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20)
220화
조성현은 유미와 함께 회사로 향했다.
유미는 이미 마음을 먹은 듯, 굳은 의지로 가득한 얼굴이었다.
지금도 조금은, 두려워하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숨어 있지만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유미씨.”
“네. 오빠.”
“편지… 말씀해 주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 그러게요. 왜 말 안 하고 있었는지, 저도 제가 이해가 안 되네요. 그냥 좀, 무서웠어요.”
유미가 고개를 가볍게 흔들며 말을 한다.
조성현은 작게 한숨을 흘렸다.
물론 유미가 말을 하지 못한 것도 너무 이해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식의 편지는 종종 오고는 했다.
지금도 대형 아티스트들에게는 가끔 오는 편이고.
하지만 그런 건 거의 회사 주소로 날라와서 회사 차원에서 막히지, 딱히 아티스트가 볼 수 있을 만한 기회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번 케이스가 특이한 케이스였고, 유미로서는 처음 겪는 일이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앨범 준비로 바쁜 와중에, 이런 일까지 터지면 어쩌면, 앨범 준비가 어그러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는 거고.
‘그럴 확률이… 좀 높지.’
유미가 그런 생각을 했을 확률은, 상당히 높다.
아무래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이제야 막 자기가 다리 뻗을 자리를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유미였으니까.
사소한 것 하나라도 조심해야 하는 입장은 맞았다.
조성현 개인적으로도, 만약 유미가 이번 일을 말했더라면 앨범 준비가 조금 늦어졌을 게 분명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도, 말을 안 하다가 이렇게 밝혀지는 것보다는 훨씬 괜찮았을 텐데.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유미도 예상하지 못했겠지.
조성현은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유미를 힐끗 본 후, 운전에 집중했다.
회사에 금방 도착해서, 그들은 곧바로 회의실로 향했다.
유리 너머로 회의실 내부가 보인다.
아까와는 다르게, 회의실에는 사람이 더 늘었다.
최우진과 장현아, 박중원, 그리고 우경수 팀장과 서예나까지.
심각한 얼굴로 모여 있는 그들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편지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건 또 누구냐고 진짜.”
서예나가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한다.
그녀의 성격상, 이런 일들에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기 힘들겠지.
짜증을 드러내는 게 당연했다.
조성현 자신도 몹시 화가 났었으니까.
“일단 성현이는… 아, 왔어?”
조성현이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박중원이 말을 하다 말고 그를 반겼다.
그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드는 것으로 인사를 하고, 박중원에게 차 키를 넘겼다.
“고마워요.”
“내가 고맙지.”
박중원은 그렇게 말하며 키를 받았다.
서예나는 조성현과 유미가 같이 들어오는 것을 보며 미간을 좁혔다.
그녀가 무어라 말하기 전에, 조성현이 먼저 자리를 잡으며 입을 열었다.
“유미씨도 편지 받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가장 먼저 받은 것 같아요. 지금까지 4장이나 받았습니다.”
“뭐?”
조성현이 말에, 박중원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뒤이어 우경수 팀장이 미간을 찡긋거렸으며, 장현아도 놀란 얼굴로 유미를 바라보았다.
“말했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아니… 아닙니다.”
왜 말을 안 했냐고 말을 하려던 박중원은, 조성현과 눈을 한 번 마주치고는 입을 다물었다.
박중원도 조성현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유미의 상황을 이해한 거다.
그녀가 말하기 힘들었음을 깨달았으니, 따질 수도 없다.
따질 상황도 아니었고.
박중원은 후우 하고 숨을 내뱉었다.
그것으로, 분노를 삼킨다.
이미 박중원도 많이 참고 있었다.
조성현도 마찬가지였지만, 박중원으로서도 자신의 연습생과 아티스트들에게 피해가 미친 상황이다.
팀장으로서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박중원은 쯧 하고 혀를 한 번 찬 후, 입을 열어 상황을 정리했다.
“일단 더 피해자가 없는지 확인하는 게 최우선이니까, 현아씨는 연습생들부터 시작해서 가능한 많은 아티스트들 피해 상황 확인 부탁할게요. 티 내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
장현아가 군말 없이 바로 답한다.
박중원은 고개를 한 번 끄덕거리고는, 고개를 돌려 서예나를 바라보았다.
“죄송합니다. 예나씨. 유미씨. 저희가 부족한 탓입니다. 미리 막지 못하고, 댁 앞으로 그런 편지가 갈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박중원이 그렇게 사과를 하는데, 서예나가 더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유미는 애초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이지도 않았고.
“됐어요. 팀장님이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일단 이 새끼부터 잡죠.”
서예나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편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중원이 고개를 다시 한번 숙이며 말을 하고.
이내 시선을 움직여 조성현을 바라본다.
조성현은 그 시선의 뜻을 이해했다.
“일단… 다 편지 확인하게 된 상황 설명 부탁드립니다.”
박중원이 조성현을 바라보며 말을 했고, 조성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는 채윤이랑 같이 외출하려다가 발견했습니다.”
“어, 저는 연습실 가려고 나가는데 뭐가 와 있더라고요. 혹시 뭐 팬레터 같은 건가 해서 확인했는데….”
“저도 비슷해요.”
조성현과 최우진, 서예나가 차례로 말을 한다.
이제 남은 건, 유미.
“저는 지난번에… 외출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집 앞에 편지가 놓여 있더라고요. 그 뒤로는 하루에 하나씩, 특정 시간은 아니고… 그냥 언제 왔는지 모르겠는데 와 있었어요.”
유미의 말까지 듣고.
이번에는 우경수 팀장이 입을 연다.
“유미씨.”
“아, 네 팀장님.”
“편지 혹시 가지고 오셨어요?”
“네. 여기요.”
유미가 들고 온 작은 가방에서 편지를 꺼낸다.
우경수 팀장은 그걸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다른 편지들과 비교했다.
“필체가 같은 걸 봐서는 동일범인 건 확신해도 좋을 것 같은데. 문제는 누구냐. 이건데, 박 팀장한테 듣기로 성현씨는 최현준이가 했다고 생각하고 계시다던데… 이유를 좀 알고 싶네요.”
우경수 팀장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그렇겠지만, 그녀도 서예나에게 이런 편지가 왔다는 것에 약간의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최대한 차분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다.
조성현도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어, 설명했다.
“일단, 정확히 최현준의 짓은 아닐 거예요.”
“뭐? 아까, 최현준이가 잘못했다고….”
“최현준이 그렇게 멍청하진 않잖아요. 아마, 다른 사람이 했겠죠. 최현준을 통해서.”
조성현은 박중원의 말에도 불구하고 설명을 멈추지 않았다.
그가 엄청 대단하고, 그리 똑똑한 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특히, 채윤이에 관련된 일은 평소보다 더 빠르게 머리가 돌아간다.
그는 편지를 다 읽자마자, 어느 정도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와서, 박중원에게 최우진과 서예나에게도 편지가 왔다는 것을 듣고 더 확실하게 확인을 할 수 있었다.
“편지가 회사로 온 것도 아니고, 각자 집으로 간 거잖아요.”
“그렇지.”
“외부 사람이 회사 소속 아티스트의 집을 알 수 있을 리가 없고. 지금 Pan 엔터에 재직 중이거나, 했거나. 둘 중 하나일 확률이 높죠.”
물론 다른 방법으로 각자의 주소를 얻어 낼 수도 있었겠지만, 확률상 조성현이 방금 말한 재직 중이거나 재직을 했었거나. 둘 중 하나일 거다.
“어쨌든 최현준이가 했다는 거네?”
“직접 나서진 않았을 거예요. 그냥 정보만 제공해줬거나… 아니면 은근히 권유 했거나. 그랬겠죠.”
많은 매니지먼트 회사가 이런 일을 법적으로 걸고넘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게 범죄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었다.
문제 삼으면 문제가 되는 거고.
법적으로도 충분히 걸고넘어져서, 상대방에게 피해가 가도록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특히, Pan 엔터테인먼트 같은 대형 회사는 더더욱 그렇고.
회사의 이미지와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위해서 굳이 논란을 만들지 않으려고 다들 걸고넘어지지 않는 것뿐이다.
그 말은 즉, 언제든 범죄로 만들 수도 있다는 거다.
‘그런 리스크를… 최현준이 직접 감당할 생각은 절대 아니었을 거야.’
“그럼, 누구일 것 같아?”
“확실한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빨빠진고양이’라고 생각하긴 해요.”
“엉? 그 새끼는 나가리 됐잖아?”
“그러니까요. 다시 회복하려면 어쨌든 최현준이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 수도 있다는 거죠.”
조성현의 말에, 우경수가 아 하고 소리를 낸다.
우경수 팀장도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박중원도 미간을 좁혔다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조성현의 말이 일리가 있었으니까.
“증거는?”
“솔직히, 명확한 증거는 없죠. 심증은 확실하지만. 채윤이가 받은 편지. 거기에 쓰인 표현이… 지난번에 ‘이빨빠진고양이’가 사용했던 표현하고 같아요.”
가정교육을 못 받았다는 거.
예전에 ‘이빨빠진고양이’가 조성현과 채윤이에게 했던 말이다.
그 표현과 정확히 같은 표현이, 편지에 쓰여 있었다.
물론 그걸 가지고 증거라고 할 수는 없지만, 회사 내부의 사람이거나, 재직을 했었던 사람이어야만 알 수 있는 정보들.
그리고 ‘이빨빠진고양이’가 사용했던 표현이 그대로 적혀 있는 편지.
따로따로 생각하면 그저 의심만 할 수 있을 만한 일들이지만, 두 개가 모인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음… 오케이.”
박중원이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말한다.
조성현의 말에 그도 동의하고 있었다.
아니, 애초에 증거가 전혀 없을 때도 박중원과 우경수 같은 경우는 타이밍상 최현준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그렇게까지 할까 싶어서 직접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던 것인데….
‘이빨빠진고양이까지 엮여 있다고 생각을 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못해 넘치지.’
모든 상황을 고려하고, 종합해서 결론을 내리면.
결국 조성현이 방금 말하는데 가장 타당하다.
증거는 없지만, 애초에 편지를 보냈다는 것 자체가 증거를 남기지 않을 수가 없는 행동이었다.
회사에서 어떻게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행동을 할 수 있는 범위는 다르겠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공식적으로 대응을 할 생각으로 진행을 하면 빠르겠고, 그게 아니라면 조금은 시간이 더 걸리겠지.
‘이건, 대표님하고 이야기해 봐야겠네.’
박중원이 속으로 생각하면서 고개를 들었다.
우경수 팀장이 그와 눈을 마주친다.
박중원은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 그녀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
그렇게, 상황은 마무리되었다.
조성현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