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27)
427화
아침 일찍부터, 조성현은 장현아와 회사 1층 카페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장현아의 얼굴은 한없이 밝았고, 조성현의 얼굴은 조금 미묘했다.
그는 여전히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선배님, 괜찮으세요?”
“아, 네.”
조성현이 살짝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앞에 있는 커피를 집어 들었다.
장현아가 전부 이해한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확실히 노이즈 마케팅도 마케팅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네요.”
“… 저희는 노이즈 마케팅 정도는 아니었지 않나요?”
“부정적인 여론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슈화가 되고 토론 거리가 된 거니까요.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아닌가요?”
“맞는 말이긴 하죠.”
조성현이 인정했다.
토론 거리가 된 거니까, 노이즈 마케팅이 될 수도 있겠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말이다.
“구독자 수 20만이라니. 진짜… 엄청 빠른 속도예요. 유미씨보다 빠른 것 같은데요?”
“그러게요.”
유미도 미튜브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빠른 속도로 구독자 수 20만을 돌파하지는 못했었다.
그녀도 꽤 빠른 속도였는데, 조성현과 채윤이가 조금 더 빠른 것.
거기에다….
“곧 따라잡을 것 같기도 하고요.”
“… 아마, 그렇게 되겠죠.”
유미의 미튜브 구독자 수는 현재 24만 명 정도를 기록하고 있었다.
조성현과 채윤이는 이제 20만을 조금 넘긴 상황이지만, 여전히 가파른 속도로 구독자 수가 올라가는 중이었다.
하루에 천명, 2천 명은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
이슈화가 되고 있으니 이 정도로 느는 거고, 이 이슈가 가라앉는다면 이렇게 가파르게 성장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최소 1, 2주 정도는 지속될 건 분명했다.
한 두 달 정도면 유미의 미튜브 구독자 수를 따라잡을 수도 있는 상황인 거다.
“유미씨랑 같이 방송 나갔을 때부터 슬슬 시동 걸리는가 싶더니, 이렇게 터지네요.”
장현아가 웃으면서 말한다.
조성현은 볼을 긁적거렸다.
점점 조성현과 채윤이의 인지도가 높아져 가고 있고,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
당사자로서 그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잘 돼서… 다행이죠.”
조성현이 말했다.
구독자 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을 좋아해 주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는 증거였으니.
조성현은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잘될 줄 예상 못 했는데, 너무 다행이다.
“영준이랑 같이 진행하는 일상툰도 첫 번째 에피소드 최대한 빨리 진행해볼게요. 잘 진행되고 있어서, 다음주나… 늦으면 다다음 주 정도에는 그래도 첫 번째 화를 공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온스타그램에 업로드하려고요.”
“좋네요. 온스타그램… 저는 아직 익숙해지지 못했는데, 잘 부탁할게요.”
공식 SNS를 장현아가 관리하고 있었기에, 조성현은 그녀에게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조성현은 아무리 생각해도 SNS 관리를 잘할 자신이 없었다.
장현아가 틈날 때마다 채윤이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최대한 찍어서 보내주고 있긴 한데… 딱 거기까지가 그가 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무슨 사진을 올리는 게 좋을지, 그는 판단할 수가 없었으니까.
찍는 족족 채윤이가 너무 사랑스럽게 나오는데 거기서 어떻게 고르겠는가.
“아직 뭐 제대로 올린 사진이 별로 없는데요 뭐. 앞으로 잘 관리하겠습니다. 선배님 이제 슬슬 작업 하러 가셔야죠?”
“그래야죠.”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슬쩍 자리에서 일어났다.
구독자 수 20만을 돌파한 기쁨을 잠시 뒤로 미뤄두고, 일하러 갈 시간이었다.
그렇게 장현아도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우우웅.
장현아의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아, 커피 마시느라 조금 농땡이 피웠다고 팀장님한테 바로 전화 오네요.”
그녀는 장난스럽게 말하며 전화를 받았다.
조성현이 피식 웃으면서 나란히 걸음을 옮겼는데.
“네? 어디서요?”
장현아의 입에서 놀란 목소리가 튀어나오자, 조성현도 걸음을 멈칫거리며 그녀를 돌아봤다.
조성현이 의아한 듯 장현아를 바라보니, 그녀는 정말 한없이 커진 눈동자로 조성현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일인데요?”
“어, 네. 연락해 보겠… 아니, 지금 바로 옆에 계세요.”
장현아가 횡설수설하면서 답을 하다가 고개를 한 번 흔들더니 다시 답한다.
조성현은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가만히 장현아가 전화를 마무리하기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장현아의 통화가 마무리되었다.
그녀는 얼마나 흥분했던 것인지, 숨을 조금 몰아쉬고 있었다.
“중원이 형이에요?”
“네. 박 팀장님이신데… 데리고 회의실로 오라시네요.”
“갑자기요?”
“… 네. 갑자기요.”
“뭐, 일이라도 터졌나요?”
조성현이 물었다.
뭔가 일이 터진 건 확실해 보였다.
장현아가 이렇게까지 반응할 정도면 분명, 큰일이리라.
“유 퀴즈 인 더 하우스.”
“……?”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의 이름이 갑자기 튀어나오자, 조성현이 의아한 듯 장현아를 바라보았다.
장현아가 꿀꺽하고 침을 한 번 삼키더니 말을 이었다.
“그쪽 제작진에서 연락이 왔다네요. 선배님하고 채윤이, 출연 가능하냐고.”
“… 바로 올라가 보죠.”
장현아의 말을 들은 조성현이 답했다.
일단 올라가서, 회의실에서 박중원과 만나서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았다.
* * *
대한민국의 3대 예능이 무어냐 묻는다면, 아마 의견이 꽤 갈릴 거다.
‘무모한 도전’, ‘러너스’, ‘2박 3일’ 등 많은 예능 프로그램이 거론되겠지.
그리고 그런 예능 프로그램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예능 대장들이 있다.
그 예능 대장 중 최고는 누굴까.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인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꺼낼 이름.
유진석.
그가 메인 MC를 맡아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유 퀴즈 인 더 하우스’.
컨셉은 간단하다.
그냥 작은 집 하나에 게스트들을 초대해서 인터뷰하고, 퀴즈를 맞히는 형식.
매회 차마다 등장하는 게스트들은 유명인들도 있지만, 전혀 처음 보는 일반인도 있었다.
흔하지 않은 직업을 가진 게스트를 초청해서 그 직업에 대해 알아보기도 하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선물해주는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최근 가장 인지도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었기에, 박중원과 장현아, 그리고 조성현까지.
전부 약한 흥분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진짜 미쳤다. 이거는 뭐, 따로 말할 필요도 없어. 유진석이잖아.”
“… 그렇죠.”
박중원의 말에 조성현이 답했다.
다른 방송 프로그램이었으면, 조성현은 꽤 많이 고민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모든 본능이 말하고 있었다.
유진석이기에, 이건 거절하면 안 된다.
유느님이라고 불리기까지 하는 유진석이다.
조성현 개인적으로도 팬이기도 했고, 대한민국에서 유진석의 팬이 아닌 사람은 있어도, 그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엄청난 사람이었기에.
이건 거절할 수 없는 기회였다.
“너 설마 고민하고 있는 거 아니지? 야 이거 출연 안 하면 평생 후회한다?”
“설마. 아무리 나라도 유 퀴즈 인 더 하우스 출연 가지고 고민하진 않아. 거기에다가, 원래는 인지도가 높아지면 욕도 많이 먹을 것 같아서 방송 출연할 때마다 고민했던 건데….”
지금은 이미 뭐, 이슈화도 되고 있고.
구독자 수도 20만을 넘은 만큼…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신경이 덜 쓰인다.
어차피 일이 이렇게 된 거 상관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선배님, 이거 제가 호들갑 떠는 걸 수도 있는데요. 저는 진짜… 유진석 님이 제 이름 한 번만 불러줘도 일주일 동안 행복할 것 같거든요.”
장현아가 눈을 반짝거리면서 말했다.
그녀의 기분이 이해가 됐기에, 조성현은 작게 웃음을 흘렸다.
유진석이 아이돌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다.
개인적으로 배울 만한 부분도 많다고 생각을 하는 인물이었고 말이다.
항상 올곧게 살아가는 사람 아닌가.
지난 생의 조성현은 잘못된 선택만 했고, 이번 생의 그 또한 항상 정답을 선택하지는 못하고 있기에 유진석을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아 몰라. 일단 출연하는 걸로 확정하고… 일정은 어떻게 잡을까.”
“그쪽에서 최대한 편한 날짜로 잡아야죠.”
“제일 빠른 날짜가 다음 주 목요일이래. 그때 촬영하고, 다다음 주 수요일에 방영되는 일정.”
“그럼 다음 주 목요일에 촬영해야죠.”
“근데 점심에 촬영이라서, 그렇게 진행하면 채윤이가 학교를 빠져야 할 거야.”
“… 선생님이랑 이야기해서, 빼볼게요.”
웬만해서 채윤이가 학교를 빠지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지만, 유 퀴즈 인 더 하우스인데 어쩌겠는가.
빼야지.
“히야… 진짜, 유 퀴즈 인 더 하우스 방영되면 바로 구독자 수 25만 돌파해버리는 거 아니야?”
박중원이 감탄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 돌파하겠죠.”
“무조건이죠. 유느님인데, 25만은 찍죠.”
조성현과 장현아가 바로 답한다.
장현아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거리면서 강하게 긍정했다.
조성현도 감히, 부정할 수 없었다.
유느님 파워는 그만큼 강력하니까.
다른 이들에게 물어봐도, 전부 유 퀴즈 인 더 하우스가 방영된다면 구독자 수 25만은 돌파하게 될 거라고 입을 모아 말할 거다.
“그럼, 다음 주 목요일에 촬영하는 걸로 그쪽이랑 일정 픽스할게.”
“네.”
“… 이슈가 되더니, 이런 일도 있네. 앞으로 너도 그렇고, 채윤이도… 진짜 바빠지겠다.”
박중원이 웃으며 말했다.
“구독자 수 25만도 미리 축하드립니다. 선배님.”
뒤이어 장현아가 말한다.
조성현이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
유 퀴즈 인 더 하우스가 방영된다면 구독자 수 25만 명이 넘어설 것이란 그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예상이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유 퀴즈 인 더 하우스를 촬영하기로 한 목요일의 이틀 전부터였다.
* * *
그날의 아침은, 유난히 맑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파란 하늘은 보기만 해도 기분 좋게 만들어 주었다.
조성현과 채윤이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분 좋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가방 안 무거워?”
“괜찮아!”
조성현의 물음에 채윤이가 해맑게 답한다.
아이는 얼른 가자는 듯 조성현의 손을 잡아끌었다.
평소와 같은 날이지만, 오늘은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니었다.
“예나 언니가 기다리잖아. 얼른 가자.”
채윤이가 씩씩하게 걸음을 옮기며 말한다.
조성현이 피식 웃었다.
“그래, 얼른 가자.”
그들은 오늘, 서예나의 집에 놀러 간다.
아직까지 조성현과 채윤이는 오늘 무슨 일이 벌어지기 시작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