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31)
331화
“팀장님.”
“어?”
박중원 팀장은 일하다 말고 자신에게 말을 거는 팀원의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답했다.
그러자 팀원이 얼른 말을 건다.
“오늘 그날이죠? 성현씨 음방 가는 날.”
“응. 저녁 전에 끝날 테니까 끝나고 전화나 한 번 해야지.”
박중원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말했다.
자신도 가고 싶긴 했지만, 여러모로 할 일이 많았다.
우경수 팀장도 가는 상황이고, 이미 그쪽에 Pan 엔터테인먼트의 쪽 매니저만 4, 5명이 몰린 마당에 자신까지 가는 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자제한 것이기도 했다.
그래도 전화는 한 번 해봐야지 않겠나.
“잘하고 오겠죠?”
“어 뭐 큰일 없으면 잘하고 오겠지.”
“매니저로서만 봐서 그런가, 가수로 음방 간다는 거 들으니까 잘하려나 싶어서요.”
한때 조성현과 함께 일을 하기도 했던 사이인 동료는, 조금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박중원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히 조성현이 아티스트로서 음방에 가는 건 좀 생소하기도 하고 낯설긴 했는데….
그렇다고 그게 걱정되진 않았다.
그냥 조성현이면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다.
“거기 피디랑도 아는 사이인데 뭐 문제가 생기려고. 그리고 야, 성현이 완벽주의자 성향 좀 있는 거 알지?”
“알죠.”
“어련히 알아서 준비 잘했을까.”
“하긴. 그렇겠죠?”
박중원의 말에 팀원은 납득하는 얼굴로 되물었다.
그 반응에 박중원은 대수롭지 않게 말을 이었다.
“당연하지. 갑자기 진짜 이상한 일 터지는 거 아니면 걱정할 필요 없어.”
“매니저였다가 가수로 데뷔하는 건데, 기존 아티스트들이 텃세라도 부르지 않을까요?”
“텃세? 뭐, 그건 그럴 수도 있긴 한데….”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이었는데, 확실히 텃세를 부릴 수도 있을 것 같긴 했다.
평범한 데뷔 상황도 아니고, 그 전 커리어도 그리 평범하진 않으니까.
소속사의 차이에 있어서 기싸움을 하는 일도 자주 있는 연예계였기에, 매니저 출신 가수에게 텃세를 부리는 아티스트가 충분히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조성현이 걱정되진 않는다.
“근데 성현이도 은근 성격 좀 있어서. 문제 생기면 걱정해야 하는 건 성현이가 아니라 상대방일걸?”
박중원이 볼을 긁적거리며 말했다.
* * *
솔직히 말해서, 기분이 썩 유쾌한 것은 아니었다.
조성현이 채윤이를 데리고 온 것이 잘못인 것처럼 이야기한 것이니까.
그게 기분 좋을 리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조성현은 딱히 그 부분에 있어서 강하게 반응할 생각도 없었다.
일단 조성현의 눈에 조금 익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보자마자 바로 누군지 생각이 나지 않은 것을 보아 유미와 비슷하게 데뷔했으나 아직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한 그룹일 거다.
조금은 답답할 수 있는 상황이고.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겠지.
어쩌면, 오늘 새벽부터 나와서 대기를 하고 연습을 하는 상황 자체가 너무 피곤해서 예민해진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아무리 그런 상황이라고 해도 다른 이에 대해서 함부로 이야기 하는 건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맞았지만….
‘실수할 수도 있지.’
이제 십 대 후반, 이십 대 초반의 청년들이다.
조성현에게는 그저 어리게 보이는 이들이라는 거다.
대놓고 뭐라 한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잣말을 중얼거린 것이니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갈 수 있었다.
어쨌든 중요한 건 이런 것들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채윤이가 그걸 들었다는 부분이었다.
“…….”
조성현 자신 혼자 있었더라면 그는 정말 자신 있게, 전혀 반응하지 않았을 거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정말 신경을 아주 조금도 쓰지 않았겠지.
하지만 채윤이와 함께 있었고, 조성현이 들었다면 그건 채윤이도 함께 들었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조성현은 미간을 살짝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혹시 채윤이가 이런 말을 듣고 조금 겁을 먹거나,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아닐까.
그런 걱정에 조성현은 대기실 문고리에 올렸던 손을 내리며 채윤이를 돌아보았고.
아니나 다를까, 채윤이의 얼굴은 경직되어 있었다.
자신보다 한참은 큰 어른이, 그것도 여러 명이 우르르 몰려와서 말을 걸었다가 물러나면서 아이가 온 게 잘못인 것처럼 이야기한 거다.
조성현이야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지만, 채윤이는 자신이 잘못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자신의 아이가 잘못한 부분이 아닌데, 그게 잘못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아무렇지 않은 부모는 없으리라.
조성현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자리를 떠나려는 보이그룹을 돌아보았다.
그가 그들에게 무어라 말을 하면 좋을지 생각을 정리하는 그 찰나의 순간.
“형. 진짜 여기서 보게 되네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조성현은 시선을 움직여 목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았다.
서예나의 앨범 작업 때부터 연을 이어온, 최우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번에 데뷔를 한, Pan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보이그룹 ‘헤임달’의 음방 촬영이 있는 날이기도 했기에, 헤임달 소속인 최우진도 녹화장에 온 것.
매니저 없이 홀로 온 것을 보면 그의 매니저는 다른 멤버들과 함께 있는 모양이었다.
“어, 이제 온 거야?”
“에이 저희는 몇 시간 전에 와서 대기하고 있었죠. 매니저 형이 형 온 것 같다고 해서 바로 와 본 거예요.”
“그래?”
조성현이 힐끗 장현아를 바라보니, 장현아도 딱 그를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제가 연락했어요. 애들 간식 같은 거 잘 챙겨주라고.”
“간식 중요하죠. 안 그래도 몇 시간 동안 대기했으면 배고플 텐데.”
장현아의 말에 조성현은 그렇게 답하면서 고개를 돌렸다.
최우진이 생글생글 웃고 있다.
여기서 이렇게 보니 확실히 반갑긴 한데, 웃고 있는데도 피곤해 보이는 모습을 보니 참 안쓰럽기도 하다.
“요즘 정신없지?”
“어후, 완전 장난 아니죠. 살면서 이렇게 정신없이 사는 건 이번이 처음인 듯. 그래도 기분은 좋아요.”
“데뷔했는데, 기분 좋을 수밖에 없지.”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잠시 지켜보던 이들이 말을 걸었다.
방금 그들에게 서예나의 행방을 물었던 보이그룹의 멤버다.
채윤이가 녹화장에 온 게 잘못인 것처럼 이야기했던 인물.
“뭐야. 우진이 너랑 아는 사이야?”
툭하고 말을 던지는 태도가, 조성현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쩌면 그냥 방금 전의 행동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아, 네 선배님. 이쪽은 그….”
“너희 회사 직원 분이야?”
최우진이 조성현을 소개해주려 하는데, 그의 말을 끊고 상대가 먼저 말했다.
평소 넉살 좋게 행동하던 최우진도 업계 선배가 이렇게 행동을 하니 조금 당황해서 말을 버벅거렸다.
“어… 원래 매니저였다가 지금은 퇴사하시고….”
“퇴사한 사람이 애까지 데리고 오는 건 뭐야?”
최우진이 말을 하는데, 상대는 고개를 한번 끄덕거리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작은 목소리였지만, 바로 근처에 있는 최우진과 조성현은 똑똑히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조성현은 저도 모르게 허 하고 소리를 냈다.
이쯤 되면 반응을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가 없다.
어느 정도 이해를 하긴 한다.
경험이 많이 없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황일 테고… 여러모로 변명할 여지는 있겠지.
하지만 그런 건 결국 말 그대로, 변명이다.
지금 조성현의 눈앞에 있는 상대가, ‘애를 녹화장에 데리고 오는 행위’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걸 대놓고 드러내면서 면박을 주는 행동은 옳지 않은 행동이었다.
물론 조성현이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받아들이기에 이건 아니었다.
조성현은 손을 뻗어 채윤이의 손을 붙잡았다.
아이의 손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채윤이는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지만, 주변 눈치를 보고 있었다.
“저기.”
결국 조성현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대놓고 면박을 주는 이를 상대로 발끈하거나, 이렇게 반응하는 게 그리 현명한 태도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적어도 아버지로서 조성현은 채윤이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이렇게 행동하는 이를 보고 가만히 있는 게 힘들었다.
“… 네.”
이름 모를 아이돌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답한다.
조성현은 슬쩍 뒤에 있는 다른 아이돌 멤버들도 바라보았다.
리더로 보이는 이는 난처한 얼굴로 조성현과 그의 바로 앞에 있는 이름 모를 멤버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고.
다른 멤버들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조금 귀찮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전 조성현입니다.”
“… 하영태입니다.”
묘한 표정을 지으며, 하영태가 답한다.
조성현은 가볍게 미소를 보이며 하영태를 바라보았다.
“저희가 못 올 곳이라도 온 것처럼 말씀하시길래,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나 싶어서요.”
“…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혼잣말이었어요.”
하영태가 조성현의 말에 조금 삐딱했던 자세를 바로 하면서 답했다.
조성현이 누군지 아는 건 아니겠지만, 그가 풍기는 분위기에 조금 정신을 차린 듯한 느낌이다.
자신이 실수한 것을 자각하긴 했겠지.
“영태 선배님.”
조성현은 일부러 선배님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아직 정식으로 데뷔한 것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오늘, 어쨌든 음방에 출연을 하게 되는 출연자 중 한 명이었고.
충분히 하영태를 선배라고 부를 수 있는 입장이기도 했다.
어찌 보면 참 편리한 일인 거다.
선배라고 부르고 싶으면 그렇게 불러도 되고, 그렇게 부르기 싫으면 그냥 안 부르면 된다.
조성현은 아티스트임과 동시에, 프로듀서였으니까.
하영태는 당황스럽고, 또 혼란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조성현이 태도는 너무 당당한데, 자신에게 선배라고 호칭하니 상황 자체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 거다.
나이도 있고, 상황을 볼 때 조성현이 단순히 Pan 엔터테인먼트의 직원이겠구나 생각을 했었고.
퇴사를 했다는 말에 아 전에 일하던 사람이 잠깐 들린 거겠네 싶었다.
그냥 퇴사한 전 Pan 엔터테인먼트 직원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자신을 선배님이라고 부르니 당황할 수밖에 없는 거다.
“… 네?”
결국 하영태는 눈을 깜빡거리며 되물었고.
조성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19살입니다만.”
“아, 고삼이면 한창 입시 준비할 나이인데, 여기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건가 모르겠네.”
“……?”
“공부 안 해서 나중에 대학 떨어지고 음방 원망하진 않을까 모르겠네.”
“그게 무슨….”
하영태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조성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조성현은 태연한 얼굴로, 빙긋 미소를 한 번 보이고는 말을 이었다.
“제가 이렇게, 혼잣말했다면 선배님도 기분이 조금 나빴겠죠?”
조성현이 평온한 목소리로 말을 했고.
하영태는 그 모습에 화를 내지도 못하고 그저 어버버거렸다.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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