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09)
309화
조성현이 뮤즈와 함께 녹음을 진행하고 있을 때.
채윤이는 오늘도 학교에 나가서 영준이를 만나고 있었다.
영준이는 채윤이를 발견하자마자 얼른 손을 흔들었다.
채윤이도 웃으며 영준이에게 손을 흔들고.
잰걸음으로 채윤이에게 서둘러 다가온 영준이는, 얼른 입을 열었다.
“채윤아.”
“응?”
급하게 와서 자신을 부르는 영준이의 모습에, 채윤이는 눈을 깜빡거리며 되물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던 영준이였고, 어제는 만나지 못해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걱정한 것 치고는 얼굴이 그리 어둡지 않았다.
다급히 자신을 부르는 게, 영준이의 아버지가 바이올린을 판 것보다 중요한 일이 있는 건가 싶었다.
채윤이가 가만히 영준이를 바라보자, 영준이는 슬쩍 주변을 둘러보더니 아이들이 자신들에게 집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너 혹시 현아라는 사람 알아? 장현아.”
“현아 언니?”
채윤이가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아이가 아는 장현아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아, 아는구나.”
“응. 내 매니저 언니야.”
채윤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했다.
장현아가 몇 번씩이고 강조해서 말을 했기에, 채윤이도 이미 그녀가 자신의 매니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조성현이 원래 매니저였다는 사실도 알고 있고, 장현아가 본래 조성현의 후배였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장현아가 항상 조성현에게 선배라고 부르는데 그걸 모를 리가 없다.
다만 후배와 선배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서 그냥 조성현이 더 나이가 많구나 하고 받아들일 뿐이다.
“매니저… 멋지다.”
영준이는 매니저라는 말에 눈을 빛냈다.
채윤이의 매니저라는 건 몰랐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 같기도 하고, Pan 엔터테인먼트의 직원이라기에 어 거기는 채윤이가 있는 곳인데? 하는 생각에 채윤이를 보자마자 달려온 것뿐이다.
“현아 언니는 왜?”
채윤이가 물었다.
갑자기 영준이가 왜 장현아에 대해서 물어볼까.
지난번에 같이 있는 걸 봤나?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채윤이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갈 뿐이었다.
아이는 영준이의 답을 기다렸다.
“어젯밤에 그분한테 전화가 왔었어.”
“진짜?”
왜 장현아에게 연락이 왔지?
채윤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가 놀라서 되묻자, 영준이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끄덕.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리는 영준이를 보고, 채윤이는 미간을 찡그렸다.
조성현이 무언가 고민을 할 때 나오는 표정과 비슷하다.
영준이는 그런 채윤이의 찡그려진 미간을 한번 눌러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그는 채윤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퍼뜩 정신을 차렸다.
“현아 언니가 뭐라고 했는데?”
채윤이가 묻는다.
영준이는 그 질문에 오묘한 표정을 하며 망설였다.
채윤이는 얼른 말하라는 듯 영준이의 팔을 건드렸고, 그제야 영준이가 입을 열었다.
“그림 한 번 보여달라고 하던데.”
영준이는 결국 순순히 답을 했고.
아이의 답을 들은 채윤이의 얼굴이, 순간 밝아졌다.
장현아가 그림을 보여달라고 했다는 말에, 채윤이는 그제서야 장현아가 왜 영준이에게 전화했는지 알 것 같았다.
바로 어제, 채윤이가 장현아에게 영준이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말 한 적 있었다.
거기에 조성현도 영준이의 그림을 좋다고 해줬고.
미튜브를 하기로 했고, 거기에 그림이 필요하다고 했었으니… 영준이의 그림도 심사를 보려고 연락을 한 것이리라.
조성현이 영준이의 그림 한 번 봐보는 것도 좋겠다고 말하기까지 했으니, 그것 때문에 연락한 게 분명해 보였다.
“그래서? 보여줬어?”
채윤이가 밝은 얼굴로, 영준이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
영준이는 채윤이가 대뜸 자신의 손을 잡으니 순간 당황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지금까지 그린 거 사진 찍어서 보여줬어.”
지금까지 그린 그림은 꽤 많았다.
채윤이를 그린 그림도 있고, 그냥 풍경을 그린 것들도 많다.
종류별로 사진을 찍어서 스무 장 가까이 보냈으니, 충분할 거다.
영준이의 대답에, 채윤이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감정이 떠올랐다.
미튜브를 하려면 채널 아트라는 게 필요하고, 그걸 그림으로 그리려고 하는 장현아의 생각을 채윤이는 잘 이해하고 있었다.
어제 그렇게 설명을 들었는데 모를 리가 없다.
의견이 갈린 부분은, 장현아는 영준이가 아닌 다른 이의 일러스트를 사용하려는 것이고.
채윤이는 지금까지 본 모든 그림들 중에 영준이의 그림을 가장 좋아해서, 영준이의 그림이 미튜브 채널 아트로 사용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잘했어.”
아이는 기분 좋은 얼굴을 하며,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쓰담쓰담.
채윤이가 영준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조성현이 채윤이에게 칭찬하면서 자주 하는 행동.
평소에 영준이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하지는 않는 채윤이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너무 기뻐서, 채윤이는 영준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주었다.
졸지에 아이 취급을 받게 된 영준이는 당황해서 얼른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영준이의 얼굴은 이미 한껏 풀어져 있었다.
아이의 볼이 살짝 붉어진 것 같은 건, 착각이 아니리라.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채윤이는 그저 기분 좋은 얼굴로 영준이의 머리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 * *
조성현은 뮤즈와 함께한 녹음 작업을 오래지 않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지난번, 채윤이를 돕기 위해 시작했던 곡 작업이 이번에도 도움이 되었다.
여러 개의 곡을 가지고 와서 하나의 곡을 만드는 과정에서 조성현 또한 얻은 게 많았던 것.
그 작업이 이번에 왜 도움이 되었는지, 길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여러 명이 부르는 곡 작업은 처음이다.’
물론, 지난 생에 그룹 곡 작업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충분히 해본 일이었고, 그랬기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프로듀싱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물론 페이가 굉장히 좋았던 것도 영향을 주었지만, 조성현은 그냥 단순히 페이가 세다는 이유로 아무 일이나 받을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서 받은 것이고, 조성현은 작업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충분히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녹음을 다 끝내고 나니 그게 자신의 오만이었음을 그는 알게 되었다.
여러 개의 곡을 뭉쳐서 하나의 곡으로 완성 시키는 작업을 해보지 않았더라면, 감을 잡기 힘들었을 거다.
‘물론….’
그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번 걸그룹 작업을 전혀 못 했을 거라는 생각은 없었다.
다만, 조금 아쉬운 작업물이 나왔겠지.
아쉬운 작업물로 만족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채윤이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조성현 자신도 분명히 성장하고 있었다.
지난 생보다도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나중에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그가 더욱 성장했을 때, 다시 돌아본다면 자신의 곡이 부족했다는 걸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절대 아쉬움 같은 건 느끼지 못하게, 최선을 다해서 한번 작업을 해볼 생각이었다.
조성현은 말똥말똥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다섯 명의 연습생들을 바라보면서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녹음 작업, 어땠나요?”
“좋았어요. 역시 프로듀서님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요.”
조성현의 물음에, 가장 빨리 답한 것은 역시나 이예린이었다.
이예린은 조성현과 가장 많이 작업해봤으니, 조성현의 작업 스타일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멤버이기도 했다.
그녀의 말에, 다들 한 마디씩 보탠다.
“너무 좋았어요. 신기하기도 하고.”
“맞아요. 꾹꾹 누르면서 부르라고 하셔서 조금 놀랐는데, 녹음된 거 듣고 더 놀랐어요.”
다들 얼굴이 밝았다.
그 와중에 약간의 아쉬움을 담고 있는 이도 있었다.
조성현은 슬쩍, 눈빛에 아쉬움이 보이는 멤버를 바라보았다.
민하영.
뮤즈 멤버들 중에서는 가장 나이가 어린, 막내다.
Pan 엔터테인먼트 출신은 아니지만, 사교성은 좋은지 다 함께 잘 어울리고 있었다.
세라가 담당하고 있으니 실력은 보증되어 있을 거고….
‘음악은 방금 내가 들어봤으니, 뭐.’
대충 감은 왔다.
왜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
조성현이 자신을 바라보자, 민하영은 고개를 살짝 뒤로 빼면서 조금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하영씨는 어땠어요? 좀 괜찮았나요?”
“네, 좋았어요. 저희끼리 커버한 거랑은 느낌도 많이 다르고….”
민하영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의 말에 거짓은 없었다.
진심으로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자신들끼리 커버를 해서 부른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워하는 이유.
‘애초에 안 어울려.’
다른 멤버들은 어찌어찌 곡과 잘 섞일 수 있는 느낌인데, 민하영은 아니었다.
그녀의 음색은 가장 감성적이면서도 튀는 느낌이다.
애초에 곡과 어울리는 음색 자체가 아니었고, 본질적인 부분에서부터 어긋나 있으니 좋아져 봐야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일.
그리고, 조성현은 민하영에게 꽤 흥미를 가졌다.
다른 멤버들은 어렴풋이 자신의 변화를 느끼고 더 좋아졌다는 것에 기뻐하고 있다.
장세린은 신기해하고, 다른 멤버들도 비슷하다.
다만 이예린은 어떤 식의 변화가 있었는지 이해하는 듯 보이니 다른 멤버들보다 자신의 보컬과 음악적 이해도가 높은 것 같고.
그리고 민하영은….
‘음악도, 자신의 보컬도, 곡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
조성현은 자연스럽게 그녀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뮤즈의 멤버들 중에서 보컬리스트로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이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조성현은 망설임 없이 이예린이라고 말을 할 것이다.
그녀는 보컬을 중심으로, 여러 재능을 가졌다.
그럼, 가장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진 이는 누구냐고 묻는다면.
조성현은 아마 장세린을 선택하겠지.
하지만, 그에게 누군가 와서 그럼 뮤즈의 멤버들 중 가장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이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하영씨.”
“네?”
“음색이 너무 좋네요.”
“….감사합니다.”
민하영의 음색은, 꽤나 독특하다.
튀는 듯한 느낌도 분명히 있어서, 잠자기 전 편하게 들을 만한 음색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그녀의 음색은 은근한 임팩트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음색에 어울릴 만한 곡이 만들어진다면, 분명 민하영은 아주 훌륭한 보컬을 뽐낼 수 있게 될 거다.
다시 말하지만, 조성현은 아쉬운 작업물로 만족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건 자신의 프로듀싱이나 작곡도 그랬지만, 각 멤버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지금, 아쉬움이 느껴지는 멤버는 민하영.
‘지금은 그렇지.’
데뷔할 때는, 어쩌면 가장 빛나는 멤버가 될 수도 있을 거다.
조성현은 그렇게 확신했다.
그리고 그가 확신한 것은, 그것뿐이 아니었다.
“혹시 괜찮으면, 내일부터 잠깐씩이라도 작업실에 들르실래요?”
“… 제가요?”
“네.”
민하영, 그녀는 음악적 재능이 있다.
그리고 그건 그냥 단순히 음색이 좋다, 음악을 잘 이해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그건 어쩌면, 서브 프로듀서의 역할을 해낼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