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81)
281화
조성현은 서예나의 보컬이 이어질수록 부담이 커지는 것을 느꼈다.
곡이 더 좋은 퀄리티로 나오는 것은 좋은 일다.
하지만 서예나가 힘을 주어 녹음을 하면 할수록 조성현으로서는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저 보컬과 비등비등하게 노래를 해서 어울리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작곡가로서, 또 프로듀서로서는 음악에 있어서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보컬리스트로서는 그런 자신감이 전혀 없었다.
조성현은 결국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채윤이는 고개를 들어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아이와 눈을 마주친 조성현은 채윤이의 이마에 입을 맞춰주고는 녹음 부스 안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해.
서예나가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힘을 줄 때마다 미간을 살짝 찡긋거리면서 보컬을 뽑아내는 그녀를 보며, 조성현은 작게 감탄을 흘렸다.
그녀의 녹음은 곧 끝났다.
이제 슬슬 조성현의 차례였다.
“수고하셨어요. 예나씨.”
조성현은 그렇게 말하며 장비를 조작했다.
서예나가 엄지를 한 번 올려 보이고는 헤드셋을 벗고, 녹음 부스를 빠져나온다.
“어땠어요?”
그녀가 조성현을 바라보며 물었고.
조성현은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
“가녹음치고는 너무 완벽해서, 기죽는 느낌이네요.”
그의 말에 서예나가 피식 웃는다.
“말은 그렇게 하고 들어가서는 엄청 잘할 거면서.”
“설마요. 진짜로 압도당했어요.”
조성현이 웃으며 말했고, 서예나는 한번 보자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제 조성현이 녹음 부스에 들어가야 했고, 채윤이도 그것을 알고 조성현의 무릎에서 내려왔다.
“아빠 파이팅!”
채윤이가 조성현을 바라보며 맑게 외친다.
아이의 응원에, 조성현도 웃음을 보였다.
“잘하고 올게.”
“응!”
채윤이가 얼른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런 아이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 보인 조성현은 녹음 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헤드셋을 쓰는데, 의자에 자리를 잡는 서예나와 그녀의 무릎 위에 앉으려는 채윤이 눈에 들어온다.
채윤이는 낑낑거리면서 서예나의 무릎 위에 자리를 잡고는, 눈앞에 있는 장비를 두리번거리며 바라보았다.
아직 어린 채윤이지만, 이런 작업 경험은 꽤 있었기에 어떻게 조작하는지 아이도 알고 있었다.
서예나가 슬쩍 손을 뻗어 버튼을 누른다.
-준비되면 말해주세요.
“준비됐습니다.”
서예나의 목소리에 조성현은 곧바로 답했다.
그의 답에 서예나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럼 바로 시작 할게요.
그녀의 말이 끝나고.
곧바로 곡이 재생되어 헤드셋을 통해 들리기 시작한다.
조성현은 흘러나오는 멜로디를 들으며 조용히 곡에 빠져들었다.
자신이 만든 곡이기에, 그 누구보다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어떤 감정으로 어떻게 곡을 불러야 할지도 잘 알고 있었다.
쓰읍.
짧게 숨을 들이켠 후, 입을 연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마음으로.
지난번에 이예린과 함께 보컬을 녹음했을 때와도 조금 다른 마음으로, 그는 노래를 시작했다.
-비하인드 더 씬.
-내 인생의 뒤에는 네가 모르는 노력들이 있어.
그의 보컬에, 창 너머에 있는 서예나는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의 무릎에 앉아 있던 채윤이는 활짝 웃었고.
장현아는 고개를 흔들었다.
“역시 선배님, 진짜 잘하시네요.”
“… 방심할 수가 없네.”
장현아와 우경수 팀장이 차례로 말하고, 그녀들의 말을 들은 서예나는 풀썩 웃었다.
“그렇다니까. 그렇게 엄살 부리고, 정작 저기 안에서는 너무 잘해.”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녹음 부스 안에 있는 조성현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그의 보컬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비하인드 더 씬.
-우리의 사랑 뒤에는 서로가 보지 못하는 노력이 숨어 있어.
조금 더 강렬하게 감정을 표현한다.
서예나는 조성현의 보컬에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너무 좋고, 몰입감 자체로는 완벽한데….
거기까지 생각하는데, 조성현이 손을 들어 올린다.
서예나가 얼른 손을 뻗어 녹음을 멈췄다.
-잠시만요.
조성현은 그렇게 말을 하고, 헤드셋을 벗고는 밖으로 나왔다.
“왜 그래요?”
“뭔가 잘 안 맞는 느낌이 들어서요.”
그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서예나의 옆으로 다가와 방금 녹음한 보컬을 재생시켰다.
조성현은 냉정한 얼굴로 자신이 녹음한 보컬을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서예나의 보컬과 함께 들어보았다.
“아빠가 가벼운 것 같아.”
“그러게.”
채윤이가 말하고, 조성현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한다.
서예나는 눈을 깜빡거렸다.
아이와 아빠 사이의 대화를 그녀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슨 말이에요?”
“다시 녹음해 보려고요.”
서예나의 물음에 조성현은 대수롭지 않게 답을 해주었다.
오묘한 얼굴로, 서예나는 조성현이 다시 녹음 부스로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는 익숙하게 헤드셋을 낀 후, 시작해달라는 듯 사인을 보냈다.
결국 서예나는 다시 한번 곡을 재생시켰다.
조성현은 방금 불렀던 부분을 다시 한번 노래했다.
이번에는 목소리를 조금 긁으면서, 거친 느낌을 주며 묵직함을 추가한다.
방금 전 보컬은 감정적으로 몰입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보컬이었다면.
지금 조성현이 선보이는 보컬은, 감정적으로 엄청난 몰입감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음악적으로 균형이 잘 맞을 수밖에 없는 보컬이었다.
보컬에 무게감을 추가해 서예나의 보컬에 끌려다니는 듯한 느낌을 완전히 없애고, 임팩트 또한 늘렸다.
그는 보컬에 무게감을 조금씩 다르게 해서 녹음을 몇 차례 더 한 후에야 녹음을 끝냈다.
“수고하셨습니다.”
조성현은 서예나에게 그렇게 말을 하면서 녹음 부스를 빠져나왔다.
곧바로 서예나의 보컬과 조성현 자신의 보컬을 만지작거리면서 한 번 들어본다.
서예나는 그런 조성현의 뒤에서, 묘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조성현은 참 신기한 사람이다.
시키면 뭐든 잘하는 사람.
매니저였다가, 프로듀서로 길을 바꾸고 첫 번째 앨범도 대박이 났다.
그렇다고 매니저 일을 못 하는 것도 아니다.
서예나는 그와 함께 뮤직비디오 촬영 스케줄을 소화한 적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그녀는 아주 드물게, 유미라는 신인 아티스트에게 약간의 부러움을 느꼈다.
이렇게 유능한 매니저가 바로 옆에 붙어서 케어를 해줬다고?
지금까지 서예나가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가장 편안하게 케어해준 매니저가 바로 조성현이었다.
정확히는, 우경수 팀장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의 케어해준 사람이 조성현뿐이라고 해야겠지.
그 이후에는?
직접 작곡한 곡을 발표하고, 성공을 이뤄냈다.
작곡가로서의 재능도 완벽하게 증명해낸 것이다.
‘이제는, 보컬리스트로서의 재능도 제대로 보여주고 있네.’
서예나가 속으로 생각했다.
어딜 내놔도 부족함 없이 일을 해낼 수 있는 인물.
그게 바로 조성현이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일단 이렇게 진행할까요?”
“우리 프로듀서님이 원하는 대로 진행해야죠.”
서예나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채윤아, 이제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그렇게, 그날 스케줄이 완전히 끝났다.
* * *
바쁘게 지내다가, 어느 날 눈떠보니 촬영이 있는 날이었다.
“선배님, 저 왔어요.”
작업실에 있던 조성현은, 장현아가 찾아오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현아는 아티스트 조성현의 담당 매니저일 뿐 아니라, 채윤이의 매니저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조성현과 함께 대한 예술 사립학교에 가서 채윤이의 촬영을 지켜보기로 했다.
“가시죠.”
조성현은 장현아와 함께 차를 타고 대한 예술 사립학교로 향했다.
“제가 운전해도 되는데.”
“길 제가 더 잘 알잖아요. 이따가 퇴근할 때 현아씨가 운전해서 가요.”
오랜만에 그가 운전대를 잡아, 회사 차를 끌고 갔고.
학교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와, 학교 좋네요.”
대한 예술 사립학교에 처음 와본 장현아는 두리번거리면서 학교를 둘러보았다.
조성현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차에서 내려, 채윤이가 기다리고 있는 소강당으로 향했다.
보조 선생인 박아린이 채윤이와 함께 소강당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조성현이 그녀에게 인사를 하며 걸음을 옮겼고, 채윤이와 이야기를 하던 박아린이 고개를 들어 올리며 조성현을 발견했다.
“아, 안녕하세요. 아버님.”
“아빠!”
동시에 채윤이도 조성현을 발견하고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조성현에게 뛰어온다.
조성현은 웃음을 보이며 팔을 벌렸다.
채윤이가 포옥 하고 조성현의 품에 안겼다.
아이를 안아 들고, 조성현은 박아린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감사합니다. 학교 끝났는데, 이렇게 채윤이 봐주시고…”
“애들 하교 시간이 된 거지 선생님들 퇴근 시간이 된 건 아니니까 신경 쓰실 필요 없으세요.”
박아린이 손을 흔들면서 답했다.
그녀는 힐끗, 장현아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장현아가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Pan 엔터테인먼트의 장현아입니다. 채윤이 매니저예요.”
“아…!”
박아린이 신기하다는 듯 장현아와 채윤이를 돌아본다.
그리고 채윤이 또한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장현아를 바라보았다.
“언니가 내 매니저?”
“응. 언니가 채윤이 매니저야. 좋지?”
“응!”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한다.
장현아가 미소를 보이며 아이의 볼을 가볍게 톡 찌른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채윤이 진짜 많이 성공했다. 매니저도 있고. 나중에 선생님 잊으면 안 돼. 알았지?”
“네에.”
박아린도 웃으며 말하고, 채윤이도 맑은 얼굴로 답했다.
그렇게 도란도란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소강당의 문이 열리며 여러 명의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 대의 카메라.
그리고 그 앞에는 지난번에 조성현과 채윤이 면담을 진행했던 적 있는 대한 예술 사립학교의 교장, 성하연이 있다.
그녀의 옆에는 미튜브 채널의 주인인 배철우가 함께하고 있었고.
“안녕하세요!”
배철우가 유쾌하게 인사를 건넸다.
자신감 넘치고, 이번 촬영이 매우 기대 된다는 게 바로 느껴진다.
“안녕하세요. 아버님.”
“네, 교장 선생님. 안녕하세요.”
조성현이 성하연과 인사를 나눴다.
그녀는 장현아와도 인사를 한 후, 조용히 촬영이 준비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렇게, 10분 정도 흐르고.
“자, 그럼 시작 할게요.”
촬영이 시작되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