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17)
217화
장현아가 유미를 케어하려 했는데, 마침 박중원이 와서 그가 유미를 데리고 갔다.
덕분에 조성현은 채윤이와 함께, 장현아와 작업실에 남게 되었다.
“저, 선배님.”
“네. 현아씨.”
“인터뷰는 언제 진행하면 좋을까요?”
“전 언제든 괜찮아요.”
“알겠습니다. 어… 원래 오늘 진행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역시 좀 힘들겠죠?”
“괜찮아요. 지금 할까요?”
조성현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장현아가 인터뷰했으면 좋겠다고 한 건 오늘 녹음이 시작되기도 전이었다.
조금 지치긴 했지만, 인터뷰하는데 크게 무리는 없을 거다.
그의 말에 장현아는 잠시 고민을 하는 듯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거렸다.
조성현이 지친 것을 그녀도 알지만, 스케줄 상 오늘 인터뷰를 따는 게 가장 좋긴 했으니까.
“어, 그럼 바로 연락해볼게요.”
장현아가 그렇게 답하고 스마트폰을 들어 촬영팀에게 연락한다.
조성현은 그런 장현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현아씨.”
“네 선배님. 말씀하세요.”
“최근 유미씨 무슨 일 있었나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컨디션 괜찮아 보였는데. 오늘 녹음할 때 보니까 좀 힘들어 보이네요.”
“음… 저도 조금 걱정되어서 물어봤었거든요. 근데 별일 아니라고, 그냥 앨범 잘 준비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잠을 잘 못 잔 거뿐이라고 하더라고요….”
“… 그냥 잠을 못 자서 그런 것 같지는 않죠?”
“네. 뭔가 계속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느낌이긴 했어요. 녹음하는 내내 자꾸 주변 신경을 쓰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압박감이 좀 심한 것 같은데, 케어 잘 부탁드릴게요.”
조성현은 장현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물론 장현아와 박중원이 알아서 잘하겠지만, 프로듀서로서 아티스트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현아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한다.
조성현은 그녀의 답에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가볍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조성현이 매니저도 아니고, 유미의 케어에 간섭할 필요는 없었다.
그가 전에 유미의 매니저였다고 해서 지금도 매니저인 것은 아니니까.
잠시 후, 카메라 팀이 도착했다.
그들은 금방 자리를 잡았고.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인터뷰가 바로 시작되었다.
* * *
서예나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뒤를 따르는 우경수 팀장은 자신도 걸음을 서둘러 서예나와 나란히 걸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데 그래?”
우경수 팀장이 물었다.
서예나가 보통 이런 식으로 화를 표현하는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화가 난다면 불같이 화를 터트리는 성격이지, 이렇게 조용히 자신이 화가 났다는 것을 은연중에 알리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도대체 유미랑 무슨 이야기를 나눴기에 그러는 걸까.
그녀가 묻자, 서예나는 탁하고 걸음을 멈췄다.
우경수 팀장도 한 걸음 더 내딛고는 뒤늦게 걸음을 멈춰 서예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케이크 이야기.”
“응?”
“서로 사이좋게 나눠 먹자고 했는데 거절하더라고.”
“… 그 케이크가,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우경수 팀장의 말에, 서예나는 가만히 우경수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결국, 우경수 팀장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누가 봐도 네가 도발한 거잖아.”
“아니, 나는 좋은 의미로 말한 거라고. 서로 그냥 한 발씩 물러나자는 식으로 이야기 잘 했어.”
“… 그래서, 유미씨는 뭐라는데?”
우경수가 차분히 물었다.
사실, 전이었더라면 우경수도 유미에게 조금 짜증이 났었을 거다.
서예나와 마찰을 만드는 구도가 되는 것도 그렇고, 그래도 엄연히 서예나가 선배인데 후배로서의 모습을 제대로 보이지 못하는 것 같은 건 사실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조금 사정이 다르다.
최현준이 유미와 조성현을 노리고 있다는 건 확실히 드러난 사실이었고, 우경수 팀장은 그것에 있어서 약간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굳이 느낄 필요 없는 책임감일 수도 있겠으나, 우경수 팀장은 자신이 마땅히 가지고 있어야 할 책임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약간은 유미를 감쌀 마음이 드는 거고.
그냥 최대한 중립적으로 상황을 보자는 생각이기도 했다.
“거절했지. 케이크로 비유할 대상은 아니라고.”
“그건 맞지. 조성현씨를 케이크로 비유한다는 게 말이 되냐.”
“나눠 먹자는 뜻으로 이야기 한 거였지.”
“그게 문제라고. 나눠 먹긴 뭘 나눠 가지어.”
“뭐가? 애가 녹음하면서 너무 날을 세우는 것 같아서 나도 과하게 욕심 안 낼 테니까 너도 과하게 욕심내지 말라고 한 거야.”
“쯧….”
우경수는, 가볍게 혀를 찼다.
서예나는 눈을 깜빡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작게 한숨을 내쉰 우경수가 말을 이었다.
“유미씨가 좀… 아티스트로서 덜 성숙한 모습을 보일 수는 있어. 녹음에 제대로 집중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는 거고. 또 그게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지.”
“어 솔직히 좀 답답하긴 하더라. 아티스트면 제대로 아티스트답게 굴어야지. 결국 아티스트는 음악으로 말하는 건데. 녹음하는 내내 집중 제대로 못 하고 계속 경계하는 느낌이잖아.”
서예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말했다.
그녀의 말에, 우경수 팀장은 다시 걸음을 옮기면서 입을 열었다.
서예나가 자연스럽게 우경수의 뒤를 따르며 말을 듣는다.
“근데, 반대로 생각해봐. 유미씨가, 내가 너무 유능해 보인 나머지 나보고 담당 매니저 해달래.”
“… 그럼 언니는 수락할 거야?”
“봐봐. 지금 너도 딱 그렇게 나오잖아. 근데 그 상황에서 갑자기 유미씨가 선배님, 저는 케이크 한 조각만 먹을게요. 해버리면?”
우경수는 거보라는 듯, 가볍게 고개를 까딱거렸다.
서예나는 미간을 찡긋거렸다.
그런 식으로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괜찮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내심 약간은 짜증이 생길 것 같기도 하다.
‘질투… 이런 건 아니고.’
굳이 언니보고 담당 매니저를 해달라고 할 필요까지 있었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조금 거슬리는 정도.
딱 그 수준일 것 같다.
그리고 그 정도면 충분했다.
“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이해했어.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는 거잖아.”
“굳이 따지면, 잘못한 사람은 없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여기서 잘잘못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건 너도 알잖아.”
우경수 팀장이 말한다.
서예나는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누가 잘못 했고 잘 했고를 따지게 되면 끝도 없다.
“내가 여기서 궁금한 건, 네 상태야.”
“내가 왜?”
우경수의 말에 서예나는 그녀와 눈을 마주하며 되물었다.
자신이 뭐가 어떻단 말인가.
“화가 난 것 같으면서도 아닌 느낌이라서.”
우경수가 말한다.
서예나는 그녀의 말에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쓸어 넘겼다.
솔직히 말하자면… 유미의 반응에 짜증도 나고, 먼저 손을 내밀었는데 그걸 거절당하니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채윤이의 말 때문에 불필요한 마찰은 만들지 않고 진행하려 했었는데, 유미가 그렇게 나오니까 화가 나기도 했었고.
그래서 일부러 녹음을 빡세게 한 거다.
제대로 보라고.
평소의 자신이었다면 그냥 짜증을 내면서 소리라도 질렀을 텐데.
‘그 사람 때문에 성격이 바뀌기라도 한 건가.’
아니, 그런 것 때문은 아니다.
서예나는 미간을 찡그렸다가 입을 열었다.
“그게 좀, 애매하긴 했어.”
“뭐가?”
“아니 유미 걔. 잔뜩 날을 세우고 있는데 약간 그런 거 있잖아. 덩치 작은 강아지가 더 크게 짖는 거.”
“… 응.”
“겁에 질린 것까지는 아닌데… 뭔가 사방을 경계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
“어, 그냥 내 먹이 건드리지 마! 하는 느낌이었으면 그냥 바로 욕 박았을 것 같은데… 그런 것보다는 우리 엄마 건들지 마. 뭐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짜증 나긴 하는데 괜히 건드리기 싫은 느낌이랄까.”
서예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툭 하고 우경수의 팔을 건드렸다.
“그냥 얼른 가자. 나 짜증나.”
그녀의 반응에 우경수 팀장은 더 이상 무어라 말을 하진 않았다.
그저 고개를 끄덕거리며 서예나와 함께 걸음을 맞출 뿐이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우경수 팀장의 머릿속은 조금 복잡했다.
* * *
유미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조성현이 개인적으로 그녀에게 신경을 쓸 수는 없었다.
애초에 그럴만한 관계도 아니었고, 조성현 자체가 바빴기 때문.
해야 할 일들이 꽤나 많았다.
녹음 일정을 제대로 잡아야 했고, 채윤이의 입학도 점점 다가오는 상황이었다.
정신이 없는 게 당연했다.
“인터뷰했다면서?”
“응. 근데 딱히 별말 안 했어요. 그냥 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유미씨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 기대해 달라. 뭐 그 정도.”
“채윤이가 아빠 멋졌다고 엄청 칭찬하던데?”
박중원의 말에, 조성현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잠깐 나갔다 왔는데 그사이에 채윤이가 조성현이 인터뷰를 했던 이야기를 한 모양이다.
조성현은 자리에 앉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는 방금 들고 온 노트를 펼치며, 입을 열었다.
자신의 스케줄을 적어둔 페이지를 펼친 후, 그는 그걸 살피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음 일단 유미씨 컨디션이 최상인 건 아닌 것 같으니까, 오늘 내일은 건너뛰고… 금요일부터 녹음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다음 주까지 끝낼 수 있겠어?”
“해봐야죠. 뭐. 개인적으로는 눈사람 녹음한 것도 재녹음하고 싶어서… 유미씨 컨디션 따라 다를 것 같긴 해요.”
“내일 시작 하는 건 역시 무리겠지?”
“나야 괜찮은데, 유미씨가 문제죠.”
“너 스케줄 자체는 괜찮아?”
“녹음 없으면 채윤이랑 쇼핑 가고, 일 있으면 나중에 가도 되긴 하니까 상관없어요.”
조성현이 읏차 하고 소리를 내며 채윤이를 자신의 무릎에 앉혔다.
아이가 헤헤하며 웃는다.
채윤이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 조성현은 다시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는, 박중원과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박중원의 눈에 약간의 갈등이 스쳐 지나간다.
조성현은 그런 박중원을 보고 픽 웃으며 입을 열었다.
“형, 지금 본인이 어떤 표정인지 알죠?”
“어? 무슨 표정인데.”
“지금 그 표정… 누가 봐도 나한테 따로 시키고 싶은 거 있는 얼굴인데?”
조성현이 말하자, 박중원은 고개를 흔들었다.
“손이 부족해서 약간 고민 하긴 했는데, 됐어. 내가 알아서 한 번 해볼게. 우리 프로듀서님은 녹음만 잘 부탁드릴게요.”
박중원이 손을 휘휘 흔들며 말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박중원이 순간적으로 조성현의 손을 빌릴 생각까지 했다는 건 분명 뭔가 확실한 게 있다는 뜻이었다.
조성현은 자신이 나서서 하겠다고 할까 잠시 고민했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겠지.’
나설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조성현은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날, 그들은 녹음 일정을 픽스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다음 날.
“하… 이건 또 어떤 새끼야.”
결국 일은 터졌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