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33)
433화
조성현은 일을 마무리하고 채윤이를 데리러 학교로 향했다.
아이는 최근 며칠 중 가장 밝은 모습이었다.
쏟아지는 관심에 사실, 조금은 지쳐 보이는 듯한 모습이었으니까.
댓글이나 사람들의 반응에 크게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변 친구들이 직접적으로 무언가 물어오거나 관심을 가지면 피곤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오늘은 그래도 조금 덜했던 건지, 아니면 뭔가 다른 신나는 일이 있었던 건지 아이의 얼굴은 무척이나 맑았다.
채윤이가 신난 발걸음으로 조성현에게 달려온다.
조성현은 채윤이를 단숨에 안아 들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이를 키우는데 결국 가장 중요한건 관심이다.
아무리 대단한 부모라도, 아이에게 관심을 쏟지 않는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 대단한 것을 적절하게 줄 수가 없으니까.
조성현은 자신이 줄 수 있는 모든 관심과 사랑을 채윤이에게 쏟고 있었다.
그렇기에 아이의 사소한 감정 변화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이고 말이다.
“오늘은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방학이 얼마 안 남았잖아.”
“그래도 아직 며칠은 더 학교 다녀야하는데?”
“며칠만 다니면 방학하고… 그러면 이제 학교 안 가고 아빠랑 놀 수 있으니까.”
채윤이가 기분 좋은 목소리 말한다.
아이는 신이 날 때마다 목소리가 묘하게 리듬을 타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냥 평범하게 대화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노래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 달까.
덕분에 조성현은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기가 편했다.
“아빠랑 뭐하고 놀고 싶은데?”
그가 그렇게 묻자, 채윤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눈을 깜빡였다.
“그건 생각 안 해봤는데, 그래도 현서랑 영준이랑은 뭐하고 놀지 결정했어.”
“그래? 뭐하고 놀기로 했어?”
“여름이잖아!”
아이가 조성현의 볼에 자신의 뺨을 비비적거리면서 말한다.
조성현은 아이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여름이니까, 바다 가서 놀려고?”
“…? 바다도 좋네.”
채윤이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듯 중얼거렸다.
조성현은 픽 웃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여름이니까 당연히 바다에 가서 놀고 싶다고 이야기할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게 아니었나보다.
“그럼 뭐하고 놀려고 했는데?”
“현서가 워터파크 가자고 했어.”
“워터파크?”
“응. 아빠 가본 적 있어?”
“아빠야 당연히 가본 적 있지. 근데… 엄청 오래전 일이네.”
결혼 하고 나서는 가본 적이 없으니, 체감상으로는 거의 20년 가까이 워터파크에 가본 적이 없었다.
아이를 데리고 워터파크에 가는 게 그리 어색한 상황은 아니지만, 뭔가 미묘한 세대차이가 느껴졌다.
여름 하면 당연히 바다 아닌가?
요즘 애들은 워터파크를 먼저 떠올리나?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조성현이 채윤이와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현서와 영준이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현서, 영준이 안녕?”
“안녕하세요 아저씨. 저희가 방학 때….”
“워터파크?”
“앗. 네. 채윤이가 벌써 말했어요?”
“응. 같이 워터파크 가기로 했다면서.”
“허락만 해주시면, 진짜 재미있게 놀 자신 있어요.”
“부모님들도 같이 가는 거지?”
조성현이 부드럽게 웃으며 물었다.
채윤이가 가면 조성현도 당연히 시간을 내서 갈 생각이었지만, 다른 아이들은 어떨지 모른다.
영준이네야 성격상 유재균이나 정미원 둘 중 한 명은 따라올 것 같고… 현서네를 전혀 모르겠다.
현서의 부모님과 몇 번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깊게 대화를 나눠본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조성현이 친하게 지내는 학부모는, 영준이네 부모님과 한율이의 어머니인 안소현이 거의 유일했다.
그 외에는 그냥 인사 정도만 하는 사이.
딱히 불편함을 느껴본 적도 없고,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정미원은 다른 학부모들과도 열심히 교류를 하는 모양이지만, 그녀가 가끔 하는 말을 들어보면 정말 피곤하기 그지없다고 한다.
“영준이네 부모님은 같이 가신다고 하셨는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집에 가서 물어보려고요.”
“그래. 결정되면 다시 알려줘. 아저씨는 아마 같이 갈 것 같으니까. 시간 맞춰봐야겠네.”
“감사합니다.”
현서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한다.
그런 아이를 잠시 보던 조성현은, 순간 떠오른 생각에 멈칫거렸다.
채윤이가 워터파크를 간다는 소식을 전하면 좋아할 사람이 한 명 더 떠오른 것이다.
조성현은 현서와 영준이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얘들아.”
“네?”
“혹시, 카메라가 같이 가도 될까?”
“카메라요?”
“아저씨랑 채윤이가 미튜브 채널 운영하잖아. 거기에 올릴 영상을 촬영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저는 완전 좋아요.”
현서가 눈을 반짝거리면서 답했다.
아이는 얼른 너도 괜찮다고 대답을 하라는 듯 영준이의 팔을 툭하고 쳤다.
영준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좋아요.”
애초에 영준이는 지난 번 여행 때도 출연한 적이 있어서, 미튜브 출연에 있어서 크게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이들의 답을 듣고.
조성현은 채윤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장현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선배님.
벨이 얼마 울리지 않아, 장현아가 곧바로 전화를 받는다.
“현아씨. 바쁘세요?”
-아, 저 유미씨 픽업해서 가는 길인데… 통화 괜찮을 것 같긴 합니다.
“별건 아니고. 채윤이랑 친구들이 방학 때 워터파크에 간다고 해서요.”
-워터파크요?
“네.”
-날짜랑 위치만 알려주시면 제가 촬영 허가 받아둘게요. 촬영 진행해서 콘텐츠 올리면 좋을 것 같아요.
장현아가 곧바로 말한다.
기다렸다는 듯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조성현은 픽 웃었다.
이럴 줄 알았다.
방학 때 콘텐츠 촬영을 많이 해두자면서 리스트를 잔뜩 가지고 왔었던 장현아였으니, 워터파크를 간다는데 촬영 이야기가 안 나올 리가 없었다.
“안 그래도 아이들한테 물어봤는데, 좋다고 하더라고요. 날짜 정해지면 말씀 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선배님. 아, 유미씨가 바꿔달라고 하는데….
“바꿔주세요.”
조성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유미가 전화를 받았다.
-오빠. 채윤이랑 같이 또 놀러가요?
“워터파크 가려고요.”
-세상에, 오빠 이제 그런 곳 갈 수 있어요?
“……?”
-아니, 저보다 미튜브 구독자 수도 많은 분이 그런데 돌아다니다가 큰일 나요.
유미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조성현은 그녀의 말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결국 유미의 미튜브 구독자 수를 뛰어넘은 이후, 유미는 장난스럽게 이런 말을 하고는 했다.
“아직 괜찮아요. 유미씨보다 온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한참 적으니까요.”
조성현은 그렇게 받아쳤다.
-두고봐요. 온스타그램 팔로워 수도 금방 오빠가 저 따라잡을 것 같으니까.
“하하. 설마요.”
미튜브 구독자 수야 수박챌린지와 ‘유퀴즈’의 영향으로 훌쩍 늘었다고는 하지만.
이제 늘어나는 속도도 전처럼 빠르지는 않았다.
물론 누군가는 엄청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거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일단 전보다는 확실히 줄어든 속도였다.
전에는 한 번 자고 일어날 때마다 몇 만씩 늘어나 있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 수준은 절대 아니었으니까.
온스타그램의 팔로워가 느는 속도도 주춤하고 있었고, 유미의 팔로워 수와는 한참 차이가 나니 그걸 뛰어넘기는 힘들어 보였다.
뛰어넘는다고 해도,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았고.
‘뭐… 혹시 모르긴 하지.’
이번처럼, 뭔가 한 번 이슈가 생긴다면 10만 20만 씩 늘어나는 게 온스타그램 팔로워 수였으니, 또 모를 일이긴 하다.
과연 또 이런 이슈들이 생길지 의문이긴 하지만….
언제는 이런 이슈가 생기고, 유퀴즈까지 출연하게 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었는가.
돌아온 지 아직 1년도 안 된 시점인데, 벌써부터 이런 상황이었으니… 또 다시 1년이 흐르고, 2년이 흐른다면… 채윤이와 조성현이 어떤 위치에 있을지 그 누구도 모를 일이었다.
* * *
통화는 금방 마무리되었고, 조성현은 채윤이와 함께 집에 돌아와서 식사를 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장현아와 함께 채윤이의 방학 때 어디를 가면 좋을지 회의하기도 했고.
아이들이 워터파크에 가자고 해서, 그렇게 하는 걸로 결정을 내렸다.
근데, 정말 채윤이가 방학 기간 동안 하고 싶어 하는 게 뭘까.
그걸 물어본 적 없었다는 걸 깨달은 조성현은, 설거지를 하다 말고 채윤이를 불렀다.
“채윤아.”
“응!”
거실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던 채윤이가 바로 대답한다.
아이는 다즐링에서 나온 애니메이션 영화, ‘손바닥 왕 롤프’를 보고 있었다.
최근 채윤이가 좋아하며 보는 애니메이션 영화이기도 했다.
평소였다면 조성현이 부르자마자 쪼르르 달려왔을 아이가, 조성현의 부름에 답하고 여전히 시선은 티비에 고정하고 있었다.
조성현은 그 모습을 보면서, 픽 웃고는 설거지를 마무리했다.
아이는 그 동안 가만히 앉아 영화를 보고 있었고.
조성현은 슬쩍, 아이의 옆에 앉았다.
“채윤아.”
“아, 응. 왜요?”
채윤이는 그제서야 아까 조성현이 자신을 불렀다는 것을 다시 깨닫고는 고개를 돌려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재미있어?”
“응. 바닐라가 나랑 닮았어.”
영화 속 여주의 이름이 ‘바닐라’였는데, 디저트로 이루어진 세상이기에 여주의 이름이 바닐라였다.
“어떤 부분이?”
“그냥, 바닐라는 사실 운전을 엄청 잘하는데, 엄마랑 아빠도 없고, 친구도 없거든.”
“…….”
“근데 롤프가 바닐라의 친구가 되어줘. 영준이가 내 친구 해준 것처럼.”
채윤이는 눈을 반짝거리며 설명했다.
아이는 그저 재미있어서 설명하는 것 같지만, 조성현은 그걸 그저 가볍게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부모가 없고, 친구가 없는 주인공이 자신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하니.
뭐라고 답해야할지 여전히 모르겠다.
조성현은 부드럽게 웃으며 채윤이가 조잘조잘 떠들며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가만히 들었다.
“그래서, 아빠는 나 왜 불렀어?”
채윤이가 한참 동안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물었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입을 열었다.
“방학하면, 아빠랑 같이하고 싶은 거 있어?”
“음… 같이 연주회도 많이 가고 싶고. 아, 현서랑 같이 예나 언니 만나러 가야해.”
“좋아. 연주회도 많이 가고, 예나 언니도 보러가자. 그리고?”
다정한 목소리로, 조성현이 채윤이를 안아주었다.
그는 보채는 듯한 느낌을 주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그리고 또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었다.
채윤이가, 말할까 말까 망설이는 것이 있는 듯한 기색이었기 때문.
아이는 잠시 조성현의 품에 안겨 생각하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엄마 보러 가자.”
채윤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말을 내뱉는다.
“그래. 같이 엄마 보러 가자.”
아이의 말에, 아버지가 답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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