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58)
259화
조성현에게 바이올린을 넘긴,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찬.
그는 한국 예술 대학교의 재학 중인 대학생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버스킹을 해서 미튜브에 올리는 것이 그의 취미이자, 꿈을 이루기 위한 발판이다.
그와 함께 하는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전부 한국 예술 대학교의 동기로 이루어진 지금의 멤버들은, 항상 마음이 잘 맞았다.
미튜브가 미래라는 말에도 모두가 동감하여 시작하게 되었고.
음악이 좋았기에 항상 함께하던 연주 연습을 버스킹으로 바꾼 것도 셋 모두의 의견이 맞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버스킹을 하는 것이 이제는 인생의 낙이 되었을 정도로, 그는 버스킹을 즐거워했다.
버스킹을 할 때 벌어지는 돌발적인 상황들은 항상 재미있었다.
물론 순간순간 힘든 상황들도 있긴 했다.
뜬금없이 시비가 걸린다거나, 여기서 연주하지 말라는 항의도 있다.
그럴 때는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 본다면 모두 재미있는 추억이다.
그리고 오늘.
최예찬은 새로운 경험을 했다.
바이올린 연주자로서, 그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한눈에 보아도 너무 귀여운 아이가 다가와서 돈을 넣어준 것.
그러자 팀의 리드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박선민이 나섰다.
신청곡이 있냐고 물었고.
아이의 답은 새로웠다.
자신이 직접 연주해보고 싶다는 대답.
최예찬도, 다른 친구들도 놀랐다.
심지어 아이 아빠로 보이는 사람도 놀란 기색이었고.
그냥 그렇게 해프닝으로 넘어가겠구나 싶었는데, 기타리스트인 박선민은 상황이 재미있어 보인 모양이다.
그는 아이의 제안을 수락했고.
어쩌다 보니 버스킹하러 온 자신들이 밀려나고, 어린아이와 아이의 아빠가 악기 앞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연주.
최예찬도 아는 곡이었다.
아니, 알 수밖에 없는 곡이다.
음대생이 파가니니를 모르면 음대생 자격이 없다.
수 없이 듣고, 수 없이 연습한 곡이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수준급의 연주 실력을 보여주었다.
‘일단 적어도 나랑은 비슷한데…?’
엄청나게 많은 연습을 해서 그 연습의 성과가 드러나는 느낌은 아니었다.
뭐랄까.
기본적으로 음악을 하던 사람이 풍기는 여유가 느껴진다.
바이올린에 그만큼 익숙하다는 뜻.
그냥 음악을 하던 사람이 아니라, 전문적으로 음악에 대해서 진지하게 접근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쪽은 그냥 약과다.
최예찬은 힐끗 시선을 움직였다.
아이 쪽을 바라보니 아이는 진지한 얼굴로 열심히 연주해나가고 있다.
근데, 그 실력이 예사롭지가 않다.
아무리 많이 잡아도 8살, 9살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어린아이다.
그런 아이가, 정말 수준 높은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고 있었다.
아이의 아빠 같은 경우는, 이해할 수 있다.
당장 자신도 저 정도 수준의 바이올린 연주는 가능하니까.
근데, 자신이 정말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잡았다고 해도 8살이나 9살 무렵에 저 정도 수준의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저 정도 수준의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는 애가 몇이나 있겠어.’
그는 멍하니 연주를 바라보다가, 다시 한번 감탄을 해야 했다.
한국 예술 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면, 국내에서는 손꼽힐 정도의 인재라는 뜻.
그런 최예찬이었기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건 그냥 단순히 아이 아빠의 바이올린 연주가 자신과 수준이 비슷하고.
또 아이의 피아노 연주는 그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금 당장 피아노를 연주하는 음대생들과도 비교할 수 있을 수준의 연주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대단한 게 아니었다.
물론, 둘의 연주 실력도 감탄이 나올 정도로 좋긴 하지만.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
그 곡의 매력을 더 살리고 있는 것은, 둘의 연주 실력이 아니라 호흡이었다.
연주 호흡 자체가 너무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서 강약 조절이 잘 된다.
그러니 포인트가 살고.
‘당연히, 연주도 더 좋아 보일 수밖에 없는 거지.’
중간마다 실수가 조금씩 나긴 해도, 그게 티 나지 않을 정도로 강약 조절이 완벽하게 되는 거다.
자신들이 열심히 호흡을 맞추고,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애를 쓰며 연습한 것이 허무해질 정도로.
이들은 그저 숨 쉬듯 호흡이 맞고, 심지어는….
‘아이가 더 강하게 연주하기 시작했는데도, 균형이 유지가 된다.’
아이 아빠가 아이와 동시에 연주를 강하게 하면서 균형을 유지한다.
연주자 본인은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겉으로 듣기에는 여유롭게 연주에 힘을 더 담는 듯한 모습이었다.
연주가 마무리되고.
몇 초 동안 최예찬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아이의 아빠가 멋쩍은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는 것을 확인하고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자신들이 연주할 때는 십수 명의 사람들만 모여 있었는데, 지금은 그 서너 배가 모여 있다.
“이게 말이 되나….”
저도 모르게, 그가 중얼거렸다.
아이에게 자신의 악기를 양보해준, 김준태 또한 옆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진짜 채윤이가 맞는건가…?”
그 말에 최예찬은 고개를 돌려 김준태를 바라보았다.
“채윤이? 유명한 사람이야?”
“어? 아니, 막 유명한 건 아닌데… 너 이번에 유미 앨범 비하인드 영상 뜬 건 알지?”
“응. 그거 미튜브 실시간 인기 동영상에 항상 떴잖아.”
“거기에 출연한 아이가 채윤이인데… 처음에는 어디서 봤지 싶었는데, 아무래도 채윤이인 것 같아서.”
“그래?”
“응. 저기 아빠도, 영상에 출연했었는데. 아니라고 하기에는 둘 다 영상에서 본 거랑 너무 똑같아서….”
김준태가 말한다.
최예찬은 얼른 스마트폰을 꺼내, 미튜브에 검색을 했다.
유미의 앨범 비하인드 영상이 뜨고.
휙휙 스크롤을 넘기며 확인을 하던 그는.
결국 채윤이와 조성현이 등장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 맞는 것 같은데?”
“그치?”
“헐. 뭐야. 원래부터 유명한 사람이었구나. 완전 어릴 때부터 키우는 건가?”
“영상 보니까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저기 아빠가 유미 매니저였어서 원래 유미랑 친하다고 하더라. 낼모레 발매될 유미 앨범 프로듀서로 참가했다고도 하던데.”
“미친….”
최예찬이, 작게 욕설을 중얼거리며 조성현과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그냥 지나가던 행인인 줄 알았던 이들이, 생각보다 거물이었다.
최예찬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에 있던 수십 명의 사람 중 몇몇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어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는 힐끗, 자신들의 활동을 촬영하기 위해 설치해둔 카메라 쪽으로 시선을 두었다.
자신들이 아니더라도, 분명 방금 연주한 영상은 이리저리 퍼질 거다.
아마, 지금보다 더 유명해지겠지.
‘그리고….’
꿀꺽.
최예찬은 침을 삼켰다.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이 되었으니까.
‘사인이라도 받아놔야 하나?’
그가 속으로 생각하며,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며 모여든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는 조성현과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 * *
조성현은 채윤이를 데리고 현장을 빠져나오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이런 경험이 전혀 없는 건 당연히 아니었다.
그는 매니저 생활을 했고, 당연히 아티스트와 함께 다니다 보면 사람이 몰리는 일은 많았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이라면, 조성현이 그냥 아티스트를 보호하는 매니저가 아니라 자신 또한 아티스트의 입장이라는 점이었다.
계속해서 한 곡만 더 연주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현명한 판단은 사실, 사람이 더 몰리기 전에 그 자리에서 벗어나는 것이었겠지만.
채윤이는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환호와 박수는 전혀 들리지 않는지, 그저 건반을 바라보며 음악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한 곡 더 연주하고 싶은 모습이었기에.
결국 조성현은 아이와 함께 한 곡 더 연주하고 나서야 자리에서 겨우 벗어났다.
채윤이는 여전히 연주를 더 하고 싶어 하는 기색이었지만, 당장 주변에 몰린 사람이 수십을 넘어 백여 명이 되어 가는 상황이었기에 더 있기에는 부담이 되었다.
‘위험하기도 하고.’
말이 백 명이지, 사람이 백 명이 몰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여유 있게 집에 걸어가려 했는데, 도저히 그럴 수가 없어서 조성현은 아이와 함께 택시를 잡아서 집에 왔다.
“후….”
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숨을 토해내었다.
채윤이가 고개를 돌려 조성현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거리고.
조성현은 풀썩 웃었다.
아이는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채윤에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으니까.
그저 음악에 대해 고민하고, 더 좋은 연주를 하고 싶을 뿐이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듯한 아이의 얼굴에, 조성현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배고프진 않지?”
“응. 방금 밥 먹었잖아.”
채윤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했다.
조성현도 배가 고프진 않았는데, 뭔가 지친 듯한 느낌은 있었다.
오랜만에 인파를 뚫고 와서 그런가.
조성현은 아이를 안아 들고, 욕실로 가서 손부터 씻었다.
손을 씻은 채윤이는 기다렸다는 듯 피아노 앞으로 다가갔고.
조성현은 자신의 바이올린을 꺼내 올 수밖에 없었다.
그 또한 연주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거부감은 없었다.
약간 지치지만, 연주를 하다 보면 전부 잊고 연주에만 집중하게 되리라.
“해볼까?”
“응!”
아이가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그렇게 그들은 다시 연주에 빠져들었다.
한 시간, 두 시간이 지나.
밤이 되도록.
* * *
이틀이 지나.
유미의 앨범이 발매되는 날이 되었다.
조성현도, 채윤이도.
조금은 들뜬 상태였다.
일단 조성현이야 자신이 프로듀싱 한 앨범이 발매되는 날이었으니 긴장과 함께 기대가 있을 수밖에 없었고.
채윤이 또한 바로 옆에서 앨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여러 도움을 주기도 했었으니.
아이로서도 기대가 되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오랜만에 유미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설렘도 컸고.
“아빠. 언제 출발해?”
“이따 저녁에 나갈 거야. 지금은 점심이잖아.”
“유미 언니 빨리 보고 싶은데.”
채윤이는 유미를 얼른 보고 싶은지, 조성현을 계속해서 보챘다.
아이가 이렇게 보채는 것은 또 오랜만이었기에, 조성현은 웃으면서 아이의 볼에 묻은 잼을 닦아주었다.
“점심 다 먹고, 조금 일찍 가도 되는지 한 번 물어볼게.”
“응!”
채윤이가 신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거리고.
조성현은 자신의 접시에 놓인 빵을 집어,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렇게 평화가 이어지나 싶었는데.
우우웅.
우우우웅.
조성현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그는, 스마트폰 위에 뜬 이름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른 손을 닦고 전화를 받는다.
“네, 형. 무슨 일이에요?”
-야, 터졌다.
전화를 받자마자, 박중원이 말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
*****************************************************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