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69)
369화
장현아와는 금방 마무리되었다.
할 이야기를 전부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어차피 같은 건물에 있으니 만나서 이야기를 하기로 했던 것이다.
마침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있기도 했어서, 결국 조성현과 장현아는 함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선배님.”
작업실에서 나오니, 장현아가 저 멀리서 걸어오고 있다.
그녀가 가볍게 고개를 숙여 조성현에게 인사를 건넸다.
조성현은 살짝 손을 흔들었다.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딱히 없는데. 현아 씨는요?”
“어… 칼국수 어떠세요? 근처에 최근에 오픈 한 곳 있던데. 저희 아직 한 번도 안 가봤거든요.”
“칼국수 좋네요. 가요.”
음식을 크게 가리는 편은 아니었기에, 조성현은 바로 긍정적인 답을 하면서 걸음을 옮겼다.
장현아가 넵 하고 짧게 답하고는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은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채윤이는 요즘 어떤가요?”
“아, 주말에 데이트 다녀왔어요.”
“정말요? 어디 다녀오셨어요?”
“전시회요. 라이트 앤 뮤직이라고….”
“아! 알아요. SNS에서 이미 인증 엄청 돌아다니고 있잖아요.”
조성현이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장현아가 눈을 살짝 크게 뜨면서 말했다.
꽤 인기가 있는 편이라고 듣긴 했는데, 장현아도 알고 있을 정도일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그는 장현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현아씨도 전시회 다녀왔어요?”
“그건 아닌데… 예매하기 빡세서 이번에 좀 유행한다고 하더라고요. 사람 제한도 두고… 다녀온 사람들은 다들 평이 좋아서 저도 가보고 싶긴 했어요. 원래부터 전시회 같은 거에 관심이 많아서요.”
장현아가 그렇게 말하면서 눈을 반짝거렸다.
평소에도 전시회 같은 거에 관심이 있었으니 알 수 있었던 모양이다.
조성현은 라이트 앤 뮤직이라는 전시회를 채윤이에게서 티켓을 받고 처음 알았던 터라, 그는 아하 하고 작게 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렸다.
장현아는 식당으로 향하며, 질문을 던졌다.
“예매가 무슨 연극 보는 것 마냥 시간별로 나뉘어서 각 타임별로 예매를 해야 한다고 하던데. 선배님은 언제 다녀오셨어요?”
“… 저는 아는 분이 관계자라서, 그냥 표를 얻어서 다녀왔어요.”
“헐.”
시간별로 나눠서 관람을 하는 시스템인 줄은 몰랐는데, 인기가 있기도 하고.
전시 특성상 아무래도 사람이 많으면 전시의 매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으니 그렇게 결정을 한 모양이다.
조성현의 표에는 딱히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었는데, 아무래도 표가 조금 특별했던 것 같다.
황당하면서도 부럽다는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장현아의 시선을 조성현은 애써 무시했다.
“채윤이 친구네 어머님이 관계자예요.”
“와… 역시 저도 채윤이 같은 딸이 있어야 하는데.”
장현아가 그렇게 말했고, 조성현은 피식 웃었다.
그들은 식당에 금방 도착했다.
사람들이 슬슬 식당에 들어서고 있는 타이밍이었고, 조성현과 장현아는 얼른 자리를 잡았다.
10분만 늦었어도 아마 조금 기다렸어야 했을 거다.
메뉴는 몇 가지 없었다.
칼국수랑, 얼큰칼국수가 식사 메뉴로는 전부였고 그 외에는 사이드 종류다.
주문을 한 후, 그들은 바로 본론을 꺼내 이야기를 시작했다.
“유미씨랑 같이 나가는 예능 있잖아요.”
“네.”
“촬영 일정 잡혔는데, 화요일 수요일이에요. 혹시 시간 괜찮으세요?”
조성현은 장현아의 말을 듣고, 슬쩍 스마트폰을 꺼내 달력을 확인했다.
당장 내일이 화요일이니, 내일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 주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딱히 일정이 있지 않았기에, 촬영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상황.
“내일부터는 아닐 거고… 다음 주 화요일 수요일이요?”
“아, 네네. 다음 주요.”
“알겠습니다. 그럼 아침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같이 다니면 되는 건가요?”
조성현이 물었다.
촬영 일정이 정해졌으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가능하면 채윤이 하교 시간 전까지 마무리를 하고 싶긴 했다.
장현아가 아마 제작진들의 과한 요구 같은 것들은 알아서 정리해서 좋은 결과물을 가지고 왔겠지만….
일반적으로 퇴근 시간은 6시인 데다가, 매니저는 보통 정해진 시간이 없다.
지금까지 제작진들은 편하게 촬영을 해오다가 촬영 시간에 관해서 깐깐하게 요구를 해오면 전부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었다.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지.’
조성현이 속으로 생각하며 장현아를 계속 바라보았고, 장현아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일단 화요일에는 2시 정도까지는 마무리될 것 같아요. 제작진들하고 열심히 협상했습니다. 대신 출연료는 조금 적어졌는데, 출연료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장현아가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2시 퇴근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건, 장현아가 조성현의 퇴근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정말 노력을 많이 한 것이었다.
제작진들과 열심히 협상했겠지.
“다행이네요. 고마워요. 신경 써줘서.”
“아닙니다. 채윤이 학교 끝나면 데리러 가야 하는데, 당연하죠. 근데… 수요일은 조금 늦게 끝날 수도 있어요. 아직 완벽히 협의가 안 끝나서요.”
“이틀 촬영하는 건데, 그중 하루 퇴근 시간이 확정된 것도 충분하죠.”
조성현이 웃으며 말했다.
그때, 음식이 나왔다.
칼국수 두 그릇이 세팅된다.
조성현과 장현아는 식사를 하며 대화를 계속했다.
“첫날은 콘서트 준비되는 거 확인하고, 점심 식사하는 거 촬영. 둘째 날은… 어, 제작진 측에서는 혹시 음악 작업하는 모습 보여줄 수 있겠냐고 하거든요.”
“음악 작업이요? 어떤 식으로요?”
조성현이 의아한 듯 물었다.
음악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냐고 요청한 게 조금 의외였던 것.
“그냥, 유미씨랑 선배님이랑 일반적인 아티스트와 매니저 사이는 아니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작업하는 그림이 한 번 나오면 좋겠다고 하긴 했는데. 이건 거절할 수 있어요. 지금 당장 작업해야 할 곡도 없고요.”
“…그건 유미씨랑 이야기 한 번 해보고,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네요. 저는 상관없긴 한데, 작업을 할 음악이 없는데 작업을 하는 그림을 억지로 만드는 건 이상하니까요.”
물론 그렇다고, 갑자기 뭐 신곡 준비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일단 작업을 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제작진 측에서 어떤 그림을 원하는지도 대충 알 것 같고.
‘매니저에서 프로듀서까지 갔다는 것에 포커싱을 두는 거네.’
제작진 입장에서도 갑자기 복이 굴러들어온 격일 거다.
그냥 일반 매니저여도 분량이 나올 텐데, 데뷔 전부터 유미의 매니저였다가 지금은 프로듀서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조성현이 출연하게 된 것이니까.
제작진으로서는 정말 말도 안 되는 횡재가 찾아온 것이었고, 그렇기에 퇴근 시간도 어느 정도 조성현에게 맞춰주는 것이다.
그런 배려를 해줬으니, 가능하면 작업을 하는 그림을 만들어주는 게 좋긴 하다.
어차피 작업을 하지 않으면 다른 걸 하면서 촬영 분량을 만들어야 할 텐데, 그럴 거면 그냥 작업을 하는 게 조성현으로서는 가장 편하기도 했고.
“그래서 제가 조금 생각해둔 게 있는데… 선배님께서 조금 일해주셔야 하는 일이라서.”
“일단 들어보죠. 뭔지.”
조성현이 장현아를 보며 말했다.
일단 장현아가 생각하고 있는 게 뭔지 듣고 나서 판단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콘서트를 위해서 예능 출연을 하는 목적이 크니까,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특별함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요.”
“… 맞죠.”
음악 작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콘서트에 대한 특별함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왔다.
이건….
콘서트를 위한 음악이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했다.
전혀 계획이 없었는데, 제작진이 요구한 것에 따라 급히 생각한 것 치고는 꽤 괜찮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그래서 그런데, 콘서트에서 부를 곡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작곡을 하는 건 사실 그리 효율성이 있지도 않고, 편곡해서 조금 다른 느낌으로 선보이는 거죠.”
“그런 건 나쁘지 않겠네요.”
하루 정도만 투자하면, 약간 다른 느낌이 나도록 변형할 수 있을 거다.
팬들을 위해서 특별 무대를 꾸미긴 해야 하니, 그런 것을 기획해서 진행하면 될 일.
유미의 원래 곡을 편곡해도 괜찮고, 아니면 다른 아티스트에게 허락을 구한 후 다른 곡을 사용해도 된다.
콘서트에서 그렇게 특별 무대를 꾸미는 건 흔히 있는 일이니까.
“그럼 어떻게 할까요?”
“음… 유미씨한테 의견 한 번 구해보고, 원하는 곡이나 스타일 있으면 협의해서 작업하면 될 것 같아요.”
“아 넵. 알겠습니다. 그러면 유미씨하고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장현아가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어떤 곡을 하게 되던 조성현은 곡 작업을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 찬성인 입장이었다.
당장 새로운 곡을 만들기는 힘든 상황이었으니, 전시회에서 영감을 받았던 것을 유미와 함께 작업하는 곡에 쏟아부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미씨 콘서트도 꽤 기대되네.’
그가 속으로 생각했다.
* * *
채윤이의 곡은 점점 완성이 되어갔고, 조성현은 이틀 동안 개인적으로 녹음을 위한 준비를 해나갔다.
자신이 홀로 할 수 있는 부분은 녹음을 해두고, 민하영이나 채윤이와 함께 작업해야 할 부분들은 작업하기 편하게 디렉팅을 정해두었다.
민하영이야 만나서 이야기해보면서 조율하면 되지만, 채윤이의 음악 스타일은 조성현이 아주 잘 알고 있었으니.
아이의 연주 스타일에 맞춰서 채윤이가 이해하기 쉽게 조성현이 바이올린으로 보조를 맞춰볼 생각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그날이 다가왔다.
민하영과 함께 녹음하기로 한 날.
조성현과 채윤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의 학교가 끝난 후 파라다이스 엔터를 찾았다.
민하영은 다른 멤버들과 함께 파라다이스 엔터에서 진행하는 예능의 오프닝을 촬영하느라 조금 늦는다고 연락이 온 상태.
조성현은 아이와 함께 녹음실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녹음실에도 촬영을 위한 카메라가 몇 대 준비 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많지는 않고, 그냥 설치 카메라만 3대 정도 준비되어 있는 것뿐이었지만.
이게 민하영과 조성현, 채윤이에게 주어진 카메라라는 게 조금 놀라운 사실이다.
다른 멤버들에게도 카메라가 붙었을 테니까.
조성현과 채윤이의 미튜브 채널 영상을 촬영할 때 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카메라를 사용할 거다.
‘돈을 진짜 아낌없이 쓰긴 하네….’
조성현이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다고 파라다이스 엔터가 이유 없이 돈을 사용하는 건 아니었다.
뮤즈는 데뷔를 하자마자 역대급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정말 준수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었는 상황이었으니 팍팍 밀어주면서 제대로 키우는 것이 정상이긴 하니까.
벌컥.
조금 급하게 녹음실 문이 열리며, 민하영이 들어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녀가 들어오자마자 사과를 건넸다.
조성현은 손을 휘휘 흔들었다.
“괜찮아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채윤이와 조성현의 첫 번째 앨범.
여러모로 많은 역사를 쓰게 될 그 앨범의 녹음이 시작되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