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62)
262화
앨범이 발매되었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던 7명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한 것은 역시.
뮤직비디오를 함께 보는 것이었다.
옹기종기 모여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미튜브를 들어가서 유미의 뮤직비디오를 재생시킨다.
조성현은 자신의 무릎에 앉은 채윤이가 떨어지지 않게 잡고는 고개를 들어 뮤직비디오를 바라보았다.
잔잔한 음율이 들린다.
유미의 뮤직비디오 촬영에 조성현은 관여하지 않은 상태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뮤직비디오의 내용을 모른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최종본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꽤 기대되었다.
채윤이는 눈을 반짝거리면서 유미의 뮤직비디오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조성현보다도 뮤직비디오에 대한 정보가 없었으므로, 완전히 새로울 것이다.
극적인 이미지 변신은 없었다.
유미는 그저 유미로서.
이번 앨범 컨셉 자체가, 또 조성현이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 그렇기에.
순수한 유미의 모습이 뮤직비디오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춤을 추거나, 화려한 연출은 없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시각적으로 뽐내기보단, 그저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니까.
그리고, 그건 잘 들어맞았다.
잔잔한 느낌의 뮤직비디오는 곡과 너무 잘 어울렸으며, 앨범 자체와도 완벽히 들어맞는 느낌이었다.
“좋다.”
뮤직비디오가 끝나고, 서예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녀의 말에, 유미가 조금 상기 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확실히 표현이 잘 되었으니, 그녀도 기분이 좋을 거다.
박중원은 익숙하게 스크롤을 내려 실시간으로 달리는 댓글들을 확인했다.
-도기도구: 확실히 유미도 성장 많이 한 듯. 뭔가 아티스트로서 느낌이 더 좋아짐.
-식이섬유: 이건 프로듀서빨이냐 아니면 작곡가빨이냐. 평소 내가 알던 유미랑 너무 다른데?
-김평화: 아니 이거 뭐야. 유미 앨범 비하인드 영상만 보다가 뮤직비디오 이렇게 보니까 말이 안 나오네. 곡 느낌 너무 좋다.
-참티슈: 어 일단 곡은 너무 좋은데, 앨범 다 듣고 판단해야겠다.
-박수진: 우리 예나 언니가 응원하는 아티스트, 저도 응원합니다. 이번 앨범으로 조금 더 성장하고 나중에는 우리 언니 앨범에 피쳐링 해주면 좋겠어요. 둘 목소리 너무 잘 어울리는 듯.
댓글 반응은 호평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단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안티보다는 유미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먼저 몰려올 테니까.
“느낌 너무 좋다.”
“그러게요. 일단 각자 음원사이트 들어가서 스트리밍부터 하죠.”
조성현의 말에 다들 정신을 차리고 얼른 스마트폰을 들어 유미의 앨범을 전체 재생한다.
사실 큰 의미 없는 행동일 수 있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좋겠지라는 생각으로 하는 것이었다.
조금은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고.
박중원의 스마트폰을 스피커와 연결 해서 유미의 앨범을 처음부터 듣기 시작했다.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유미의 앨범.
그녀의 보컬을 배경음악 삼아, 그들은 다시 대화를 시작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대화 주제는 유미의 앨범.
“어디까지 예상하세요?”
장현아가 박중원을 바라보면서 묻고.
그녀의 질문에 모두의 시선이 박중원에게로 가서 향한다.
박중원은 고민하는 얼굴을 하다가, 음 하고 소리를 내더니 입을 열었다.
“80위까지는 올라갈 거라고 예상하는데.”
“진입 순위요?”
“그러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박중원이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말한다.
현실적인 순위다.
차트를 80위로 진입하면 지난번 앨범보다 훨씬 높은 순위로 진입하는 거고, 그걸로도 만족스러운 순위일 테니.
유미는 박중원의 말에 밝은 얼굴로 고개를 돌려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오빠는요?”
“네?”
“오빠는 어떻게 생각해요. 진입 순위.”
유미가 기대 반, 걱정 반의 눈빛을 하고 물었다.
조성현은 볼을 긁적거렸다.
이런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으로, 확신하는 순위가 있긴 했다.
“궁금하긴 하네요. 그쪽 말이면 보통 들어맞으니까.”
서예나도 말을 얹는다.
뭔가, 자신의 말이면 다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느낌이라서 약간의 부담이 느껴졌다.
채윤이도 궁금한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기에, 조성현은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고는 입을 열었다.
“저는, 50위 예상해요.”
“……?”
조성현의 말에, 유미의 눈동자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박중원도 눈을 깜빡거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서예나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큰 꿈을 가져야 목표도 크게 이룬다고는 하지만, 너무 크게 잡는 거 아닌가.”
“그러게요. 오빠, 너무 기대하면 제가 부담스러워요.”
서예나의 말에 유미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호응한다.
그녀는 정말로 부담스럽다는 듯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오히려 조성현이 그런 반응에 당황했다.
먼저 물어봐서 솔직하게 답한 건데, 너무 크게 부르는 거 아니냐는 반응이 돌아오다니.
그들 뿐만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잠잠히 있던 우경수 팀장도 입을 열었다.
“보통 성현씨가 말한 건 다 맞을 것 같은 느낌에 은근 기대가 되긴 했는데. 이번 건 너무 크게 부른 거 아닌가 싶긴 하네요. 현실적으로 70위까지는 노려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와. 70위면 진짜 소원이 없죠.”
우경수 팀장의 말에 유미가 눈을 빛내면서 말한다.
조성현은 마냥 신나하는 유미를 보고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는 진심으로 50위 정도로 진입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미가 훗날 어떻게 되는지, 그는 지켜보고 왔으니까.
그렇기에 남들보다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거다.
“이제… 몇 분 안 남았네요.”
조성현이 슬쩍 스마트폰을 살피고는 말했다.
과연, 유미의 진입 성적은 어떨까.
시간이 흐를수록 다들 말 수가 점점 줄어들고.
하나 둘 스마트폰을 집어 들기 시작했다.
오후 7시 정각.
모두가 새로고침을 하면서 차트를 확인한다.
얼른 스크롤을 내리면서, 밑에서부터 확인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조성현은 반대로 했다.
천천히, 위에서부터 내려간다.
그리고 그는 남들보다 조금 늦게 유미의 곡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 89위!”
유미의 수록곡 중 하나가 89위에서 발견되고.
차례로 하나씩 더 발견되기 시작한다.
“와, 88, 87위. 85위. 84위까지… 미쳤다 진짜.”
유미의 곡들은 80위권 대에 많이 자리하고 있었다.
“70위권 대에도 있어. 우리 우 팀장 말이 맞았나 보다.”
박중원이 웃으면서 우경수 팀장을 바라보며 말하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조성현은 혼자 빙긋 웃었다.
그 누구보다 빠르게, ‘눈사람’을 발견했으니까.
“어…? 잠시만. 60위 권에도 있는데…?”
“어?”
다들 혼란스러워하면서 스크롤을 조금씩 더 올린다.
조성현은 그런 광경을 보면서, 채윤이에게 슬쩍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었다.
“와!”
채윤이가 밝은 목소리로 감탄을 흘리고.
그제서야 다들 조성현이 발견한 것을 발견했다.
“49위? 이거 진짜야?”
박중원이 눈을 크게 뜨고는 묻는다.
하지만, 그걸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그저 놀라서 어버버 거리고 있었으니까.
심지어, 서예나도 의외라는 듯 가만히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을 보다가 새로고침을 한 번 하고 다시 확인했다.
그 순위가 정말이라는 것을 모두 재차 확인하고 나서야.
“오빠.”
“네, 유미씨.”
“진짜, 진짜 고마워요. 오빠가 프로듀싱 해준 덕분에 이렇게….”
“제 덕분이라뇨. 유미씨가 노래 잘 부른 덕분인 거고, 현아씨가 미튜브 컨텐츠 기획을 잘한 덕분인 거고. 예나씨가 피쳐링 해준 덕분인 건데.”
조성현은 유미, 장현아, 그리고 서예나와 차례로 눈을 맞추면서 말을 했고.
유미는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장현아는 활짝 웃고, 서예나는 약간 뿌듯하긴 한데, 애써 그런 티는 안 내려고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언니 울지마.”
유미의 눈에 눈물이 고이자, 채윤이가 가장 먼저 당황해서 얼른 조성현의 무릎에서 내려와 유미에게로 달려간다.
조성현은, 유미의 눈물을 이해했다.
지금까지 고생한 것을 모두 보상받는 기분일 거다.
그리고 그걸 가장 잘 이해하는 이는 사실, 장현아도, 박중원도, 우경수 팀장도 아니었다.
이곳에 있는 이들 중 지금 유미의 감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은 역시.
“우리 후배님. 감정이 널뛰기하네.”
서예나가 장난스럽게 말을 건넨다.
꽤 많이 친해진 게 말 한마디에 느껴진다.
서예나의 말에 유미가 풀썩 웃으면서 동시에 눈물을 한 방울 떨궜다.
“채윤아.”
“네?”
서예나는 유미 대신 채윤이를 불렀고.
채윤이는 유미의 눈물에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다가 얼른 몸을 돌려 서예나를 바라보았다.
조성현은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유미에게 내밀었다.
유미가 손을 뻗어 그걸 받아 눈물을 닦고.
서예나는 그러는 사이 채윤이에게 귓속말로 무언가를 말했다.
그러자, 채윤이의 얼굴이 밝아진다.
“언니! 유미 언니!”
아이가 큰 목소리로 유미를 불렀고, 유미는 아이의 목소리에 미소를 지으며 채윤이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응. 채윤아.”
“노래방 가자!”
아이가 외쳤다.
맑은 웃음과 함께.
유미는 힐끗 서예나를 바라보았다.
서예나는 어깨를 으쓱거리고.
결국 유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노래방 가요. 이럴땐 노래방이지. 역사적인 순간에는 항상 노래가 함께하는 거라고요.”
유미의 말에 서예나가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조성현은 갑자기 흘러가는 상황에 어리둥절하긴 했지만, 금방 적응했다.
애초에 앨범이 발매되면 노래방을 한 번 가자고 했었으니, 어색한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그들은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 * *
분위기는 금방 띄워졌다.
유미는 언제 눈물을 흘렸냐는 듯, 행복한 얼굴로 노래를 불렀고.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애초에 이 멤버로 노래방에서 재미가 없을 수가 없었다.
당장, 가수만 둘이지 않은가.
서예나가 첫 곡으로 스타트를 끊고, 유미가 그 뒤를 따르니 바로 분위기가 살아날 수밖에.
-난 여전히 널 생각해…!
의외인 점은.
장현아가 노래를 상당히 잘한다는 점이었다.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걸 볼 기회가 지금까지 없어서 전혀 기대하거나 하지 않았는데, 그녀는 일반인치고 정말 수준 높은 노래 실력을 뽐냈다.
노래가 끝나고, 장현아가 후우 하고 숨을 내뱉는다.
다들 박수를 치면서 그녀에게 환호를 보냈다.
장현아는 웃으면서 마이크를 조성현에게 넘겼다.
“다음은, 선배님이 하세요.”
“와아!”
그녀의 말에 채윤이가 박수를 치면서 좋아한다.
조성현이 노래 부르는 것을 기대하는 모습.
다른 이들도 비슷했다.
평소에 딱히 노래를 부르지는 않는 편이긴 한데.
그렇다고 이런 자리에서 거절하는 편도 아니었다.
조성현은, 풀썩 웃으며 마이크를 잡았다.
오랜만에, 한 번 질려보지 뭐.
좋은 날이니까.
그가 속으로 생각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