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30)
231화
“아빠! 얼른!”
채윤이가 현관문에서 조성현을 부르며 보챈다.
조성현은 웃으며 얼른 옷을 챙겨 입었다.
코트를 걸치고, 현관으로 나간다.
아이가 신발까지 다 신고, 조성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채윤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준 조성현은 얼른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섰다.
“가자.”
“응!”
조성현의 말에 채윤이가 밝게 답하며 그의 손을 잡는다.
밖으로 나서자, 따뜻한 햇볕이 그들을 반겼다.
요즘 날이 이상하다.
따뜻했다가 추웠다가 하는데, 조성현은 여전히 그 변덕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일부터는 또 추워진다고 해서, 일부러 안에 입을 옷을 하나 더 챙겨 온 상황이었다.
조성현은 신난 얼굴로 가방을 메고 있는 채윤이를 내려보았다가 걸음을 옮겼다.
설날.
민족의 대명절.
따로 명절 선물을 하거나 그런 건 없지만, 그래도 가족이 다 같이 모이기로 했다.
다행히 차가 엄청 막히는 편은 아니었기에, 한 시간 반 정도 움직여서 이수현의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수현이 나와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게 와.”
“아빠가 늦었어요!”
채윤이가 조성현을 바라보며 말했고, 이수현이 피식 웃는다.
“너희 아빠가 원래 좀 느리긴 해.”
“제가 또 언제 느렸다고.”
조성현은 그렇게 말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들어가자마자 냄새가 훅하고 풍겨온다.
“…”
거실 한복판에 깔린 신문지.
가운데 위치한 커다란 양동이.
그 옆에 자리한 접시들.
“음.”
조성현은 저도 모르게 침음성을 흘렸다.
이게 뭐지.
내가 지금 잘 못 보고 있나.
“… 할머니, 저게 뭐예요?”
“응? 뭐긴 뭐야. 같이 만두 만들기로 했잖아.”
“만두…?”
채윤이가 눈을 깜빡거린다.
조성현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만두 몇 개를 만들려고 하는 거예요?”
“그냥 가볍게 400개만 만들자. 한 사람씩 100개씩만 만들면 금방 해.”
“… 400개 그거 언제 다 먹어요?”
“금방 먹어. 만두 400개가 무슨 대수라고. 만들어서 옆집 앞집 다 나눠주고 그러는 거지.”
이수현은 그렇게 말하며 얼른 들어오라는 듯 고갯짓했다.
조성현은 신발을 벗고, 조심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섰다.
너무 두렵다.
저걸 언제 다 만들지?
“일단 손부터 씻고 와. 여보! 애들 왔어요. 얼른 나와요.”
이수현의 말에, 그제서야 안방 문이 열리며 조재욱이 나온다.
“크흠.”
헛기침하면서, 조재욱이 인사를 하고.
그들은 줄을 서서 손을 씻고, 거실에 앉았다.
오자마자 가내수공업을 하게 생겼다.
“아니 만두를 왜 이렇게 많이….”
“금방 한다니까요. 얼른 해서 떡만둣국 해 먹자. 채윤이 떡만둣국 좋아하지?”
“… 네에.”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도착하기 바로 전까지만 해도 엄청나게 밝은 얼굴이었는데, 엄청난 양의 만두 속과 만두피를 보고 압도당한 모양이었다.
“뭐, 어떻게 만드는 건데요?”
조성현은 결국 만두를 다 만들어야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를 보며 물었고, 이수현은 웃음기 서린 얼굴로 만두피 하나를 손에 올렸다.
그리고 숟가락을 들어, 만두 속을 한 숟가락 퍼서 만두피 위에 올린다.
따뜻한 물을 손가락에 묻히더니 만두피에 발라 만두피를 서로 붙이기 시작했다.
반월 모양의 만두가 뚝딱, 하나 완성되었다.
꽤 간단해 보여서, 조성현은 바로 시도해보기로 했다.
채윤이도 재미있어 보였던 건지, 금방 얼굴이 밝아지면서 만두피를 집어 든다.
어릴 적에야 같이 만두를 빚어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딱히 기억이 잘 나지는 않았다.
조성현은 대충 이수현이 보여주었던 대로 똑같이 하려 했고, 그나마 모양이 잡힌 만두가 탄생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예요?”
“맞긴 한데. 그렇게 하면….”
이수현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툭.
만두피가 벌어지며 뭉쳐 있던 만두 속이 떨어진다.
“…….”
“그렇게, 벌어질 거야.”
“아빠가 버렸어!”
“아냐. 버린 게 아니고 얘가 자기 멋대로 떨어진 거야.”
채윤이의 말에, 조성현이 고개를 흔들며 답한다.
아이는 히히 웃으며 열심히 만두를 빚었다.
채윤이는 손재주가 기본적으로 좋은 것인지 이수현이 만들었던 것과 비슷하게, 잘 만들었다.
“자!”
채윤이가 얼른 자신이 만들 걸 보라는 듯, 조성현 쪽으로 내밀며 자랑했다.
조성현은 아이가 만든 만두를 보고 눈을 깜빡거렸다.
진짜 잘 만들었다.
어떻게 저렇게 작은 손으로 뚝딱 만들어버리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채윤아, 잘 만들었는데 만두피를 두 개 썼어.”
“에?”
옆에서 이수현이 말을 걸었다.
그녀의 말에 채윤이의 눈이 휘둥그레 떠지더니 얼른 만두를 확인한다.
조심스럽게 겉을 만지니, 만두피 한 겹이 떨어진다.
조성현도 모르고 있던 일이라, 그도 놀라야 했다.
바로 코앞에서 보고도 만두피가 두 겹인 걸 몰랐는데, 이수현은 반대편에서 보고 어떻게 알았는지도 미스터리다.
어떻게 된 건지, 속에 있던 만두피는 조금 찢어져 있었다.
결국, 채윤이도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잘 만들 수 있을 거니까, 얼른 만들어보자.”
이수현이 채윤이를 격려하듯 말하고.
조성현은 힐끗 조재욱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는 능숙하게 만두를 빚고 있었다.
아무래도 만두 빚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채윤이와 조성현뿐인 모양이다.
조성현은 볼을 한 번 긁적거렸다가, 아차 했다.
“아빠 얼굴에 하얀 거 묻었어. 푸히히.”
채윤이가 새로운 만두를 빚다가 조성현을 보고는 웃음을 흘린다.
조성현은 아이가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슬쩍 손을 뻗어 채윤이의 볼에도 밀가루를 살짝 묻혔다.
“에에?”
아이가 당황한 얼굴을 하더니, 이내 밀가루가 담겨 있는 접시와 조성현을 번갈아 본다.
그리고, 조성현은 순식간에 당했다.
채윤이가 밀가루가 깔린 접시를 손으로 찍더니, 조성현의 볼에 자신의 손을 꾹 눌렀다.
아이의 손바닥 모양으로 밀가루가 묻었다.
그게 그리 재미있는 건지, 채윤이가 꺄르르 웃는다.
조성현도 웃음을 터트렸다.
“얌전히 만두 빚자.”
“…네 할머니.”
채윤이가 얼른 입을 다물고 다시 조심스럽게 만두를 빚기 시작한다.
그래도 새어 나오는 웃음을 완전히 감추지 못해, 키득거리는 소리가 났다.
조성현도 피식거리며 웃음을 흘렸다.
만두를 서너 개 망치고 나니, 그래도 조금 감이 와서 그 뒤로는 속도는 느리지만 그래도 꽤 볼 만한 만두를 빚을 수 있었다.
채윤이도 마찬가지였는데, 다만 아이가 만든 건 바로 구분할 수 있었다.
크기가 작았으니까.
아이가 만든 만두는 다 같이 3분의 2 정도 크기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도 터지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채윤이는 만들면서 연신 뿌듯한 얼굴이었다.
“애가 악기를 다뤄서 그런가, 손으로 하는 건 곧 잘하네.”
“그러게요. 손으로 하는 건 다 잘하나 봐요.”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두 빚기가 뭐 그리 대단한 거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게 안 터트리고 만드는 게 은근 힘들다.
감을 잡고 나서는 하나도 터트리지 않고 잘 만든 채윤이가 조성현도 자랑스러웠다.
“아빠….”
“응?”
“목이 아파.”
“목 아파? 아빠 다리 베고 좀 누워있어.”
채윤이가 냉큼 조성현의 허벅지에 머리를 베고 누웠다.
아이는 히히 웃으며 조성현의 배를 쿡쿡 찌르며 장난을 쳤고, 조성현은 가볍게 웃으며 아이의 장난을 받아주었다.
그렇게 얼마나 만두를 빚었을까.
“드디어….”
묵묵히 만두를 빚던 조재욱이 탄식하듯 중얼거렸다.
그런 그를, 이수현이 흘겨보았지만 그래도 뭐라 잔소리를 하진 않았다.
“다 만들었다. 이제 가서 채윤이 손 씻겨주고, 침대에 눕혀주고 와. 떡만둣국 끓일 때까지 좀 자게 해줘야지.”
이수현이 말했고, 조성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채윤이를 안아 들고 욕실로 향했다.
졸고 있던 아이는 손을 씻어주려고 하니 정신을 차렸다.
손에 묻은 밀가루들을 전부 닦아내고, 조성현은 안방으로 가서 채윤이를 눕혔다.
“채윤아. 졸리진 않지?”
“응.”
일어나자마자 와서 열심히 만두를 빚었다.
아직 졸릴 시간은 아니었다.
그래도 아이는 만두를 빚느라 조금 피곤하긴 했던지, 약간은 지친 기색이 있긴 했다.
“하아암.”
채윤이가 입을 크게 벌리며 하품을 했다.
조성현은 슬쩍, 자신의 손가락을 아이의 입에 집어넣었다.
“압.”
채윤이가 조성현의 손가락을 물고, 이상한 소리를 낸다.
아이가 동그란 눈으로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조성현이 웃었고, 채윤이는 입술로 그의 손을 더 꽉 물었다가 놓아주었다.
“채윤아.”
“응?”
“만두 만드는 거 어땠어.”
“재미있었어! 할머니가 완전 멋있어.”
아이는 눈을 빛내며 말했다.
하긴, 이수현이 빚은 만두는 완벽한 모양을 가지고 있었다.
터진 곳이 하나도 없었고.
대단하긴 했지.
“오늘 할머니 집에서 자고 갈 건데, 그럼 피아노 못 치는데… 괜찮아?”
조성현이 물었다.
채윤이는 피아노를 좋아한다.
최근 조성현과 함께 음악 작업을 하고, 이리저리 바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아이는 가능하면 하루에 한 번 정도는 피아노를 연주했었다.
그게 깨진 건 지난번에 조성현이 채윤이를 이수현에게 부탁하고 이빨빠진고양이를 처리하러 나갔던 때가 거의 유일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이틀 동안 피아노를 못 치게 되겠지.
약간은 신경 쓰였다.
이제 곧 채윤이가 입학하게 될 텐데, 최근 채윤이는 피아노 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다.
하루에 한두 번은 피아노를 친다고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손 풀기 정도의 연주일 뿐이었다.
제대로 연습하거나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학교에 가서 잘 할 수 있을까, 피아노에 흥미를 잃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피아노 칠 때마다 좋아하는걸. 보면, 흥미를 잃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아이는 피아노도 피아노지만, 일단 전체적으로 음악 작업을 할 때는 평소보다 더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했다.
유미와 함께 앨범 작업을 하면서 음악 작업에 대해 만족해서 피아노를 조금 덜 치게 된 걸까?
조성현은 여러 생각을 하며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아이가 약간은 고민된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괜찮아! 확인은 나중에 하면 되니까.”
“확인?”
“응!”
아이가 맑게 답한다.
조성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확인?”
“에…? 내가 생각하던 소리가 맞는지 확인…?”
채윤이가 도리어 의아한 얼굴을 했고.
조성현은 아이의 말을 뒤늦게 알아듣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껴야 했다.
‘설마, 지금까지 그냥 머릿속으로 연주를 하고 있었던 거야?’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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