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41)
341화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데, 장현아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일 연락을 할까 했었는데 미리 연락이 오니 반가운 마음이었다.
고기를 먹으려 준비를 하고 있던 조성현은 슬쩍 수비드 기계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을 한 후, 전화를 받았다.
“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선배님. 통화 가능하세요?
“가능해요. 무슨 일인가요?”
장현아의 말에 조성현이 바로 답했다.
수비드 요리는 특성상 오래 걸린다.
사실 딱히 대단히 하는 것도 없이 기다리는 게 대부분의 일이었다.
기계가 알아서 해주니까.
고기와 곁들어 먹을 사이드만 준비해두면 되는 일이다.
수비드가 끝날 때까지는 아직 한참이나 더 남아 있고, 사이드를 준비할 시간도 충분해서 전화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파라다이스 엔터 쪽에서 요청이 들어와서요.
“… 요청이요?”
파라다이스 엔터에서 요청이 들어왔다는 말에 조성현은 눈을 깜빡거렸다.
요청이 들어올 게 뭐가 있나.
심지어 파라다이스 엔터가 Pan 엔터를 통해 요청한 일이다.
세라와 조성현이 전혀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웬만한 건 직접 전화를 하면 될 텐데.
-네, 뮤즈 데뷔 기자 회견이 잡혔거든요. 거기에 선배님이 참석해줄 수 있겠냐는 요청이에요.
그 말에 조성현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왜 자신에게 전화하지 않고 Pan 엔터테인먼트에 연락했는지도 알 수 있었고.
개인 대 개인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회사 대 회사로 조성현이라는 사람을 쓰고 싶은 거다.
아티스트로서 쓰는 건 아닐 거다.
그럼 남은 건 하나.
프로듀서 조성현이 필요한 상황인 거다.
음악적인 부분이 아니라, 외부로 드러날 수 있는 프로듀서 말이다.
-저희도 이제 슬슬 뮤즈에 대한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할 타이밍이라서 딱 타이밍도 맞고.
“공식적인 요청인 건가요?”
조성현이 재차 확인 했다.
이게 공식적인 요청이면 말 그대로 조성현이 기자 회견에서 슬쩍 모습을 드러내 줘야 할 확률이 매우 높았으니까.
-네, 일단은요. 근데 거절해도 전혀 문제없어요. 선배님 스케줄 편한 대로 진행하면 될 것 같네요.
“언제예요?”
-다음 주 수요일 오후 3시예요. 기자 회견하고 열흘 후에 데뷔예요. 그동안 저희는 뮤즈 관련 미튜브 콘텐츠 전부 소모할 예정이고요.
확실히, 타이밍상으로는 좋다.
다음 주 수요일에 기자 회견이면 그 전부터 슬쩍슬쩍 뮤즈에 대한 떡밥을 던지며 콘텐츠를 올리고.
기자 회견한 뒤에 본격적으로 영상을 푼다면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걸그룹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에 조성현과 채윤이의 미튜브 채널에 사람들이 몰려들 테니까.
그냥 일반 대중들 뿐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이 정말 많이 몰려들 거다.
기자들부터 시작해서 경쟁 걸그룹, 같은 시기에 컴백하거나 데뷔하는 아티스트들과 관련된 이들도 확인하게 되겠지.
미튜브를 생각했을 때 이 기자 회견에 조성현이 참석하게 되면 굉장한 이득일 거다.
최근 조성현이 아티스트로서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기 때문에 관심도도 높아져 있는 상황.
거기에 또 한 번 장작을 집어넣는 역할을 하게 되겠지.
파라다이스 엔터와 뮤즈 입장에서도 잘된 일이다.
“음… 알겠습니다. 참석하는 걸로 할게요. 채윤이도 가야 하는 건 아니죠?”
-네네, 선배님한테만 요청이 들어온 거니까 선배님만 참석하시면 됩니다. 원하신다면 채윤이도 당연히 참석할 수 있긴 한데… 무대에 오르는 건 힘들 것 같아요.
미튜브로서 가는 게 아니라 프로듀서로서 가는 것이니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 채윤이까지 무대에 서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면, 사실상 뮤즈의 데뷔 기자 회견이 아니게 되어 버린다.
조성현의 인지도와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하되, 그렇다고 조성현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는 채윤이의 등장을 제지할 필요가 있었다.
전부 다 이해하고 있었고, 조성현도 채윤이가 무대에 서야 한다면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에 딱 맞았다.
“그럼 수요일에 픽업 부탁할게요.”
-네, 아 그리고 숙소는 예약 다 마쳐놨습니다.
장현아도 내심 조성현이 뮤즈의 데뷔 기자 회견에 함께 하기를 원했던 것인지, 곧바로 긍정적인 답을 한다.
그리고 그녀는 숙소를 언급했다.
“안 그래도 저도 여행 관련해서 말할 게 있긴 했는데요.”
-아. 편히 말씀해주세요.
“영준이도 데리고 가면 어떨까 싶어서요. 회사 허락 떨어지면 영준이네한테 물어보고 괜찮다고 하면 같이 가고 싶네요.”
조성현이 말한다.
딱히 회사에서 거절할 것 같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일단 단순히 생각했을 때 영준이를 데리고 가는 건 금전적으로 더 부담되는 일이었다.
회사의 허락이 필요한 일.
-채윤이가 같이 가고 싶어 하는 모양이네요.
“네.”
장현아의 목소리에 작은 웃음기가 맺혀 있다.
채윤이가 귀여웠던 모양.
-같이 가면 확실히 그림이 더 좋을 것 같긴 한데… 출연료가 전혀 없으면 그것도 말이 나와서, 이 부분은 선배님께서 영준이네와 이야기 한 번 해보고 오케이 싸인 나면 제가 따로 연락해서 출연료 부분 이야기해볼게요.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저야말로 항상 감사하죠.
그렇게 잠시 잡담을 떨고 있는데, 문득 유미가 떠올랐다.
콘서트 준비로 한창 정신이 없을 때인데, 잘하고 있나 싶었다.
“유미씨는 콘서트 준비 잘하고 있어요?”
-콘서트 준비는 엄청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어요. 유미씨만 조금 기대하면서도 불안해하고 있긴 하고요. 지난번에는 뜬금없이 전화해서 관객이 막 100명 정도밖에 안 되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불안할 수 있긴 하죠. 따로 조치 취하는 거 있어요?”
유미가 아무래도 첫 콘서트다 보니까 조금 긴장을 하는 모양이다.
회사 입장에서야 당연히 콘서트를 열었을 때 충분한 수익이 나겠구나 싶으니까 준비를 하고 있는 건데, 유미는 그런 생각을 못 하는 듯했다.
‘아니,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해도 불안할 수 있는 건 당연하지.’
조성현도 그랬다.
데뷔하면서 서예나도 함께하고, 여러모로 욕을 먹을 만한 요소는 적었는데도 불구하고.
혹시 곡이 발표되자마자 욕을 하는 거 아닌가.
내 보컬이 곡을 망쳤다는 말을 듣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있었다.
자신의 음악과 보컬에 대한 확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했었으니, 유미가 불안해할 수 있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다.
-음… 당연히 콘서트 관객 걱정을 하는 건 아닌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니까 예능 한 번 해볼까 고민하고 있어요.
“나쁘지 않네요.”
확실히, 지금 시점에 예능이라는 선택은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콘서트에만 집중하는 것도 좋다고 판단되긴 하는데, 예능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대중적으로 크게 도움 되겠지.
아마 유미가 콘서트 경험이 있는 아티스트였다면 그냥 콘서트 준비에만 집중하라고 했을 테다.
하지만 유미가 신인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확실한 기성 가수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라 예능도 고려해볼 만했다.
인지도를 높이며 콘서트에 대한 홍보를 자연스럽게 할 수도 있고, 동시에 예능 쪽에서는 콘서트를 준비하며 생기는 에피소드를 풀 수 있으니 양쪽에게 모두 이득인 거다.
-팀장님이 피디님들이랑 한 번씩 미팅해 보겠다고 하시니까 아마 곧 결과 나올 것 같아요.
박중원도 조성현과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직접 움직이고 있는 모양이다.
그가 직접 나서서 피디들과 미팅을 하고 있다면, 아마 유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예능에 출연할 수 있게 되겠지.
“콘서트 준비 잘 되면, 나중에 슬쩍 말 한 번만 해주세요.”
-그럴게요.
조성현이 매니저로서 가장 애정 있게 케어했던 아티스트가 바로 유미였다.
돌아와서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아티스트도 유미고.
여러모로 애정 있고, 가능하면 계속 관심을 가져주고 싶은 아티스트가 바로 유미였다.
그런 유미의 첫 콘서트가 어떻게 될지, 꽤 기대되었다.
* * *
순식간에 금요일이 되었다.
아이들은 크게 벌을 받거나 하는 것 없이 무사히 시간을 보냈다.
오히려 선생님들이 다시 부모님들께 전화해서 사과를 건넸다.
조성현은 딱히 선생님들의 관리 미숙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는 분명히 있었으니 그 부분에 있어서 사과하는 것이다.
교장인 성하연에게서도 한 번 연락이 왔다.
채윤이가 들은 폭언에는 분명 학교 측의 책임도 있고, 조금 더 주의하여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연락.
그렇다고 그녀가 과하게 저자세로 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당당하게, 책임을 질 부분은 책임지겠다는 듯 말하는 성하연의 모습에 조성현은 오히려 더 안심할 수 있었다.
이후에 학교에서 채윤이의 문제로 더 일이 생기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른 아이들은 여전히 채윤이와 서예나의 관계에 있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이의 바로 옆에 영준이가 있고, 최근에는 서예나를 한 번 만나고 완전히 채윤이 신봉자가 되어 버린 듯한 현서도 계속해서 함께 다니고 있었다.
채윤이를 귀찮게 한다 싶으면 아이들이 먼저 끊어주는 모양이었다.
덕분에 채윤이는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고 학교생활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오늘.
조성현은 학교 앞에서 채윤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채윤이와 영준이, 그리고 요즘 계속 붙어 다니는 현서가 우다다 달려 나온다.
“아빠!”
채윤이가 조성현을 부른다.
조성현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채윤이가 웃으면서 조성현 쪽으로 달려왔다.
평소라면 영준이는 최대한 뛰지 않으면서 왔을 텐데, 오늘은 채윤이와 함께 열심히 뛰고 있었다.
어지간히 신이 난 모양.
오늘 바로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채윤이가 조성현에게 안긴다.
조성현은 아이를 안아 들고, 영준이와 현서에게 인사를 했다.
“영준이, 현서 안녕?”
“아저씨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영준이가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하고, 현서가 밝게 인사한다.
현서는 여행 간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약간 부러워하는 기색이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따라가고 싶어 하는 느낌은 또 아니었다.
부모님이 와 있는 걸 발견 했는지 현서는 금방 채윤이와 영준이에게 인사를 하고는 자리를 떴다.
“잘 다녀와! 월요일에 여행 다녀온 거 말 해줘야 해!”
“응! 다음 주에 봐!”
채윤이가 현서에게 인사를 하고.
조성현은 아이들이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뒤이어 온 영준이의 엄마, 정미원에게 주말 동안 필요한 영준이의 짐을 받았다.
“잘 부탁할게요. 애가 사고 치면 바로 전화 주세요.”
“영준이가 설마 사고를 치겠어요.”
정미원의 말에 조성현이 웃으며 답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 장현아의 차가 슬그머니 주차하는 것을 발견한 조성현은 이내 정미원과 인사를 나누고 장현아의 차에 올랐다.
“자, 출발하겠습니다!”
장현아가 신난 목소리로 말한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당진이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