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297)
297화
채윤이가 배고프다고 하자마자 조성현은 얼른 나갈 준비를 시작했다.
식사를 준비해서 해 먹을까 싶었는데, 그냥 오늘은 나가서 먹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외식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사실 이미 식사 시간은 훌쩍 지나있었다.
늦잠을 자기도 했고, 일어나고 나서도 뒹굴거리면서 시간을 흘려보냈으니까.
그냥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게 여행의 목적이었던 만큼, 여행을 너무 잘 즐기긴 했다.
“돈까스 맛집이 있다고 하니까. 거기로 갈까?”
“좋아.”
아이가 눈을 반짝거리면서 답한다.
무슨 아침부터 돈까스 같은 기름진 음식을 먹으러 가냐고 할 수 있겠지만, 무슨 상관인가.
채윤이가 좋아하면 된 거지.
조성현은 아이와 함께, 20분가량 떨어진 돈까스 집으로 향했다.
굉장히 유명한 돈까스 집이었는데, 재료 소진 전까지만 운영하는 곳이기도 했다.
보통은 이른 저녁에 재료가 다 떨어진다고 하는데, 지금은 아직 점심 직전이니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채윤이는 창문 밖을 바라보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무슨 노랜가 자세히 들어보니, 어제 욕탕에서 함께 불렀던 노래다.
즉석에서 만들어낸 노래를, 아이가 이어서 만들고 있었던 것.
조성현은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채윤아.”
“으응?”
아이가 고개를 돌려 조성현을 바라본다.
“가사는 뭐야?”
“음….”
잠시 고민하던 채윤이는, 금방 밝은 얼굴을 했다.
“아빠랑 같이 돈까스 먹으러 가요.”
채윤이가, 열심히 노래를 부른다.
별 의미 없는 가사이고, 누가 들으면 그저 비웃을 수도 있는 가사였지만.
적어도 채윤이와 조성현에게는 소중한 가사였다.
채윤이가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듣다가, 조성현은 입을 열어 함께 노래했다.
노래를 부르다 보니 금방 식당에 도착했다.
“어서 오세요!”
사장님 홀로 운영하는 것인지, 들어가자마자 부엌 쪽에서 소리가 난다.
“안녕하세요. 두 명인데…”
조성현이 말을 하다, 말끝을 흐렸다.
푸근한 인상의 사장이었는데, 그가 미묘한 눈빛으로 조성현과 채윤이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
지금까지의 경험상, 저 눈빛이 의미하는 건 하나밖에 없었다.
‘긴가민가한 건데.’
조성현과 채윤이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누구였지? 라고 생각하는 얼굴인 거다.
“편하신 곳에 앉으시면 됩니다.”
결국 고개를 한 번 갸웃거린 사장은 웃으며 말했고.
조성현은 아이와 함께 2인석에 자리를 잡았다.
식당은 14석 정도 되는 규모였다.
엄청 작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지도 않다.
조성현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메뉴판을 아이가 보기 좋게 펼쳐주었다.
“채윤이 어떤 거 먹을래?”
“나는 돈까스.”
아이는 메뉴판을 보기도 전에 말했고.
조성현은 미소를 지으면서 메뉴판을 눈짓했다.
그제야 채윤이가 메뉴를 제대로 들여다보고는 고민을 시작한다.
등심 돈까스, 안심 돈까스, 치즈 돈까스… 돈까스 종류도 여러 가지다.
아이가 한참 동안 메뉴판을 들여다보며, 결정을 못 하고 있기에 결국 조성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빠는 치즈 돈까스 먹을 거야.”
그가 그렇게 말을 하자, 채윤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손을 들었다.
“나는 이거. 안심 돈까스.”
아이도 메뉴를 고르고.
조성현은 사장님을 바라보았다.
“저희 치즈 돈까스 하나랑 안심 돈까스 하나 주세요.”
“네, 금방 튀겨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사장은 기분 좋은 목소리로 답을 하고는, 튀김기 앞으로 향한다.
그러던 그는, 아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나왔다.
탁.
작은 소리와 함께, 사장이 조성현과 채윤이가 앉아 있는 테이블에 음료 두 개를 내려놓는다.
“이건 서비스입니다.”
“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조성현과 채윤이 동시에 감사 인사를 한다.
“긴가민가했는데, 그 프로듀서님 맞죠?”
“… 네. 아마 맞을 것 같네요.”
조성현이 답했다.
이름까지는 기억해내지 못한 모양이다.
“어휴, 제 딸이 채윤이랑 프로듀서님 진짜 좋아하거든요. 못 알아봤으면 일주일 내내 욕먹을 뻔했는데, 다행이네요.”
“하하….”
그는 그 말을 들으며, 정말로 미묘한 기분을 느껴야 했다.
최근 들어 조성현과 채윤이를 알아보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었다.
특히 채윤이를 알아보는 이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 덩달아 조성현도 알아본다.
채윤이가 조성현 바라기라는 건 꽤나 알려진 사실이었으니까.
지금까지 얼굴이 나온 모든 미튜브에서 채윤이는 조성현과 함께하거나, 언급했었다.
채윤이를 알아볼 만한 이가 아이가 아빠와 항상 함께라는 걸 모를 리 없었다.
“이쪽에 사시는 거예요?”
“아, 그건 아니고. 여행 왔어요.”
“뭐 엄청 볼 게 많은 곳도 아닌데. 심심하진 않으세요?”
“어제 와서, 아직 심심하진 않네요.”
그렇게 잠깐 대화를 나누다가.
사장은 큼 하고 소리를 내더니 조성현에게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저, 혹시 딸한테 자랑 한 번 하게 사진 한 장만 같이 찍을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정말로 연예인도 아닌데 함께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는 요청을 받으니 너무 민망하다.
항상 이런 건 적응이 안 된다.
앞으로도 적응이 안 될 것 같고.
채윤이는 그저 신난 얼굴로 카메라를 향해 웃음을 보일 뿐이었다.
조성현도 최선을 다해 사진을 찍었고.
사장은 그제야 아차 한 얼굴을 했다.
“아이고 내 정신아. 배고프실 텐데, 죄송합니다. 얼른 해서 드릴게요.”
“괜찮습니다. 천천히 해주세요.”
조성현이 웃으며 말했다.
배가 고프긴 해도, 조금도 못 기다릴 정도는 당연히 아니었다.
몇 분이나 늦었다고.
사장의 말처럼, 돈까스는 금방 준비되어 나왔다.
조성현은 익숙하게 아이의 접시에 담겨 있는 돈까스를 잘라주려 손을 뻗었다.
하지만.
“내가 자를래.”
채윤이는 나이프와 포크를 들어 올리면서 당당하게 선언하듯 말했고.
조성현은 멈칫거리면서 아이를 바라보았다.
채윤이가 자신도 할 수 있다는 듯, 조성현과 눈을 마주했다.
“그럼 채윤이가 해볼래?”
아이가 직접 해보겠다는데, 당연히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나이프를 사용하는 법도 배워야 하니까.
전에도 몇 번 사용해봤으니 전혀 모르진 않지만, 아직 미숙한 건 사실이었다.
채윤이는 열심히 돈까스를 자르기 시작했다.
모양도 삐뚤빼뚤하고 하고, 자르는 속도도 느리지만, 아이는 차분히 한 조각씩 잘라서 기분 좋게 입에 집어넣었다.
조성현도 자신의 앞에 있는 치즈 돈까스를 먹으며 아이가 돈까스를 자르는 걸 지켜보았다.
그러는 사이, 사장님도 의자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웃음을 흘렸다.
아무래도 딸이랑 연락을 하고 있는 모양.
실실 웃음을 흘리는 걸 보며, 조성현은 볼을 긁적거렸다.
혹시 남이 볼 때 자신도 저런 느낌인가 싶어서.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뭐랄까.
딸‘바보’라는 말이 어디서 나오는지 잘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조성현과 채윤이가 식사하는 속도는 평소보다 느렸다.
채윤이가 끙끙거리면서 돈까스를 자르느라 시간이 꽤 걸렸던 것.
조성현은 아이가 돈까스를 자르는 속도가 느리다고 해서, 채윤이를 도와주지는 않았다.
자신이 하겠다고 말한 것이니, 채윤이가 도와달라고 요청하기 전까지는 최대한 도와주지 않는 게 좋다고 판단해서였다.
그렇게, 안심 돈까스가 채윤이의 배에 거의 다 들어갔을 무렵.
딸랑.
종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면서, 문이 열렸다.
새로운 손님이 왔나보다 하는데.
“지, 진짜다….”
작은 목소리로, 방금 식당에 들어온 이가 중얼거린다.
고등학생 정도 되었을 이가, 채윤이와 조성현을 바라보면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딸, 집에서부터 뛰어온 거야?”
사장이 놀란 눈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묻는다.
대충 상황을 보니, 아무래도 사장이 말한 채윤이와 조성현을 엄청 좋아한다는 딸인 모양.
사장이 말을 걸었지만, 사장의 딸은 그저 채윤이와 조성현 쪽을 바라보면서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채윤이도 돈까스를 먹다가 이상함을 느낀 것인지, 눈을 깜빡거리며 몸을 돌려 사장의 딸 쪽을 바라보았다.
결국 조성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사장의 딸은 움찔하면서 답했다.
채윤이도 해맑은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언니!”
아이의 인사에, 사장의 딸의 입꼬리가 꿈틀거린다.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사장의 딸의 모습에, 조성현은 피식 웃었다.
“사장님께 들었어요. 채윤이 많이 좋아하신다고.”
“아, 네.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생물이 있다면, 그건 채윤이일 거예요. 그… 아버님? 아버님도 진짜 멋지세요. 완전 스윗하고 막….”
한 번 입이 열리니, 우다다 하고 말이 쏟아져 나온다.
조성현은 그저 웃으며 말을 들었다.
채윤이는 자신을 좋아하는 이를 실제로 만난다는 것에 굉장한 기쁨을 느끼는 모양인지, 신난 듯한 모습이었다.
“우리 아빠 짱이에요.”
“으아….”
채윤이가 말하고, 사장의 딸은 어쩔 줄 몰라 하는 얼굴이 되었다.
녹아내린다는 표현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은 표정이랄까.
그녀는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한 후에, 들고 있던 작은 가방에서 종이와 펜을 꺼냈다.
“저, 싸인 한 번만 해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조성현은 자신에게 내밀어지는 종이와 펜을 보고 당혹스러운 얼굴을 해 보였다.
“어… 예. 알겠습니다.”
싸인을 하는 게 너무 어색하긴 한데, 요청해오는데 안 해주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그는 일단 종이에 싸인을 했다.
채윤이가 자신도 싸인을 해보고 싶은 것인지, 조성현에게 펜을 달라는 듯 손을 뻗는다.
조성현은 아이에게 펜을 넘겼다.
그러자 채윤이는, 종이에 반듯한 글씨로 조채윤이라고 적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진짜 잘생기셨어요.”
“… 감사합니다.”
바로 앞에서 쏟아지는 칭찬에 조성현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채윤이는 그저 신나서 사장의 딸과 조잘조잘 대화를 시작했다.
“우리 아빠 잘생겼어요.”
“응… 프로듀싱도 엄청 잘하고… 언니는 채윤이 아빠가 일하는 모습 볼 때 진짜 반할 뻔했잖아.”
그녀의 말에 채윤이가 헤헤하며 웃음을 흘린다.
그리고 아이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폭탄을 던졌다.
“우리 아빠 노래도 잘해요! 예나 언니랑 같이 노래도 부를 건데.”
“… 어?”
사장의 딸이 놀란 눈으로 눈을 깜빡거리고.
조성현도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부모님이나 관계자들에게 말하는 건 괜찮은데.
지금 상대는 일반 대중이 아닌가.
아직 앨범이 발매도 전인데….
“저 지금 엄청난걸 들은 것 같은데요.”
사장의 딸이 눈을 반짝거리면서 조성현을 돌아보았고.
조성현은 난처한 얼굴이 되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하지.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