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06)
406화
조성현이 Pan 엔터테인먼트에서 박중원, 최우진과 함께 회의하고 있을 때.
채윤이는 수업을 듣고 있었다.
아이의 옆에는, 현서가 앉아 있었다.
평소라면 짝꿍인 박준호가 앉아 있었겠지만, 오늘은 특별 활동이 있는 날.
팀별로 나누어서 자리를 앉은 상황이었고, 채윤이와 현서는 같은 팀이 되었다.
“자, 이제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예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오면서 파릇파릇하게 새싹을 드러낸 식물들이, 더 크게 자라는 계절이 되는 거죠.”
특별 활동을 위해 초청된 강사가 아이들을 상대로 열심히 설명한다.
오늘 하는 특별 활동은, 테라리움 만들기라는 활동이었다.
“혹시 우리 친구들 중에 테라리움이 뭔지 아는 사람?”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테라리움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침묵하는 아이들을 보고, 강사는 빙긋 웃으며 입을 열어 설명을 이어나갔다.
“테라리움이라는 건, 다른 말로는 보틀 가든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보틀이 뭘까요?”
“병이요!”
“오, 맞아요. 이 경우에는 유리병이고. 가든은…”
“정원이에요!”
“네, 정원이죠. ‘유리병 정원’. 이게 바로 테라리움이에요.”
강사는 친절한 목소리로 설명하며,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박스를 뜯었다.
박스 안에는 작은 유리병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녀는 유리병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고, 기다리고 있던 선생님들이 하나씩 아이들에게 병을 나누어주기 시작한다.
“떨어뜨리면 깨질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면서 다뤄야 해요.”
강사의 말에, 현서는 긴장하며 유리병을 받았다.
옆에 있던 채윤이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유리병을 받아, 자신의 앞에 내려놓았다.
현서는 그런 채윤이를 힐끗 보았다가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오늘 기분 좋은 일 있어?”
채윤이는 오늘따라 유달리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적어도 현서가 보기에는 말이다.
뭔가 다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평소의 채윤이와 똑같을지 몰라도, 매일 같이 채윤이와 대화를 하고,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는 현서는 아이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채윤이는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
이것도 평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평소라면 그저, 멀뚱멀뚱 자신을 바라보거나 눈을 깜빡거리며 의아한 얼굴을 해 보였을 텐데.
지금은 역시, 티가 나냐는 듯한 표정을 해 보이는 것 아닌가.
“지난번에 아빠랑 나랑 같이하는 미튜브 구독자 수가 10만을 넘었었거든.”
“응. 그것도 한참 자랑했었잖아.”
“이번에 실버 버튼이 왔어.”
“진짜? 대박. 나도 구경시켜줘.”
현서가 놀라서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실버 버튼이라니, 말로만 들었지 직접 본 적은 없는 신비의 물건 아닌가.
현서도 미튜브를 자주 보는 한 사람으로서, 실버 버튼을 받았다는 채윤이의 말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와중에 최대한 목소리를 낮춰서 채윤이만 들릴 수 있게 한 건, 칭찬해줘야 할 만한 자제력이었다.
채윤이는 자신감 넘치는 웃음을 흘렸다.
“집에 있어서, 구경하려면 집으로 와야해.”
“아저씨한테 물어봐서 나 너희 집 놀러 가면 안 돼?”
현서가 조금 빠른 목소리로 말을 한다.
채윤이는 잠시 고민했다.
와도 되나?
안 될 이유는 또 없어서, 아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빠한테 물어보고. 된다고 하면.”
“실버 버튼이라니… 너무 멋지다.”
현서가 눈을 반짝거리면서 말했다.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침에 보고 왔는데, 진짜 장난 아니야.”
“와….”
평소 성숙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던 현서였지만, 실버 버튼이라는 신비 앞에는 어쩔 수 없었다.
아이가 부럽다는 듯 채윤이를 바라보았고.
채윤이가 당당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무슨 이야기 하고 있어?”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아이들 사이에 선생님이 끼어든다.
박아린.
예전에 채윤이와 영준이가 캠핑을 하러 갔을 때 만난 보조 선생님이다.
“어… 채윤이 집에 놀러 가고 싶다는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현서가 채윤이의 눈치를 보다가 말했다.
실버 버튼을 받았다는 게 혹시 비밀일 수도 있으니까.
채윤이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웃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 현서가 채윤이 집에 놀러 가는 것도 좋지만, 일단은 테라리움 만들기를 열심히 해 볼까요?”
“네에.”
채윤이가 바로 답했다.
박아린 선생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방금 아이들이 대화를 나누느라 놓친 강사의 말을 설명해 주었다.
“여기, 모래들 보이지?”
“네.”
“이걸 열심히 깔고, 그다음에는 흙을 깔고, 다육이를 심는 거래. 모래 색깔이 다양하니까, 예쁘게 꾸며볼까?”
모래는 빨간색, 파란색 같은 색부터, 하얀색 모래까지. 총 9가지 색의 모래가 준비되어 있었다.
테이블과 바닥에 모래들이 어지럽게 흩어질 것을 생각하면 선생님들로서는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나 열심히 자신의 유리병을 꾸미고 있었다.
채윤이는 유리병과 모래를 가만히 노려보았다.
어떻게 해야 예쁘게 꾸밀 수 있을까.
잠시 고민을 하던 채윤이는, 파란색 모래와 흰색 모래, 그리고 아이보리색의 모래를 가지고 와서 잘 배치하기 시작했다.
모양은 조금 삐뚤빼뚤하긴 하지만.
그래도 얼핏 보면 파도치는 해변 같은 느낌으로 모래가 쌓인다.
옆에서 채윤이와 함께 테라리움을 꾸미던 현서는 무지개색으로 층을 쌓아 장식했다.
“… 무지개떡 먹고 싶다.”
아이는 자신이 만든 테라리움을 보며, 중얼거렸다.
채윤이는 옆에서 그렇게 중얼거리는 현서의 말에 작게 웃었다.
채윤이와 현서가 자신들의 테라리움 장식을 대부분 끝냈을 때쯤, 다들 비슷하게 마무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육이를 심어줄 차례.
가장 실수가 많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었기에 선생님들이 긴장하며 다육이 심는 것을 열심히 도왔다.
바삐 움직이며 도운 덕분인지, 다들 금방 다육이를 심을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름표를 붙여서 꽂아 넣는 것.
“이름표에 각자 다육이에게 이름을 붙여서 꽂아주면 이제 끝이에요.”
강사의 말에 채윤이는 이름표를 보며 고민했다.
무슨 이름이 좋을까.
아이는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현서는 금방 결정을 하고 펜을 움직였다.
힐끗 보니, 이름표에 ‘무지개떡’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 다육이 이름이 무지개떡이야?”
“응.”
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고.
덕분에 채윤이의 고민도 길지 않았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걸 적으면 되었으니까.
아이가 다육이의 이름표에 적은 이름은, ‘조실버’였다.
* * *
채윤이의 학교에 와서, 아이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조성현은 얼마 되지 않아 모습을 드러내는 채윤이를 보고 조금 놀란 얼굴이 되었다.
아이가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끌어안고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었던 것.
채윤이의 옆에는 현서도 함께하고 있었다.
똑같은 포즈로, 무언가를 안고 있다.
평소라면 반갑게 웃으며 달려왔을 채윤이지만, 손에 들고 있는 물건 때문에 달려오기 힘든 모양이었다.
조성현은 아이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빠 안녕!”
“안녕하세요. 아저씨.”
채윤이와 현서가 나란히 인사를 건넨다.
조성현은 웃으며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현서 안녕.”
그렇게 인사를 하면서, 조성현은 채윤이와 현서가 들고 있는 박스에 시선을 주었다.
뭐가 들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마냥 가벼워 보이진 않았다.
조성현은 채윤이가 들고 있던 박스를 건네받았고.
현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채윤이가 조성현에게 자신이 들고 있던 박스를 넘기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아빠.”
“응?”
“오늘 현서 우리집에 놀러 오면 안 돼요?”
채윤이가 묻고, 현서가 눈을 반짝거리면서 조성현을 바라본다.
조성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안 봐도 뻔했다.
실버 버튼이 왔다는 사실을 알렸겠지.
사실 조성현은 현서가 집에 놀러 오는 건 전혀 상관이 없었다.
오면 채윤이가 좋아할 테니, 그것도 좋고.
오지 않는다면 채윤이와 함께 연습할 테니, 그것도 그 나름 좋다.
하지만, 조성현은 바로 긍정의 대답을 줄 수는 없었다.
“글쎄. 일단… 우리 현서 부모님께 먼저 여쭤봐야 하지 않을까?”
조성현이 그렇게 말을 꺼내자, 현서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주머니를 뒤져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엄마한테 한 번 물어볼게요!”
아이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현서가 열심히 자신의 어머니와 통화를 시작하고.
조성현은 그사이 채윤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현서가 실버 버튼 온 거 한 번 보고 싶다고 그래?”
“응. 신기하다고, 보고 싶다고 해서 놀러 오면 볼 수 있다고 했어. 학교로 가지고 오지는 못하니까.”
조성현이 알았다며 아이의 볼을 가볍게 콕 하고 찌르는데, 현서가 눈치를 보면서 슬그머니 다가왔다.
“저… 아저씨.”
“응 현서야.”
“엄마가 아저씨 바꿔 달래요.”
“그래, 고마워.”
현서가 조심스럽게 내미는 전화를 건네받은 조성현은, 현서의 어머니와 통화를 시작했다.
몇 번 통화도 하고, 인사도 나눈 사이라서 낯설진 않았다.
-저희 애가 너무 민폐를 끼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되는데….
“아니에요. 채윤이가 자랑하고 싶은 게 있어서 먼저 초대를 한 모양이더라고요. 잘 놀게 하다가, 저녁 먹이고 얌전히 집에 데려다주겠습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현서의 어머니는 고민하는 듯하다가 결국 허락했고.
눈치를 살피던 현서는 조성현이 빙긋 웃음을 보이며 전화를 넘겨주자 만세를 불렀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그렇게, 조성현은 채윤이와 현서를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 * *
집으로 오자마자, 헐레벌떡 손을 씻은 현서와 채윤이는 거실 테이블에 놓인 실버 버튼을 구경했다.
아침에도 봤는데 그게 그렇게 신기한지, 채윤이는 눈을 빛내며 실버 버튼을 보고 있었다.
현서도 신기한지 자꾸만 손을 뻗다가, 움찔하면서 다시 손을 뒤로 빼는 걸 반복 중이었다.
조성현은 그런 현서와 채윤이를 보며 미소를 보이다가, 채윤이가 들고나왔던 작은 박스를 확인했다.
“채윤아, 이거 안에 뭐 들어있는 거야?”
“조실버 들어있어.”
“… 조실버?”
요상한 이름에, 조성현은 눈을 깜빡거리며 박스를 열어 안에 있는 것을 꺼냈다.
해변을 닮은 모래들과.
그 위에 조심스럽게 심겨져 있는 다육이.
그리고 다육이 바로 앞에 꽂혀져 있는 이름표에는 ‘조실버’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조실버라는 이름을 보고 조성현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아무래도 채윤이는, 조성현이 생각했던 것보다 실버 버튼을 훨씬 더 기다렸던 모양이었다.
실버 버튼을 받고 이렇게 좋아하는데, 골드 버튼을 받으면 얼마나 좋아할까.
아이가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상상하니, 조성현의 입가에도 미소가 맺힌다.
채윤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도, 골드 버튼은 꼭 받아야겠다.
조성현이 다짐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