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31)
431화
조성현과 채윤이는 영준이와 함께 Pan 엔터테인먼트에 들어섰다.
장현아가 그들을 반겼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네 현아씨. 안녕하세요.”
조성현과 인사를 나눈 그녀는 곧바로 채윤이와 영준이 쪽으로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채윤이, 영준이 안녕?”
“안녕하세요!”
채윤이가 맑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시청각실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오늘은 그냥 장현아와 함께 4명이서만 방송을 보기로 했다.
유미나 서예나는 스케줄이 있었으니 나중에 재방송으로 보겠다고 말을 해준 상태였다.
“곧 시작하니까, 서둘러야 해요.”
장현아가 그렇게 말하며 걸음을 서두른다.
그녀의 말대로, 곧 유퀴즈가 방영될 시간이었다.
시청각실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얼마 되지 않아서 방송이 시작되었다.
“와….”
채윤이가 작게 소리를 흘린다.
유진석의 얼굴이 모니터를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그걸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며칠 전에 직접 본 얼굴이 이렇게 화면에 나오니 다시 한번 신기한 거다.
유진석과 조세훈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오프닝을 한 후, 조성현과 채윤이가 세트장에 들어섰다.
어색하게 유진석, 조세훈과 인사를 나누는 자신의 모습을 본 조성현은 고개를 흔들었다.
장현아는 그 모습이 웃겼던 것인지 피식하고 웃음을 흘리더니 얼른 손을 들어 입을 가렸다.
조성현이 힐끗 그녀를 바라보았다가 다시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방송은 꽤 재미있게 진행이 되었다.
편집을 통해 조성현과 채윤이의 경력에 대해서도, 또 최근 있었던 논란과 수박챌린지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뿅 하는 효과음과 함께 서예나와 유미의 SNS를 보여주며 수박챌린지를 표현하는 것에 조성현은 속으로 감탄했다.
저렇게 어색하게 답하는 장면을, 저런 식으로 살릴 수도 있구나 하는 마음이었던 것.
유진석과 조세훈이 인터뷰를 진행하다가, 결국 그 장면이 나왔다.
조성현과 채윤이가 직접 연주하는 장면.
삭제된 장면은 거의 없었다.
거의 5분 동안, 조성현과 채윤이의 연주와 유진석, 조세훈의 반응만 번갈아 가면서 보여준다.
그만큼 조성현과 채윤이의 연주가 사람을 홀리는 연주였다는 뜻이기도 했고.
‘유 퀴즈 인 더 하우스’의 제작진들이 조성현과 채윤이를 꽤 많이 배려해준 것이기도 했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결국 실력을 드러내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연주를 길게 보여줌으로써 확실하게 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줬으니까.
연주가 끝나고도 방송은 계속되었다.
“곧 나오죠?”
“네.”
장현아의 말에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자, 이제 시간이 되었네요. 저희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죠?”
-“맞죠. 가장 중요한. 상품을 얻어갈 수 있는 그런 시간이죠.”
유진석과 조세훈이 말을 주고받는다.
조성현과 채윤이도 ‘유 퀴즈’를 자주는 아니더라도, 꽤 보아왔기에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유 퀴즈?”
유진석과 조세훈이 조성현과 채윤이를 보며 묻고.
답은 정해져 있었다.
-“예스!”
퀴즈가 곧바로 시작되었다.
-“두 분 중 누가 맞춰도 괜찮은데… 개인적으로는 우리 채윤 양에게 묻고 싶긴 하네요.”
-“저는 가만히 있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질문 들어갑니다. 부드럽게, 혹은 우아하게 연주하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는? 조금 어려울 수 있는 문제인데….”
유진석이 쉽지 않다는 듯, 말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조성현은 픽 하고 웃었다.
음악인으로서, 오히려 모르기 쉽지 않은 문제였으니까.
-“정답! 돌체!”
채윤이가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올리면서 외쳤다.
한 명의 음악인으로서, 채윤이가 돌체를 모를 리가 없었다.
거기에… 돌체는 신경화 교수네 고양이의 이름이기도 했다.
채윤이가 수월하게 맞춘 덕에, 조성현과 채윤이는 두둑한 봉투를 받을 수 있었다.
채윤이가 해맑게 웃으며 봉투를 소중히 껴안는 모습이 비친다.
그렇게 잠시 문제를 맞힌 것을 축하하다가, 인터뷰가 이어진다.
평범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상금으로 뭘 할 생각이냐, 그런 질문들이 이어지다가… 마지막 질문이 조금 묵직했다.
유진석이 진지한 눈빛으로, 미소를 보이면서 질문을 던진다.
-“그럼 혹시… 죽는다면, 묘비에는 뭐라고 쓰여 있을 것 같나요?”
방송을 보며, 조성현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저 당시, 정말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
머리가 복잡하다는 게 표정으로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낸 답은.
-“음… 글쎄요. 뭐라고 쓰여 있을 것 같은지는 잘 모르겠는데, 원하는 건 있네요.”
-“원하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말이 쓰여 있기를 원하시나요?”
-“채윤이에게 항상 충실했던, 채윤이의 아빠. 여기에 잠들다… 정도?”
화면 속 조성현이 멋쩍게 웃으며 말한다.
유진석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는 슬쩍 고개를 돌려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우리 채윤양은 어떤가요?”
채윤이도 정말 많은 고민하는 듯한 얼굴이었다.
한참을 입을 다물고 있다가, 아이가 입을 열어 답한 답은 촬영장 모두를 놀라게 하기 충분한 답이었다.
아마 이번 방송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연주 장면과, 지금 채윤이가 답하는 장면이 아닐까.
조성현은 그런 생각을 하며 방송을 지켜보았다.
화면 속 채윤이가 입을 연다.
-“온쉼표, 페르마타, 칼마토. 그렇게 적혀 있을 것 같아요.”
아이가 답한다.
유진석과 조세훈의 멍한 얼굴이 교차 되어 보인다.
-“어, 세상에… 제가 음악적 지식이 조금 짧아서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했는데요. 페르마타는 늘임표고… 칼마토는 평화롭게? 그런 뜻이 맞나요?”
-“네, 조용히… 평화롭게… 그런 뜻이에요.”
아이는 또렷한 목소리로 답했다.
유진석이 눈을 한 번 깜빡거린 후에 말을 이었다.
-“그 말은 그럼, ‘쉰다. 오래. 조용히, 평화롭게.’ 이런 말이 묘비에 적혀 있을 것 같다는 말인 거죠?”
-“네. 그랬으면 좋겠어요.”
채윤이가 맑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했다.
아이의 그 답에, 모두가 다시 한번 말을 잃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정말, 한 명의 음악인으로서 확실하게 인정을 해줄 수밖에 없는 답이었다.
“다시 봐도 너무 신기하네요. 어떻게 저렇게 성숙할 수 있는지….”
장현아가 작게 중얼거린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유 퀴즈’는 곧 끝났고.
장현아는 방송이 끝난 것을 보고 후우하고 숨을 내뱉었다.
“방영도 됐겠다, 이제 대중들 반응도 많이 바뀌면 좋겠네요.”
“기다려봐야죠.”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유진석이 대놓고 조성현과 채윤이에 대한 호감을 보이고, 그들의 음악을 인정해주었다.
말로는 음악에 대한 지식이 그리 대단치 않다고 하지만, 유진석이 얼마나 박학다식한지 온 국민이 아는 상황.
대중들이 더욱더 우호적으로 조성현과 채윤이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당연했다.
다만, 세상에는 가끔 그런 당연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결과를 보려면, 며칠 더 기다려봐야 할 것이다.
“일단… 일상툰 1화, 업로드부터 진행하겠습니다.”
장현아가 그렇게 말하며 노트북을 꺼내, 업무를 시작한다.
방영 직후 사람들의 관심이 쏠릴 테니 곧바로 1화를 업로드할 생각인 거다.
그리고 잠시 후.
“올라갔어요.”
총 8컷으로 이루어진 만화였다.
간단하고 귀여운 그림체로 진행되는, 8컷의 짧은 일상 이야기는 사람들의 이목을 순식간에 잡아끌었다.
빠른 속도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불꽃에 기름이 끼얹어졌다.
* * *
김민지.
이제 졸업 학년인 음대생.
현악기 전공인 그녀는, 당연하게도 연주회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 서울 오케스트라와 조성현, 채윤이가 연주한 것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었다.
“신경화 교수님의 추천이 있었으니, 실력이 아주 없진 않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초등학생인데. 초등학생이 잘 해봐야 얼마나 잘하겠어.”
이건 너무 불합리한 일이다.
민지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
서울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하는 것은, 그녀의 꿈과도 같은 일이었으니까.
아니, 협연은 바라지도 않고 같이 연습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해봤다.
그런 서울 오케스트라가, 초등학생과 같이 연주를 한다고?
이건 분명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이다.
‘금수저거나, 뭐 그런 거겠지.’
그게 아니라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논란이 터지자마자 곧바로 JK 그룹의 회장이 직접 언급을 할 정도였으니, 분명 그쪽으로도 연이 있으리라.
역시 음악은 돈이 없으면, 집안이 별로면 못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는데.
그런 김민지의 생각이 바뀐 것은 바로 오늘이었다.
‘유 퀴즈 인 더 하우스’.
최근 볼 프로그램이 많이 없는 가운데, 그나마 잘 챙겨보는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
김민지는 식사를 하기 위해 거실 테이블에 상을 차려 놓고는, ‘유 퀴즈’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정신이 없어서 지난주 방송을 못 봐서 이번 주 게스트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
맛있게 끓여둔 라면을 한 젓가락 들어 올리며 화면을 바라보니, 조성현과 채윤이의 얼굴이 보인다.
“어?”
너무 당황해서, 그녀는 먹으려던 라면까지 내려놓았다.
방송에는 서울 오케스트라와 함께하게 된 계기부터, 연습 과정이 설명되어 있었다.
최근에 수박챌린지라는 것도 유행하고 있는 모양.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조성현과 채윤이가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걸 들으며 김민지는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나갈 수 있었다.
조성현도 그렇고, 채윤이도 그렇고.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꽤 진지했던 것이다.
단순히 말만 그런 게 아니라, 확실히 진심이 느껴졌다.
조성현과 채윤이가 연주할 때부터는, 이미 김민지는 라면이 전부 불어버린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입을 벌리고 방송을 시청해야 했다.
‘저게… 직접 작곡한 곡이라고?’
이 정도면 몰래카메라 아닌가?
어떻게 초등학생이 저런 연주 실력을 가질 수 있고, 저렇게 대단한 곡을 직접 작곡할 수 있는 걸까.
한참을 넋을 놓고 방송을 보던 민지는, 유진석의 마지막 질문에 답하는 채윤이의 답에 황급히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어 올렸다.
‘온쉼표, 페르마타, 칼마토? 진짜 미쳤다.’
김민지는 홀린 듯 조성현과 채윤이의 온스타그램을 찾아 팔로우를 하고, 미튜브 채널에도 들어가 구독을 눌렀다.
상황이 불합리하다고 느끼고, 친구들에게도 그렇게 말을 해오던 김민지는.
‘유 퀴즈’를 한 번 보고 난 후, 조성현과 채윤이의 팬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일은, 김민지에게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