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50)
250화
조성현은 박중원을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박중원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기본적으로 조성현도 그렇고 박중원도 이 판에서 꽤 많이 굴렀다.
현시점에서 조성현은 몇 년 차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이후 그는 10년이라는 시간을 더 겪는다.
박중원보다 더 많이 연예계를 경험한 거다.
그렇기에 조성현은 박중원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계기….”
“지금까지 안 터진 게 신기할 정도라는 거, 너도 알잖아. 너야 뭐, 이제 좀 제대로 드러난 것뿐이지만. 채윤이는 그전에도 꽤 많이 드러났었으니까.”
조성현은 가볍게 언급만 되거나 하는 경우였지만, 채윤이는 직접적으로 유미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고 미튜브에도 이미 출연한 적이 있었다.
박중원은 채윤이의 ‘스타성’에 굉장히 주목했고, 많이 탐을 내기도 했다.
아티스트로 키운다면 무조건 성공할 인재가 맞았으니까.
조성현도 왜 박중원이 채윤이를 탐내는지 알고 있었고, 한때 매니저였던 사람으로서 그의 마음을 이해했다.
자신의 딸이니 아무래도 박중원보다 훨씬 더 조심스럽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것뿐이지, 채윤이가 아티스트로서 큰다면 훌륭한 아티스트가 될 거라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었으니까.
“… 좋든 싫든 어쨌든 연예인으로 인식하게 될 거라는 거죠.”
“연예인으로 인식을 하던, 그냥 미튜버 정도로 인식을 하던. 공인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거지. 그 계기로, 터지게 되면.”
박중원이 조성현을 가만히 바라보며 말했고.
조성현은 그의 눈빛에서 약간의 우려와, 기대감을 동시에 엿볼 수 있었다.
우려와 기대감의 비중이 그와는 조금 다르지만, 조성현도 박중원과 비슷한 심정이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곧 될 거야.”
그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게 피부로 느껴지고 있었다.
채윤이를 찾는 댓글들도 그렇고, 점점 더 관심이 늘어나고 있었다.
역주행의 신화들은 전부 이런 식의 전조가 있다.
전조들과 함께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다.
채윤이에게도 기적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았다.
‘아니, 세상에게 있어 기적이려나.’
우리 채윤이 같은 존재를 알게 되는 게 바로 기적이지.
조성현은 속으로 생각하며 식사를 이어나갔다.
* * *
채윤이는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특별 수업은 음악실에서 진행이 된다.
혹시 한율도 있을까 싶어 두리번거린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특별 수업은 1학년에게만 있는 모양이었다.
“채윤아, 왜?”
옆에서 박아린이 다가와 묻고.
채윤이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에요.”
“응. 필요한 거 있으면 선생님한테 언제든 말하고.”
“네.”
박아린의 말에 채윤이 바로 답했다.
그런 아이에게, 옆으로 박준호가 다가온다.
“긴장되지?”
박준호가 와서 말을 걸고.
채윤이는 그런 박준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얘는 또 왜 이러는 걸까.
아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은 따로 박준호에게 말을 건 적도 없고, 같은 반 친구니까 보면 인사를 하는 것 정도가 전부인데.
왜 이렇게 자꾸 와서 말을 걸지.
박준호가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 귀찮기는 했다.
채윤이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자, 박준호가 슬쩍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긴장 하나도 안 하는데.”
전혀 관심도 없었고 궁금하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말들을 하는 걸까.
채윤이는 진심으로 궁금했다.
“안 물어봤는데….”
아이가 중얼거렸지만, 그걸 듣지 못한 것일까.
박준호는 살짝 호흡을 들이키더니 조금 빠른 속도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신경화 교수님 만나는 거 긴장할 필요가 없어. 우리 아빠랑 친하니까. 우리 아빠도 오늘 같이 오기로 했거든.”
누가 봐도 긴장한 모습으로, 박준호가 말했다.
채윤이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고.
옆에서 채윤이와 박준호의 대화를 지켜보던 박아린은 저도 모르게 풀썩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아이들이 좋고, 또 음악이 좋아서 여기에서 보조 선생님을 하고 있는 거다.
열심히 긴장하지 않은 척하려는 박준호도 그렇고, 그런 박준호를 한심하게 바라보면서도 막 싫어하지 않는 채윤이를 보면 저절로 웃음이 새어 나온다.
“선생님.”
그런 박아린에게, 채윤이가 말을 걸었다.
박아린이 얼른 고개를 돌려 채윤이에게 시선을 주고.
채윤이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신경화 선생님은 언제 오세요?”
“학교에는 이미 도착하셨는데, 교장 선생님하고 이야기가 조금 길어지시는 모양이야.”
신경화 교수가 왔으니, 당연히 교장인 성하연이 직접 그녀를 마중 나갔다.
이따가 수업이 끝나고 나서 배웅도 성하연이 직접 하겠지.
신경화 교수는 어딜 가던 그런 대우를 받을 만한 위인이었다.
이런 식으로 학교에서 특별 수업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서 그렇게 대우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겠지만.
“얼른 신경화 선생님 보고 싶은데….”
채윤이 중얼거렸다.
최근 아이는 열심히 피아노를 연습했다.
입학식 이후, 며칠 동안 학교가 끝나고 나서는 열심히 영준이가 그려준 그림을 보며 연주를 했다.
그런 과정에서 아이의 피아노는 조금씩 바뀌어나갔고.
채윤이는 피아니스트로서 그걸 직접 느끼고 있었다.
아이는 얼른 자신의 피아노를 선생님에게 보여주고 자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그런 아이의 마음을 안 것일까.
때마침 음악실의 문이 열리며 신경화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채윤이의 얼굴이 활짝 펴지고.
옆에 있던 박준호의 얼굴도 펴진다.
그의 시선은 신경화 교수의 뒤에서 따라 들어오는 남자 교수에게 향해 있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신경화 교수는 수십 명의 어린아이들을 앞에 두고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학생들이 얼른 신경화 교수에게 인사를 하고.
함께 온 성하연이 뭘 할 필요도 없이, 신경화 교수가 바로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선생님은, 한국 예술 대학교에서 온 신경화라고 해요. 반가워요.”
그렇게 차분히 자신을 설명한 신경화는, 이내 고개를 살짝 돌려 자신의 옆에 서 있는 남자 교수를 바라보았다.
남자 교수가 웃으며 입을 연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도 여기, 옆에 계신 우리 신경화 교수님과 함께 한국 예술 대학교에서 온 박재명이라고 해요.”
박재명.
그 이름에 채윤이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 있는 박준호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박준호의 아빠인 모양이었다.
박준호는 활짝 웃는 얼굴로 자신의 아빠를 바라보고 있었고, 채윤이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나도… 아빠가 학교에 오면 좋겠다.’
물론 매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지만, 그런 거 말고.
우리 아빠도 학교에 와서 특별 수업을 하면 어떤 느낌일까.
“봤지? 우리 아빠야.”
박준호가 채윤이를 보면서 말한다.
채윤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엄청 자랑을 하는 게 이제 충분히 이해되었다.
당장 채윤이 본인도, 자신의 아빠가 학교에 특별 수업을 하기 위해 온다면 엄청 자랑스럽고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을 것 같으니까.
채윤이는 박준호가 처음으로 조금은 부러워졌다.
“우리 아빠 신경화 교수님하고도 엄청 친해 보이지?”
“… 응.”
박준호가 맑게 웃으며 하는 말에, 채윤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박준호의 말에 채윤이는 미간을 찡그렸다.
“그러니까 너 나한테 잘 해야 해!”
그거랑 이거랑 도대체 무슨 상관인가.
자랑스러워하는 건 좋은데, 제발 저런 건 안 했으면 좋겠다.
‘나는 나중에 아빠가 학교에 오더라도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채윤이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 아이에게, 신경화 교수가 다가온다.
다른 아이들과 한 명 한 명씩 인사를 하고 있었고, 채윤이의 차례가 된 것.
박준호가 눈을 반짝거리며 신경화 교수를 바라보았다.
“안녕, 준호야.”
“안녕하세요. 교수님!”
박준호가 얼른 인사를 한다.
안면이 있는 건 아니고, 박재명이 미리 언급을 해둔 모양.
신경화 교수는 그런 박준호를 귀엽다는 듯 바라보았다.
“박 교수님 아들은 씩씩하기도 하네요.”
“하하. 애가 그런 부분은 절 닮아서….”
박재명이 웃으며 답하더니, 손을 뻗어 준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따로 인사는 하지 않았지만, 준호에게는 그걸로 충분한 듯싶었다.
만족스러운 웃음이 준호의 입가에 떠올랐고.
그다음은 채윤이었다.
“채윤아, 안녕?”
“안녕하세요. 선생님.”
“여기서 보니까 더 반갑네. 요즘 피아노 연습은 잘하고 있어?”
“네! 열심히 했어요.”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했다.
박준호가 한심해 보였던 건 어느새 기억에서 잊힌 지 오래였다.
얼른 신경화 선생님에게 자신의 피아노를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에 아이는 밝은 목소리로 답했고.
그런 채윤이의 모습에 신경화 교수는 흥미로운 눈빛을 보였다.
아이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열심히 했다고 말하는 건 처음 보는 그녀였다.
채윤이에게 흥미를 느낀 건 신경화 교수뿐만이 아니었다.
옆에 있던 박재명 교수도 조금 놀란 듯, 신경화 교수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아는 아이신가요?”
“네. 제가 시간 날 때마다 개인 레슨 해주고 있는 아이예요.”
“개인 레슨을요?”
박재명 교수가 놀란 눈으로 되묻는다.
신경화 교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거리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기에는, 듣는 귀가 많다.
어린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신경화 교수는 어린아이들이었으니 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작은 것 하나로도 상처받을 수도, 기분 좋아질 수도 있는 아이들이니까.
‘편애는 안 되지.’
신경화 교수가 얼른 채윤이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다.
“그럼, 이따가 피아노 꼭 들려줘.”
“네!”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다음 아이와 인사를 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박재명이 준호의 머리를 한 차례 더 쓰다듬어주고는 넘어간다.
그리고, 박준호가 얼른 채윤이에게 고개를 돌렸다.
“조채윤.”
“응?”
“너 신경화 교수님한테 개인 레슨도 받아? 다른 애들 없이, 혼자서?”
“레슨 받는 건 맞는 것 같은데… 혼자서는 아니야.”
“아, 그래? 그럼 누구누구랑 같이 받는데? 우리 학교 사람들도 있어?”
박준호가 빠른 목소리로 묻는다.
채윤이는 그런 박준호의 행동에 살짝 반걸음 뒤로 물러나며, 입을 열었다.
“우리 아빠랑.”
“응?”
“우리 아빠랑 같이 받아. 레슨.”
아이가 말했다.
자신은 피아노, 그리고 아빠는 바이올린.
그렇게 레슨을 받으니까.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박준호는, 들으면 안 될 것을 들은 듯한 표정으로 채윤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