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72)
272화
조성현은 출근하자마자 우경수 팀장을 찾았다.
“어서 와요.”
우경수 팀장은 기다렸다는 듯 조성현을 맞았다.
아니, 실제로 그녀는 조성현을 기다렸다.
서예나와 이야기한 게 있었으니까.
원래는 우경수 팀장이 조성현에게 말하려 했었던 건데, 서예나가 조성현만큼은 자신이 직접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결국 서예나가 직접 부탁을 하게 된 것이었다.
“피쳐링 때문에 온 거죠?”
“네. 결정해서요.”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했다.
그 또한 우경수 팀장이 피쳐링에 대한 내용을 알고 있다고 놀라지 않았다.
그녀가 알고 있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안 그래도 예나가 오늘 회사에 와서 작업하고 싶다고 해서 데리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아, 그러면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그럴래요?”
우경수 팀장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고, 조성현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가 매니저는 아니지만, 경력이 있으니 운전은 자신 있었다.
마침 자신도 서예나를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었으니, 자신이 가서 데리고 오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결국, 우경수 팀장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키를 조성현에게 넘겼다.
“조금 늦게 들어오면, 이야기하는 걸로 알고 있을게요.”
“네. 천천히 들어오겠습니다.”
조성현은 그렇게 답을 하고, 우경수가 준 차 키를 들고 몸을 돌렸다.
차는 지하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었고, 조성현은 익숙하게 차를 몰아 서예나의 집으로 향했다.
거의 다 도착했는데, 서예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조성현은 차에 연결된 블루투스로 전화를 받았다.
“네, 여보세요?”
-저예요. 우 팀장님 대신 그쪽이 온다고 들었는데.
서예나의 목소리가 울린다.
그녀는 약간의 기대, 그리고 동시에 조금은 두려워하는 듯한 느낌이 나는 목소리를 하고 있었다.
긴장한 게 느껴진다.
그녀를 긴장하게 만드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신이 그중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이, 꽤 재미있었다.
조성현은 흘러나오려던 웃음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거의 다 왔습니다. 3분 안에 도착할 것 같아요.”
-그럼 저도 이제 슬슬 내려갈게요.
“예.”
-밥은 먹었어요?
“저는 채윤이랑 같이 먹고 왔는데. 예나씨 식사 안 하셨으면 간단하게라도 식사하러 가실까요?”
-아뇨, 됐어요. 샐러드 먹었어요. 그쪽이 안 먹었을까 봐 물어본 거예요.
서예나는 그렇게 답을 했고, 조성현은 차를 멈췄다.
이제, 서예나의 집 앞이다.
서예나도 마침, 딱 나오는 중이었다.
그녀는 차를 발견하자마자 전화를 끊고는, 바로 올라탔다.
“바로 회사로 갈까요? 아니면 카페라도 들려서 커피 한 잔 들고 갈까요.”
“… 카페 들렀다 가요.”
“네. 알겠습니다.”
서예나의 말에 조성현은 가볍게 웃으며 답하고는, 출발했다.
카페에 들려서 커피 한 잔 들고 가자는 말이, 그냥 커피 한잔 사서 가자는 말이 아니라는 걸 그녀도 아는 것이다.
애초에 그냥 그럴 목적이었으면 회사 1층에 있는 카페를 이용하면 되는 거니까.
조성현과 서예나는, 조용한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주문하고, 그제서야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서예나는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쪽 빨고는, 시선을 살짝 돌려 창밖을 바라본다.
조성현은 잠시 생각을 정리하다가, 입을 열었다.
“피쳐링 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 네.”
조성현이 곧바로 본론을 꺼내자, 서예나도 이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조성현과 눈을 마주하고는 계속 말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조성현은 차분히 말을 이어나갔다.
“하겠습니다.”
“… 진짜요?”
조성현의 답에, 서예나가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그녀는 내심, 조성현이 거절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던 것이다.
근데 조성현이 거절하는 게 아니라, 하겠다고 하니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예나가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앞에서, 조성현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꽤 많이 고민했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행이네요. 같이 할 수 있게 되어서. 잘 어울릴 거예요. 성현씨 보컬, 좋으니까.”
서예나가 기분 좋은 얼굴로 얼른 말을 한다.
조성현도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네,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서 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음… 그래도 조건은 있어요.”
“말하면, 다 맞춰볼게요.”
서예나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까지 조성현이 뭘 하던, 내민 조건들은 다들 합리적인 조건이었기에 그녀는 자신 있게 그렇게 말 할 수 있었다.
“다른 곡을 먼저 진행하고, 이번 곡은 가능하면 조금 늦게 진행하고 싶습니다.”
“좋아요. 이유는요?”
일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긴 했지만, 서예나는 일단 그 조건을 수락하기로 했다.
다만, 이유는 조금 궁금하다.
“일단, 아티스트로서 조성현은 아직 많이 미숙하니까요.”
“아. 그렇긴 하죠.”
“프로듀서로서의 저는 어느 정도 경험이 있지만, 아티스트로서의 경험은 전혀 없는 상황이니, 여러모로 연습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성현은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아직 미숙했다.
프로듀서로서 음악을 잘 다루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당장 아티스트로서 잘할 것이라는 뜻이 되는 건 아니었다.
서예나도 그렇고, 다른 이들도 조성현의 보컬에 대해 칭찬을 하고는 하지만….
‘부족하지.’
조성현이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물론 스스로를 볼 때 조금 더 가혹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조성현은 정말 냉정하게, 정확히 내린 판단이었다.
자신의 보컬은, 듣기에 나쁘지 않다.
하지만 호흡 조절을 하는 것이나, 다른 보컬과 맞춰서 진행하는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은 꽤 많다.
그런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성현이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로 녹음해야 했다.
“맞는 말이네요. 알았어요. 그러면 다른 곡들부터 진행하고, ‘비하인드’는 가능한 나중에 진행하는 걸로 하죠.”
서예나는 조성현의 말에 바로 납득했다.
조성현의 보컬은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 수준이지만,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면.
그에게 조금만 시간을 줘도 분명 더 좋은 보컬을 가지고 나타날 것이다.
“그럼, 이제 슬슬 회사로 가죠.”
조성현이 힐끗,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이제 출근 해서, 조금이라도 일을 해야 할 시간이었다.
* * *
작업을 하고, 채윤이와 함께 하교하고, 또 등교를 시키고 출근하고….
일상은 반복되었다.
하지만 그 반복 속에서도, 항상 특별한 일은 생기는 법이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학교가 끝나고, 오늘은 집으로 가지 않고 바로 다른 곳으로 향했다.
신경화 교수의 집.
한국 예술 대학교에 가서 레슨을 받는 건가 싶었는데, 신경화 교수는 학교는 불편할 수 있다며 자신이 집에서 레슨을 하자고 했다.
조성현이야 대학교든 신경화 교수의 집이든 상관없었기에, 그녀가 편한 장소로 결정한 거고.
채윤이는 맑은 웃음을 보이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서두르는 모습이다.
조성현은 아이를 힐끗 보고는, 입을 열었다.
“채윤아.”
“으응?”
“신경화 교수님한테 레슨 받는 거 좋아?”
“응.”
“왜?”
“선생님은 피아노도 잘하고, 바이올린도 잘하잖아. 물어보면 바로 다 알려주고.”
채윤이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듯 말했다.
조성현은 풀썩 웃었다.
물어보면 바로 다 알려주는 건, 아마 신경화 교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닐까 싶다.
채윤이가 하는 질문들은 생각보다 수준 높은 질문들이었고.
아마 일반 피아노 학원의 선생님들 수준으로는 대답하기 힘든 질문들일 거다.
그런 질문들에 막힘 없이 대답해줄 수 있는 인물이니, 채윤이가 좋아할 수밖에.
“돌체 보고 싶다.”
채윤이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말했다.
조성현은 그제야 채윤이가 왜 이렇게 많이 신났는지 알 수 있었다.
신경화 교수에게 레슨을 받는 것도 너무 좋은 일이지만, 그것 말고도 좋은 일이 있었던 거다.
신경화 교수가 기르는 돌체라는 고양이.
채윤이는 그 고양이를 꽤나 좋아했고, 오랜만에 돌체를 볼 수 있어서 좋은 모양이었다.
“가서 돌체도 보고, 교수님한테 레슨도 받고. 이따 끝나고 아빠랑 같이 저녁 먹자.”
“응!”
채윤이가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아이와 조성현은 곧 신경화 교수의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예상치 못한 손님도 와 있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어서 오세요. 채윤이도, 어서 와.”
신경화 교수와 인사를 나누는데, 그녀의 바로 뒤에서 익숙한 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세요. 성현씨.”
“어? 안녕하세요”
피아니스트 정세연.
그녀가 신경화 교수의 집에 있었다.
둘이 친분이 있다는 사실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
지난번에 둘이 함께 서울 예술 대학교 음악회에서 연주하기도 했고.
근데, 오늘 그녀가 집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조성현은 당황스러우면서도 반가웠고, 채윤이는 그저 신기한 모양이었다.
아이는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채윤이의 인사에, 정세연은 부드럽게 웃음을 보이고는 손을 흔들어 보였다.
“안녕 채윤아.”
그렇게 인사를 끝내고.
채윤이가 돌체와 노는 사이.
조성현은 소파에 앉아서 신경화 교수, 그리고 정세연 피아니스트와 이야기를 나눴다.
“말도 없이, 갑자기 만나서 당황했죠?”
“아닙니다.”
당황스러운 마음이 전혀 없진 않았지만, 부정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그냥, 예상치 못한 만남에 놀란 것뿐이지.
“지난번에, 통화하면서 그랬잖아요. 재미있는 형식으로 한 번 해보겠다고.”
“네,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걸 위해서 정세연 피아니스트를 불렀어요.”
조성현은 차분히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신경화 교수의 말을 경청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신경화 교수의 말을 들은 조성현은 더 이상 차분할 수 없었다.
“오늘 채윤이에게 피아노를 알려줄 사람은, 제가 아니라 여기 있는 정세연 피아니스트가 될 거예요.”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정세연 피아니스트도 분명 훌륭한 피아니스트인 만큼, 채윤이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거기까지는 조성현도 이해할 수 있고, 차분함을 유지 할 수 있었다.
조성현은 정세연 피아니스트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정세연은 아니라는 듯, 얼른 손을 들어 흔들었다.
“그리고 저는 오늘, 채윤이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는 대신. 성현씨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쳐주려고요.”
신경화 교수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조성현이 눈을 깜빡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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