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84)
284화
결국 조성현과 채윤, 그리고 장현아는 함께 노래방으로 향했다.
‘노래방이 그렇게 좋은 건가.’
한 번 가보더니, 정말 제대로 꽂힌 것 같았다.
아이는 노래방에 도착하기도 전에 연신 콧노래를 부르며 신난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세 명이에요.”
장현아는 사장에게 인사를 하면서 말했고.
노래방 사장은 힐끗 그들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3번 방으로 가시면 됩니다.”
회사 근처 노래방이었고, 가끔 연예인들도 오는 곳이었다.
지난번에 조성현과 채윤이도 한 번 온 적 있기에 사장은 그들을 알아보는 듯했다.
그렇게 노래방에 자리를 잡고.
“자!”
아이는 마이크를 조성현에게 내밀었다.
조성현부터 노래를 시작하라는 뜻.
“아빠부터 해?”
“응. 아빠 부르면 나도 같이 부를래.”
“그래, 그럼 어떤 노래 할까?”
“예나 언니 노래?”
“좋지.”
채윤이의 제안에, 조성현은 고개를 주억거리고.
장현아는 리모컨으로 얼른 서예나를 검색한다.
조성현은 힐끗 장현아와 눈을 마주치는 것으로 곡을 선택하고.
음악이 재생되었다.
채윤이가 활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이는 금방이라도 방방 뛸 것 같이 팔을 벌렸다.
조성현과 장현아는 그저 웃으며 그런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그땐 그게 사랑인 줄 알았어.
조성현은 호흡을 짧게 들이켠 후, 입을 열어 노래를 시작했다.
서예나의 노래는 감정적인 노래가 많아서 지금 작업 중인 곡을 연습하기도 좋았다.
조성현이 노래를 하며,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신난 얼굴로 밝게 웃고 있던 아이가 얼른 정신을 차리며 마이크를 들어 올린다.
-나는 아직도 널 사랑하나 봐.
아이가 조성현의 노래를 이어받아 부르고.
조성현은 채윤이의 보컬을 들으며, 미소를 지었다.
아직 완벽히 성장하기 전이다.
당연히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채윤이는 목소리를 어떻게 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자신의 몸을 하나의 악기로 보고, 최상의 소리를 뽑아내기 위해서 조절을 한다.
그게 아직 완벽하게 조절되지 않는 것뿐이지, 조금만 더 연습한다면 분명 채윤이의 보컬 실력도 굉장하게 향상될 것이다.
‘노래도 노래인데…’
기본적으로 호흡조절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도 좋다.
이건 보컬도 보컬이지만 기본적으로 아이의 음악적 이해도가 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걸 피아노 연주가 아니라, 자신의 보컬을 통해도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채윤이는 하루가 다르게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조성현은 그걸 민감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고.
장현아는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며 채윤이의 노래를 응원해주었다.
아이는 열심히 노래를 부르다가, 고음으로 올라가는 부분이 찾아오자 조성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채윤이의 시선을 보고, 조성현은 마이크를 들어 올렸다.
얼른 도와달라는 아이의 얼굴을 보니 장난을 치고 싶었지만, 자신이 부르는 노래가 망가지는 걸 채윤이는 원하지 않을 거다.
결국 조성현은 장난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노래를 시작했다.
-그땐 우리 모두 어렸잖아.
-이제 다시 한번 시작해보자.
하이라이트 부분을 부르기에는 채윤이는 아직 호흡이 딸리기에, 아이는 자신의 한계를 바로 알고 조성현에게 넘겼다.
조성현은 서예나와는 조금 다른 보컬로 곡을 소화했다.
약간은 더 허스키하게, 목소리를 긁으면서 묵직하게 노래를 부른다.
그렇게 곡을 마무리하고, 다음은 장현아의 차례였다.
채윤이는 장현아와도 함께 노래를 부르다가, 한 시간이 조금 넘게 노래를 부르고 나서는 지친 모습을 보였다.
아무리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도, 결국 어린아이였다.
한 시간이 넘게 내리 노래를 부르면 지치는 게 당연했다.
채윤이가 지친 것 같자, 장현아와 조성현은 곧바로 정리했다.
같이 즐기기는 했지만, 어차피 채윤이가 원해서 온 곳이다.
지쳤다면 슬슬 여기서 마무리하는 게 현명했다.
오늘 촬영도 긴장하지 않아 보였는데, 그래도 은근 기력이 소모되는 일이었는지, 노래방에서 나온 채윤이는 조성현의 품에 안겨 조금씩 졸기 시작했다.
“데려다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장현아의 말에 조성현은 거절하지 않고, 회사 차에 올라탔다.
그렇게 함께 조성현의 집으로 가는 길.
장현아가 입을 열었다.
“제가 음악에 대해서 엄청 잘 아는 편은 아닌데, 채윤이가 점점 더 연주도 그렇고, 노래도 잘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저도 뭐 엄청난 전문가는 아니지만,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게 보이긴 해요.”
아까 노래방에서 조성현도 아이의 음악적 성장을 느꼈는데, 아무래도 장현아도 그런 걸 조금이나마 느낀 모양이다.
그녀는 비록 음악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평범한 이들보다는 음악과 훨씬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이긴 했다.
그렇기에 채윤이의 변화가 느껴지는 모양.
“선배님.”
“네, 현아씨.”
장현아의 목소리는 살짝 잠겨서, 조금 진지해져 있었다.
조성현도 그녀의 진지한 태도에 더불어 함께 진지해졌다.
“지난번에 제 꿈, 말씀드렸었잖아요.”
“그랬죠.”
장현아는 꿈이 있다고 했었다.
어릴 적에도, 그리고 지금도.
자신의 아버지인 장판석 대표와 같이 되고 싶다고.
매니지먼트를 이끌고 싶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그 사실을 다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오직 조성현에게만 밝혔다.
회사에서 장현아가 장판석 대표의 딸이라는 걸 확실하게 아는 이는 조성현과 박중원뿐.
우경수 팀장 정도는 장현아와도 만날 일이 조금 있으니 어쩌면 약간은 눈치를 채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확신은 아닐 것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장현아의 정체를 아는 이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적은 상황에서, 장현아가 조성현에게만 그걸 밝힌 이유는, 그를 믿기 때문도 있겠지만.
아마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다.
“저는 정말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선배님하고 채윤이를 꼭 붙잡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를요?”
“네. 같이 꿈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선배님은 선배님의 꿈을, 채윤이는 채윤이의 꿈을, 그리고 저는 제 꿈을 이뤄나가게 되겠죠.”
장현아가 핸들을 꺾으며 말한다.
조성현은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면서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렸다.
그녀는 오래 동안 생각하던 것을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말을 꺼내기까지 꽤 고민을 많이 했을 거다.
“저는 진짜로 꿈을 이루고 싶고. 그리고 아마 채윤이는… 어떤 꿈을 꾸던,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되겠죠.”
그 꿈이 음악적 꿈이라면, 채윤이는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얼마나 불가능해 보이는 꿈이던.
조성현의 딸, 조채윤이다.
아이가 못 이룰 꿈이 뭐가 있겠는가.
“채윤이가 꿈을 이루면, 저도 분명 꿈을 이룰 수 있게 되겠죠. 열심히 옆에서 채윤이랑 선배님 케어할 게요.”
“지금도 잘해주는 걸요. 뭐.”
“아직은 케어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민망하잖아요.”
장현아가 가볍게 웃으며 말한다.
조성현은 픽 웃음을 흘렸다.
그녀의 말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아직은 스케줄도 없고, 애초에 하는게 없기 때문에 케어를 한다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채윤이가 본격적으로 뭔가 하기 시작하면, 장현아도 바빠지지 않을까.
“나중에는 베토벤, 파가니니, 그리고 조채윤. 이렇게 되겠죠?”
채윤이가 베토벤이나 파가니니와 동급의 음악가가 되지 않을까.
장현아는 그렇게 예상하고 있었다.
“글쎄요. 그건 힘들지 않을까요.”
그리고 정말 무서운 점은.
그렇게 답을 하면서도, 조성현 또한 혹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이었다.
채윤이는 그만큼 재능 있는 아이였으니까.
“베토벤이나 파가니니의 기획사는 성공할 수밖에 없잖아요. 채윤이의 기획사인 Pan 엔터도 성공하겠죠?”
“… 채윤이가 정말로 그 정도로 음악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러겠죠.”
조성현이 답했다.
그렇게 하루는 지나가고 있었다.
* * *
시간은 흐르고.
조성현과 장현아, 그리고 채윤이는 각자가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장현아는 자신의 업무에.
채윤이는 학교생활에.
그리고 조성현은, 서예나의 앨범 작업에 집중한다.
서예나의 앨범 작업도 거의 마무리 단계고, 이제 녹음 스케줄만 남았다고 봐도 좋은 상황이었다.
출근해서, 녹음 전에 정말 마지막 곡 마무리를 하고 있는 상황 속.
조성현에게 손님이 찾아왔다.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에 조성현은 슬쩍 시선을 움직여 문 쪽을 바라보았다.
찾아올 사람이 없었기에, 장현아가 지난번에 하던 이야기를 이어 하려 하나 싶었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들어오세요.”
그 말에 문이 살짝 열리며,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지난번에 서예나의 앨범 작업을 할 때 함께 했었던 최우진이다.
“어?”
조성현은 가볍게 소리를 냈다.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몇 주 만에 보는 것이었기에,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형. 오랜만이에요.”
“그러게. 데뷔 조잖아. 여기 올 시간 있는 거야?”
조성현은 그를 반갑게 맞았다.
최우진은 지난번에 서예나와 앨범 작업을 한 후로, 데뷔 조에 뽑혀서 하드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연습도 하고, 데뷔한 후에 풀 생각으로 촬영하고 있는 미튜브 촬영도 있어서, 그것도 신경을 써야 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텐데, 이곳에 찾아왔으니 일단 그의 스케줄부터 물었다.
“아무리 바빠도 형 찾아올 시간도 없을까 봐요.”
그렇게 말을 한 그는, 이내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거렸다.
“솔직히 좀 바쁘긴 해요. 그래서 최근에 놀러 오지도 못했었잖아요.”
“그럴 만하지. 이제 곧 데뷔잖아.”
“진짜 완전 코앞이에요. 다음 주에 기자 간담회 있어요.”
“드디어 데뷔하는 거네.”
“긴장되고, 미치겠어요. 이렇게 데뷔했는데 관심 하나도 못 받으면 진짜 너무 슬플 것 같은데. 신인이라서 관심 못 받는 게 당연한 거니까 뭔가 예정된 슬픔이라서 더 슬프고….”
최우진은 정말로 긴장이 되는지 주저리주저리 떠들기 시작했다.
조성현은 그저 웃으며 최우진의 말에 맞장구쳐주는 것으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형, 저 잘할 수 있겠죠?”
“그건 확실하게 답할 수 있겠다. 넌 잘 할 수 있어. 성공할 거야. 그 시기가 문제인 거지.”
“… 그쵸. 진짜 존버해야겠죠.”
“조금만 기다리면 될걸?”
조성현이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답했다.
그러던 그는, 순간 떠오른 생각에 멈칫거리면서 최우진을 바라보았다.
“잠시만, 너 다음 주에 기자 간담회 있으면 다다음달까지는 딱 활동 기간이겠네.”
“그렇죠?”
“… 너희 활동 기간이랑, 서예나씨 활동 기간이랑 겹치겠는데?”
“그래요…? 아, 망했다…”
서예나라는 대형 아티스트의 컴백은 항상 다른 아티스트를 주눅 들게 만든다.
최우진이 머리를 감싸 쥐는 가운데.
조성현은 그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했다.
서예나의 컴백은, 즉 조성현의 아티스트 데뷔를 뜻한다.
마찬가지로, 서예나의 활동 기간과 최우진의 활동 기간이 겹친다는 것은.
‘나랑도 활동 시기가 겹친다는 건데…?’
이거 어쩌면, 꽤 재미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만 같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