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81)
381화
유미를 픽업하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향하며.
조성현은 생각에 잠겼다.
차 안에 카메라 여러 대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크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다.
뭐, 몇 개월 전이었다면 당연히 신경이 쓰였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조성현과 채윤이도 미튜브를 운영하면서, 여러모로 카메라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으니까.
다양한 상황에서 촬영도 해봤고, 지금도 카메라가 그리 어색하진 않았다.
덕분에 그는 크게 불편함 없이 운전하며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진짜, 옛날 같네.’
조성현이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닌데, 유미를 데리러 가는 것 자체가 꽤 추억 돋는 일이었다.
채윤이와 함께 유미를 데리러 갔을 때도 생각이 났다.
그때, 유미가 처음으로 채윤이에게 젤리를 챙겨주고.
아이는 그때부터 곰돌이 젤리를 좋아하기 시작했었다.
‘생각해보면, 최근에 젤리를 많이 안 먹긴 하네.’
지금도 곰돌이 젤리를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그렇다고 전처럼 자주 찾진 않는다.
있으면 잘 먹는데, 없으면 굳이 찾지 않는 정도?
입맛이 조금 바뀐 건지 아니면 뭔가 다른 변화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아이도 전과는 조금 달라졌고.
조성현도 전과 달라졌다.
달라진 것은 그들 뿐이 아니었다.
유미도, 회사도 바뀌었다.
정식으로 다시 매니저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도 웃겨서, 조성현은 고개를 흔들어 잡생각을 털어냈다.
그래도….
“나쁘진 않네.”
조성현이 작게 중얼거렸다.
그가 매니저 일을 그만둔 것은, 채윤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그런 게 가장 컸다.
지금은 일일 매니저가 되어서 유미를 픽업하러 가고 있지만, 오늘 스케줄은 늦어봐야 2시에서 3시에 전부 끝나는 상황.
채윤이와의 시간을 해치는 것도 아니었기에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조성현은 자신이 직접 나서서 노래를 부르거나 무대에 서는 것보다 뒤에서 곡을 만들고 무대 만드는 것을 돕는 걸 조금 더 선호하는 편이었기에 더 마음이 편한 것도 있었다.
그가 기분 좋은 미소를 보이며, 헨들을 꺾었다.
저 앞에 유미가 나와 있다.
“안녕하세요. 오빠!”
“안녕하세요 유미씨. 오늘도 일찍 나와 있네요.”
“방금 나왔어요. 10초도 안 기다렸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출발하시죠!”
유미가 밝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녀는 꽤 들뜬 모습이었다.
카메라를 의식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오랜만에 조성현이 매니저로서 와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콘서트 준비 상황 확인하러 가는 거니까 기분 좋은 걸 수도 있고.’
유미의 첫 콘서트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랜 기간 준비한 것이고, 이제 정말로 콘서트가 열리기까지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이기에 유미는 아마 긴장되면서도 굉장히 설렐 거다.
“출발하겠습니다.”
조성현이 그렇게 말하며 엑셀을 밟았다.
차가 부드럽게 나아가기 시작한다.
목적지는, 유미의 콘서트를 위한 세트들이 제작되고 있는 공장.
모든 허가는 이미 제작진 측에서 받아둔 상태였기에, 유미와 조성현은 그저 가서 세트 상태 확인을 하고 간단한 드라이 리허설만 해보면 된다.
사실 리허설도 촬영 분량을 위해서 하는 것뿐이지, 굳이 필요한 일은 아니긴 했다.
유미는 아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할 것 같긴 하지만.
조성현은 힐끗 유미를 보았다.
그녀는 생글생글 웃고 있지만, 눈가가 조금 무거운 게 피곤한 기색이 섞여 있었다.
조성현은 자신의 커피 옆에 꽂혀 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유미에게 내밀었다.
“이거, 현아씨가 챙겨준 거예요.”
“와 현아 언니 진짜 너무 사랑해요.”
유미가 그렇게 말하며 얼른 조성현이 내미는 커피를 받아 한 모금 마신다.
그는 쪼옥 하고 커피를 빨아 마시고는 캬아 하고 작게 소리를 냈다.
“살 것 같다.”
“안 그래도 피곤해 보이던데. 컨디션 좀 어떠세요?”
“좋아요. 어젯밤에 연습하고, 집에 왔는데 바로 잠이 안 와서 영화 한 편 보고 자서 그런지 좀 졸린 것뿐이에요.”
유미는 그렇게 말하고는 커피를 다시 한 모금 마셨다.
조성현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운전에 집중했다.
오랜만에 유미를 데리고 운전하는 길이긴 했지만, 이상하진 않았다.
약간의 침묵이 이어져도, 그저 익숙할 뿐이다.
“오빠.”
“네 유미씨.”
“저 스피커랑 연결해줄 수 있어요?”
“어, 네 잠시만요.”
이것도 자주 있던 일이라, 조성현은 간단히 조작해 자동차의 블루투스를 켰다.
금방 유미의 스마트폰과 스피커가 연결되고.
유미는 자신의 앨범을 재생시키고는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요즘 채윤이는 어떻게 지내요? 채윤이 못 본 지가 너무 오래된 것 같은데.”
보고 싶다며, 유미가 말한다.
“너무 잘 지내죠. 최근에는 곡도 하나 만들었어요.”
“안 그래도 앨범 준비 중이라는 말은 들었는데. 곧 나온다면서요.”
“네, 이거 방송 나갈 때쯤 앨범 공개될 걸요?”
당장 방송이 다음 주에 공개될 예정이니, 앨범이 나오기까지 정말 얼마 안 남았다.
채윤이와 호흡을 맞춰서 내는 첫 번째 앨범인 만큼, 대중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동시에 걱정이 되기도 했다.
“채윤이 완전 설레겠다. 앨범 나올 생각에 막 잠도 못 자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나도 데뷔 때 그랬는데.”
“… 글쎄요. 아직까지 채윤이는 앨범 나오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진 않더라고요. 미튜브 영상 올리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을 하는 건지….”
조성현이 볼을 긁적거리며 답했다.
그의 말처럼, 채윤이는 실제로 앨범이 나오는 것에 엄청 설레서 잠을 못 이루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가끔 앨범이 빨리 나왔으면 한다고 재촉하기도 하고.
앨범에 수록 한 곡을 자주 흥얼거리기는 하지만… 딱 그 정도에서 그친다.
조성현이 먼저 앨범 이야기를 꺼내면 신나게 대화를 나누지만, 먼저 앨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는 드물었기에.
아이가 좋아할 거라 생각해서 진행한 앨범 제작 프로젝트였는데 채윤이의 반응이 조금 애매해서 약간 의아하긴 했다.
“그래요? 그럴 것 같진 않은데. 채윤이 완전 맨날 앨범 내달라고 노래 부를 것 같은 느낌 아니에요?”
“저도 그럴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앨범 나오면 엄청 좋아할 것 같긴 한데. 먼저 이야기 꺼내진 않으니까, 무슨 생각인 걸까 궁금하긴 해요.”
조성현은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저 앞으로, 콘서트 세트를 제작하는 공장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으니까.
유미도 채윤이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공장 바로 앞에 있는 커다란 세트를 발견한 것이다.
조성현은 주차하며 힐끗 유미를 확인했다.
그녀의 얼굴은 살짝 상기 되어 있었다.
기대감을 가득 품은 유미의 눈이 반짝였다.
* * *
조성현이 유미와 함께 일을 하고 있을 때.
채윤이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항상 그렇듯, 현서와 영준이가 아이의 옆에 있었는데.
현서는 무언가 못마땅한 듯 영준이를 바라보고 있었고, 채윤이는 그저 웃었다.
“왜 계속 그런 눈으로 보는 건데.”
결국 영준이는 현서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까부터 현서는 영준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으니까.
그 질문에, 현서는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네가 채윤이한테 채윤이 사진 보내달라고 했다면서?”
“응.”
영준이는 부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고, 애초에 부정할 일도 아니었다.
영준이는 가능하면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었고, 채윤이가 어제 사진을 보내줬었다.
덕분에 그림도 잘 마무리 하고.
새로운 그림을 그릴 때 쓸 소재도 많이 얻었다.
그냥 채윤이와 조성현의 미튜브 영상을 보며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지만, 사진이 있으면 그리기 훨씬 편하니까.
사진 그대로 따라 그리는 편은 당연히 아니었지만, 어쨌든 뭐라도 있는 게 편하다.
“너무 티 내는 것도 안 좋아.”
“… 무슨 말이야.”
현서의 말에, 영준이가 눈을 가늘게 뜨며 되물었다.
본인도 놀랄 만큼, 조금은 민감하게 반응한 것일까.
채윤이가 눈을 깜빡거리며 영준이와 현서를 번갈아 바라본다.
현서도 그 시선을 느끼고는 말을 돌렸다.
“됐고, 사진은 왜 보내달라고 한 건데?”
“그림 때문에.”
영준이는 현서에게 더 무어라 말을 하려다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간단히 답했다.
“… 좋은 핑계긴 하네.”
“핑계가 아니라, 이유인 거지.”
현서는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쯧 하고 혀를 차며 영준이를 바라보았다.
초등학교 1학년이 혀를 차며 마음에 안 든다는 얼굴을 하는 건, 꽤 귀여운 모습이었다.
채윤이는 웃으며 현서의 볼을 가볍게 찔렀다.
“둘이 왜 그래 갑자기.”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그림 그릴 때 필요할 것 같진 않잖아.”
“그림 보면서 그리면 더 잘 그려진다고 하잖아.”
채윤이는 뭐가 문제냐는 듯, 현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서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멀뚱멀뚱, 현서와 눈을 마주했고.
결국 현서는 영준이를 힐끗 보았다가 말을 이었다.
“그 말을 믿는 거야?”
“응.”
“진짜로?”
“나도 작업할 때 영준이 생각하면서 작업하기도 하는걸? 영준이도 내 사진 보면서 그림 그리면 더 잘 그려질 수도 있는 거잖아.”
“… 어?”
현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이었다는 듯, 멍한 얼굴이 되었다.
멍한 표정이 된 것은 현서 뿐이 아니었다.
영준이는 당황한 얼굴로, 반걸음 앞으로 다가섰다.
“뭐라고?”
채윤이가 자신을 생각하며 음악 작업을 한다는 건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였기에.
영준이도 놀랐고, 현서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반응에 도리어 채윤이는 눈을 깜빡거렸다.
왜 이렇게 놀라는지, 아이는 영준이와 현서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번에 아빠랑 같이 내는 앨범에도… 영준이랑 같이 딸기 따는 거 생각하면서 만든 곡이 있는걸…?”
아이가 조금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앨범을 내는 게 정말 친한 친구들 빼고는 비밀이었던 데다가, 놀라서 커진 현서와 영준이의 눈에 괜히 목소리가 작아진 것이다.
채윤이의 말을 들은 현서는, 그제야 채윤이의 말을 완벽히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면 뭐, 그럴 수 있긴 한데. 영준이는 그냥 단순히 그런 정도가 아닐 수도 있다니까?”
“영준이한테 자꾸 왜 그래.”
채윤이는 현서에게 웃으며 말했다.
현서는 답답하다는 듯 입을 다물고 영준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영준이는 어색한 얼굴이었다.
어쩌면, 조금 실망한 표정일 지도 모른다.
채윤이는 그런 영준이의 기색을 읽지 못하고, 환한 웃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항상 그림 예쁘게 잘 그려줘서 고마워.”
“어, 응.”
채윤이의 말에 영준이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렇게, 아이들의 하루도 지나가고 있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