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20)
320화
카페에서 시간을 많이 쓰진 않았다.
조성현이 바쁜 탓도 있었지만, 카페에 점점 손님들이 많아져서 오래 앉아 있기에는 눈치가 보여서 그런 것도 있었다.
결국 그들은 카페에 앉은 지 한 시간도 안 되어 다시 일어났다.
“나중에 미튜브 진행할 때 따로 뭐 있으면 바로바로 연락드릴게요.”
“고마워요.”
영준이네와 인사를 나누고.
조성현은 조금 지쳐 보이는 채윤이를 안고, 파라다이스 엔터로 향했다.
채윤이는 오늘따라 조금 피곤한 기색이 보였다.
조성현은 아이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주며 걸음을 옮겼다.
“아빠.”
“응?”
“한율이 오빠 멋지지 않아?”
그 질문에 조성현은 멈칫거렸다.
무슨 의미로 묻는 것인가 제대로 파악을 하기 어려워서 바로 대답을 못 하고 있는데.
채윤이가 말을 이어나간다.
“콩쿨 나가서 우승하는 건 진짜 대단한 거잖아. 나는 콩쿨이 아직 조금 무섭던데….”
채윤이가 조성현의 볼에 자신을 가볍게 비비면서 말한다.
아이의 말에, 조성현은 그제야 마음 편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응. 한율이 멋지지. 아빠도 콩쿨에 나가서 우승해본 적이 없어서, 한율이가 진짜 대단해 보이긴 해.”
조성현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에게 달라붙는 채윤이의 이마에 입을 맞춰주었다.
채윤이가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낸다.
“나중에 한율이 오빠만큼 크면 나도 다시 콩쿨 나가볼래.”
“그럴래?”
“응. 지난번에도 콩쿨 재미있었으니까.”
약간의 두려움도 있지만, 지난번 콩쿨 때 채윤이는 분명 연주하고, 다른 이들의 연주를 듣는 것을 즐겼었다.
콩쿨을 하면서 정말 많이 성장하기도 했었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가슴 한편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는 조금의 두려움이 여전히 있어서 망설였지만, 나중에는 나가보고 싶다는 것.
“아빠는 채윤이가 하고 싶으면, 다 좋아. 콩쿨 나가서 우승하면 멋지겠지만, 그냥 입상해도 멋질 거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콩쿨에 나가기만 해도 엄청 멋질 거야. 하고 싶은 걸 한 거니까.”
조성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에 채윤이가 고개를 주억거린다.
조성현의 말을 곱씹듯, 가만히 있던 채윤이는 파라다이스 엔터에 다 도착하고 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아빠도 멋있어.”
“진짜?”
“응. 아빠는 예린 언니랑… 하영 언니랑 같이 일하잖아.”
채윤이가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조성현은 조금 놀랐다.
조성현이 채윤이에게 그냥 콩쿨에 나가기만 해도 멋질 거라고 이야기한 것은.
채윤이가 콩쿨에 참가하고 싶어 하고 동시에 경쟁과 콩쿨 시스템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도전을 하는 것 자체가 멋지다고 이야기 한 것이었다.
근데, 채윤이는 조성현도 뮤즈의 음악을 작업하며 진정한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뮤즈와 같이 일하는 게 멋지다고 말한 거다.
“… 고마워. 멋지다고 해줘서.”
“헤헤.”
조성현은 그렇게 말하며 엘리베이터에 올랐고.
채윤이는 기분 좋게 웃으며 조성현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작업실에 도착했다.
조성현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작업실에 들어가려 했는데, 채윤이가 그의 옷을 잡아당겼다.
“나도 작업실에서 일할래.”
“채윤이 작업실에서 일해 볼래?”
“응. 아빠는 아빠 작업실에서 일해!”
아이가 맑은 목소리로 말한다.
조성현은 잠시 고민 했다.
아이를 혼자 작업실에 둬도 괜찮나 싶은 걱정이 앞섰지만, 바로 옆 방이었으니 괜찮을 것 같았다.
‘자주 확인해 보면 되니까.’
조성현은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지난번에 채윤이가 쓰던 것만 들고 채윤이 작업실에 가자.”
“응!”
아이는 바로 답했고.
조성현은 결국 채윤이가 곡을 쓰던 오선지를 들고 아이의 작업실에 가서 키보드까지 켜주었다.
아이가 자유롭게 키보드를 연주해보며, 곡을 쓸 수 있도록 해준 것.
조성현이 바로 옆에 붙어서 도와준다면 작곡 프로그램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아직 혼자 사용하는 건 무리였다.
“이제 아빠도 얼른 가서 일해.”
채윤이는 키보드 앞에 자리를 잡고는, 조성현을 보며 말했다.
조성현이 웃으며 채윤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따가 봐.”
“이따 봐!”
채윤이가 손을 크게 흔들며 조성현에게 인사하고.
조성현은 미소를 보이며 자신의 작업실로 가서 어제 하던 작업을 이어나갔다.
어느 정도 틀을 만들어두었으니, 여기에 살을 붙이고 깔끔하게 다듬는 과정이 남았다.
살을 붙이는 것에만 하루 이틀이 걸릴 거다.
다듬는 것도 하루 이틀 걸릴 거고.
‘그래도, 이 정도 작업 속도면 일정 맞추는 건 무리 없겠네.’
작곡가마다, 프로듀서마다 작업 속도가 천차만별이다.
조성현은 사실 평균 정도인 편이었다.
서너 시간에 한 곡씩 뚝딱뚝딱 곡을 찍어내듯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반대로 한 달 동안 끙끙거려야 겨우 하나의 곡을 완성 시킬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조성현은 굳이 따지면 효율적으로 일을 하는 타입이지, 무작정 일을 서둘러야 한다는 마음으로 무리해서 일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는 한참 동안, 곡에 살을 붙이는 작업만 반복했다.
다양한 소리를 내야 하고, 멤버들 별로 음색도 다르니 추가 해야 할 게 많았다.
솔로 아티스트의 곡을 만드는 것과는 꽤 다르다.
틀을 짤 때 그런 것까지 전부 고려해서 진행했는데, 역시 살을 붙이는 과정에서 차이점이 더 드러나는 느낌이다.
솔로 아티스트의 경우 하나의 결로만 쭉 이어나가면 되는데, 지금은 결을 신경 쓰면서도 각자의 스타일에 맞춰서 특색 있게 진행해야 하니까.
그렇게 한참을 작업하고 있는데, 누군가 똑똑. 작업실 문을 두드렸다.
조성현이 곧바로 몸을 돌렸다.
채윤이인가 싶어서, 그는 얼른 몸을 일으켜 작업실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 앞에 있는 건 채윤이가 아니라, 세라였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조성현은 세라를 향해 인사하다가, 어제 그녀가 말했던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2주에 한 번씩 뮤즈가 그동안 연습을 한 커버 무대를 선보인다고 했었지.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지금 가면 되나요?”
조성현이 물었고, 세라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네. 연습실로 가면 되는데. 채윤이는 오늘 안 왔나 봐요?”
“아뇨, 같이 왔어요. 여기서 작업하고 있을 거예요.”
조성현이 바로 옆 작업실을 가리키며 말한다.
세라가 미소를 지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부탁, 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희 애들 맡아주실 프로듀서님 부탁인데, 당연히 들어드려야죠.”
세라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웃었다.
조성현은 어색하게 웃음을 흘리고, 채윤이의 작업실 문을 두드렸다.
작업실 안쪽에서 네에! 하고 크게 답하는 채윤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세라가 그 목소리를 듣고 귀엽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조성현은 작업실의 문을 열고, 슬쩍 얼굴을 내밀었다.
채윤이가 키보드 앞에 앉아서 오선지를 앞에 두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조성현인 것을 알고 헤헤 웃는다.
조성현이 미소를 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뮤즈 언니들 노래 하는 거 보러 갈래?”
“… 그래!”
채윤이는 잠시 자신이 작업하던 곡을 힐끗 보며 고민하다가 답했다.
곡 작업하는 것도 좋지만, 뮤즈가 노래를 부르는 것도 궁금했던 모양.
조성현은 아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채윤이가 의자에서 폴짝 내려와, 조성현의 손을 잡았다.
채윤이는 조성현의 손을 잡고 나서야 옆에 세라가 있는 걸 발견하고, 얼른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응. 채윤이 안녕.”
세라가 손을 흔들어 인사하곤 몸을 돌렸다.
연습실에는 이미 뮤즈와 함께 몇몇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조성현은 기다린 이들에게 사과를 건네고, 세라와 함께 자리를 잡았다.
조성현은 뮤즈를 살폈다.
그들의 얼굴은 살짝 굳어 있었다.
긴장한 기색들.
그나마 가장 괜찮은 게 이예린이다.
너무 긴장한 듯한 기색이어서, 괜찮을까 싶었는데.
바로 옆에 있던 세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프로듀서님 계신다고 평소보다 더 긴장했네.”
그녀는 그렇게 말을 꺼내더니, 힐끗 조성현을 한 번 보았다가 말을 이었다.
“공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긴장하지 말고 하자.”
세라가 말했고, 뮤즈는 동시에 네 하고 답했다.
여전히 긴장한 기색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애써 떨쳐내려고 애쓰는 모습들이다.
조성현은 몸을 푸는 뮤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시작하겠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이예린이 마이크를 잡고 말한다.
오늘은 댄스가 아니라, 노래에 대한 평가가 있는 것이기에 다들 한 손에 마이크를 쥐고 있었다.
뮤즈가, 준비한 노래를 재생시킨다.
조성현은 첫 음을 듣자마자 서예나의 곡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지난번에 서예나와 유미의 곡들을 메인으로 자신만의 곡을 만들어본 적이 있었기에.
조성현은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자신들이 직접 짠 안무를 하면서, 뮤즈가 노래를 시작했다.
시작은 장세린.
그녀는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춤을 확실하게 살리면서 노래를 시작했다.
부드럽게 춤선을 보여주며, 그에 맞춰서 보컬도 부드럽게 내뱉는다.
-이런저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
조성현은 미간을 좁혔다.
장세린의 보컬이 나빠서가 아니라, 전에 봤을 때와는 조금 달라서였다.
보컬이 달라졌다기보단, 자신의 보컬을 사용하는 방법을 조금 더 안 것 같은 느낌.
이후에는 이예린의 보컬로 이어진다.
이예린의 보컬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도 괜찮았는데, 더 괜찮아진 보컬로 이예린이 자신감 있게 중심을 차지한다.
다른 멤버들의 보컬도 전체적으로 성장한 느낌.
그리고 남은 건, 민하영.
조성현은 민하영이 마이크를 드는 순간부터 약간의 기대감을 가졌다.
민하영은 그 기대감을 깨부쉈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긍정적인 의미로 말이다.
조성현이 기대한 것 한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까.
-무더운 날씨도 나를 막을 수는 없어.
-복잡한 생각은 치워버리고 행동으로 보일게.
민하영의 보컬이 시원하게 뻗어진다.
그녀는 자신의 보컬이 튀고,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조성현의 디렉팅이 그녀를 바꾼 것일까.
어떻게 된 일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확실한 건 뮤즈의 보컬이 전체적으로 더 어우러지는 느낌을 들게 한다는 것이었다.
다들, 자신감도 더 생긴 것 같고.
긍정적인 변화였다.
조성현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역시, 무모한 도전은 아니었네.’
뮤즈와 함께하는 도전 끝에, 성공이 있을 것이라고.
조성현은 확신할 수 있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