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76)
276화
조성현은 채윤이를 등교시킨 후, 회사로 출근했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진 Pan 엔터테인먼트의 작업실로 들어와서.
그는 빠르게 작업을 해나갔다.
그렇게 얼마나 작업을 했을까.
힐끗.
시간을 확인한 조성현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회의가 있는 날이었다.
서예나와 조성현, 그리고 우경수 팀장까지 함께하는 회의.
다른 인원들도 앨범에 관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티스트와 프로듀서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위해서 1차 회의는 조성현과 서예나, 우경수만 하고.
2차 회의는 우경수와 다른 팀원들이 진행한다.
1차 회의에서는 음악에 대해서만, 2차 회의에서는 앨범의 스케줄이나 홍보 활동 등 여러 전체적인 부분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사실상, 1차 회의에 대한 결과를 가지고 2차 회의에서 앨범 스케줄 등을 맞춰 나가는 것에 가까웠다.
조성현은 가볍게 기지개를 켜면서 걸음을 옮겨, 가수 2팀의 회의실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성현씨.”
가수 2팀의 팀원들이 그를 반기며 인사를 건넨다.
처음 서예나의 앨범 작업을 맡았을 때는 다들 반신반의하고, 완전히 불신하던 이들도 많았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조성현이 워낙 첫 번째 앨범 작업을 잘하기도 했고, 서예나와 우경수 팀장도 조성현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었으니.
다른 팀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그들도 그저 조성현을 신뢰하고, 최대한 협조를 하는 수밖에.
그렇다고 그들에게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조성현이 성격이 나쁘면 불만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
그저 제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저 서예나와만 이야기를 나누니 따로 뭐 마찰이 생길 일도 없다.
조성현이 회사 내부에서 딱히 나쁜 말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그가 아티스트, 그리고 팀장들과만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인 것도 있었다.
애초에 접점이 없으니 이야기가 나오기 쉽지 않은 것.
거기에 가수 1팀이 전부 조성현의 편인데, 그를 까는 행동은 가수 1팀과 아티스트, 그리고 팀장들을 적으로 돌릴 수도 있는 거다.
그런 많은 이유가 있지만, 사실 가수 2팀이 조성현에게 불만을 품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잘 지내셨죠?”
“덕분에요. 어후, 요즘 예나씨가 너무 싱글벙글 분위기라서 잘 지낼 수밖에 없어요.”
가수 2팀에서 가장 여러모로 말썽을 잘 일으키던 서예나가 조성현과 함께하면서 사건을 터트리는 빈도수가 현저히 낮아졌다는 점이었다.
뒤처리를 하는 건 우경수와 가수 2팀이었는데, 이제는 뒤처리할 사건이 터지지 않으니 편할 수밖에 없었던 것.
“그래요?”
“네. 뭐, 전에도 앨범 작업만 할 때는 그나마 사고 터질 일이 적었던 건 맞는데, 다른 일도 같이하면 워낙 예민해져서 그런 건지 그때마다 매니저들이 못 버티고 나가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알잖아요.”
“아하.”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긴, 서예나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있을 만한 일이다.
실제로 조성현이 돌아오고 나서 서예나는 매니저가 한 번 바뀌지 않았던가.
서예나는 여러모로 복잡한 사람이었고, 그녀의 마음을 잘 읽지 못하면 어느 순간 터져버린다.
그런 서예나를 감당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겠지.
조성현이야 서예나와 잘 통하고 그녀가 원하는 게 뭔지 그나마 파악을 하니까 그에게 뭐라 하는 일은 없지만….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
그는 속으로 생각하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는 가수 2팀의 팀원을 바라보았다.
“근데 이번에는 앨범 작업도 하고, 최근 라디오 스케줄도 소화했는데, 그때도 그냥 피쳐링 어떻게 할지 고민만 하시더라고요. 커피가 늦게 나왔는데 짜증 한 번 안 내시고.”
가수 2팀의 팀원은,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열심히 떠들어댔다.
조성현은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사실, 사람들은 너무 서예나를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었다.
딱히 그런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저희끼리는 성현씨를 조련사라고 불러요.”
“… 예?”
조성현은 당황스러운 얼굴로 눈을 깜빡거렸다.
조련사라니, 너무 어감이 이상하지 않은가.
“가수 1팀도 다 긍정하던데요? 유미씨도 사실 성격이 엄청 순한 편은 아니라면서요. 근데 성현씨랑 있으면 사고 안 친다고.”
“설마요. 유미씨도 그렇고 예나씨도 성격 나쁜 편은 아니에요.”
조성현이 웃으며 말했다.
가수 2팀의 팀원은 눈을 끔뻑거리며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제가 유미씨는 잘 몰라도, 예나씨는 잘 아는데….”
“제가 왜요?”
그가 그렇게 말을 하는데, 조성현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수 2팀의 팀원이 순식간에 입을 다물고 어버버거렸다.
조성현이 미소를 보이며 몸을 돌렸다.
“안녕하세요. 예나씨.”
“네, 안녕하세요. 제 이야기하고 있었나 봐요?”
“앨범 제작 잘 되고 있다고, 걱정 말라는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조성현의 말에, 가수 2팀의 팀원이 얼른 고개를 끄덕거리며 입을 연다.
“네, 요즘 예나씨가 앨범 작업에 엄청 집중하고 있어서 앨범 기대된다고….”
어색하게, 가수 2팀의 팀원은 머리를 긁적거리며 답했다.
서예나는 흠 하고 소리를 내더니 장난스럽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기대할 만하긴 하죠. 이번 앨범은 진짜 잘 될 테니까.”
그녀의 장난스러운 말에, 가수 2팀의 팀원은 조금 놀란 듯 눈을 크게 떴고.
조성현은 피식 웃었다.
“잘 돼야죠.”
그는 그렇게 말을 한 후, 슬쩍 회의실 쪽으로 시선을 움직였다.
“들어가죠. 이제.”
“그래요.”
서예나는 군말 없이 바로 회의실로 향했다.
가수 2팀의 팀원은 조성현에게 고맙다는 듯 손짓을 했고, 조성현은 어깨를 한 번 으쓱거린 후에 서예나를 따라 회의실에 들어섰다.
우경수 팀장이 미리 회의실을 정리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조성현과 서예나, 그리고 그녀 본인을 위한 커피 3잔이 놓인 회의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커피 잘 마시겠습니다.”
“작업은 잘 되어가요?”
“네, 거의 마무리 작업이고… ‘비하인드’는 일단 제가 보컬 넣어서 조금 틀 잡아서 왔는데. 들려드릴게요.”
조성현이 자리에 앉으며 답했다.
그의 말에 서예나가 눈을 반짝거렸다.
“느낌 어때요?”
“저는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일단 한 번 들어보시고 판단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조성현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는 자신의 클라우드에 있는 곡을 재생시켰다.
지난번에 이예린과 함께 녹음한 것을 조금 더 다듬은 버전이다.
그때는 아무래도, 그냥 느낌만 보려고 한 번 녹음해본 것이었는데.
서예나와 우경수에게 들려주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조금 더 서예나와 보컬과 조성현 자신의 보컬을 생각해서 곡을 다듬어 왔던 것.
음악이 재생되기 시작했고.
서예나는 미간을 좁히며 곡에 집중했다.
우경수 팀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손에 들린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곡에 귀를 기울였다.
이예린의 보컬과 조성현의 보컬이 흘러나온다.
기본적으로 이예린의 보컬은 서예나의 보컬과는 다른 부분이 있기에 아무래도 완벽하게 어우러지지는 않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전부 이예린의 보컬과 서예나의 보컬이 가지고 있는 원론적인 차이점을 알 수 있는 이들이었다.
당연히, 서예나의 보컬이 대입되면 어떤 식으로 곡이 나올지 예상 가능한 일이었고.
그렇기에 곡이 마무리되자, 서예나는 곧바로 말 할 수 있었다.
“좋네요.”
“나쁘지 않죠?”
“그냥 나쁘지 않은 수준은 아닌 거, 그쪽도 알 것 같은데요? 지금이야 여성 보컬이 힘이 달려서 약간 아쉽지만… 제가 직접 녹음하면, 균형 잘 맞을 것 같은데.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
“…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네.”
서예나는 힐끗, 우경수 팀장을 바라보며 물었고.
우경수 팀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서예나의 의견에 동의했다.
조성현은 볼을 긁적거렸다.
이렇게까지 좋아할 줄은 몰랐다.
아무리 다듬었다고는 하지만, 재녹음을 한 버전은 아니었다.
며칠 동안 보컬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었던 터라, 실제로 녹음을 진행하게 될 때는 아마 방금 전 들은 보컬보다는 더 수준 높은 보컬을 선보일 수 있게 될거다.
‘약간 아쉽다고 하면 더 열심히 연습해보겠다고 할 생각이었는데.’
마냥 좋아하기만 하니, 오히려 민망하다.
조성현은 헛기침을 한 번 한 후에, 입을 열었다.
“뭐, 그럼 일단 ‘비하인드’는 이렇게 진행하는 걸로 하고. 다른 곡들도 한 번 들어보시겠어요?”
“네, 일단 다 들어보고 타이틀곡도 정해야 하니까.”
서예나가 답한다.
회의는 계속되었다.
* * *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의는,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에야 마무리가 되었다.
조성현은 곡 작업을 하러 떠났고.
서예나와 우경수 팀장은 따로 식사하러 이동했다.
근처 돈까스 가게로 향한 그들은, 음식을 앞에 두고 대화를 시작했다.
“먹힐까?”
우경수 팀장이 묻는다.
그녀는 서예나가 조성현에게 피쳐링을 부탁한다고 했을 때, 약간은 우려를 했었다.
우경수도 물론 조성현의 보컬이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거랑 이거랑은 좀 다르지.’
보컬이 매력적인 이들은 많지만, 모두가 아티스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성현의 보컬은 매력적이고, 그의 음악적 이해도는 물론 뛰어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예나의 앨범에 참여를 하는 게 서예나에게 이득이 되는지 아닌지 우경수 팀장은 쉽게 판단하기가 힘들었다.
서예나가 밀어붙이니 일단 힘을 실어 주는 것뿐이다.
거기에다, 조성현이 수락을 했으니 무슨 생각이 있겠지 싶은 마음도 있었고.
서예나는 돈까스를 자르다가 말고 고개를 들어 우경수 팀장을 바라보았다.
“언니.”
“응.”
“방금 들은 보컬도 언니가 생각했던 거 이상으로 좋다면서.”
“그랬지.”
솔직히 말하면, 조성현의 보컬에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프로듀서로서 음악을 다루는 것과, 또 그냥 단순히 음악을 잘하는 것과 아티스트로서 음악을 잘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조성현은 아티스트로서의 경험이 없으니, 조금 헤맬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번에 들려준 조성현의 보컬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그저 완벽하다.
“곡도, 앨범도. 잘 먹힐 거야. 걱정하지 마.”
서예나가 그렇게 말하면서 돈까스를 입에 넣었다.
우경수 팀장은 그녀가 먹는 돈까스를 잠시 보다가, 채윤이를 떠올렸다.
“하긴, 별로였으면 채윤이가 말렸겠지.”
그녀가 중얼거렸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