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397)
397화
조성현은 고개를 돌려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조채윤과 조성현 부녀의 일상툰이라니, 무슨 느낌일지 상상도 안 간다.
자신들의 이야기가 웹툰으로 나올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말을 하는 장현아는 여러 가지 생각해둔 방안이 많은 것인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일단, 형식은 일상툰으로 뭐 4컷 만화나… 길면 8컷 만화 형식으로 진행을 할 것 같아요. 완전 연재 웹툰 방식으로 진행하고 싶긴 하지만… 그건 조금 무리니까요.”
장현아가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말한다.
조성현은 눈을 껌뻑거리고 있는 채윤이를 보다가 다시 시선을 움직여 장현아를 바라보았다.
일상툰을 만들 생각을 한 건, 조성현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기에 조금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긴 했지만….
‘일단 아이디어 자체는 진짜 괜찮은데?’
할 수만 있다면,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이긴 했다.
일상툰이라는 것 자체가 쉽게 대중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접근방식이기도 하고….
채윤이와 조성현의 미튜브를 즐겨주는 구독자들에게 더 다양하고,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식이 될 테니까.
미튜브를 보지 않는 이들이라고 해도 일상툰을 보고 미튜브까지 찾아올 수도 있다.
일상툰과 미튜브 채널은 서로가 서로를 홍보하는, 선순환이 반복되겠지.
역시 장현아는 이쪽으로 재능이 있다.
조성현은 그걸 다시 한번 확신하며 입을 열었다.
“SNS 쪽에 연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생각인 거죠?”
“네. 미튜브 채널이랑 연동해서 공식 SNS 만들고, 거기에 일상툰을 연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될 것 같아요. 채윤이와 선배님의 사진도 올리고요.”
“좋네요. 스토리나, 그림 작가는…”
“스토리는 일단 지금 당장은 미튜브에서 나온 일상 중에서 포인트가 될 만한 것들을 뽑아서 만들어보는 걸로 시작해보고, 그림 작가는 구해봐야 할 것 같아요. 안 되면 영준이에게 연락을 넣어보려고요.”
장현아가 말한다.
조성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영준이는 현재 조성현과 채윤이의 미튜브 썸네일을 제작하고, 때때로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일러스트를 그려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이번에도 앨범 때문에 정말 정신이 없었을 텐데, 일상툰이라는 새로운 부담을 안겨 주고 싶지는 않았다.
장현아도 같은 마음이었기에 영준이에게 마지막으로 연락을 넣어보겠다고 이야기한 거겠지.
‘일상툰이라고 해도, 꾸준히 업로드가 필요한 거니까.’
영준이는 정말 성실하지만, 아직 초등학생이다.
채윤이가 매일 같이 음악을 하고는 하지만, 하루에 곡이 하나씩 나오지는 않는 것처럼.
영준이가 매일 그림을 그리지만, 일상툰이 꾸준히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그런 것까지 고려해서, 그림 작가를 구해보고 정 안 되면 영준이에게 연락을 하는 걸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럼 그렇게 진행하고… 일상툰 제작 진행되면 알려주세요. 다른 아이디어들은 뭐가 있을까요?”
조성현의 물음에, 장현아는 기다렸다는 듯 설명을 이어나갔다.
“대형 프로젝트를 좀 진행 했으면 좋겠다 싶어서요. 유미씨나 예나씨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그때까지 준비하고, 무대에 올라서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촬영을 해서 약간 힐링 다큐 형식으로 내보내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장현아가 말한다.
그녀의 말에 조성현은 볼을 긁적거렸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고, 현실적으로도 굉장히 현실 가능성 높은 생각이긴 한데….
“그건 조금 더 생각해보는 걸로 하죠. 체력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고, 거기에… 지금 일단 서울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올라서는 것도 촬영 중이니까요.”
무대에 오르는 일정이 하나가 더 생겨버리면, 조성현도 정신이 없을 거고.
채윤이도 힘들어할 것 같았다.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다고 해도, 아이와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분명했다
거기에… 무대에 오른다는 컨셉도 겹치니, 콘텐츠 자체가 대형 프로젝트 치고는 차별화가 잘 안 되는 느낌.
굳이 무리하면서 그런 콘텐츠 촬영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되었다.
물론, 구독자분들을 위해서 조금의 무리를 하는 건 괜찮을 수 있지만…
이건 효율과, 실리에 대한 부분이었다.
실질적으로 구독자분들이 이 콘텐츠에서 즐거움을 얻느냐 마느냐의 문제인 거니까.
“물론 구독자분들이 좋아해 주시긴 하겠지만, 차라리 다른 걸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네요.”
조성현은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했고, 장현아는 조성현의 말을 듣고 곧바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보통 조성현이 한번 아니라고 하면, 장현아는 웬만하면 받아들이는 편이었다.
“그럼 이건 보류해두고, 다른 프로젝트를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네, 이제 슬슬 방학도 다가오고 있으니까. 그거에 맞춰서 뭐 하나 준비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지난번에 장현아는 조성현과 채윤이를 해외로 여행을 보내고 싶어 하는 기색이긴 했었는데…
조성현은 아직 까지는 해외여행이 조금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많아서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이기에, 일을 전부 끝내고 나면 아마 넉넉히 다녀올 수 있을 테니….
‘그때 가봐야 알겠네.’
장현아가 조성현과 채윤이를 꼭 해외에 보내야겠다고 생각을 한다면 알아서 스케줄을 조정해서 진행할 거다.
그녀가 조성현과 채윤이의 매니저였으니까.
그렇게 장현아와 짧게 더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똑똑.
누군가 회의실 문을 두드렸다.
지금 회의실 문을 두드릴 사람은 한 명뿐이다.
촬영 기사인, 한아름.
아니나 다를까.
한아름이 카메라를 들고 회의실 안으로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언니 안녕하세요!”
채윤이가 꾸벅 고개를 숙여서 한아름에게 인사를 건넨다.
한아름이 미소를 보이며 채윤이에게 손을 흔들었다.
조성현도 그녀와 인사를 했고, 한아름은 빠르게 카메라를 세팅했다.
“굳이 막 힘을 줘서 촬영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그냥 편하게 인사를 해주시고… 영상도 편집을 다양하게 하지 않고, 좀 담백하게 진행해서 올리면 될 것 같아요.”
한아름은 카메라를 세팅하며 말했다.
그녀의 말을 들으며 채윤이는 생글생글 웃었고, 조성현은 머릿속으로 인사말을 생각했다.
카메라 세팅은 금방 끝났고, 한아름이 카메라 뒤에서 조성현과 채윤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한아름의 말과 함께, 카메라가 영상 촬영을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조채윤입니다!”
“조성현입니다.”
촬영이 시작되자마자, 채윤이는 얼른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조성현도 옆에서 함께 인사를 한 후,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해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조성현은 그걸 보며 입을 열었다.
“구독자 수가 10만을 넘었습니다. 이렇게 큰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주신 관심과 사랑을 전부 갚을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성현의 인사는 심플했다.
어떻게 본다면, 조금 딱딱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말들 뿐이었지만.
그는 진심이었다.
10만이라는 숫자는 쉽게 볼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인구가 5천만인데, 그 중 10만이라면, 정말 대단한 거 아닌가.
물론 온전히 한국인들만 구독을 누르는 건 아니고, 최근 들어 조금씩 영어로 달리는 댓글들이 늘어나는 것이 눈에 보이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10만 구독자라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고, 감사한 일이었다.
조성현과 채윤이가 뭔가 잘해서 이뤄낸 성과가 아니라, 구독자들이 관심과 사랑을 주어서 이룰 수 있었던 일.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채윤이의 인사는 조금 더 톡톡 튀는 느낌이었다.
아이는 일단, 두 팔을 크게 벌려 하트를 만들었다.
“10만 만큼 사랑해요! 저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채윤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본인이 너무 신이 나서 폴짝폴짝 뛰었다.
그런 아이를 진정시키고, 다시 감사 인사를 전한 후에야 촬영이 끝났다.
이렇게 정신없이 감사 인사를 하는 모습을 찍어도 되나 싶었는데, 촬영하는 내내 한아름의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은 걸로 보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다.
* * *
구독자분들에게 바치는 감사 인사 영상을 촬영한 후, 조성현과 채윤이는 오랜만에 부모님의 집을 찾았다.
조성현도 앨범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채윤이도 최근 곡을 작곡하고 앨범 녹음을 신경 쓰느라 부모님의 집에 오지 못한지 벌써 몇 주였다.
그래서였을까.
채윤이는 오랜만에 보는 할머니의 모습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저희 왔어요.”
조성현이 인사를 하며 들어가는데, 채윤이가 얼른 신발을 벗고 거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이제 일어나고 있는 이수현을 향해 달려가 그녀의 허리를 껴안았다.
“어이구 우리 채윤이 왔어?”
이수현은 웃으며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안방에 있던 조재욱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왔어?”
“네. 배고프실 텐데. 저희 때문에 식사 늦게….”
“왔으면 됐어. 얼른 밥이나 먹자.”
조재욱은 손을 휘휘 흔들면서, 손이나 씻고 오라는 듯 욕실 쪽으로 고개를 까딱거렸다.
그런 조재욱의 모습에 조성현은 미소를 보이며 채윤이와 함께 욕실로 향했다.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말투가 항상 딱딱하고, 조금 거칠었던 아버지였는데.
지금은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것 같다.
채윤이의 애교 때문인지, 아니면 변화한 조성현의 모습 때문인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조성현은 아이와 함께 손을 씻고 식탁에 앉았다.
저녁 메뉴는, 김치 수제비.
“뜨거우니까 조심히 먹어.”
이수현이 채윤이의 앞으로 접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네에!”
채윤이는 꽤 배가 고팠던 것인지, 입맛을 다셨다.
오랜만에 부모님 집을 찾아왔기에, 할 말이 많았다.
그날 식사 자리는 꽤 오래 이어졌고.
식사가 끝난 후에는 케이크까지 준비됐다.
“너희 미튜브, 10만 넘었다면서. 오늘 너희 아빠가 퇴근하면서 케이크 사 왔어. 나는 10만 넘었는지도 몰랐는데, 어떻게 알고 사 왔나 몰라.”
이수현이 슬쩍 조재욱 쪽을 보면서 말했다.
조재욱이 험험 하고 헛기침을 하며 케이크에 시선을 고정했다.
“나도 뭐, 아들이랑 손녀가 미튜브를 한다니까 구독은 해놨지.”
조재욱이 그렇게 말하며 슬쩍 차 한 모금을 마셨다.
채윤이는 조재욱이 미튜브를 구독 했다는 말에 얼굴이 활짝 펴졌다.
“사랑해요 할아버지!”
“… 그래.”
채윤이의 말에, 조재욱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맺혔다.
그렇게, 따뜻한 저녁이 지나가고.
드디어 그날이 다가왔다.
앨범 발매 날.
아침이 밝았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