는 속으로 생각을 하며, 채윤이를 돌아보았다.
다행히 채윤이는 카메라에 대해서 크게 의식하지 않는 모양새였다.
조성현보다 오히려 더 익숙한 느낌.
채윤이는 전에 뮤직 비디오 촬영도 했었고, 유미의 미튜브 첫 번째 게스트이기도 했었으니 촬영에 있어서는 조성현보다 선배였다.
조성현은 카메라를 잠시 바라보았다가 생긋 웃어 보이는 채윤이를 보고 픽 하고 웃음을 흘렸다.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작곡가님들하고 이야기 나눌 때 제가 참고해야 할 부분 있을까요?”
“저도 딱히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선배님께서 충분히 의견 고려하셔서 작업하실 테니 혹시 의견 있으시면 미팅 때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된다고 전달 드린 게 전부입니다.”
장현아가 말했고, 조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깔끔하게 처리한 모양이다.
미팅만 잘 끝나면 될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따 작곡가님 오시면 작업실로 안내 부탁드릴게요.”
“네. 아, 이따 미팅 끝나고 시간 괜찮으시면 같이 식사 하시는 거 어떠세요?”
“좋죠. 중원이 형은 오늘 외근이에요?”
“나가셨다가 점심 전에 돌아오실 거예요. 같이 식사 하실지, 여쭤볼까요?”
“부탁해요.”
“네. 그럼 연락드리겠습니다.”
고개를 꾸벅 숙였다가 든 장현아는 채윤이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채윤이 또한 히히 웃으며 인사를 한다.
장현아도, 카메라를 설치한 직원도 작업실을 빠져나가고.
조성현은 소파에 앉아 볼을 긁적거렸다.
카메라가 조금 신경이 쓰여서, 뭐라고 말도 함부로 못 하겠다.
“촬영이 생각보다 쉬운 건 아니네.”
그가 중얼거렸다.
가만히 소파에 앉아 있는 조성현을 보고, 채윤이가 다가와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
“얼른 일하자!”
채윤이는 그렇게 말을 하며 조성현을 잡아당겼고, 결국 조성현은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열심히 일할까?”
“응!”
채윤이는 신경화 피아니스트를 만나고 난 후로, 조성현과 일하는 것에 조금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전에도 소극적이었던 것은 절대 아니지만, 지금은 때때로 조성현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독촉에 의자에 앉아, 작업을 시작했다.
오늘 작업을 할 건, ‘어두운 달빛 아래 꽃 한 송이’였다.
이 곡의 작곡가들은, 기본적으로 정석적인 전개를 가지고 가지 않고 있었다.
그냥 듣기에는 몰라도, 음악을 뜯어보면 바로 보인다.
정석적인 흐름과는 조금 다르다.
곡에 자신들만의 매력을 충분히 담았고, 곡의 흐름을 바꿔버린다면 곡의 매력이 반감될 것이다.
조성현도 그것을 원하지 않았고, 아마 작곡가들도 그런 건 원하지 않을 거다.
그들이 믿을 수 있도록 조성현은 자신이 어떤 식으로 곡을 건드릴지 직접 보여줄 생각이었다.
물론 보컬과 함께 직접 녹음을 진행하면서 계속해서 수정을 거치고.
유미와 녹음을 한 후에도 어떤 식으로 곡이 마무리될지 지금 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본적인 곡의 수정 방향 정도는 보여줄 수 있으리라.
조성현은 곡을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손을 움직였다.
그는 잠시 곡을 수정하다가, 입을 열었다.
“채윤아.”
“으응?”
“이걸 이런 식으로 수정을 하면 어떻게 될까?”
“앞이 더 슬퍼져.”
“그럼, 뒤에는?”
“더 재미있어져.”
아주 약간이지만, 조금은 더 희망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감정선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는 편이 유미가 부르기 조금 더 편하고 잘 어울릴 것이다.
조성현은 신경화가 했던 말을 까먹지 않고 있었다.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채윤이에게, 음악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알려주는 거다.
사실 조성현은 스스로가 조금은 계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곡에도 공식들이 있다.
이건 이렇게 해야 해.
저건 저렇게 해야 해.
그래야 감정선이 더 살고, 그래야 더 포인트가 드러나고… 더 듣기 편하고…
수많은 공식들이 있고, 조성현은 그것들을 다 머릿속에서 계산하며 곡을 쓰는 타입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신경화는 마치 조성현이 감각적인 음악인인 것처럼 이야기했고, 그게 약간은 신경 쓰였다.
지금까지 조성현 자신이 곡을 다루던 방식이 잘못된 걸까 싶어서.
고집스럽게 계산적으로 곡을 다루지 말고, 자신도 자유롭게 감각적으로 한 번 해봐야 할까 싶기도 했다.
‘근데, 감각적으로 하는 방법을 몰라서 문제지.’
조성현이 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어쨌든 하던 대로 하면 채윤이가 조금씩 성장한다는 것은 신경화를 통해서 밝혀졌으니, 열심히 하면 될 것이다.
그렇게 채윤이와 함께 곡을 만지작거리다가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중간에 누군가 들어와 카메라를 가지고 나가고.
장현아에게서 연락이 왔다.
-장현아: 지금 작곡가님들 도착하셨다고 합니다. 모시고 작업실로 가겠습니다.
그 문자를 보고, 조성현은 작업하던 것을 빠르게 마무리 지었다.
얼마 되지 않아.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조성현은 몸을 돌렸다.
“네, 들어오세요.”
이내 장현아와 함께 작곡가들이 들어온다.
그리고 조성현은 작곡가들을 바라보고는 눈을 깜빡거렸다.
뭔가,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들이다.
조성현은 오묘한 느낌을 받으며, 그들에게 손을 뻗었다.
아직 앳된 얼굴들.
정말 많이 쳐줘야 이제 20대 초반이었다.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조성현입니다. 이쪽은 저희 딸 채윤이에요.”
“안녕하세요! 조채윤입니다!”
조성현이 인사를 하자, 채윤이도 고개를 꾸벅 숙이면서 작곡가들에게 인사를 한다.
그 모습에 장현아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고.
잔뜩 얼어 있던 작곡가 둘도 조금 풀린 얼굴을 했다.
남매 작곡가 중 오빠 쪽이 먼저 손을 뻗어 조성현의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안녕하세요. 지찬우입니다.”
“어, 지소현입니다.”
지찬우가 비교적 적극적이고, 지소현은 조금은 기가 죽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름도 어딘가 익숙했던 조성현은 일단 그것을 티 내지 않았다.
그는 지소현에게도 미소를 보이며 눈으로 인사를 하고는 손짓했다.
“일단, 소파에 앉으시죠.”
그의 말에 지찬우와 지소현이 얼른 소파에 앉는다.
두 명이 앉자, 소파가 꽉 찼다.
비좁지는 않지만, 그리 크지도 않은 소파였다.
장현아는 부드럽게 웃으며 조성현의 옆으로 다가와 섰다.
“일단, 곡 너무 잘 들었습니다. ‘어두운 달빛 아래 꽃 한 송이’. 곡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아… 감사합니다.”
작곡가에게 가장 좋은 건 결국 곡에 대해서 칭찬하는 것이다.
그의 칭찬에 지찬우와 지소현이 동시에 웃음을 보인다.
“곡이 너무 좋지만, 그래도 일단 수정이 필요해 봅니다. 곡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곡을 부를 아티스트와 보다 더 어울리게 하기 위해서요.”
“그… 외람된 말씀이지만.”
“편하게 말씀해주셔도 괜찮습니다.”
조성현은 지찬우가 ‘외람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반 직장인이 사용했으면 또 모른다.
하지만 지찬우는 누가 봐도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으로 보이고 있었다.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게 약간은 어색할 만한 연령대다.
긴장한 기색이 드러나고 있었다.
“저희 곡이 분명히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는데, 조금만 수정을 해도 사실 그 매력이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라서요.”
“곡 진행이 독특하시더라고요. 확인했습니다.”
“예. 그래서 혹시 가능하다면… 저희가 직접 맞춰가면서 수정을 하고 싶은데….”
지찬우가 그렇게 말을 하며, 조성현을 바라본다.
조심스럽게 말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곡에 대한 자부심이 확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이런 사람을, 조성현은 상당히 좋아한다.
자신의 음악에 자부심이 있다는 건 음악인으로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소양이니까.
자기가 자기 음악을 좋아하고 자신감이 있지 않으면 누가 그걸 좋아할 수 있겠나.
하지만 그와 별개로, 직접 맞춰가면서 수정을 하는 건 다른 이야기였다.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일정상 조금 힘들 것 같긴 합니다.”
조성현이 차분하게 답했다.
그의 말에 장현아 또한 고개를 끄덕거리며 동의한다.
“아….”
그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지찬우와 지소현이 서로를 바라보며 소리를 흘린다.
“일단, 제가 조금 수정해봤는데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까?”
“아, 네.”
조성현은 슬쩍 몸을 돌려 작업을 하고 있던 곡을 재생시켰다.
조금 더 유미에게 맞춰진 ‘어두운 달빛 아래 꽃 한 송이’가 재생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곡을 듣는 지찬우와 지소현 남매의 얼굴이, 묘하게 바뀌었다.
불안해하고, 조금은 난감해하던 얼굴이 점차 풀린다.
어,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
어라 뭐지.
그런 얼굴들이다.
조성현은 빙긋 웃었다.
“수정 방향성을 파악하는데 무리 없으실 겁니다. 그래도 불안하시다면, ‘어두운 달빛 아래 꽃 한송이’을 작업할 때 함께 지켜보셔도 좋습니다.”
그가 말했다.
지찬우와 지소현이 서로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할게요.”
“네 괜찮을 것 같아요.”
둘이 동시에 답했다.
그리고 조성현은, 둘의 목소리가 겹치는 순간 그들을 어디서 보았는지 깨달았다.
‘아, 남매 작곡가….’
이들은 단순히 작곡가가 아니다.
지금은 그럴지 몰라도,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남매 그룹으로, 아티스트로서 활동을 하게 된다.
조성현은 반가운 마음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가 말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