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26)
326화
뮤즈와 인사를 나눴지만, 조성현은 퇴근하지 않았다.
녹음한 것을 조금 더 다듬어봐야 한다.
이걸 가지고 최종 버전을 만들고, 세라와 이야기를 한 후에 확정을 지으면 그제서야 정말로 끝나는 것.
조성현은 방금 뮤즈가 녹음한 것을 들어보며 곡을 완성 시켜나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네, 들어오세요.”
찾아올 사람이 딱히 없었지만, 뜬금없이 그를 찾아올 수 있는 인물은 정해져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세라가 모습을 드러낸다.
“안녕하세요. 녹음 끝냈는데 퇴근 안 하셨다는 말 듣고 찾아왔어요.”
“어서 오세요.”
조성현은 방금까지 작업하던 것을 저장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로 향했다.
세라도 자연스럽게 맞은편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수고하셨습니다. 정성 들여서 곡을 만들어주고, 프로듀싱해줘서 감사합니다.”
“할 일한 거죠.”
조성현이 웃으며 답하자, 세라가 고개를 끄덕인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잖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을 했고.
조성현은 볼을 긁적거렸다.
세라의 말에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
싱긋 웃음을 보인 세라는 말을 이어나갔다.
“디렉팅을 정말 자세하게 해줘서, 애들도 여러모로 생각한 게 많았나 봐요. 이 정도면 됐겠다 싶었는데 프로듀서님이 본격적으로 프로듀싱 시작하고 난 후로는 실력이 단기간에 쑥쑥 늘더라고요.”
“애들이 열심히 연습한 결과죠.”
“프로듀서님이 없었으면 아무리 연습해도 그런 결과는 안 나왔을 거예요.”
“…….”
너무 칭찬하니 민망해서 할 말이 없었다.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단어를 고르고 있는데, 세라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역시, Pan 엔터에 조언을 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유능한 프로듀서를 연결해준 게 너무 고마워지는데요?”
Pan 엔터테인먼트도 파라다이스 엔터에게 고마워할 거다.
수익적으로만 본다면, Pan 엔터테인먼트는 크게 손 안 대고 꽤 괜찮은 비율을 가지고 간다.
실패 리스크는 파라다이스 엔터가 가지고 있고, 성공했을 때의 달콤한 보상을 나눠 가질 수 있는 포지션.
파라다이스 엔터는 Pan 엔터테인먼트의 지원을 받고 아이돌 그룹 제작 노하우를 얻어간다.
한쪽은 노하우가, 한쪽은 돈이 많은 상황이니 서로 원하던 것을 얻기에 딱 맞는 조건이었다.
조성현은 고래들 사이에 껴서, 좋은 조건에 뮤즈의 아이들을 프로듀싱 하게 된 새우일 뿐이다.
“마무리까지, 그리고 다음번도 잘 부탁드려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조성현이 망설임 없이 답했다.
그의 답에 미소를 보인 세라는, 슬쩍 시선을 돌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할 말이 있는데, 약간 뜸을 들이는 듯한 모습이었기에 조성현은 가만히 그녀가 말을 하길 기다렸다.
그의 경험상, 이럴 때는 보채는 것보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더 효과적이다.
세라는 흠 하고 작게 소리를 냈다가 결국 말을 꺼냈다.
“Pan 엔터랑 계약되어 있는 상태죠?”
“네.”
“혹시 조건이 어떻게 되나요?”
세라의 질문에, 조성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Pan 엔터테인먼트와 파라다이스 엔터가 서로 협력 관계라고는 해도, 완전한 동맹은 아니다.
파라다이스는 언제든 막강한 자본을 가지고 시장을 넘볼 수 있는 존재.
반대로 Pan 엔터테인먼트도 경험을 가지고 좋은 아티스트들을 발굴해, 파라다이스 엔터를 위협할 수 있다.
서로 손을 잡고 있지만 동시에 서로의 경쟁상대가 된다는 뜻이다.
조성현은 눈빛으로 약간의 경고를 했다.
너무 넘보지는 말라고.
세라가 자신의 존재를 탐내는 것은 좋은데, 만약 파라다이스가 조성현을 빼돌리려 한다면 Pan 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쁜 일이다.
조성현은 애초에 그런 일이 없도록 하고 싶었다.
그의 눈빛을 마주한 세라가 손을 흔들었다.
“조건을 대략적으로나마 알아야, 앞으로 Pan 엔터테인먼트에 조성현 프로듀서를 임대하려면 얼마를 줘야 하겠구나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물어본 거예요.”
오해하지 말라는 듯, 그녀가 조금 빠른 목소리로 말했다.
조성현은 세라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정해진 조건은 딱히 없어요. 직원으로서 계약한 게 아니라, 프리랜서 계약이니까 때에 따라 조건이 달라집니다.”
물론 대략적인 틀은 정해져 있지만, 조성현은 굳이 그것에 대해 세라에게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세라도 그에 대해 알고 있을 테니,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대충 어떤 식의 계약인지만 말해주면, 세라는 알아서 파악할 거다.
그의 말을 들은 세라는 눈을 반짝거렸다.
“그럼 더 좋네요. 나중에도 잘 부탁드릴게요.”
세라는 더 이상 무어라 말하지 않고, 다른 제안도 하지 않았다.
딱 선을 지키는 거다.
조성현은 이런 세라의 일 처리 방식이 항상 마음에 들었다.
때때로 아슬아슬하게 선을 건드릴 때는 있어도, 절대 그 선을 넘지는 않는다.
세라는 이번에도 깔끔하게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물러났고.
조성현은 그녀와 악수를 한 번 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냈다.
* * *
며칠이 지났다.
조성현은 결국 뮤즈의 음악 작업을 마무리했고.
뮤즈는 세라의 선두 아래 앨범 준비를 해나가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서예나의 앨범 발매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었다.
티저가 공개되었고.
사람들의 반응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중이었다.
그런 와중, 조성현은 채윤이와 함께 Pan 엔터테인먼트로 향했다.
장현아와 만나기 위함.
“커피랑, 아이스초코 준비해뒀어요.”
“아, 고마워요.”
회의실로 가자, 장현아가 이미 준비를 마치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성현은 자리에 앉았다.
채윤이도 조성현의 옆에 자리를 잡고.
장현아는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서예나 씨의 앨범 트랙리스트가 선공개되었습니다.”
“…….”
채윤이는 서예나의 앨범 트랙 리스트가 공개된 게 무슨 상관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조성현은 아니었다.
그는 트랙 리스트가 공개되었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약간의 긴장과 함께, 그는 모니터를 계속 바라보았다.
장현아가 화면을 넘겼고, 이미 그녀가 한차례 정리를 해둔 인터넷 커뮤니티 반응들이 보였다.
[이번에 예나 언니 앨범 트랙 보고 있는데… ‘비하인드 feat. 조성현’ 이거 뭐야?조성현이 누구임?
나만 처음 듣는 건지 아니면 다들 모르는 가수인 건지 궁금하네.]
-다들건강: 나도 처음 들어봄. 뭐 요즘 뜨는 가수임?
-조심또조심: 언더 쪽 가수 아님? 서예나 원래 마이너한 밴드 음악도 자주 듣잖아.
-연결선: 전혀 모르는 이름인데 ㄹㅇ 듣도보도 못한 사람이 갑자기 등장했네.
-자라나라: 어? 야 근데 이번 앨범 프로듀서 이름도 조성현이지 않았냐?
└개나리: 어…?
[대박 사건 터졌다.이게 뭐 어케 된 일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채윤이 아빠가 서예나 앨범에 피쳐링으로 참여 ㅋㅋㅋ
보자마자 내 눈을 의심했다.
프로듀싱 조성현, 피쳐링 조성현.
이거 뭘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감이 안 오네.]
-양말몬스터: …? 실화임?
-ㅇㅇ: 둘이 동일 인물은 맞음? 동명이인일 수도 있지. 상식적으로 프로듀서가 피쳐링으로 참여하는 게 말이 되나.
└민민민: 그럼 상식적으로 프로듀서랑 피쳐링 하는 가수 이름이랑 같을 확률은 얼마나 될 것 같냐?
└ㅇㅇ: ?? 왜 시비?
-파랑색패기: 그래서 진짜로 채윤이 아빠가 피쳐링 하는 거 맞음? 원래 노래 잘하는 사람인 건가?
커뮤니티 반응은 다양했다.
조성현을 처음 들어본다며, 웬 듣보가 나타났다고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반대로 조성현을 바로 알아보고 놀라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다들 황당해하면서 동시에 약간의 우려를 표한다는 것이었다.
조성현과 채윤이를 좋아하는 이들이라고 해도, 우려를 표하는 것은 똑같았다.
[지난번 앨범부터 조성현 프로듀서가 참여해서 앨범 퀄리티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곡들이 너무 좋아서 괜찮았는데….이번에는 너무 간 거 아닌가 싶다.
프로듀서가 직접 피쳐링 한다고?
솔직히 에바지 ㅋㅋ
프로듀싱 잘하는 건 알겠는데, 딱 잘하는 영역에서만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
제발….]
-크킹: 잘하는 영역에서만 열심히 해주면 좋겠다 22
-만년필: 33
-먹는샘물: 원래 매니저였다가 프로듀서 하는 것도 신기했는데, 이제는 피쳐링까지? 어디까지 가려는 거야 도대체 ㅋㅋ
프로듀서로서의 조성현을 인정하긴 하지만, 피쳐링은 아닌 것 같다는 반응.
조성현은 그런 여론이, 장현아가 한 번 걸러서 이 정도만 표현된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 정도 반응이 나올 거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고.
조성현이 대중이었어도 의심했을 거다.
쟤 잘하는 거 맞아? 괜히 나와서 서예나 곡 망치는 거 아니야? 하는 의심은 굉장히 합리적인 의심이다.
조성현은 납득하고 있었지만, 채윤이는 아니었다.
아이는 왜 사람들이 저렇게 반응하는지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 아빠 노래 잘하는데. 예나 언니도 엄청 좋아했는데….”
근데 왜 사람들이 조성현을 보고 노래를 하지 말고 프로듀싱에만 집중하라고 이야기하라고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는 듯, 아이는 눈을 깜빡거렸다.
장현아는 도움을 구하는 눈으로 조성현을 바라보았고.
조성현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빠가 노래 잘하는 걸 모르잖아. 아직 안 들어봤으니까.”
“아! 그러면 다들 들어보면 좋아하겠다.”
채윤이는 웃으면서 말했다.
아이의 말에 조성현은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앨범이 전부 공개되어도 싫어할 사람들은 싫어하겠지만, 그는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
조성현이 채윤이는 좋은 말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채윤이도 조성현이 좋은 말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거다.
“보시다시피, 다양한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고….”
말이 길어진다.
이런저런 설명을 덧붙이지만, 결국 장현아가 말하고 싶은 바는 서예나의 앨범이 발매된다면 조성현에게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고.
그때 미튜브를 오픈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라는 걸 말하기 위한 부연 설명들이었다.
“미튜브 오픈 준비는 확실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화면을 넘겼다.
그림 한 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채윤이가 한강을 뒤로 하고, 해맑게 웃고 있는 그림이었다.
그걸 시작으로 다양한 그림들을 선보인다.
“정해진 날짜까지,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녀가 말했다.
조성현은 고개를 주억거렸고, 채윤이는 들뜬 표정으로 아이스 초코를 마셨다.
모든 준비는 끝났고.
평생 오지 않을 것 같던 그 날이 다가왔다.
아침이 밝았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