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2)
22화
장현아.
그녀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면접을 봤다.
사실 큰 기대도 없었다.
그냥, 경험 삼아 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본 것뿐이었다.
물론 진지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꿈은 정말로, 자신의 손으로 스타를 키워 내는 것이었으니까.
아티스트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매니저.
얼마나 좋은가.
그렇게 본 면접에 덜컥 합격해 버렸다.
집에 가서 아버지에게 듣기로는 매니저 한 명이 강력추천을 해서 그렇게 됐다고 한다.
‘누굴까.’
자신을 강력하게 밀었던 사람이 누굴까.
궁금했다.
그녀는 떨리는 마음을 겨우 진정시키며 걸음을 옮겼다.
Pan엔터테인먼트는 엄청 대형 엔터테인먼트는 아니었지만, 중간 이상의 규모는 됐다.
엔터테인먼트 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다섯 손가락을 꼽자면 자주 등장하는 이름 중 하나였다.
장현아는 그 Pan 엔터테인먼트의 가장 밑에서부터 천천히 올라가며 자신의 아버지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출입증 있으셔야 들어가실 수 있으십니다.”
그 마음은, 곧바로 막혔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으로 가려는 순간, 경비원이 그녀를 막았던 것.
1층에 카페도 있고 그래서 일반인도 출입이 가능하지만, 깊게 들어가기 위해서는 출입증이 필요했다.
장현아는 처음 겪는 일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최대한 침착하려 노력하지만, 그게 쉬울 리가 없었다.
“어… 그러니까, 저 오늘부터 출근하기로 한 매니저인데요.”
“죄송하지만 돌아가 주셔야….”
경비원이 그렇게 말을 하는데, 발소리가 들린다.
장현아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면접을 보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등장했던 것.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 오늘 첫 출근이라서 아직 사원증이 없어요. 내일부터는 사원증 걸고 올 겁니다. 하하.”
경비원에게 그렇게 인사한 그는, 부드럽게 웃으며 장현아에게 고개를 돌렸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선배님!”
장현아가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긴장됐다.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면접에서 통과했으니 일단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겠지?
‘근데 한 명이 강력추천해서 통과되었다고 하니까, 다른 사람들은 별로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첫 출근이라 그런지 머릿속에 별의별 생각들이 다 스치고 지나갔다.
“네, 너무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어요. 편하게 해요. 편하게.”
가볍게 웃으며, 선배가 말한다.
장현아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함께 엘리베이터로 걸음을 옮겼다.
띵.
작은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춘다.
사람 몇 명이 내리고.
둘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어? 성현씨. 여기서 뭐 해.”
“출근 중이죠. 장현아씨가 저 앞에 잡혀있길래 구출해서.”
면접에서 봤던 또 다른 사람이 등장했다.
이름을 제대로 확인 못 했는데, 경비원에게서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조성현인 모양.
“그러는 우 팀장님은 왜 3층으로 가세요? 가수 2팀이 3층이 아닐 텐데.”
“아침부터 일 터져서. 수습하러 간다.”
“아아…수고하세요.”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말하고.
우 팀장도 간단히 답했다.
“어, 성현씨도 수고하고. 수고해요. 장현아씨.”
“넵. 열심히 하겠습니다!”
“응. 열심히 해서 우리 성현씨가 맞았다는 걸 알려줘야지.”
“네?”
그 말에 장현아는 눈을 깜빡거렸다.
성현씨가 맞았다는 걸 알려줘야 지라니.
그 말은 무슨 뜻일까.
우 팀장은 피식 웃으며 조성현과 장현을 바라보았다.
“성현씨가 장현아씨 무조건 뽑아야 한다고 했었어요. 장현아씨 일 못 하면 성현씨가 고생하니까, 파이팅?”
우경수는 그렇게 말을 하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조성현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했고, 우경수는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둘이 남은 엘리베이터에서, 잠시 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장현아는 힐끗, 조성현의 얼굴을 보았다.
살짝 찡그려진 얼굴.
뭔가 고민이라도 있는 걸까.
무슨 용기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장현아는 입을 열었다.
“저… 선배님. 무슨 고민 있으세요? 얼굴이 완전 고민 있으신 얼굴인데.”
“현아씨.”
장현아의 질문에 조성현이 고개를 돌리며 그녀를 바라본다.
조성현과 눈을 마주치자, 장현아는 바로 답했다.
“넵.”
“현아씨는 딸 있어요?”
“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인가.
자신이 딸이 있어 보이나?
여러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는데, 조성현의 말이 이어졌다.
“아, 있을 리가 없지. 죄송해요. 갑자기.”
“아뇨. 괜찮아요. 근데 딸은 왜 갑자기….”
얼떨떨한 기분으로 물으니, 조성현이 멋쩍은 듯 말을 했다.
“딸이 있는데, 저희 딸이 천재거든요.”
그 말을 듣고, 장현아의 얼굴이 묘하게 변했다.
‘아… 딸 바보 시구나.’
장현아가 속으로 생각했다.
* * *
조성현은 출근하자마자 장현아를 경비원에게서 구출한 후, 그녀에게 업무를 가르쳐주느라 바빴다.
바로바로 업무를 알려주기 위해서 장현아는 조성현의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장현아의 자리는 그리 넓지 않았고, 원래는 프린트를 놓았던 자리었기에 데스크탑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임시로 쓰다가, 조성현이 나가면 조성현의 자리로 이동할 것이다.
장현아가 당장 데스크탑을 쓸 일이 많지 않으니, 다행이었다.
“회의 시작합시다.”
박중원의 말에, 장현아에게 자신의 노트를 펼쳐서 보여주며 스케줄 설명을 해주던 조성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현아도 냉큼 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로 향했고.
탁.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으며 앉은 박중원 팀장은 회의실에 앉은 멤버들을 슬쩍 둘러보았다.
“인사는 다들 했는지 모르겠는데, 우리 팀 신입. 장현아.”
“안녕하세요. 장현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조성현과 한 명씩 인사를 하긴 했지만, 장현아는 다시 한번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다들 손을 흔들거나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의 인사를 받았다.
“성현이가 2주 동안 붙어있을 거야.”
“그 이후에는요?”
“아직 미정.”
“옙.”
누군가 묻자, 박중원은 간단히 답했다.
그렇게, 장현아에 대한 소개를 끝내고 바로 회의가 시작되었다.
“지난번에 받아온 곡 있잖아. ‘이빨빠진고양이’ 곡.”
“아, 네.”
조성현이 바로 관심을 보였다.
‘이빨빠진고양이’의 곡을 유미는 조성현의 말 한마디에 바로 거절을 하고, 그 뒤로 박중원이 다시 한번 이야기를 꺼냈으나 그때도 단번에 거절했다.
그렇게 붕 떠버린 ‘이빨빠진고양이’의 곡.
조성현은 그냥 그렇게 지나가길 원했다.
그가 나서서 이거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건 너무 눈에 띄고, 그렇다고 이대로 곡이 나가는 것도 마음이 불편하다.
그래서 그냥 스리슬쩍 넘어가는 게 그의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일이었는데, 박중원이 그걸 다시 이야기했다는 건 뭔가 더 있다는 뜻이었다.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되었다는 뜻.
“유미가 거절해서, ‘이빨빠진고양이’ 쪽에서 좀 짜증이 난 모양이더라고.”
“아…”
“근데 일단 다행히 서예나가 우연히 곡 듣고 마음에 들어서 자기 앨범에 수록하기로 했나 봐. 그래서 잘 마무리하기로 했어.”
박중원의 말에 조성현은 미간을 찡긋거렸다.
서예나.
지금 살짝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데뷔 5년 차 솔로 가수로서 자신의 입지를 단단하게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다.
가수 2팀이 담당하는 가수인데, 그쪽으로 넘어갔다면 사실상 조성현이 손 쓸 수 없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서예나가 곡 가지고 갔으면, 좀 아쉽긴 하네요. 곡 자체는 확실히 좋았다는 뜻인데.”
“음. 일단 유미한테는 말하지 말고. 유미도 토요일 앨범 공개라서 엄청 예민한 상태일 테니까 괜히 건드릴 필요는 없어.”
조성현은 유미의 성격상 곡이 서예나에게 넘어갔다고 해도 그리 아쉬워할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을 했지만, 박중원의 말이 맞았다.
괜히 건들 필요는 없다.
대충 상황 정리를 한 후, 박중원은 다른 아티스트들에 대한 이야기도 논의했다.
컴백 직전인 만큼 유미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을 수밖에 없지만, 다른 아티스트들도 활동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니까.
가수 1팀이 관리하는 아티스트들 중에는 유미보다 덩치가 큰 아티스트들도 상당히 많았다.
원래라면 조성현도 다른 아티스트들의 일처리도 했어야 했겠지만, 지금은 거의 유미 전담처럼 일하는 건 박중원이 조성현을 배려한 것이기도 했다.
물론, 유미의 컴백 일정과 겹치기도 했고 유미가 조성현을 잘 따르니까 그렇게 결정한 것도 맞고.
“자, 회의 끝. 다들 수고했어. 성현이는 현아씨 데리고 유미 촬영 다녀오고.”
“알겠습니다.”
“퇴근은 알아서 해.”
“넵.”
조성현은 간단히 답한 후, 걸음을 옮겼다.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시간이 엄청 여유롭지도 않았다.
박중원도 그걸 아니까 시간 맞춰서 회의를 끝내준 거고.
“저… 선배님.”
“네, 현아씨.”
“제가 운전하겠습니다.”
조성현이 운전석에 올라타는 걸 본 장현아는 곧바로 말했다.
하지만 조성현은 고개를 흔들었다.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어차피 장현아는 길을 모른다.
조성현이 운전하는 게 더 빠르다.
유미의 집에 가자마자, 앞에 나와 있는 그녀가 보였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았는데 나와 있는걸 보니, 집에만 있는 게 싫었던 모양이다.
“안녕하세요. 유미씨.”
“좋은 아침이에요. 어? 안녕하세요.”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던 유미는 조수석에 앉아있는 장현아를 발견하고 인사했다.
장현아가 빠르게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일하게 된 장현아라고 합니다!”
“아, 매니저시구나.”
“넵.”
“저는 또, 신인 가수인 줄 알았어요. 나 데려다주고 스케줄 가나 했는데.”
유미가 웃으면서 말한다.
그녀의 말에, 조성현이 픽 웃었다.
“제가 데리고 오면 다 아티스트 같아 보이는 거예요 뭐예요? 라온이도 채윤이 보고 그러더니.”
“아니, 이건 솔직히 오빠 잘못은 아닌데… 아무튼 오빠 잘못이에요.”
“……?”
조성현이 황당한 얼굴을 해 보였다.
그러자 유미가 어깨를 으쓱거린다.
“너무 예쁘시잖아요.”
“아… 감사합니다.”
장현아가 어색하게 감사 인사를 했다.
조성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거렸다.
장현아가 어디 가서 꿀릴만한 외모는 아니었다.
물론, 채윤이도 마찬가지였고.
‘아니지, 채윤이는 어딜 가든 이길 외모지.’
자신의 딸이지만, 너무 예쁘다.
조성현은 속으로 생각하며 차를 출발시켰다.
“오빠.”
“네, 유미씨.”
“근데 저 진짜 진지하게 하는 말인데. 채윤이 연예계 데뷔시켜도 될 것 같은데, 생각 없어요?”
유미가 말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