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95)
395화
모두가 퇴근을 한 시간.
한아름은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그녀는 조성현과 채윤이의 미튜브 영상을 주로 촬영 하는 촬영 기사로, 그냥 촬영만 하는 것이 아니라 1차 편집 같은 경우 그녀가 직접 담당하고 있기도 했다.
물론 조금 복잡하거나, 힘이 들어가는 영상의 편집은 다른 영상 편집자들과 함께한다.
그런 경우에도 1차적으로는 한아름이 영상을 확인하고 필요 있는 부분을 체크 해두는 편이었다.
오늘도 그 작업을 위해 일부러 다시 회사로 돌아와 야근하려는 거다.
굳이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날이었으니까.
“오늘도 잘 찍혔네.”
한아름은, 조성현의 놀란 표정이 모니터에 떠오르는 것을 보며 피식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오늘도 영상은 굉장히 잘 나왔다.
조성현도 그렇고, 채윤이도 마찬가지.
유미와 장현아의 놀란 얼굴도 잘 표현되어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순간적인 악마의 편집을 이용해 조성현와 유미, 장현아뿐만 아니라 한아름 자신도 놀랐던 그 상황이다.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 오늘 영상은 굉장히 잘 나올 것 같았다.
그냥 리액션 영상을 촬영하는 거고, 사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큰 리액션이 있기는 힘들었다.
특히 이렇게 관찰 예능의 형식의 예능이라면 더더욱.
그래도 유미와 조성현이 직접 출연한 예능이라서 유미나 조성현이 민망해하는 모습을 촬영하며 분량이 꽤 나오겠다 싶었는데, 마지막이 하이라이트였다.
서로가 황당해하고 당황해하는 모습은, 구독자들이 보기에도 웃길 거다.
거기에, 정말 천에 하나 만에 하나 있을 오해도 없앨 수 있고 말이다.
한아름은 영상을 보다가, 다들 놀란 와중에 그저 생글생글 웃으며 조성현을 올려다보고 있는 채윤이를 발견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아이는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광고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니 고개를 돌려 조성현을 바라본 것뿐일 거다.
근데 맑디맑은 그 얼굴이, 놀란 다른 이들의 얼굴과 상반되어 더욱 귀엽게 보였다.
“어떻게 이렇게 사이가 좋을 수 있는지… 너무 신기하단 말이야.”
한아름은 작게 중얼거리며, 모니터 속 채윤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채윤이의 웃는 얼굴이 그녀의 두 눈 가득 담긴다.
아이와 아버지의 사이는 정말로 너무 좋았다.
이번 영상뿐 아니라, 채윤이와 조성현의 영상을 촬영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다.
‘지난번에 서울 오케스트라 가서 촬영했을 때도 그랬고.’
조성현과 채윤이는 너무 사이가 좋았다.
서로가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주고 있다는 게 너무 잘 드러나는 거다.
그게 고스란이 영상에 담기고, 당연히 즐겁고 행복한 모습들로 표현이 된다.
그들이 촬영 기사로서, 영상을 촬영할 때마다 한아름은 약간의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가족이 있었으면 그녀도 조금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한아름은 그런 생각을 하다가, 피식 웃었다.
‘밤에 혼자 청승맞게 뭐 하는 짓이냐….’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다시 영상에 집중했다.
이내, 한아름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맺혔다.
채윤이와 조성현의 영상을 보고 있자면, 미소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밤은 깊어져 가고 있었다.
* * *
다음 날.
조성현은 채윤이를 학교에 보낸 후 집으로 다시 돌아와 집안일을 했다.
그런 그의 스마트폰이 울린 건, 점심을 먹을까 말까 고민을 하던 와중이었다.
거실 탁상에 놓여 있는 스마트폰을 집어 든 조성현은, 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확인하자마자 전화를 받았다.
“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성현씨.
“네 교수님. 안녕하세요.”
반갑게 인사하는 신경화 교수의 목소리에, 조성현도 마주 인사를 했다.
지난번에 서울 오케스트라와 미팅을 끝낸 후 잠깐 연락을 나눈 게 마지막 연락이었으니, 며칠 만에 통화를 하는 것이었다.
-서울 오케스트라 쪽에서는 연락 왔나요?
“아직 특별히 연락 온 건 없네요.”
신경화 교수의 질문에 조성현이 거실 소파에 슬쩍 앉으며 답했다.
서울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진현수는 무대의 구성이 완벽히 짜이면 연락을 준다고 했었는데, 아직 연락이 오지 않은 것을 보면 완벽히 구성이 준비된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
-하긴, 며칠 더 시간이 필요하긴 하겠죠. 원래 없던 특별 무대를 추가하는 거니까.
“저희가 괜히 민폐가 되는 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말이에요. 제일 특별한 무대가 될 텐데.
신경화가 가볍게 웃으면서 말한다.
그녀는 민폐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일랑은 절대 하지 말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절대 민폐 아니니까, 그런 건 걱정 말고… 무대에 섰을 때 더 완벽하게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해야죠.
“… 맞는 말씀이네요.”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긴, 이미 진행하기로 한 일이다.
민폐가 될까 걱정을 하는 게 아니라, 민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뭐, 신경화 교수의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혹시 특별 훈련해 볼 생각 없나요?
“특별… 훈련이요?”
조성현이 조금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갑자기 특별 훈련이라고 하니, 의아하면서 당황스러웠던 것이다.
안 그래도 채윤이와 함께 매일 같이 연주 연습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 그랬다.
신경화 교수는 조성현의 목소리에서 당황을 읽었는지, 웃음기 서린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네, 특별 훈련이요. 서울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서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안 되잖아요. 물론 지금도 충분히 괜찮지만…
“더 성장해야 하는 게 맞는 거죠. 안 그래도 채윤이랑 매일 같이 연습하고 있긴 합니다.”
조성현이 말했다.
서울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데, 작은 실수 하나라도 생기면 정말 난처할 거다.
단순히 서울 오케스트라에게 민폐가 된다는 것도 있지만, 한 명의 음악가로서 조성현도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는 욕심이 가득했다.
물론, 채윤이도 그런 욕심을 가득 가지고 있었기에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와서 조성현과 함께 연습하려는 것이고.
덕분에 조성현은 채윤이가 학교에 있을 때 최대한 집안일들을 전부 끝내고, 아이가 하교하면 같이 연습해야 했다.
-물론 같이 연습하는 것도 좋은데… 개인 연습이 필요할 것 같고, 그런 생각은 안 드나요?
신경화 교수가 은근한 목소리로 묻는다.
조성현은 그녀가 원하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할 수가 없어서, 그저 눈을 깜빡거렸다.
그가 답이 없자, 신경화 교수가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특별 레슨 어때요? 채윤이한테는 피아노만 가르치니 까먹었을 수도 있지만, 이래봬도 바이올린도 하는 사람이라.
“… 교수님께서 직접 레슨을 해주시면 정말… 너무 감사하죠. 근데 제가 그래도 될지 모르겠네요.”
-어휴, 제발 그만 빼고 한 번에 오케이 해요. 늙어서 그런가, 밀당이 참 피곤해.
신경화 교수는 장난스러운 한숨과 함께 말했다.
그녀는 전혀 부담 없는 목소리를 하고 있었고, 조성현은 그녀의 말에 결국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솔직히 말하면, 자신이 신경화 교수에게 레슨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정말 말도 안 되게 대단한 일이고, 영광이었다.
약간 부담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기회였고, 조성현도 자신의 바이올린 실력에 불만과 욕심이 많이 있었기에.
“그럼, 감사히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신경화 교수의 레슨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좋아요. 당장 내일부터 시작하는 거 어떨까요. 저는 점심 시간, 아니면 저녁 시간에 여유가 좀 있는데.
“저도 일이 없어서 점심 저녁 둘 다 되긴 하는데… 저녁에는 채윤이와 함께 연습해야 할 테니, 그럼 점심에 만나는 걸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점심에 만나게 되면, 조성현은 두세 시간 정도는 온전히 시간을 낼 수 있었다.
세 시간 이상은 채윤이의 학교 때문에 조금 힘들겠지만… 아마 신경화 교수도 그 이상 레슨을 할 생각은 없을 거다.
그녀도 바쁜 사람이니까.
-그렇게 하죠 그럼. 어디서 레슨 하는게 편할까요?
“교수님 계신 곳으로 제가 가겠습니다. 댁에 계시면 댁으로 가고, 학교에 계시면 학교로 가고요.”
-내일은 학교에 있을 거고, 모레는 집에 있을 거예요.
“그러면 내일은 일단 학교로 가겠습니다.”
-좋네요. 내일 봐요.
“다시 한번, 신경 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교수님.”
-뭘요. 성현씨 좋으라고 하는 것도 있지만… 제가 추천한 거잖아요. 저 좋으라고 레슨 하자고 하는 것도 있어요.
신경화가 대수롭지 않게 말을 한다.
그녀의 말을 들은 조성현은 신경화가 자신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그렇게 말한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는 감사하다는 말을 다시 한번 한 후, 전화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가 신경화 교수와의 전화를 마무리 하자마자.
우웅.
조성현의 스마트폰이 짧게 울리며 진동했다.
이번에는, 박중원에게서 온 문자였다.
-중원이형: 나 너희 집 근처인데, 잠깐 얼굴이나 볼까?
최근 박중원을 보지 못했었기에, 조성현은 시간을 한 번 확인한 후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안 그래도 점심을 먹을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었던 참에 온 연락이었기에, 같이 식사하면 될 것 같았다.
-조성현: 좋지. 밥이나 같이 먹자.
그렇게, 박중원은 조성현의 집에 들렀다.
조성현은 박중원이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올라타며,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며칠 만에 보는 건지 모르겠네.”
“한 2주 됐지. 너 앨범 준비할 때 보고 못 봤으니까.”
“그러네.”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하다가, 순간 바빠서 잊고 있던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지난번에 Pan 엔터테인먼트의 남자 아이돌 그룹, ‘헤임달’의 멤버이기도 한 최우진이 그를 찾아왔었는데.
박중원과 한 번 상의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잊고 있었다.
이번 주까지 답을 주기로 했었던 사안이었기에, 조성현은 아차 하며 입을 열었다.
“아 맞다. 형.”
“응?”
“이번에 헤임달, 앨범 새로 준비하고 있다면서요.”
“아, 응. 우진이가 결국 너 찾아갔었어?”
“네. 앨범 프로듀싱 부탁하던데. 형은 어떻게 생각해요?”
조성현이 물었다.
사실 이건 박중원의 의견이 꽤 중요한 부분이었다.
자신이 프로듀싱을 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담당 매니저는 박중원이었다.
물론 일개 매니저가 앨범에 있어서 큰 발언권이 있을 리는 없지만, 박중원은 조금 다른 케이스니까.
메인 프로듀서와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물은 것인데, 박중원은 다른 말을 꺼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박중원의 말에 조성현은 어? 하고 소리를 내며 몸을 멈춰야 했다.
“그건 이따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고. 일단 10만 축하한다.”
박중원이 말한다.
조성현이 덜컥하고 몸을 멈췄다.
10만이라는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하나밖에 없었으니까.
드디어, 조성현과 채윤이의 채널의 구독자 수가 10만을 돌파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