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13)
413화
솔직히, 유미의 콘서트를 보다가 무슨 일이 생기겠다는 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다.
분명 어느 정도는, 유미의 콘서트에서 조성현과 채윤이가 조명될 만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긴 했다.
하지만 그게 이런 식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잘 해봐야 콘서트가 전부 끝나고, 무대 위에 올라가는 것 정도?
아니면 무대가 끝나고 회식을 하는 것 정도가 아닐까.
그 정도 예상에서 그쳤었다.
한아름까지 와서 촬영하고 있다는 건, 미튜브에 올라갈 콘텐츠이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이기도 했다.
그냥 단순히 콘서트를 보는 걸 촬영하는 건 2개의 영상이 나올 만큼 분량을 뽑기에 조금 부족했을 테니 뭔가 더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뭐라 말이라도 해주지.’
조성현은 속으로 생각하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유미가 조금 민망하다고 해야 할지, 미안해하는 표정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 묘한 표정으로 조성현과 채윤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함께 하시겠나요?”
채윤이는 그제서야 같이 하자고 하는 상대가 자신과 조성현이라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아이는 멀뚱멀뚱 유미를 바라보다가 이내 휙 고개를 돌려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아빠. 우리한테 물어보는 거야?”
“응. 그런 것 같은데? 저기 봐봐.”
조성현이 그렇게 말하며, 슬쩍 손을 들어 스크린을 가리켰다.
어느새 유미를 촬영하던 카메라 하나가 조성현과 채윤이를 비추고 있었다.
채윤이는 스크린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란 것인지 숨을 짧게 들이켰다.
하지만 아이는, 금방 평정을 되찾았다.
신이 났는지 채윤이가 카메라를 찾아 손을 흔들어 보였다.
조성현은 피식 웃었다.
채윤이는 대중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성격 자체가 뭔가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편도 아니었고, 음악적인 부분은 오히려 드러내려 노력하는 편.
그런 아이였기에, 이렇게 대뜸 카메라를 들이밀어도 기분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조성현도 그리 기분 나쁘진 않았다.
조금 당황스러웠을 뿐이지.
“미리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해요.”
옆에서 한아름이 작은 목소리로 사과를 하며, 무언가를 건넨다.
작은 상자.
열어보니 마이크 두 개가 놓여있었다.
아주, 미리 판을 다 짜둔 모양이다.
조성현은 결국 마이크를 꺼내, 하나를 채윤이에게 내밀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어? 채윤이 아니야?”
“… 맞는 것 같은데? 옆에 있는 분은 아빠인가 봐. 미튜브에서 봤어.”
슬슬 채윤이와 조성현을 알아보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연했다.
이곳에 있는 이들은 전부 유미의 팬들이다.
그리고 유미의 미튜브를 개설할 때 게스트로 가장 처음 등장했던 사람이 바로 채윤이였으니.
유미의 팬들 입장에서는 채윤이를 못 알아볼 리가 없었던 거다.
실제로, 채윤이와 조성현의 미튜브 구독자들 중에는 유미의 팬들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기도 한 상황.
“안녕하세요. 좌석 번호 S-32번입니다.”
조성현이 가볍게 웃음을 흘리며 소개를 했다.
마이크를 통해, 콘서트장 전체로 조성현의 목소리가 울렸다.
유미가 슬쩍 미소를 지었다.
“반갑습니다. 32번님. 같이 무대 꾸며주실 의향이 있으실까요?”
“뭐, 한 번 해보죠.”
“옆에 계신 우리 귀여운 33번님은요?”
“좋아요!”
채윤이는 자신의 좌석 번호를 한 번 확인 했다가 답했다.
아이의 맑은 목소리가 콘서트장을 가득 채웠다.
여기저기서 웃음들이 흘러나왔다.
“너무 귀엽다.”
“진짜 말도 안된다… 게스트로 이렇게 뜬금없이 채윤이가 등장하다니.”
관객들이 작은 목소리로 서로 대화를 나눴다.
채윤이는 그런 반응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유미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떤 곡을 하면 좋을까요?”
유미가 묻는다.
조성현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어차피 유미의 곡이라면, 조성현이 모를 리가 없었다.
오래된 곡이라면 조성현이 매니저로서 유미의 곡을 관리했을 테고.
최근에 나온 곡이라면 조성현이 작곡을 했거나 프로듀싱을 한 곡일 테니, 당연한 것 아닌가.
채윤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도 조성현이 유미의 곡을 작업할 때 옆에서 계속 지켜보았고, 그런 게 아니더라도 평소에 유미의 곡을 많이 듣는 편이니까.
한 번 들은 곡도 웬만하면 흥얼거릴 수 있는 채윤이인데, 수백 수천 번 들은 유미의 곡을 모를 수가 없었다.
“유미씨 곡이면 무슨 곡이든, 괜찮을 것 같네요.”
“그럼 ‘올해는 그냥’을 한 번 불러볼까요?”
유미의 질문에, 조성현은 채윤이 쪽으로 시선을 움직였다.
채윤이는 얼른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이의 그 모습에 유미가 미소를 지었다가, 고개를 돌려 밴드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밴드가 리듬을 한 번 타더니, 연주를 시작했다.
퉁 투웅.
커다란 스크린 한쪽에는 유미가, 다른 한쪽에는 조성현과 채윤이가 비친다.
“그냥 재미있게, 노래방 왔다 생각하고 같이 불러봐요.”
유미가 그렇게 말하고 곧바로 노래를 시작했다.
-올해도 벌써 며칠 남지 않았어.
-분명 올해는 뭐라도 해보려 했던 것 같은데.
유미가 편안하게 노래를 시작해나간다.
채윤이는 고개를 까딱거리며 노래를 즐기고 있었다.
아이는 수많은 관객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하기보다는 신기해하고 있었다.
채윤이는 웃음을 흘리면서 고개를 돌려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조성현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언제든 노래를 불러도 괜찮다는 듯 눈짓했다.
그러자, 채윤이는 숨을 스읍하고 들이키더니 입을 열었다.
유미가 그걸 보고, 얼른 마이크를 내린다.
-자꾸만 빨간 옷을 입고 행복하게 웃던 네가 떠올라.
-네가 나의 산타가 되어 주겠다고 했던 그 말이 자꾸만 맴돌아.
채윤이 특유의 맑은 보컬이, 콘서트장에 널리 퍼진다.
귀엽다며 수군거리던 관객들이 순식간에 침묵했다.
조성현이 웃으며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지난번, 함께 앨범을 준비하면서 보컬 준비를 조금 했었다고 아이의 보컬은 꽤 많이 성장해 있었다.
그 이후로도 채윤이는 자주 곡을 흥얼거리며 노래를 불렀으니, 보컬 실력이 느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채윤이는 노래를 부르다 말고 조성현의 손을 잡았다.
아이가 노래방에서 가끔 보이는 모습이다.
열심히 부르다가, 힘에 부치면 조성현의 손을 잡아 신호를 주는 것.
조성현은 마이크를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너 없이도 잘살아보겠다고 다짐도 했었는데.
-어째서 아직도 이러고 있는지 나조차 이해가 가지 않아.
특유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부드럽게 깔렸다.
조성현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노래를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 말한 적 있듯, 그건 아티스트들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다.
분명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말도 안 되는 노래 실력.
심지어 조성현은 채윤이보다 보컬을 사용할 일이 많지 않았나.
가이드 녹음을 할 때도 그렇고, 서예나의 곡에 피쳐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피아노 연주는 몰라도, 보컬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는 채윤이보다 조성현이 경험이 더 많았다.
그렇게, 유미와 채윤이, 그리고 조성현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결국 곡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와, 노래 잘하는 건 알았는데. 콘서트장에서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네요. 이거 내 콘서트인데, 나보다 더 잘해.”
노래가 끝나고, 유미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관객들이 웃으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조성현과 채윤이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채윤이는 여전히 흥분이 가라앉혀지지 않는지, 신이 난 모습이었다.
아이가 자신의 가슴께에 손을 얹고는 후우하고 심호흡을 하는 걸 본 조성현은 웃으며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마이크를 한아름에게 다시 넘긴 조성현은, 유미가 무대 위에서 진행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진짜 진짜 마지막 무대 보여드리고 작별 인사할게요!”
유미가 그렇게 외치며 손을 크게 흔든다.
다시 한번 노래가 시작되었다.
이번에 나올 게스트는, 조성현도 알고 있다.
원래 예정되어 있던, 서예나다.
“우와! 미친!”
“서예나야 진짜?”
서예나가 모습을 드러내자 다들 흥분해서 소리를 내질렀다.
그렇게, 유미와 서예나가 부른 곡까지 마무리되고.
유미의 콘서트는 무사히 막을 내렸다.
* * *
“…죄송합니다.”
관객석에서 빠져나와, 대기실로 들어오니 장현아가 꾸벅하고 고개를 숙여 사과한다.
채윤이는 장현아가 왜 사과를 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당황했다.
조성현은 미소를 보이며 손을 흔들었다.
“괜찮아요. 조금 놀라긴 했는데, 뭐… 재미있었네요.”
사실 조성현도 조성현이지만, 채윤이가 많이 좋아했다.
여전히 흥분하면서 유미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너무 좋은 영상이 나올 것 같아서, 조금 욕심냈어요.”
장현아가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며 말했다.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서, 조성현도 당황을 하는 와중에 이거 꽤 좋은 콘텐츠가 될 것 같다고 생각을 하긴 했었다.
장현아는 이런 쪽으로 머리가 너무 잘 굴러가는 편이었다.
어차피 장현아도 조성현과 채윤이가 정말 싫어할 것 같았으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가 나올 것 같아도 진행하지 않았을 거다.
조성현과 채윤이의 성향을 알고 있으니, 일단 진행한 후 놀래킨 것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다.
“확실히 좋은 영상 나올 것 같긴 해요. 채윤이도 재미있어했고. 그치?”
“응! 재미있었어.”
채윤이가 고개를 크게 끄덕거리며 즐거움을 드러낸다.
때마침, 박중원과 유미가 대기실로 들어왔다.
“어째 떨지도 않고 잘하더라. 우리 채윤이, 역시 대단해.”
박중원이 말한다.
그의 말에 조성현은 휙휙 하고 손을 저었다.
“채윤이가 왜 형네 채윤이야. 조성현네 채윤이지.”
“야, 아무리 채윤이가 네 딸이라고 해도. 너만 가지고 있으려는 건 죄야 죄. 1인 1 채윤이 보급이 시급하다니까.”
박중원은 그렇게 말을 하며 슬쩍 무릎을 굽혀 채윤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채윤이가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유미도 뒤따라 채윤이와 함께 하이파이브를 했다.
“채윤이 노래 엄청 잘하더라.”
“언니도 완전 멋있었어요. 나중에 또 같이 노래 부르고 싶어.”
채윤이가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아이의 반응에, 조성현은 볼을 긁적거렸다.
글쎄.
다시 한번 이렇게 콘서트장에서 같이 노래를 부르는 건 조금 무리가 아닐까 싶다.
아이가 다시 이렇게 콘서트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건 아마, 조성현과 채윤이가 콘서트를 열었을 때일 테니까.
‘… 어쩌면, 금방 하게 될 수도 있고.’
혹시 모르지.
당장 1년 후에 콘서트를 열 수 있을 정도로 구독자 수가 많아질 수도 있는 일 아닌가.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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