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62)
462화
“와. 세상에….”
장현아가 작게 감탄을 흘린다.
조성현도 소리 내어 감탄하지는 않았지만, 감상은 장현아와 비슷했다.
“엄청 신경 쓴 티가 나네요.”
“그러니까요. 재미있게 촬영하실 수 있겠는데요?”
조성현의 말에 장현아가 웃으며 말한다.
그녀는 슬쩍 조성현 바로 옆에 서 있는 채윤이를 보았다가 이내 웃음을 흘렸다.
“채윤이는 완전 넋이 나갔네요.”
장현아의 말에 조성현이 고개를 돌려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입을 떡 하고 벌리고는 눈앞에 있는 마차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도토리 모양으로 만들어진 마차는, 며칠 동안 준비한 것 치고는 퀄리티가 굉장히 좋은 편이었다.
조금 부족한 부분이야 CG가 있으니 마음 놓고 촬영을 해도 될테고… 지금 중요한 건, 채윤이가 진심으로 감탄하면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도토리 모양의 마차를 보며 아이는 정말 자신이 공주가 되는 것을 기대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채윤아.”
“응….”
조성현의 부름에, 채윤이는 여전히 도토리 마차에 시선을 떼지 않고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메이크업도 하고, 옷도 갈아입으러 가야 하는데.”
“조금만 더 구경할래.”
채윤이는 그렇게 말하며 마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조성현은 아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채윤이를 안고, 마차 가까이 다가갔다.
아이가 조심스럽게 마차를 만지며 입을 열었다.
“얼른 타보고 싶어.”
“금방 탈 수 있을 거야.”
조성현이 아이의 머리를 정리해주며 말했고,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디선가 스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의상 입으셔야 해요!”
그 말에 조성현은 채윤이에게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채윤아, 이제 정말 가야 할 것 같은데?”
“응….”
아이가 조금 아쉽다는 듯 마차를 돌아보고.
조성현은 픽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얼른 옷 갈아입고, 메이크업해야 마차 탈 수 있어.”
“…가자!”
아이는 버둥거리면서 말했다.
조성현이 채윤이를 내려놓자, 아이는 건물 안쪽으로 서둘러 달려갔다.
안쪽에서 메이크업도 하고, 옷도 갈아입어야 했으니까.
조성현은 채윤이가 후다닥 달려가는 것을 보며 얼른 아이의 뒤를 따랐다.
메이크업을 하고 의상을 갈아입어야 하는 건 채윤이뿐만이 아니었다.
조성현도 ‘왕’역으로 메이크업도 하고 준비된 의상도 입어야 했다.
전체적으로 붉은색 계열의 옷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정말 왕이라도 된 것 같은 의상에 조성현은 눈을 깜빡거렸다.
“엄청나네요.”
“이런 옷들이 은근 구하기가 쉽거든요. 완전 새로운 거라면 직접 제작을 해야하지만, 이런 컨셉은 은근 수요가 많으니까 괜찮아요.”
조성현의 말에, 디자이너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의상이 좋다는 의미로 엄청나다고 말을 한 것인데, 빠르게 준비했다는 것에 대한 감탄한 것으로 알아들은 모양.
조성현은 고개를 한 번 끄덕거리는 것으로 답을 대신하고는 옷을 들고 탈의실로 향했다.
옷을 갈아입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불편해 보이고, 장식도 많아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입는 것은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어차피 현대적으로 해석되어 만들어진 옷이니,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여기에 왕관도 쓰나요?”
“네, 아버님도 채윤이도 각자 왕관을 쓸 거예요.”
“…머리까지 만져야겠네요.”
“당연하죠. 기왕 나오는 거, 최대한 멋지게 나와야 하잖아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웃으면서 조성현에게 다가온다.
그 와중에 다른 스텝이 이미 붙어서 조성현의 의상을 수정해주고 있는 중이었다.
디테일한 부분들은 결국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했다.
그 와중에 조성현은 거울 앞에 앉아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메이크업을 부탁했다.
조금씩, 조성현이 변해가기 시작한다.
한아름이 카메라에 조성현이 메이크업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런 것까지 촬영해야 하는 거예요? 좀 어색한데.”
아무리 그래도, 메이크업을 하는 모습을 촬영한다는 게 묘한 기분이긴 했다.
“에이, 선배님. 이런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재미를 보여줄 수 있는 건데요.”
“멋지게 변신하고 있는 거잖아요. 물론 안 해도 충분히 괜찮지만, 다 끝나고 보면 꽤 놀랄걸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조용히 있으라는 듯, 어깨를 가볍게 치면서 말했다.
기대하라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에 조성현은 얌전히 입을 다물고 거울을 바라보았다.
얌전히 메이크업을 받고 있자니, 채윤이가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낸다.
아이는 조성현보다 더 화려하면서도 귀여운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저걸 무슨 색이라고 해야 할까.
분홍색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
훨씬 더 진하고, 빨간 느낌이 강했다.
색으로 표현을 하면 와인 색이 가장 흡사한 색이겠지만, 그렇다고 완벽히 맞아떨어지진 않는 느낌인데… 저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조성현도 그저 넋 놓고 아이를 보고 있는데.
“와 미쳤다… 드레스로 일몰을 표현한 것 같아요.”
장현아가 감탄하면서 말했다.
조성현은 장현아의 표현에 격하게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정말 일몰을 그대로 드레스에 옮겨둔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채윤이가 저런 옷을 시도하는 건 처음인데, 너무 잘 어울려서 놀라울 정도였다.
“세상에. 옷 자체가 예쁘긴 했는데, 채윤이가 입으니 완벽하네요.”
스텝들 쪽에서도 채윤이가 입고 나온 드레스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얼른 채윤이 쪽에도 스텝들이 붙어서 아이의 드레스를 손보고, 메이크업을 시작한다.
메이크업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다만, 채윤이의 경우 헤어가 조금 시간이 들었는데, 머리를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확확 달라지기 때문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조성현은 머리를 전부 뒤로 넘기고 왕관을 착용했다.
‘왕’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전형적인 왕관이었다.
채윤이는 조성현보다 한참 후에 왕관을 착용했는데, 아이의 왕관은 은색으로 아이와 너무 잘 어울렸다.
“이제 끝입니다.”
“…그냥 채윤이랑 선배님 세워두고 사진 한 장 찍으면 그대로 화보에요.”
장현아는 정말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말했다.
그녀의 말에 조성현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촬영 준비가 끝나고.
연락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이제 정말로 촬영에 들어가야 할 시간이었던 것인지.
“이야. 세상에. 살면서 저희 딸보다 귀여운 아이는 처음 보네요.”
정현석 감독이 들어와 넉살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채윤이도 예쁜 옷을 입고, 메이크업과 헤어까지 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진 모양인지 해맑은 웃음을 터트렸다.
“감사합니다.”
아이가 조심스럽게 치마 양 끝을 잡고 살짝 들어 올리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다즐링의 공주들이 인사하는 것 같은 모습에,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자, 그럼 나가실까요?”
정현석 감독이 채윤이와 조성현 쪽을 바라보며 말하고.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촬영 준비는 다 되어 있는 상태였다.
마차도 그렇고, 다른 세트들도 확실하게 준비되어 있는데.
조성현과 채윤이의 눈에 띈 것은 세트들이 아니었다.
“다람쥐?”
채윤이가 눈을 반짝거리면서 중얼거린다.
조성현도 신기한 듯 다람쥐를 바라보았다.
케이지에 다람쥐 한 마리가 조용히 채윤이와 조성현 쪽으로 시선을 두고 있었다.
“아, 저희 CF의 세 번째 모델. 다롱이입니다.”
“이름이 다롱이에요?”
“응. 프린주 왕국의 공주님하고 항상 같이 다니는 다람쥐 역할이야.”
정현석 감독이 다롱이를 소개했다.
“프린주 왕국의 공주님…?”
그럼 난데.
채윤이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람쥐, 다롱이와 눈을 마주했다.
아이의 눈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과연, 다롱이도 같은 설렘을 느끼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채윤이가 웃으며 다롱이가 있는 케이지 쪽으로 다가가 손을 흔들었다.
“안녕 다롱아. 나는 채윤이야. 조채윤.”
아이가 인사를 했지만, 다람쥐가 인사를 할 리는 없었다.
다롱이는 관심이 없다는 듯 홱 하고 몸을 돌렸다.
채윤이가 멈칫거리며 다롱이를 보다가, 고개를 돌려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아빠….”
“응. 채윤아.”
“다롱이가 나 싫어하나 봐.”
“…처음 만나서 그래. 다롱이랑 친해져 보자.”
조성현은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일몰 색의 드레스를 입고, 은색의 왕관을 쓴 아이가 촉촉한 눈으로 바라보며 다람쥐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 걸 보아서 그런 것일까.
차분해지려 노력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열심히 친해져야지.”
채윤이가 다짐했다는 듯 단단한 목소리로 말하며 다롱이를 바라본다.
하지만, 여전히 다롱이는 채윤이를 등지고 있을 뿐이었다.
다롱이와 친해지기 프로젝트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 * *
촬영을 최대한 서둘러 진행을 하고 싶었지만, 쉽지는 않았다.
어쨌든 다롱이와 함께 촬영하는 씬이 많았기에 결국 촬영을 위해서는 다롱이와 친해지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
다롱이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훈련도 되어 있는 아이였다.
조금 부끄러운 일이지만, 조성현은 다람쥐도 훈련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옳지, 다롱아 제발.”
정현석 감독이 간절한 목소리로 말한다.
케이지 안에 있던 다롱이가 고민을 하는 듯하더니, 결국 채윤이의 손 위로 올라온다.
“드디어…!”
정현석 감독의 흥분한 목소리가 울리고.
채윤이도 기쁨에 찬 얼굴이 되어 소리 없는 환호를 내질렀다.
아이가 고개를 홱 하고 돌려 조성현 쪽을 바라보았고, 그 와중에 다롱이는 채윤이의 손 위에 서서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롱이를 채윤이의 손 위에 올리고, 또 어깨에 올리고 촬영하는 씬들이 꽤 많아서 다롱이의 협조가 필수적이었는데.
드디어 다롱이가 채윤이의 손 위에 올라오는 것까지는 허락했으니 다행이었다.
“금방 친해졌네요.”
김 비서가 다행이라는 듯 중얼거렸다.
다 같이 30분 동안 다롱이와 채윤이만 바라보고 있었기에, 김 비서의 말에 공감하는 사람은 적었다.
“아이 착하다.”
채윤이가 자신의 손 위에 있는 다롱이를 보고, 조심스럽게 반대쪽 손에 쥐고 있던 땅콩을 다롱이에게 내밀었다.
다롱이가 귀를 몇 번 움직이다가, 냉큼 채윤이의 손에 있는 땅콩을 받아먹는다.
한 번 손 위에 올라가고 나서부터, 다롱이는 망설임 없이 움직였다.
오히려 호기심 가득한 모습을 보이며 채윤이의 팔에 올라갔다가, 등에 붙었다가 어깨까지 올라가 두리번거렸고.
“만세! 이제 촬영 들어가시죠!”
정현석 감독은 만세를 부르며 얼른 스텝들을 준비시켰다.
다롱이가 이렇게 채윤이의 몸을 잘 돌아다니는 모습이면 충분히 좋다고 판단한 것.
채윤이는 조심스럽게 도토리 모양의 마차 위에 올랐다.
조성현과 채윤이가 마차 위에 나란히 서서, 정면을 바라본다.
“자, 레디.”
그리고 액션.
CF 촬영이, 시작되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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