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64)
264화
장현아의 아버지, 즉 장판석 대표와 점심 식사 약속이 있다고 해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할 일이었다.
조성현은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미루는 성격이 아니었다.
대충대충 하는 스타일은 더더욱 아니었고.
그는 최선을 다해 서예나의 앨범 작업을 이어나갔다.
일정상, 여유 부릴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가능한 빨리 곡 작업을 마무리하고 녹음 과정으로 들어가야 했다.
‘예린씨 도움도 받아야 하는데….’
이예린도 지금 파라다이스 엔터 쪽과 함께 연습하고 있으니, 그녀가 더 바빠지기 전에 가이드 녹음도 끝내는 게 가장 좋았다.
이예린과 호흡을 몇 번 맞춰봐서, 아무래도 보컬이 필요할 때는 이예린만큼 잘 맞는 연습생도 많이 없을 테니까.
‘아니, 애초에 예린씨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는 연습생이 많지 않지.’
조성현이 속으로 생각하며 손을 움직였다.
수록될 곡들은 정해진 상태였고, 이제 이 곡들을 가장 완성도 있게 만들어야 하는 건데….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작업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조성현이 직접 만든 곡을 작업하는 것이기에 다른 외부적인 것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점일까.
그저 조성현의 마음에 들 때까지 수정하고, 고치면 되는 일.
“마음에 안 드네.”
조성현은 작업을 해나가다가, 덜컥하고 손을 멈췄다.
열심히 곡 작업을 하고 있는데, 지난주부터 막힌 부분이 이번에도 막힌다.
감정 표현에 관한 부분이었다.
서예나가 낼 수 있는 감정에는 한계가 있다.
같은 곡 안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다양한 감정 표현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곡은 단순한 느낌을 줄 수밖에 없었고.
서예나의 보컬이라면 그런 단순한 느낌을 커버하고, 압도적인 몰입감을 가져다줄 수도 있겠지만.
‘약간 아쉬운데.’
곡 하나하나의 완성도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가기로 한 이번 앨범이다.
정말 대만족 하는 결과물이 나와도 시장에 공개되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모르는데.
자신의 귀에도 아쉬운 곡을 그대로 마무리 하는 것은 위험했다.
이번 앨범은, 어쩌면 조성현에게 꽤 중요한 앨범이 될 수도 있다.
서예나와 함께 호흡 맞추는 게 두 번째.
프로듀서로 작업물을 내놓는 것이 세 번째다.
딱히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 아니지만.
세 번째 작업물이라는 건 업계에서 은근 신경 쓰는 것 중 하나다.
보통 세 번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면, ‘기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하니까.
그래서 유미도 신인과 기성 사이에 있는 아티스트라고 표현하는 것이고.
“감정 표현이 아쉬우면, 다른 사람을 써야 하는데… 허락하려나.”
피쳐링을 통한 변화가 가장 간단하고, 힘들이지 않을 수 있는 변화다.
문제는 그걸 서예나가 허락을 할 것인지였는데.
아티스트로서의 자신감이 피쳐링을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자신의 앨범은 온전히 자신만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티스트들도 분명히 있으니까.
아니면, 미니 앨범 같은 경우는 피쳐링을 하면서 정규 앨범은 피쳐링을 하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
서예나와 알고 지낸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성현은 그녀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했다.
그녀가 아티스트로서 꽤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고, 또 동시에 곡을 위해서 자신의 자존심을 내려놓을 때도 있다는 것 또한 알았다.
한참 동안이나 모니터를 가만히 바라보던 그는 결국 옆에 놓여 있던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곧장, 전화를 건다.
상대는 금방 전화를 받았다.
-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예나씨.”
-어제 밤샘을 해서. 안녕하지는 못한데 무슨 일이에요?
“곡 작업하다가 예나씨 의견을 조금 들어보고 싶어서 연락드렸어요.”
조성현의 말에 서예나는 의아한 숨소리를 내었다.
보통 서예나가 곡 작업을 하면서 조성현에게 전화하는 경우는 있어도, 조성현이 서예나에게 먼저 전화를 하는 경우는 많이 없었으니까.
조성현은 서예나가 부를 곡이라고 해도, 초반에 서예나와 의견을 교환한 후로는 거의 자신의 판단을 믿고 진행을 하는 편이었다.
그랬기에, 서예나는 약간 시간을 끌었다.
-… 궁금하네요. 그쪽이 어떤 부분 때문에 전화한 건지.
“별건 아니고, ‘비하인드’ 있잖아요.”
-네. 감정 연출에 힘쓴 곡이죠?
“맞아요. 그 곡을 지금 작업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조금 더 다양한 감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할 수 있어요.
서예나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자신감도 자신감인데.
해야 하니까 할 수 있게 만들 거다… 같은 종류의 감정도 느껴진다.
“물론 예나 씨가 잘할 수 있는 거 아는데. 그냥 단순히 음원만 내고 말 건 아니잖아요. 무대에 섰을 때를 생각하면, 다른 아티스트에게 부탁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조성현은 힐끗, 모니터를 바라보고는 말했다.
서예나가 소화를 할 수는 있을 거다.
그녀는 분명 능력 있는 아티스트였으니까.
하지만, 그녀가 최선을 다해 곡을 소화한다고 해도 2퍼센트의 아쉬움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 98퍼센트를 소화하기까지 그녀도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거고.
‘한 5, 6년 후의 서예나라면 충분히 소화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조성현이 서예나의 곡을 작업할 때, 가끔 막히는 이유가 이런 것 때문이었다.
그가 기억하는 서예나와 지금의 서예나가 만들어내는 차이 때문.
서예나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뽑아내서, 최고의 곡을 만들었는데.
지금의 서예나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닌 거다.
아무리 조성현이라고 해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실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조성현의 말에 서예나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하다가.
-뭐, 그쪽이 그렇게 말하는 거면 필요한 거겠죠. 알았어요. 어떤 아티스트를 생각하고 있는데요?
“음… 그건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조금 더 생각해보고 진행하면 될 것 같아요.”
-알았어요. 나도 한번 생각해볼게요. 괜찮은 사람 있나.
“예, 알겠습니다. 그럼 피쳐링 진행하는 방향으로 곡 다듬어 볼게요.”
조성현이 답했다.
서예나가 의외로 빨리 수락해줘서, 일이 조금 편해질 것 같았다.
통화를 마무리하고, 조성현은 빠르게 작업을 해나갔다.
곡의 수정 방향도 정해졌으니,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똑똑.
누군가 조성현의 작업실 문을 두드렸고.
“네, 들어오세요.”
“선배님, 작업하고 계셨어요?”
“아, 현아씨.”
조성현이 힐끗 시간을 확인했다.
12시 50분 정도.
약속 시간이 다 됐다.
“네, 작업하고 있었네요.”
그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했다.
장현아는 조금 민망하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점심 약속 잡아서 죄송해요. 아빠가 한번 보고 싶다고 하셔서…”
“괜찮습니다.”
조성현은 차분한 얼굴로 장현아를 바라보았다.
장현아는 오히려 조성현이 이렇게 차분하게 나오자 의아한 기색이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녀는, 조성현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걸 모르니까.
의심은 할 수 있어도, 조성현이 알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은 절대 아니었다.
애초에, 조성현도 10년 후의 미래를 보지 못했다면 알기 어려운 정보였으니까.
“어, 식당은 예약되어 있어서. 그냥 가면 될 것 같아요.”
장현아가 살짝 당황한 음색으로 말했다.
조성현이 빙긋 미소를 지은 후 고개를 끄덕였다.
* * *
그들이 식당에 도착했을 때는, 1시 5분쯤 되었다.
룸 형식의 일식집.
언젠가 서예나와 함께 온 적이 있는 곳이었기에 조성현도 알고 있는 곳이었다.
아직 장판석 대표는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덕분에 장현아와 조성현은 둘이서 기다려야 했다.
조성현은 최대한 차분하려 노력했다.
몇 개월 전이었다면 진정하기 힘들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꽤 많이 달라졌다.
그는 돌아왔고.
매니저가 아니라 프로듀서로서 Pan 엔터테인먼트와 함께하고 있다.
장판석 대표는 Pan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일 뿐이다.
조성현의 머리 위에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 생각들로 조성현은 차분하게 기다릴 수 있었고.
오히려 그보다 장현아가 더 긴장한 기색이었다.
“현아씨.”
조성현이 장현아를 부르고.
장현아가 퍼뜩 고개를 들어 올렸다.
“네, 선배님.”
“아버님께 실수하지는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아뇨, 그런 걱정을 하는 게 아니라… 아빠가 선배님께 실수할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
장현아가 애써 웃으며 농담을 던진다.
조성현이 피식 웃었다.
그녀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상황은, 사실 어떻게 보면 장현아가 처음으로 자신의 아버지가 누군지 밝히는 상황인 거니까.
장판석 대표를 만나게 될 조성현도 조금 긴장을 할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자신의 아빠가 장판석 대표라는 것을 밝히는 장현아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거다.
조성현이 무어라 더 말을 하려는데.
드르륵.
문이 열리면서 드디어 장판석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성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고개를 숙였다.
“반가워요. 성현씨. 현아 아버지 되는 사람입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이렇게 다시 뵙게 되네요.”
장판석 대표가 웃으며 손을 내밀었고.
조성현도 손을 뻗어 그와 손을 잡고 악수했다.
그 모습에 장판석 대표가 눈을 빛냈다.
“놀라지 않네요.”
장판석 대표는 신기하다는 듯 말했고, 장현아도 옆에서 조성현이 생각한 것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조성현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워낙 닮으셨으니까요.”
그가 그렇게 말을 하자, 장판석 대표는 껄껄 웃었다.
“그렇게 닮았나? 우리 현아가 나보다 마스크가 훨씬 좋을 텐데.”
“일하는 부분이 닮았습니다.”
“오. 일하는 부분이?”
“결단력 있고, 밀어붙여야 할 때 제대로 밀어붙이고,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니까요.”
그렇게 말을 하자, 장판석 대표는 흠 하고 소리를 내면서 장현아를 힐끗 바라보았다.
이내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린 장판석 대표는, 손짓했다.
“일단, 앉아서 이야기할까요?”
“예.”
장판석 대표의 말에 조성현이 자리에 앉았다.
돌아가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장현아를 뒤로 하고.
장판석이 입을 열었다.
“우리 사이를 어떻게 알았는지는 따로 묻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죠.”
“…….”
“우리 회사랑 계약서 쓰는 건 어떱니까. 채윤이도 같이.”
장판석 대표가, 묵직한 말을 던졌다.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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