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92)
392화
감탄을 하는 것은 채유빈 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단원들도 채윤이의 연주에 감탄을 계속해서 내뱉고 있었다.
‘얼마나 연습한 거야… 저 작은 손으로 손 안 꼬이나?’
‘같이 연주하는 건 처음인데, 왜 이렇게 호흡을 잘 맞추지? 대단하네.’
다들 채윤이의 재능에 놀라고 있었고, 진현수 지휘자도 당연히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진현수 지휘자는 채윤이의 재능도 재능이지만, 조성현의 연주에도 꽤 놀라고 있었다.
그냥 듣는다면, 바이올린을 적당히 잘 켜는구나 라고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조성현의 연주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그냥 적당히 잘 켜는 정도가 절대 아니다.
‘세밀한 컨트롤을 성현씨가 전부 하고 있네.’
분명 서울 오케스트라와 조성현, 그리고 채윤이는 오늘 처음 호흡을 맞춰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윤이와 조성현은 서울 오케스트라와 꽤 괜찮은 호흡을 맞추고 있었는데.
그건 연주자들보다 지휘를 하고 있는 진현수가 훨씬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진현수가 지휘를 잘해서 호흡이 잘 맞는 거 아니냐고?
‘그럴 리가 없지.’
물론, 자신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자신 덕분에 호흡이 잘 맞는 건 아니었다.
지금 곡을 실질적으로 컨트롤 하고 있는 건 조성현이었다.
서울 오케스트라와 조채윤이라는 아이가 잘 섞일 수 있도록.
조성현이 중간에서 비누 역할을 하고 있었다.
물론 서울 오케스트라와 채윤이가 물과 기름 같은 존재는 아니겠지만.
만약 물과 기름 같은 존재였다고 해도, 조성현은 큰 불협화음 없이 잘 섞을 수 있었을 거다.
그만큼 조성현은 곡을 이해하고, 채윤이를 이해하고, 서울 오케스트라를 이해하고 있었다.
진현수는 속으로, 조성현이 지휘자로서의 재능도 있다고 판단했다.
당장 지휘자를 시키면 잘 할 수 있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적어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휘자를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프로듀싱을 해서 그런가, 일반적인 연주자들과 음악가들보다 훨씬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음악을 바라보고 있었다.
실제적으로 연주를 하고, 앞으로 나서서 뭔가를 하는 것에 있어서는 채윤이의 재능이 압도적이고, 분명 천재라고 불러도 될 정도겠지만…
‘성현씨의 재능도 정말, 압도적이네.’
뒤에서 무언가를 조정하고, ‘음악’을 하는 것에 있어서는 조성현의 재능 또한 천재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채윤이와 조성현의 음악은 성향이 조금 다른 것도 있지만, 각자가 정말 잘하는 부분이 있었던 거다.
영상만 보아서는 전부 드러나지 않았던 것들이 실제 눈앞에서 함께 연주하고 호흡을 맞추다 보니 하나씩 보이기 시작한다.
진현수는 허허 하고 흘러나오는 헛웃음을 숨기지 못했다.
브람스의 곡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 * *
‘역시, 잘하네.’
조성현이 바이올린 활을 내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서울 오케스트라는 괜히 프로가 아니라는 듯, 자신들의 역량을 거침없이 뽐냈다.
솔직히 조금 벅차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진현수가 앞에서 지휘를 해주며 나아 갈 길을 알려주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오케스트라와 완벽히 합을 맞추는 건 어려웠다.
그렇다고 서로 배려 없는 연주를 한 건 절대 아니고, 스타일의 차이였다.
서울 오케스트라와 같은 대단한 관현악단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 않을 리가 없다.
그들은 하나의 악기로서, 자신들이 어떻게 연주되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느낌이었다.
다섯 명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저 하나의 연주자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더 힘들었다.
오히려 한 명씩 조율하며 함께 호흡을 맞추면 그나마 괜찮았을 텐데, 지금은 다섯 명이 뽐내는 하나의 악기를 상대로 호흡을 맞춰야 했던 것이니까.
연주에 담긴 힘이 한 사람보다 몇 배나 되는 거다.
복잡했고, 어려웠다.
그 와중에 채윤이도 너무 신이 나서 열심히 연주하느라 중간 중간 호흡이 안 맞을 것 같은 부분도 있어서 조성현이 최선을 다해 아이와 보조를 맞췄다.
결과는?
‘어찌어찌… 잘 맞춘 것 같긴 하네.’
일단, 다들 표정이 밝은 걸 보니 방금의 연주가 그리 부정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진현수 지휘자도 그렇고, 다른 단원들도 채윤이와 조성현을 번갈아 바라보며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보였다.
익숙한 얼굴들이다.
채윤이가 연주를 했을 때 나오던, ‘저 아이가 저런 연주를 했다고?’라는 생각이 가득 담긴 얼굴들.
조성현은 미소를 지으며 진현수 지휘자에게 고개를 돌렸다.
“어떠셨나요?”
“놀라운 연주였습니다. 채윤이도 그렇고, 성현씨도요. 일주일 정도는 호흡 맞춰본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저도, 호흡이 잘 맞아서 조금 놀랐어요. 따로 연습한 것처럼 맞춰지더라고요.”
진현수 지휘자의 말에, 최유빈이 말을 더했다.
그녀는 진심으로 놀랐다는 듯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진심이 담긴 칭찬에 채윤이가 활짝 웃음을 보인다.
“감사합니다. 잘 맞아서 너무 다행이네요.”
“신 교수가 왜 조성현씨랑 채윤이랑 같이 무대에 세워야 한다고 그렇게 강하게 주장했는지, 이제야 알겠네요.”
“……?”
조성현이 조금 의아한 듯 진현수 지휘자를 바라보았다.
신경화 교수는 조성현에게도 채윤이와 함께 무대에 섰으면 좋겠다고 말을 하긴 했지만, 강하게 주장을 했다는 건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진현수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채윤이가 연주할 때 성현씨에게 꽤 의지를 많이 하네요. 성현씨 덕분에 채윤이 연주가 보다… 완벽해지는 것 같고요.”
“그런가요?”
“네. 그냥 하는 말은 아니니까, 있는 그대로 들으셔도 좋습니다.”
진현수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한다.
거기서 최유빈이 다시 한번 입을 연다.
“저희 지휘자님, 빈말은 안 하시는 분이시니까 믿어도 됩니다.”
그녀의 목소리까지 더해지자, 채윤이가 헤헤 웃으면서 고개를 꾸벅 숙였다.
“감사합니다! 저 더 잘 할 수 있어요! 아빠랑 같이 준비한 것도 있는데…”
채윤이가 적극적으로 말을 꺼냈다.
조성현은 그런 아이의 행동을 보고, 채윤이가 자신의 생각보다 서울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방금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그 마음이 더 강하게 든 것일 수도 있고 말이다.
‘뭐가 됐든….’
일단 채윤이는 서울 오케스트라와 함께하기를 강하게 바라고 있었고.
방금 연주를 통해, 조성현도 조금… 더 강한 열망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들 앞에 서서 연주하고, 선보이는 것은 여전히 조금 망설여지긴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혈관에 흐르는 음악가로서의 피는, 당장 서울 오케스트라와 함께 계속해서 연주하자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조성현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서울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선다면.
채윤이도 그렇겠지만, 조성현도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는 걸 말이다.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될 거다.
“채윤이가 작곡한 곡이 있는데, 그것도 한 번 연주해봐도 괜찮을까요? 지난번에 영상 촬영을 해서 한 번 보셨겠지만… 저희끼리 조금 더 연습을 했거든요.”
조성현의 말에, 최유빈과 다른 단원들은 눈을 깜빡거리며 조성현과 채윤이를 번갈아 보았다.
그들은 채윤이가 작곡했다는 말을 처음 들었기 때문.
아이가 작곡한 곡이 어떤 곡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진현수뿐이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힐끗, 단원들 쪽을 보았던 그는 이내 말을 이었다.
“좋죠. 그럼 저희는 관객이 되겠습니다.”
당장 무리해서 채윤이가 작곡한 곡까지 함께 호흡을 맞추려 할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진현수는, 자신의 판단이 맞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조성현과 채윤이는 말 그대로, 열심히 연습했고.
그 준비는 완벽에 가까웠던 것이다.
지난밤, 채윤이와 조성현은 함께 아이가 작곡한 곡을 최선을 다해 연습했다.
조성현은 분석적으로 접근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전부 커버하려 했고.
채윤이는 그저 본능적으로 연주를 했다.
그렇게 탄생한 연주는 아름다웠고.
누군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
빈틈없이 채워진, 완벽에 가까운 연주.
아마 서울 오케스트라가 괜히 여기서 호흡을 맞추려고 했더라면 곡이 오히려 형편없이 망가졌을 것이다.
조성현은 방금 전, 채윤이와 서울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조율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착각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처럼.
이번에는 오로지 채윤이와 자신을 중심으로 연주를 했다.
지이이잉.
조성현의 바이올린이 채윤이의 피아노를 보조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서울 오케스트라가 준비 없이 함께했더라면, 채윤이와 조성현의 연주에 밀렸을 거다.
단원이 다섯 명이라 그런 것 아니냐라고 말 할 수 있겠지만.
10명의 단원이 함께했다고 해도.
‘아니, 전부가 함께 했다고 해도… 결과는 같았겠지.’
적어도 지금 당장, 이 연주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존재는 단둘이었다.
조성현과 채윤.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완벽한 연주는 없을 거고.
여기에 누군가 더 끼어들어도 마찬가지겠지.
‘시간을 들여서, 연습해야 한다.’
진현수는 속으로 생각하며, 상상해나갔다.
방금의 연주를, 서울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며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는 것을 말이다.
꽤나, 환상적일 것 같았다.
길었던 고민도 결국, 끝이 있는 법이었다.
* * *
그날, 조성현과 진현수 지휘자는 다시 한번 악수했다.
처음 했던 악수와는 조금 의미가 다른 악수였다.
세부적인 사항은 이후에 조율하기로 하고.
결국 조성현과 채윤이는, 서울 오케스트라와 함께하기로 했다.
채윤이는 너무 좋아했고.
조성현도 밝은 얼굴로 진현수와의 미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정확한 조건과 날짜 등은 전부 처음부터 논의해야 하니 앞으로 조금 더 바빠지겠지만….
“잘 부탁드릴게요.”
스케줄 관련 상당 부분은 장현아에게 맡기기로 했다.
그녀는 엄연히 조성현과 채윤이의 매니저였으니까.
“넵. 연습만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나머지는 제가 다 하겠습니다.”
장현아는 그렇게 말을 하며 웃었다.
그녀도 조성현과 채윤이 서울 오케스트라와 함께하게 된 것에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매니저로서, 당연한 일이었다.
‘미튜브에 올릴 컨텐츠도 넘쳐나고… 너무 좋네.’
앨범도 곧 발매가 될 테고, 그 이후에 서울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모습까지 나온다면?
조성현과 채윤이의 미튜브 채널 구독자들은 심심하진 않을 거다.
장현아도 마찬가지고.
그녀는 조성현과 채윤이를 가장 열혈이 응원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으니까.
이 모든 게 공개되고 난 후, 과연 조성현과 채윤이는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라 있을까.
이 이후에 그들이 할 일은 뭘까.
너무 기대되었다.
장현아는 올라가는 입꼬리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유미와 함께 촬영한 예능이 방영되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