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37)
237화
조성현은 채윤이와 함께 걸음을 옮겼다.
오늘 저녁 미팅이 있는 상황.
그는 약속 장소로 가며, 전화하고 있었다.
“네, 엄마.”
-그래서, 뭐 어떻게 하기로 한 거야?
“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근데 일단 너무 크게 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긴 해요.”
조성현은 자신의 어머니, 이수현의 말에 힐끗 채윤이를 바라보았다가 입을 열어 답했다.
아이는 그저 해맑게 웃으며 참새를 보면서 인사를 하고 있었다.
수풀 속에 숨어 있던 참새들이 채윤이가 인사를 하자 날아간다.
아이가 깜짝 놀라서 힉 하고 소리를 냈다가,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조성현도 피식 웃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통화를 이어나갔다.
-크게 하는 게 힘들어도, 하긴 해야지.
“그렇긴 한데… 모르겠어요. 이번에는 그냥 조용히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가?
“네, 내년부터는 조용히 하고 싶어도 그렇게 못할 게 뻔하잖아요. 학교도 다니게 되는데.”
그 말에, 이수현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결국 동의했다.
-맞는 말이긴 하네. 채윤이가 사교성 없는 편도 아니고.
원래는 사교성이 많지 않은 성격이었지만, 영준이랑 어울리고, 친구들도 조금씩 사귀기 시작하다 보니 아이는 밝고 사교성 있는 모습이 되었다.
분명,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될거다.
“그쵸. 아무래도.”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했고, 그 말에 이수현이 흐음 하고 소리를 냈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이번에는 둘이서 보낼래? 아니면, 나도 같이해서 셋이 보낼까.
“셋이 하면 좋지 않겠어요? 둘이 보내는 건 뭔가 너무 소박하잖아요.”
조성현이 채윤이를 보며 답했다.
그러자 이수현은 기다렸다는 듯 답을 한다.
-역시 그렇지? 알았어. 그럼.
그 답에 조성현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전화를 마무리하는데.
채윤이가 고개를 돌려 조성현 쪽을 바라보았다.
“누구야?”
“할머니.”
“할머니가 나 보고 싶어 해?”
“당연하지. 할머니는 채윤이 언제든 보고 싶어 하잖아.”
조성현이 웃으며 말했다.
채윤이가 히히 웃으며 그럼 나중에 할머니 보러 가자고 이야기한다.
그런 아이에게, 조성현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 * *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상대가 도착해 있었다.
조성현은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오늘 미팅을 하기로 한 상대, 세라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조성현에게로 다가와 손을 내민다.
“안녕하세요. 성현씨.”
“네, 지부장님. 안녕하세요.”
“같이 일하게 되어서 진심으로 기쁘네요.”
세라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슬쩍 시선을 움직여 채윤이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채윤이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여 세라에게 인사를 한다.
세라는 싱긋 웃음을 보이고는 자리에 앉았다.
조성현도 채윤이와 함께 자리에 앉아, 세라를 마주 보았다.
오늘은 드디어, 정식으로 계약서를 쓰는 날이었다.
가계약은 해놨지만, 아직 최종적으로 조건 논의를 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조성현의 상황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세라의 상황이 조금 더 컸다.
세라는 파라다이스 엔터의 직원이었고, 꽤 큰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아직 정식으로 본부장으로 임명이 된 상황은 아니었다.
절차라는 게 있었고, 며칠 동안 세라는 중국에 다녀와 그 절차들을 전부 끝낸 후, 정식 지부장이 되었다.
그녀는 파라다이스 엔터의 한국 쪽 책임자로서 더욱 확실하게 자신의 권한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바로 조성현과 함께 만나 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일이었다.
“제 사정 때문에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뇨, 그리 기다리지도 않았는데요.”
세라는 부드럽게 웃으며 사과부터 건넸고, 조성현은 고개를 살짝 흔들며 답했다.
며칠 동안 기다리는 것 정도야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굳이 사과할 일이 아니기도 하고.
세라는 미소를 보인 후 말을 이어나갔다.
“기본적인 조건은 그때 말씀드린 것과 똑같이 준비했습니다. 특약 사항을 적을 공간도 따로 준비했고요. 따로 원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시면, 싸인하기 전에 추가하겠습니다.”
“그 전에, 일단 조금 더 자세하게 프로젝트 일정 같은 걸 알고 싶은데요.”
조성현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일정이었다.
세라는 아 하고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설명을 시작했다.
“아마… 다음 달 중으로는 시작이 될 겁니다. 이벤트성 그룹이라고 해도, 허투루 진행할 순 없으니… 연습생을 뽑고, 최소 3개월에서 길면 6개월까지 훈련 기간을 거치겠죠. 그동안 앨범 준비도 함께 진행이 될 테고요.”
“최소한 두 달 정도는 제가 나설 일은 거의 없다는 걸로 들리는데.”
“네, 맞아요. 제 예상으로는 아마, 3개월 정도는 작곡가나 프로듀서로서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실 필요는 없으실 겁니다. 아니, 시작하시기 난해한 상황이겠죠. 정확히는.”
세라가 말한다.
그녀의 말에, 조성현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일반적으로 아이돌 그룹이 어느 정도의 기간을 두고 만들어지는지를 생각하면, 사실 반년도 말도 안 되게 짧은 기간인 것이 사실이었다.
당장 Pan 엔터테인먼트에 있는 연습생들은 평균적으로 3년에서 5년 사이의 연습 기간을 거치고 있었다.
그렇게 몇 년을 연습해서, 겨우 데뷔 조에 들었다고 해도 그냥 바로 데뷔하느냐?
그것도 절대 아니다.
데뷔 조에 들고 나서도 정식으로 데뷔를 하기까지는 보통 1년이라는 시간이 더 걸린다.
세라는 허투루 할 생각이 없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서두르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만들어지는 이벤트성 아이돌 그룹의 목적이 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선발대는 선발대의 역할을 하면 되는 거다.
이번에 제작하는 아이돌 그룹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겠다는 생각보다는, 이슈를 만들어 국내에 파라다이스 엔터의 영향력을 조금씩 높이는 쪽을 선택한 것 같았다.
‘거기에, 중국 쪽으로도 언플이 되겠지.’
약간의 기대감도 주어질 수 있을 거다.
한국에서 아이돌 그룹을 제작해본 경험이 있는 매니지먼트로서, 여러모로 홍보를 할 수도 있는 거고.
조성현이야 중국 쪽으로는 전문가가 아니니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가 무능한 회사는 아니니 자신들이 투자한 곳에는 확실한 이득을 보려 할 테다.
손해를 보더라도, 조성현이 신경 쓸 영역은 아니고.
당장 조성현에게 중요한 건 최소 몇 개월 동안은 여유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었다.
‘한 두 달이면… 충분하다.’
조성현은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의 일만 하는 게 아니었다.
유미의 앨범 작업을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서예나의 앨범 작업에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로 했다.
그쪽 일도 하려면 최소 두 달은 필요하니, 시간적으로는 딱 맞는다.
조성현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예상을 하는 것일까, 세라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물론 하시는 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연습생들에게 조언해주시거나 가끔 멘토링을 해주시는 건… 부탁드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죠.”
세라의 말에 조성현은 바로 답했다.
어렵지 않은 일이다.
세라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조성현이 먼저 요청해서 했을 일이기도 하고.
그는 음악인으로서, 아티스트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자기 일에 임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겠지만, 수많은 연습생들이 자신의 인생을 걸고 인내의 시간을 견디고 연습을 해나간다.
그런 그들이 그냥 이벤트성 그룹으로 묶여, 이슈를 위해 소모된 후 버려지도록 내버려 둘 조성현이 아니었다.
그들이 진지한 만큼, 조성현도 진지하게 그들을 대하고 그룹이 해체된 후로도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조성현의 답에 세라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더 원하는 것은 딱히 없어 보인다.
조성현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가 원하는 건 명확했다.
이걸 말할까 말까 조금 망설여지긴 했지만.
그가 망설이고 있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세라는 아 하고 소리를 내며 입을 열었다.
“혹시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연습생이 있다면, 언제든 추천하셔도 좋습니다.”
“…그런가요?”
그가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 주제였지만, 조성현은 조금 흥미를 느꼈다.
연습생을 추천할 수 있다는 건 조성현에게 생각보다 꽤 큰 권한을 안겨다 주겠다는 말과도 같았으니까.
감당 못 할 권한일 수도 있고.
세라는 언제든 추천하라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성현은 볼을 긁적거렸다.
생각나는 연습생이 한 명 있긴 하다.
“꽤 실력 좋은 연습생이 한 명 있긴 한데, 추천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얼른 해주세요.”
세라의 말에, 조성현은 손가락을 움직여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다가 입을 열었다.
“이예린이라고 Pan 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인데, 이번에 제가 유미씨 앨범 작업하면서 가이드 녹음할 때 함께 작업한 연습생입니다. 실력도 좋고 성격도 좋아요.”
조성현으로서도 조금은 고민하고 하는 추천이었다.
Pan 엔터테인먼트는 현재 남자 아이돌 그룹의 데뷔 준비를 하고 있었고, 아마 최소 1년에서 2년간은 새로운 그룹을 런칭하기는 힘들 거다.
그럼 이예린은 1년에서 2년을 더 연습생으로서 지내야 한다는 건데… 물론 조성현의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이예린은 이미 데뷔해도 좋을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연습생 중에서는 손꼽힐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언제 데뷔해도 이상하지 않을 실력.
그녀의 상황과, Pan 엔터테인먼트의 상황.
그리고 파라다이스 엔터가 원하는 연습생을 생각하면 모두에게 최선이 될 수 있었다.
“Pan 엔터 소속 연습생이라면 더 좋죠. 추천 감사합니다. 눈여겨볼게요.”
“네. 실력은 확실하니, 여러모로 좋을 겁니다.”
“계약 이야기로 돌아가서… 따로 특약 사항으로 원하시는 건 없으실까요?”
세라가 묻는다.
이제 그만 털어놓으라는 듯 말하는 그녀의 질문에, 조성현은 힐끗 채윤이 쪽을 바라보았다.
채윤이는 조성현과 세라의 이야기가 지루한지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조성현은, 입을 열었다.
“하나 요청하고 싶은 게 있긴 하네요.”
“말씀해주시면, 최대한 준비해보겠습니다.”
조성현은 천천히 자신의 요구 사항을 이야기했고.
그것을 다 들은 세라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정도라면, 언제든 해드릴 수 있죠. 날짜 맞춰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조성현은 정식으로 파라다이스 엔터와 계약서를 작성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