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55)
455화
특별 무대가 있다는 포스터를 유심히 보던 조성현과 장현아는 음식이 나오자마자 포스터를 뒤로 하고 얼른 음식을 받았다.
아이들도 배가 고픈 것인지, 전보다 훨씬 조용해진 상태로 다들 얌전히 걸음을 옮겼다.
시선이 음식에 꽂혀 있는 게, 확실히 배가 고픈 건 맞는 것 같다.
“얼른 가자.”
조성현이 한 손에 떡볶이를, 한 손에는 츄러스를 들고 말했다.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빠르게 걷는다.
그들이 자리를 잡은 벤치가 식당가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저희 왔어요.”
안소현이 손에 든 구운 달걀과 닭강정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세상에, 닭강정 너무 좋은데요?”
정미원이 닭강정을 보고 얼굴이 밝아진다.
영준이가 고른 음식이었기에, 조성현은 힐끗 영준이 쪽을 바라보았다.
아이는 자신의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뿌듯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조성현은 피식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다 같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서, 식사를 시작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건 역시 컵볶이.
가장 큰 컵으로 세 개나 사서 같이 나눠 먹고 있는데, 별거 아닌 분식일지 모르겠지만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하고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기분 좋은 얼굴로 떡볶이를 입에 집어넣는 채윤이를 보고, 조성현은 미소를 지었다.
아이의 입가에 떡볶이 국물이 새빨갛게 묻어 있었던 것이다.
그는 웃으며 티슈로 채윤이의 입가를 닦아주었다.
“맛있어?”
“응. 엄청 맛있어.”
채윤이가 고개를 크게 끄덕거리면서 격하게 답한다.
아이의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장현아도 연신 감탄을 하면서 떡볶이를 먹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대박인 것 같아요.”
“뭐가요?”
대뜸 그런 말을 하는 장현아를 보고 조성현이 눈을 깜빡거렸다.
떡볶이를 먹다 말고 대박이라고 하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궁금했던 것.
장현아가 꿀꺽하고 입에 있는 떡볶이를 삼키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떡볶이라는 음식. 자체요. 먹기만 해도 소위 말하는 국뽕이 차오르는 느낌이랄까.”
“…그렇게나 맛있어요?”
“저도 진짜 배고팠거든요.”
장현아가 웃으면서 답한다.
조성현은 그런 그녀의 말에 가벼운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현서의 말에, 조성현뿐만 아니라 다들 웃음을 터트려야 했다.
“엄마가 만들어준 것보다 더 맛있어.”
“…….”
웃지 못한 건, 현서의 어머니뿐이었다.
식사를 끝낸 후, 잠시 숨을 고르며 다들 대화를 시작했다.
아이들은 조잘거리며 다음에 탈 놀이기구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어른들도 다를 바 없었다.
“아, 오늘 저녁에 특별 무대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요?”
“네. 사이트 찾아보니까 원래 항상 무대를 하는데 날마다 게스트가 달라지나 봐요.”
“오늘은 게스트가 누구래요?”
“그건 아직 잘 모르겠는데… 이맘때쯤은 워낙 성수기라서 유명한 게스트들만 나온다고 하던데….”
장현아가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린다.
그날그날 게스트가 달라지는 것이기에, 보통 내부인이 아니라면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물론 정말 대형 게스트가 등장하는 날은 워터파크 측에서 홍보하면서 미리 알릴 수도 있겠지만… 그게 오늘은 아닌 모양.
‘아니면 대형 게스트가 왔었다고 홍보를 할 생각이던가.’
어떻게 홍보를 하던, 이득이 되긴 할 테니까.
어떤 식으로 프로모션을 하느냐에 따라 많이 다를 거다.
그걸 조성현과 장현아가 신경을 쓸 부분은 아니지만, 어떤 게스트가 나올지 미리 안 알려주니 궁금하긴 했다.
“우리 때 연예인들은 안 올 거고… 다들 젊은 애들이겠죠. 뭐.”
유재균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한다.
그의 말에 다들 동의했다.
워터파크에 트로트 가수가 올 일은 거의 없을 테니, 아마 10대 20대들에게 인기가 있는 게스트가 등장할 거다.
그냥 무명 게스트가 나올 수도 있는 일이고.
“오늘 저녁에 보면 알겠죠. 이제 다시 놀러 갈까요?”
현서의 어머니, 박여린이 짝짝하고 박수를 치면서 말한다.
다시 놀러 가자는 말에 아이들이 번쩍 고개를 들어 올리며 눈을 빛냈다.
밥을 먹었다고 금방 체력을 회복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며, 유재균과 조성현이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들의 눈빛에 묘한 애환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 * *
다시 물에 들어가니, 방금 먹은 음식들이 금방 소화가 되는 느낌이었다.
조성현은 아이들을 데리고 본격적으로 놀이기구를 타기 시작했는데, 워터파크에 뭐 이리 놀거리가 많은 건지 탈 것들이 정말 다양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보트를 안 타고 갈 수는 없잖아요. 얼른 가시죠 선배님.”
본격적으로 놀이기구를 타기 시작하니 장현아도 신나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조성현을 이끌었다.
조성현은 장현아가 가리키는 놀이기구를 보고 볼을 긁적거렸다.
워터파크 내에서 가장 큰 놀이기구, ‘보트 인 헬’이었다.
3명이나 4명이서 동그란 보트에 서로 마주 보고 타는 놀이기구였는데, 속도감도 있고 중간에 완전히 뒤집히기도 하는.
확실히 스릴감이 있는 놀이기구였다.
조성현도 타기 조금은 망설여질 정도로 말이다.
“타긴 해야겠죠?”
“여기 이거 타러 오는 곳인데. 당연하죠.”
장현아가 안 타면 섭섭하다는 듯 말하고.
그녀의 말에 한 아름의 얼굴이 조금 굳었다.
촬영 때문이라도 타긴 해야 하는데, 한아름도 조금 무서웠던 것.
“와, 안 타면 안 되는 거예요?”
“아름씨 지금까지 다른 건 잘만 타시더니.”
“다른 건 그냥 꾸불꾸불하기만 했잖아요. 이거는 완전히 뒤집히기도 하는 거니까….”
한아름이 어후 하고 소리를 내며 고개를 흔들었다.
“제가 카메라 들고 탈게요. 아름씨는 그럼 밑에서 기다리는 걸로?”
“어 그럼 저는 너무 좋죠.”
한아름이 냉큼 감사하다고 말하며 카메라를 장현아에게 내민다.
도저히 ‘보트 인 헬’은 못 타겠던 모양.
조성현은 씁 하고 소리를 내며 고개를 내려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자신도 조금 망설여지는 놀이기구였으니, 채윤이가 무서워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였다.
하지만.
“재미있겠다…”
이미 채윤이는 지금까지 탔던 놀이기구들 때문에 이미 슬라이드들에 적응해버린 몸이었다.
채윤이의 눈에는 이미 ‘보트 인 헬’은 무서운 놀이기구가 아니라, 재미있는 놀이기구가 되어 있었다.
“…….”
결국 조성현은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아이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겨야 했다.
“진짜, 애들은 겁도 없는 건지….”
유재균도 영준이와 한율이의 눈빛에 못 이겨 같이 타기로 했고.
그 또한 후 하고 한숨을 내쉬며 함께 걸음을 옮겼다.
“현서야, 진짜 이거 탈 수 있겠어?”
“네!”
현서도 이미 채윤이처럼, ‘보트 인 헬’을 한 마리의 먹잇감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이 이러니, 조성현과 유재균은 무섭다는 티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전혀 티를 내지 않은 건 아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뒤집히는 건 참….”
유재균은, 보트에 올라타면서도 끝까지 그렇게 중얼거렸다.
“밑에서 만나자!”
영준이와 한율이가 맑은 목소리로 채윤이와 현서에게 인사를 건네고.
보트는 출발했다.
유재균이 체념한 얼굴로 천천히 멀어지는 것을 보며, 장현아가 입을 열었다.
“저희도 타죠.”
채윤이와 현서가 먼저 자리를 잡고, 조성현과 장현아가 그 뒤로 보트에 올랐다.
아이들이 서로 마주 보고, 조성현과 장현아가 서로 마주 보는 구조.
이렇게 해야 균형이 맞는다고, 직원이 배정해준 자리였다.
“자 출발하겠습니다.”
직원이 명랑한 목소리로 말하며 보트를 슬쩍 밀어낸다.
천천히, 보트가 물살을 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커다란 동굴 같은 곳에 들어가기도 하고, 갑자기 으스스한 울음소리가 울리기도 하다가.
화악.
동굴이 끝나며 밝아지는 곳에서 갑자기 가파른 내리막길이 나타났다.
후우웅!
바람이 귓가를 스치며 빠르게 지나쳤고.
채윤이와 현서가 웃으며 두 팔을 위로 들어 올렸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빠르게 보트는 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직진만 하기 시작했다.
그 말은 즉, 곧 있으면 360도로 뒤집히는 곳이 나온다는 뜻이었다.
촤아악!
위에서 폭포처럼 물이 떨어지는 듯싶더니, 어느 순간 땅이 머리 위에 있었다.
“세상에.”
조성현은 짧게 중얼거렸고, 그 순간 보트는 빠르게 내려왔다.
촤악 하고 물보라가 만들어지며 보트가 앞으로 나아간다.
마지막 장신은 커다란 깔때기처럼 생긴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빙글빙글 돌다가 구멍으로 톡 하고 떨어진다.
높이가 그리 대단치는 않았지만, 충분히 스릴 있긴 했다.
조성현은 ‘보트 인 헬’을 타는 와중 얼굴에 튄 물을 손을 쓸어내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현아와 채윤이, 현서가 웃으면서 보트에서 내리고.
“현아씨.”
“아, 네 선배님.”
“이거 타는 장면은 편집해버릴까요?”
“네? 왜요?”
“아니, 얼굴이 좀 이상하게 나왔을 것 같아서요.”
잔뜩 굳은 얼굴이 찍혔을 것 같아서, 조성현이 그렇게 말을 하자 장현아가 슬쩍 입꼬리를 올린다.
“완전 잘 나왔으니까 걱정 마세요.”
장현아가 걱정하지 말라는 듯 엄지를 보이며 말했다.
“그래요? 잘 나왔어요?”
잘 나왔다는 말에 반응한 것은 다가오던 한아름이었다.
그녀의 물음에 장현아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그림 나왔어요. 선배님이 계속 특유의 엄근진 표정 짓고 계셨거든요.”
“헐 대박. 좋네요.”
한아름이 너무 좋다는 듯 밝은 목소리로 답하며 카메라를 다시 넘겨받았다.
조성현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엄근진 표정이 잘 나왔다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편집하는 걸로 합의 보시죠.”
“에이, 놀이기구 타면서 엄근진 표정 짓는 성현씨라니. 이거 그림 진짜 귀한 거라고요.”
“채윤이는 엄청 잘 웃었으니까, 교차해서 보여주면 느낌 딱 살 것 같아요.”
장현아가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조성현은 더 이상 그녀들을 말릴 수 없었다.
솔직히, 조성현이 생각해도 좋은 영상이 나올 것 같긴 했으니까.
“아빠, 이거 한 번 더 타자!”
그 와중에 채윤이가 다가와 조성현에게 ‘보트 인 헬’을 한 번 더 타자고 제안했다.
조성현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유재균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고.
유재균이 고개를 살짝 끄덕거린다.
그냥 알 수 있었다.
아, 저쪽도 다시 한번 타겠구나.
아이들은 행복하고, 유재균과 조성현은 조금 힘든 시간은 계속되었다.
놀다 보니 빠르게 시간은 흘렀다.
금방 어둑어둑해지고, 워터파크 측에서 설치되어 있는 조명들을 켜기 시작할 시간.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들에서 안내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잠시 후 8시 정각에 중앙 무대에서 아주 특별한 무대가 시작될 예정이니….
드디어, 시간이 되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