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00)
200화
최현준이라는 이름을 잊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적어도, 조성현은 잊을 수 없는 이름이었다.
회귀 전부터 그를 괴롭히던 이름이었으니까.
그 이후에도 때때로 조성현의 앞에 나타나 그를 방해하고, 괴롭히기도 했었다.
조성현은 저도 모르게 쯧 하고 혀를 찼다.
그의 얼굴에 장현아가 눈을 끔뻑거린다.
그녀도 조성현이 최현준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사정을 알고 있진 않았다.
하필이면 딱 사건이 있던 그 날, 장현아는 회사에 없었으니.
그저 무슨 일이 있었구나 짐작만 하고 넘어가는 게 전부.
“심각한 문제… 같죠?”
장현아가 조성현을 바라보며 물었고.
조성현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 심각하네요.”
굉장히 심각하다.
물론 이 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회사에서 일하던 매니저가 다른 회사로 넘어가서 유능한 연습생들을 빼 온다던가.
연습생뿐 아니라 데뷔를 한 아티스트를 빼 오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때로는 아티스트 한 명이 회사를 독립할 때 자신의 담당 매니저를 데리고 나오기도 하고.
여러모로 많은 이들이 벌어지는 게 이 바닥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룰이라는 게 있다.
왜, 뒤 세계에서도 자신들만의 규칙이 있다고 하는데 이 바닥에서라고는 없겠는가.
그래도 웬만하면 서로 건드리지 말자라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있다.
당연히 서로 조심을 하고.
그런 상황 속에서 회사에서 안 좋게 나가게 된 일개 매니저가 데뷔 조 연습생들에게 연락해서 애들을 빼가려고 한다는 건….
꽤나 큰 문제였다.
‘중원이 형 엄청 화났겠는데.’
박중원만 화가 나는 게 아닐 거다.
최현준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우경수 팀장은 좋든 싫든 엮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우경수 팀장도 이번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려 할 것이고.
Pan 엔터테인먼트의 두 팀장이 동시에 나서는 일이다.
당연히 그냥 가볍게 넘어갈 일은 절대 아니었다.
“중원이 형 회사 돌아오면, 저한테 연락 한 번만 해주세요.”
최현준의 이름이 나오는 것을 듣고 그냥 넘길 수 없는 사람이 우경수 팀장뿐만인 것은 아니었다.
조성현도 최현준과 풀어야 할 것들이 꽤 있었다.
잘 해결한 것 같았는데, 또다시 이렇게 나타난다면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장현아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 바로 문자 드릴게요.”
채윤이는 조성현과 장현아의 대화를 듣고는,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이도 분위기를 읽고, 조성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조성현은 부드럽게 미소를 보이고는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최현준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조건반사적으로 얼굴이 굳는다.
하지만 아이 앞에서 그걸 그대로 티를 낼 수는 없었다.
그는 채윤이의 접시에 있는 돈까스를 한입 크기로 잘라주고는 자신도 식사해나갔다.
그 뒤로 조성현은 의식적으로 장현아와 최현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채윤이의 앞에서 최현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봐야 좋을 게 없을 것 같았으니까.
식사를 마치고, 조성현은 채윤이와 함께 작업실로 돌아왔다.
“후우….”
숨을 내쉬면서, 조성현은 자신의 앞에 있는 모니터를 바라보았고.
채윤이는 뒤에 있는 소파에 기대듯 앉아서 헤엑헤엑 거리고 있었다.
“배불러!”
아이가 일부러 배를 앞으로 내밀더니, 볼록하게 튀어나온 자신의 배를 통통 두드렸다.
조성현은 슬쩍 시선을 움직여 채윤이가 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박중원이 최현준을 욕하며 나갔다는 말을 듣고 난 후,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는데.
‘역시 채윤이가 답인가.’
아이를 보니 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조성현은 결국 작업하던 것을 저장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로 향했다.
어차피 최현준 때문에 집중도 안 되던 상황이다.
채윤이랑 조금 놀면서 박중원을 기다리면 될 것 같았다.
조성현은 아이의 옆으로 가서 앉았고, 채윤이는 냉큼 조성현의 팔에 머리를 기댔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조성현은 채윤이와 나란히 앉아 입을 열었다.
“밥 맛있었어?”
“응!”
채윤이는 바로 답을 했다.
조성현은 미소를 지으며 그저 조용히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며 채윤이를 토닥여주었다.
기분 좋은 웃음을 보이던 채윤이는 밥을 먹고 나서 졸렸던 것인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조성현은 아이의 머리를 잘 감싸서 부드럽게 눕혔다.
채윤이가 그의 다리에 머리를 베고, 눈을 감았다.
할 일은 많았다.
유미의 앨범 작업은 일단 넉넉하게 스케줄을 잡고는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했다.
거기에 서예나의 곡도 작업하고 있었으니, 그것도 해야 했고.
지금 당장이야 일정에 여유가 있을지 몰라도, 이제 슬슬 대한 예술 사립학교 측에서 발표도 나올 거고.
여러모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곧 있으면, 지금보다 더 바빠질 것이라는 뜻.
미리미리 일해놔야 했다.
그냥 마냥 여유 부리는 건 조성현의 성격과 맞지도 않았다.
‘근데… 그냥 이대로 있고 싶네.’
채윤이가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다.
움직이기 싫은 게 당연했다.
최현준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우웅.
조성현의 스마트폰이 짧게 울렸다.
-장현아: 팀장님 지금 들어오셨어요.
문자를 확인한 조성현은, 아이를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었고, 그렇다고 깨우자니 아이가 너무 잘 자고 있었던 것이다.
채윤이를 품에 안고, 조성현은 걸음을 옮겼다.
가수 1팀 사무실로 가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어머. 애기 너무 귀엽다.”
“쉿. 자잖아.”
직원들이 지나가며 힐끔힐끔 채윤이와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아이와 함께 출근하는 이는 없으니, 조성현과 채윤이는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띵.
작은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다.
조성현은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을 확인하고는, 그녀가 자신과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조성현이 채윤이를 안은 채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것도 발견하지 못한 우경수 팀장.
조성현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아, 성현씨. 퇴근하는 길이에요?”
“아뇨. 그건 아니고….”
“박 팀장한테 가는 건가?”
조성현이 말끝을 흐리자, 우경수 팀장도 그제야 조성현의 목적이 자신과 같다는 것을 깨닫고 말했다.
그녀의 물음에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한다.
“처리한다고 처리했는데, 완벽하지가 않았었나 봐요. 미안해요. 신경 쓰이게 해서.”
“아닙니다.”
우경수 팀장이 사과할 일이 아니었다.
최현준은 분명 지난번에 잘못했고, 처벌을 받았다.
그때 우경수 팀장은 최현준을 내쫓고 법적으로는 법무팀에게 넘겨서 처리했다.
법적으로야 어떻게 처리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이름이 거론된 것을 보면 실형을 사는 것 같진 않았다.
‘실형을 살 수 있을 만한 것도 아니었겠지.’
법적으로 아는 건 없으니, 조성현도 쉽게 무어라 결론 지을 수 없었다.
다만 그저, 우경수 팀장이 당시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무슨 일인지 아직 정확히 모르는 상황인데. 혹시 팀장님은 알고 계시나요?”
“나도 자세히는 몰라요. 일단 최현준이가 회사를 하나 만들었다는 것 정도? 그게 제가 아는 전부인데.”
“회사를 만들었다고요?”
조성현은 눈을 깜빡거렸다.
일개 매니저가, 회사에서 쫓겨난 후에 본인이 직접 회사를 만들었다니.
그게 그리 쉬운 거였던가?
물론 회사에서 독립하는 매니저들이 꽤 있다는 건 알고 있다.
회사를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는 있다.
근데, 최현준이 나가서 회사를 세우고 Pan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들을 빼가려고 시도를 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 싶었다.
‘최현준이 그리 멍청하진 않을 텐데.’
어느 회사에 들어가서, 꽤 괜찮은 조건을 보장받고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기본적으로 최현준은 그리 무능하지 않았으니까.
최현준은 가수 2팀 내에서도 우경수 팀장의 신임을 받고 있었을 정도로 유능한 매니저였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그렇게 리스크가 큰일을 한다고?
조성현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자신이 최현준과 똑같은 상황이었다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테니까.
조성현이 의아한 얼굴로 우경수 팀장을 바라보자, 우경수 팀장은 자신도 자세히는 모른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녀의 행동에 조성현은 입을 다물었다.
일단 박중원이 가장 정면에 나서서 상황 파악을 했으니, 그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을 거다.
다른 일이었다면 사실 조성현이 우경수 팀장이 먼저 박중원을 만나서 충분한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양보를 했을 것이다.
그게 맞는 거니까.
우경수 팀장은 이 회사에 팀장이었고, 팀장들끼리 알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는 거다.
하지만 그게 최현준과 관련이 있는 문제라면, 조성현은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우경수 팀장 또한 평소 유하던 조성현이 최현준 앞에서 얼마나 날카롭고 단단했는지 알았기에 그저 함께 가기로 암묵적으로 합의를 본 것이었다.
그렇게 둘은 가수 1팀의 사무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촬영은 일단 준비한 대로만 진행하고. 혹시 중간에 결정해야 할 일이 있는데 내가 없으면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 내려도 좋….”
장현아에게 무어라 지시를 내리고 있던 박중원은, 우경수 팀장과 조성현을 발견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묘한 얼굴로 볼을 긁적거리더니 입을 열어 말을 이었다.
“아무튼, 촬영에 대한 건 정말 큰일 아니면 안 물어봐도 괜찮으니까. 진행 잘해요.”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박중원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답을 한 장현아는 힐끗 조성현과 우경수 팀장을 보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작게 한숨을 내쉰 박중원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로 향했다.
조성현과 우경수 팀장이 그의 뒤를 따라 회의실로 들어가고.
블라인드까지 올린 박중원은, 자리에 앉았다.
“어떻게 된 거야?”
그가 자리에 앉자마자 우경수 팀장이 물었다.
그녀의 질문에 박중원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다가 입을 열었다.
“중국 자본이 개입한 것 같다.”
박중원의 말에, 조성현과 우경수 팀장이 동시에 눈살을 찡그렸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