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37)
337화
조성현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서예나는 자신의 정체를 숨길 생각이 애초에 없었던 것인지, 모자를 쓰고 있지도 않았다.
그녀는 자차를 끌고 와서, 조성현과 채윤이가 있는 쪽을 향해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들었다.
덕분에 조성현은 서예나를 단번에 발견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 주변에 있었던 다른 이들도 서예나를 발견해버렸다는 점이었다.
“어? 서예나다.”
“헐 미친. 진짜 서예나네.”
서예나가 등장했으니, 사람들이 놀라고 소란이 생기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물며 그녀가 대놓고 손을 흔들고 있으니, 더더욱 그렇다.
조성현은 채윤이와 현서를 데리고 얼른 서예나의 차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얼른 타자.”
조성현은 그렇게 말하며 뒷문을 열어 아이들을 태우고는, 자신은 조수석에 올랐다.
“안녕하세요. 예나씨.”
“예, 안녕하네요.”
“너무 요란하게 오신 거 아니에요?”
조성현이 말한다.
우 팀장이 있었더라면 서예나를 좀 말렸을 텐데, 그녀는 우경수 팀장은커녕 다른 매니저와 함께 오지도 않았다.
그녀를 말릴 사람이 없었다는 것.
결국 조성현이 오늘 하루 그녀의 매니저 역할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조성현의 말에 서예나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가끔 이렇게 해줘야 팬들도 좋아해요. 채윤이 기도 살고.”
서예나의 말에 조성현이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녀의 말이 맞는 부분도 있었기에 그는 별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채윤이는 그저 기분 좋은 얼굴로 있었고, 아이의 옆에 앉아 있는 현서는 멍하니 서예나를 바라보았다.
서예나는 싱긋 웃음을 보인 후, 입을 열었다.
“현서 안녕?”
“아, 안녕하세요.”
통화로도 인사를 했는데, 이렇게 현실로 만나서 인사하는 건 또 다른 모양이다.
현서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마주 인사를 했다.
채윤이는 현서가 긴장한 것을 보고 눈을 깜빡거렸다.
이렇게까지 긴장할 정도로 서예나가 좋은가 싶은 거다.
“현서는 뭐 먹고 싶어? 채윤이 아빠가 다 사줄 거라서, 아무거나 먹고 싶은 거 먹어도 돼.”
서예나가 힐끗 조성현을 보았다가 말한다.
조성현도 고개를 끄덕이며 먹고 싶은 건 아무거나 말해보라는 듯한 얼굴로 현서를 바라보았다.
현서는 살짝 움츠러들며 입을 열었다.
“아무거나 다 좋아요….”
“음… 현서야.”
“네?”
“언니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 게?”
“초밥이요.”
현서는 곧장 답했다.
조성현은 한 호흡이 지나기도 전에 빠르게 답하는 현서의 모습에 조금 놀랐다.
팬이라 그런가, 서예나가 좋아하는 음식까지 다 알고 있다.
“현서는 언니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아는데, 언니는 모르면 조금 불공평하잖아.”
“……?”
불공평한 게 맞는 건지 아닌 건지 이해하지 못한 현서는 눈을 깜빡거렸고.
서예나는 그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언니한테 현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알려주면 좋을 것 같은데.”
“… 저도 초밥 제일 좋아해요.”
현서는 멍한 얼굴로 답했다.
자신의 최애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물어보는 이 비현실적인 상황에 아이는 여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도 초밥 좋아해.”
“우리 채윤이는 초밥 중에 유부초밥을 제일 좋아하지? 채윤이 아빠가 만들어준 거.”
“네.”
서예나의 말에 채윤이가 자연스럽게 답한다.
그 모습을 보며 현서는 채윤이가 더 대단하게 보였다.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이, 채윤이에게는 너무 일상적인 일이구나 싶어서.
“언니가 좋아하는 곳으로 갈까? 초밥 잘하는 곳 있는데.”
“좋아요.”
“지난번에 갔던 곳, 괜찮죠?”
“네, 저도 좋네요.”
서예나의 물음에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언젠가 서예나, 채윤이와 함께 간 적 있는 곳이었다.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지만, 이 멤버로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는가.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을 거다.
그렇게 그들은 식당에 도착했고, 조금 이르지만 식사를 하게 되었다.
초밥 세트를 하나씩 시키고.
조성현은 익숙하게 채윤이와 현서를 챙겼다.
현서는 채윤이와 대화를 나누고, 때때로 서예나에게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지며 식사를 해나갔다.
“그러면, 언니는 이번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이 뭐예요?”
“언니는 ‘비하인드’. 제일 고생하기도 했고, 그래서 그런지 애정이 많이 가는 것 같네.”
서예나는 현서의 질문에 차근차근 하나씩 전부 답해주었다.
1대 1 팬미팅과도 같은 현장.
때때로 업무 이야기도 하고, 채윤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면서 식사는 이어졌고.
“아, 언니랑 같이 사진 한 번 찍을까?”
식사가 다 끝나고, 서예나는 현서를 보며 제안했다.
현서가 얼른 고개를 끄덕거렸다.
조성현은 결국 서예나와 현서의 사진까지 찍어주었고, 서예나는 웃으며 싸인까지 한 뒤에 현서의 집까지 아이를 태워주었다.
“잘 가 현서야. 채윤이랑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줘.”
“네, 앞으로 진짜 친하게 지낼게요!”
서예나의 말에 현서가 답한다.
현서에게는 꿈만 같던 시간이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서예나는 현서뿐만 아니라 조성현과 채윤이도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조성현의 집으로 가는 길.
서예나는 운전을 하며 입을 열었다.
“미튜브, 꽤 잘되고 있는 것 같던데요.”
“덕분이에요. 감사합니다.”
“감사하면 채윤이랑 자주 놀게 해줘요.”
“하하….”
조성현이 어색하게 웃었다.
서예나는 장난스럽게 말을 했지만, 아마 반쯤은 진심일 거다.
그녀는 정말로 채윤이를 좋아했으니까.
채윤이도 서예나를 좋아하니, 조성현으로서는 그저 감사할 뿐이다.
서예나는 운전을 하면서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이제 슬슬 마음의 준비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마음의 준비요?”
갑자기 무슨 마음의 준비인가.
의아한 얼굴로 서예나를 바라보니, 서예나가 평온한 얼굴로 입을 연다.
“왜, 요즘에는 미튜버들도 광고 많이 찍잖아요. 인기 점점 많아지는 것 같던데, 채윤이랑 그쪽도 광고 촬영하게 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서예나가 대수롭지 않게 말을 했다.
조성현은 가볍게 웃었다.
“에이, 설마요.”
광고를 찍는 미튜버들은 말 그대로 ‘인플루언서’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인지도 있는 이들이었다.
조성현과 채윤이는 이제 막 구독자수 2만을 겨우 넘겼고, 따로 SNS를 하는 것도 아닌 상황.
‘인플루언서’라고 부르기 한참 부족하다.
설마 이런 상황에서 광고가 들어오겠는가.
아니, 애초에 이런 상황이 아니고 조금 더 몸집이 커진다고 해도 조성현은 자신들에게 광고가 들어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 항상 설마가 사람 잡던데.”
서예나가 말한다.
조성현은 그저 웃었다.
* * *
일요일.
채윤이도 학교에 가지 않고, 조성현도 집에서만 있는 게 정상이었을 날.
아이와 조성현은 함께 Pan 엔터테인먼트로 향했다.
아침에 장현아의 연락을 받았고, 보여줄 게 있다면서 그녀는 자신이 이쪽으로 오겠다고 말을 했다.
그녀가 오는 것보다 그냥 아이와 함께 Pan 엔터테인먼트로 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을 한 조성현이 Pan 엔터에서 보자고 약속을 잡은 것이었다.
1층에 도착하니, 장현아가 미리 내려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장현아가 유독 기분 좋은 얼굴로 그를 맞았다.
조성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여 그녀와 인사했다.
채윤이도 장현아와 인사를 나누고, 1층 카페에서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서 회의실로 향했다.
“일단, 미튜브는 너무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수도 이 정도 추세면 다다음 주에는 구독자 수가 지금의 두 배는 되지 않을까 예상되고요.”
지금의 두 배면, 5만 구독자를 넘볼 수도 있는 숫자다.
신입 미튜버가 채널을 개설 한지 한 달도 안 되어서 구독자 수 5만을 찍는다는 건, 사실 굉장히 현실성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 성적을 예상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상황이 좋다는 거겠지.
장현아는 간단히 정리된 커뮤티니 반응과, 미튜브 댓글들을 보여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은 존재한다.채윤이 보셈.
누가 봐도 천사잖아.
천사가 존재하면 신도 존재하는 거니까 신은 존재한다.]
-엽떡먹고파: 아멘.
-개똥같은게: ㅋㅋㅋㅋ 아 골때리네 ㅋㅋㅋ
-경수: 우리 채윤이 날개 어디 갔냐고 진짜.. 최신 영상 봤음? 채윤이가 아빠라고 부르면서 달려갈 때 내 심장이 멈췄다.
[나 요즘 뭔가 이상해.사람이 두 가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너무 잘 이해가 되는 느낌이야.
진짜 세상 사람들 우리 채윤이 귀여운 거 좀 보래요 하면서 막 자랑하고 싶고 그렇거든?
근데 동시에 나작소 채윤이야 아무도 건드리지 마. 이런 마음도 들고 그래.]
-신조: 삑 정상입니다.
-평범한독자: 너두? 야, 나두!
-armong: 랜선 이모는 오늘도 혹시 채윤이 영상 올라오나 기다리고 있어요 ㅠㅠ 나작소 채윤이든 온 세상의 채윤이든 제발 1일 1 채윤 하게 해주세요 아버님…
-루나: 나는 채윤이가 부럽더라. 채윤이는 매일 자기 아빠 얼굴 보면서 하루를 시작할 거 아니야.
게시글과 댓글에서 주접이 넘쳐난다.
조성현은 어후 하고 소리를 내며 고개를 흔들었다.
좋은 반응들이라서 다행이긴 하지만, 가끔 자신이 민망해질 정도의 댓글들이 있다.
채윤이에 대한 칭찬과 댓글이면 조성현도 때때로 공감을 하고는 하지만, 자신에 대한 칭찬 댓글은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채윤이가 부럽다니 진짜 무슨 소리야 이게….’
조성현이 속으로 생각하며 장현아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장현아는 그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확실히 긍정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니 미튜브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 그래 보이네요.”
조성현이 답한다.
그리고 그는 약간의 의아함을 느꼈다.
미튜브 채널에 대한 반응이라면 나중에 보여줘도 괜찮았을 텐데, 주말에 굳이 일하러 나온 이유가 이것뿐일 것 같진 않았다.
무슨 이유로 불렀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데, 장현아가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오늘 회사로 전달된 편지가 있어요.”
“편지요?”
“네, 이거….”
장현아가 편지지를 조성현에게 내민다.
두 장 분량의 편지.
설마 팬레터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호라이즌입니다.’ 로 시작되는 편지.
지난번 음방에서 듣기 불편한 말을 했던 보이그룹이다.
그 밑으로 이어지는 내용은, 구구절절한 사과.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고, 부족하겠지만 부디 이 편지로 마음을 풀고 회사 간의 문제로 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다.
“…….”
조성현은 편지를 읽고 나서, 장현아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그녀가 지난번에 호라이즌의 대기실을 다녀온 것이 조성현이 생각하던 것과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였던 것 같다.
장현아는 뿌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기면 제가 선배님만큼 깔끔하게 해결할 수는 없어도, 최선을 다해서 해결할 테니, 걱정 마세요.”
누가 봐도 나 잘했죠? 라고 묻는 듯한 얼굴.
그 얼굴을 보고, 조성현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