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78)
378화
조성현은 그저 멍하니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항상 귀여운 채윤이었는데, 멜빵을 입고 나온 아이를 보니 그냥 입이 벌어진다.
평소에도 너무 귀여운 채윤이었지만, 새로운 옷을 입고 나온 아이는 더욱 귀여웠다.
하물며, 그 옷이 멜빵이면….
‘진짜로, 너무 귀엽네.’
조성현이 속으로 생각했고.
“세상에….”
그의 옆에 있던 직원도 놀란 듯 입을 살짝 가리며 중얼거렸다.
직원의 반응에 조성현은 피식 웃었다.
저 반응이 너무 잘 이해가 되었으니까.
채윤이는 미소를 보이면서, 거울이 있는 쪽으로 총총 걸음을 옮겼다.
검은 티셔츠에 청 멜빵을 입은 아이는 거울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아빠, 나 어때?”
“귀여워. 옷도 채윤이랑 잘 어울리고, 좋은데?”
조성현이 한쪽 무릎을 꿇어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며 말했다.
채윤이도 자신의 모습이 만족스러운 것인지, 얼굴이 밝았다.
아이는 고개를 한 번 끄덕거려 보이고는 허리에 두 손을 올렸다.
“좋아. 이걸로 사자.”
채윤이가 결정했다는 듯 말한다.
아이의 목소리에 담긴 설렘과 기쁨이 느껴져서, 조성현은 웃음을 보였다.
“그래, 그러면 이걸로 하나씩 사면되겠다.”
청 멜빵이지만, 두께가 그리 두껍지도 않고 긴 바지가 아니었기에 괜찮을 것 같았다.
허리춤에도 밴드가 있어서 아이가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채윤이가 마음에 들어 하니까.
조성현은 채윤이가 다시 탈의실로 들어가는 걸 보고는 직원에게 시선을 옮겼다.
“방금 입은 옷으로 하나씩 살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바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직원은 고개를 살짝 끄덕거리면서 몸을 돌렸다.
채윤이는 금방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아이는 여전히 기분 좋은 얼굴로 생글생글 웃으며 조성현에게 다가와,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예쁜 옷 사는 게 그렇게 좋아?”
“옷 사는 것도 좋은데, 아빠랑 쇼핑하는 거 너무 좋아. 재미있잖아.”
“아빠랑 쇼핑하는 게 재미있어?”
조성현이 미소를 보이며 물었다.
자신과 쇼핑을 하는 게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사실, 조성현이 뭔가 하는 건 없었다.
그냥 채윤이랑 같이 돌아다니는 것이 그가 하는 전부 아닌가.
하지만 채윤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냥, 이것저것 옷 고르는 것도 재미있고… 아빠가 나 예뻐해 주는 것도 좋아.”
채윤이는 히히 웃으면서 말했다.
아이의 말에 조성현은 살짝 몸을 숙여 채윤이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춰주었다.
말도 어찌 이렇게 예쁘게 하는지.
“채윤이 누구 딸인데 이렇게 예쁠까.”
조성현이 그렇게 말을 하자, 채윤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말 하지 말라는 듯, 채윤이는 짐짓 사나운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하며 자신을 보는 채윤이를 보니 더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지만 조성현은 애써 웃음을 참았다.
그러자 채윤이가, 주변을 슬쩍 둘러보더니 입을 연다.
“이건 비밀인데…”
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시작하기에, 조성현은 몸을 앞으로 숙여 채윤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채윤이가 조성현의 귀에 속삭이듯 입을 열어 말을 이었다.
“사실 나 엄마 딸이야.”
아이의 말에, 조성현이 눈을 깜빡거리며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당연히 아빠 딸이라고 대답을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답을 하니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겠다.
조성현의 얼굴을 본 채윤이는 결국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알았어. 나 아빠 딸이야.”
“하하.”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살짝 흔들며 말하는 채윤이의 모습에 결국 조성현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의 웃음에 채윤이가 다시 한번 입을 연다.
“아빠.”
“응 채윤아.”
“그렇게 내가 좋아?”
“당연히 좋지.”
“나도 아빠 좋은데… 아무튼 밖에 나와서는 조심해야 해.”
아이는 그렇게 말을 하더니 얼른 자세를 바로 하면서 몸을 돌렸다.
조성현의 뒤로, 직원이 다가오고 있었다.
창고에서 새롭게 꺼내왔는지, 방금 채윤이가 입은 것과 똑같은 옷을 들고 있는 직원은 조성현과 채윤이를 번갈아 바라보았고.
조성현은 정신을 차리고 카운터로 향했다.
계산하면서, 조성현은 힐끗 채윤이를 보았다.
아이는 다른 옷들에 정신이 팔린 상태였다.
“아까 말씀해 주셨던 게 맞는 것 같아요.”
“딸 바보요?”
“네.”
“그런 아이들이 있더라고요. 우리 아빠가 어디 가서 나쁘게 안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애들. 채윤이도 그런 애들 중 한 명인가 봐요.”
“그런가 봐요.”
직원의 말에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언젠가, 채윤이는 조성현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딸 바보라는 말이 나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누군가 딸 바보라고 말하는 걸 들으면 조금 불편하다는 말.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밖에서 채윤이가 행동하는 것을 보면 아이가 정말로 신경을 쓰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저 채윤이가 사랑스럽고, 또 자랑스러운 것뿐인데.
‘어쨌든 뭐, 나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쓰긴 해야겠지.’
그렇다고 자신의 행동을 고칠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신경을 써보긴 해야 할 것 같았다.
조성현은 그런 생각을 하며 계산을 마쳤고, 쇼핑백을 들고 아이가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채윤이는.
“아빠….”
“응?”
조금 울상을 하고 조성현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아이의 얼굴을 본 조성현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울상을 하는 이유를 도저히 짐작할 수가 없었으니까.
“왜 그래 채윤아.”
조성현이 쇼핑백을 옆에 내려놓고, 아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물었다.
그러자 채윤이가 시선을 바로 옆에 있는 옷에 둔다.
“세상에는 왜 이렇게 예쁜 옷이 많아…?”
아이가 억울하다는 듯 말한다.
조성현은 채윤이와, 아이가 시선을 두고 있는 옷을 번갈아 보았다.
이번에는 하얀색에 군청색으로 포인트가 나 있는 블라우스, 그리고 상의의 포인트와 같은 색을 가진 치마 세트였다.
딱 봐도 예쁘긴 하다.
채윤이가 입으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고, 정말 말도 안 되게 귀엽겠구나 싶은 옷.
조성현이 봐도 그럴진대, 채윤이는 어떻겠는가.
아이는 조성현이 방금 내려놓은 쇼핑백을 보았다가, 다시 자신의 앞에 있는 옷에 시선을 두었다.
갈등하는 얼굴로 번갈아 보는 아이의 모습에 조성현은 작게 웃으며 직원에게 고개를 돌렸다.
“저, 이것도 입어 봐도 될까요?”
“그럼요.”
엄마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던 직원이, 조성현의 말에 얼른 다가와서 준비해주었다.
채윤이는 눈을 들어 조성현을 보았고.
조성현은 손가락을 들어 아이의 이마를 가볍게 찔렀다.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면되잖아. 옷 많이 없다면서.”
“… 그래도 되는 거야?”
“당연하지.”
너무 당연한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옷장에 공간이 더 남아 있을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옷장에 공간이 없으면, 작은 옷장을 하나 더 사면 되는 일이기도 하고.
조성현이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을 때였다.
아이는 여전히 갈등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막 길거리에 나앉고 그러는 거 아니지?”
“… 누가 그런 말을 해?”
조성현이 황당한 얼굴로 되물었다.
길거리에 나앉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물론 방금 결제한 옷도 그렇고, 지금 채윤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옷도 그리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봐야 결국 옷이다.
정말 말도 안 되게 비싼 명품도 아니고, 부담되는 금액은 절대 아니었다.
아니, 명품을 산다고 해도 그리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조성현이 버는 돈이 상당했으니까.
파라다이스 엔터에서 받는 돈도 있고, Pan 엔터와 일하며 받는 돈도 있다.
물론 그게 정기적인 월급은 아니었지만, 한 번 작업할 때마다 받는 돈이 상당했다.
그리고 조성현은, 지금까지 작업을 쉰 적이 거의 없었고.
‘거기에다, 미튜브 채널도 있으니까.’
물론 아직까지 미튜브 채널에서 나오는 수익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채윤이가 방금 산 옷은 몇 벌이고 더 살 수 있을 만한 금액을 벌고 있고.
상승세만 보아도 앞으로 몇 달 안에 몇 배는 더 큰 금액을 벌게 될 것이라는 게 확정적인 상황.
금전적인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할머니가. 할아버지가 뭐 살 때마다 그런 거 다 사면 길거리에 나앉을 거라고 그랬어.”
조성현은 채윤이의 답을 듣고, 헛웃음을 흘렸다.
그의 부모님도 딱히 금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꽤나 넉넉한 편.
하지만 역시, 어머니들의 생활력이 어디 가겠는가.
조성현은 볼을 긁적거렸다.
그의 어머니와 조성현 자신의 가치관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비록 가족이라고 해도 살아온 결이 조금 다르니 당연한 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성현은 어머니의 가치관을 존중하지 않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저 채윤이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걱정하지 않도록 하고 싶을 뿐이다.
“채윤아.”
“응.”
“할머니는 농담으로 그렇게 말하는 거야.”
“진짜?”
“응. 그리고 아빠가 할머니보다 더 부자니까, 마음껏 사도 괜찮아. 여기 있는 거 다 사도 괜찮아.”
조성현이 아이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여기에 있는 옷을 다 사면 그건 부담이 되겠지만… 뭐, 아이가 정말 그걸 원한다면 못 할 것도 없지 않겠는가.
그의 말에 채윤이는 마음이 편했는지, 활짝 웃었다.
“그럼 나 이거 입어 볼래!”
아이가 밝은 표정으로 말한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었다.
그리고 결국.
조성현과 채윤이의 쇼핑은 그 뒤로도 두 시간이나 더 이어졌다.
한 시간 정도를 돌아다니고 나서, 조성현은 조금 지쳤지만 채윤이는 전혀 그런 모습 없이 여전히 신난 얼굴로 옷들을 구경하러 다녔다.
채윤이가 신난 얼굴로 옷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조성현이 앉아서 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지금도 그랬다.
쇼핑을 시작한 지 두 시간이 훌쩍 넘은 상황.
정말로 이제 한계가 찾아오고 있었다.
체력적으로 한계가 아니라, 뭔가 정신적으로 힘들다.
그냥 체육관에서 서너 시간을 운동하라고 하면 하겠는데, 쇼핑은 다른 영역이었다.
조성현은 전보다는 조금 발걸음이 느려졌지만, 여전히 시선을 분주히 움직이며 예쁜 옷들을 찾고 있는 채윤이를 보고는 고개를 가볍게 흔들었다.
그는 결국,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채윤아.”
“으응?”
“우리 뭐 간식 같은 거라도 먹고 계속 쇼핑 할까?”
간식이라는 말에, 아이의 얼굴이 활짝 펴진다.
“좋아!”
채윤이가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간식이라는 미끼를, 채윤이는 덥석 물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