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63)
463화
조성현과 채윤이의 미튜브 영상을 촬영하는 한아름은, 최근 들어 직업 만족도가 수직 상승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원래부터 조성현과 채윤이는 영상을 어떻게 찍어도 예쁘게 잘 나오는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진짜 너무 잘 나오고 있지.”
한아름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어떻게 보면 한아름도 나름 감독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었다.
조성현과 채윤이의 미튜브 촬영과 편집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었으니까.
초반에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신이 혼자 다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그렇게 해야 했지만.
지금은 조성현과 채윤이의 미튜브가 정말 많이 성장하고, 미튜브로만으로도 준수한 수익이 만들어지고 있었기에 회사에서도 지원이 많았다.
금전적인 지원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인력적인 부분도 다양하게 지원되고 있었다.
사실, 한아름이 직접 촬영을 할 필요 없이 그냥 다른 이에게 시켜서 촬영본을 확인하기만 해도 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아름이 직접 채윤이와 조성현의 영상을 촬영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너무 좋아. 짜릿해. 늘 새로워. 채윤이가 최고야.’
한아름이 속으로 생각하며, 채윤이와 조성현을 카메라에 담았다.
다른 이에게 맡기기 싫을 정도로 채윤이와 조성현의 일상은 보기만 해도 너무 좋았다.
미튜브 영상을 보면서 좋아해 주는 이들이 최소 수십만이다.
그 수십만 명의 소원이 채윤이와 조성현의 일상을 직접 보는 것일 텐데, 한아름 자신은 큰 어려움 없이 바로 옆에서 채윤이와 조성현의 삶을 지켜볼 수 있지 않은가.
그것 자체만으로도 자신이 고생하며 직접 촬영을 하는 이유로는 충분했다.
특히 최근 만족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는 이유는, 사실 별것 없었다.
그냥, 채윤이가 점점 더 귀엽고 예뻐지고 있다.
조성현도 멋있어지고 있고 말이다.
사람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카메라가 편해지고, 또 여러 상황이 주어지다 보니 자꾸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편에 가까웠다.
한아름은 그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오늘도 좋은 그림 많이 나오겠네요.”
장현아가 한아름 옆으로 다가와 말을 건다.
그녀의 말에 한아름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프린주에 처음 왔을 때부터, 진짜 완벽해요. 워터파크에서 정점을 찍나 싶었는데… 지금은 뭐.”
한아름은 말을 다 끝내지 못했다.
대신 그녀는 말하지 않아도 알지 않냐는 듯한 표정으로 장현아를 바라보았다.
장현아는 픽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귀여운 애 옆에 귀여운 동물 옆에 멋있는 아빠 세트인데, 완벽하지 않을 수가 없죠.”
그녀의 말에, 한아름이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
“딱 맞는 표현이네요. 채윤이 옆에 다롱이, 다롱이 옆에 성현씨가 있는데… 완벽하지 않은 게 이상하죠.”
“그러니까요. 이번 영상도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겠죠?”
“솔직히요?”
한아름이 고개를 돌려 장현아와 눈을 마주치면서 물었다.
“완전 솔직 담백하게요.”
“에이, 담백할 수는 없죠. 절대 담백한 영상이 아닐 텐데.”
장현아의 말에, 한아름이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웃으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이게 조회 수가 안 나오면 세상이 잘 못 돌아가도 아주 단단히 잘 못 돌아가고 있는 거죠.”
한아름이 내뱉은 말에, 장현아는 입꼬리를 올렸다.
“아빠가 좋아하시겠네요.”
“현아씨 아버님이요?”
“아, 네. 제가 일 잘하면 좋아하시거든요.”
장현아가 그렇게 말하며, 다시 시선을 조성현과 채윤이 쪽으로 움직였다.
조성현은 마차 위에 올라타서 최대한 근엄한 표정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었고.
채윤이는 다롱이가 자신의 어깨 위에 있는 것이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지, 힐끗힐끗 다롱이가 있는 쪽으로 시선이 갔다가 다시 정면을 바라보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NG인데, NG 싸인이 나지 않는 게 조금 이상해서 장현아는 의아한 얼굴로 정현석 감독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정현석 감독을 보자마자 애써 웃음을 참아야 했다.
정현석 감독은 누가 봐도 딸바보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입을 살짝 벌리고 멍하니 채윤이를 바라보고 있는 게, NG라는 생각조차 못 하고 그냥 채윤이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모습.
“저, 감독님?”
스텝 중 한 명이 정현석 감독을 부르자, 그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아차 싶었던 것인지 황급히 손을 올렸다.
“컷! 네 너무 좋았는데, 다시 한 번만 가볼게요!”
정현석 감독이 그렇게 말을 하고.
마차가 멈췄다.
조성현과 채윤이는 마차에서 내린 후, 마차가 원위치로 돌아가면 다시 올라야 했다.
마차에서 내리며, 채윤이가 꺄르르 웃음을 터트린다.
“간지러워.”
분명 NG였고 일이 조금 늘어질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스텝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촬영은 이어졌다.
* * *
촬영은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체력적으로는 크게 무리가 없었지만, 날씨가 여기서 조금 더 어두워지면 화사한 컨셉과 어울리지 않은 느낌이 되기에 일찍 촬영을 접어야 했다.
어차피 오늘만 촬영하고 끝이 아니라, 촬영 일정이 앞으로 이틀은 더 이어져 있었기에 아쉬움은 없었다.
고작 몇 분 정도 분량의 CF를 촬영하는 것이지만, 다양한 그림과 장면을 담아야 했기에 며칠에 걸쳐 촬영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오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성현씨. ”
“감독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희가 CF 촬영이 처음이라 어색한 부분이 많았을 텐데. 끝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조성현이 손을 내밀며 감사를 표했다.
촬영하면서 실수한 부분이 많아, 꽤 답답했을 텐데도 불구하고 정현석 감독은 끝까지 웃으며 조성현과 채윤이를 대했다.
절대 험한 어투가 나오지 않았고, 목소리가 높아질 때는 조성현과 채윤이를 칭찬할 때가 유일했다.
“어휴, 저도 사실 의상도 그렇고 세트도 그렇고… 성현씨랑 채윤이랑 너무 완벽하게 어울려서 넋 놓고 감상했어요. 하하.”
정현석 감독이 웃으며 말한다.
그는 채윤이를 향해 몸을 돌리고
“채윤이도 진짜 고생 했어. 다롱이랑 친해지기도 힘들고, 같이 촬영하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저는 재미있었어요.”
채윤이가 히히 웃으면서 말한다.
확실히 재미가 있었던 모양이지만, 아이의 목소리에는 약간 지친 기색이 함께하고 있었다.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몇 시간 동안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다 보면 지치는 게 당연했다.
“재미있었다니 다행이네. 내일도 재미있게 잘 촬영해보자.”
“네!”
“껌 먹을래?”
정현석 감독은 품을 뒤적거려 껌을 하나 입에 집어넣고는, 채윤이에게도 제안했다.
지난번에는 냉큼 달라고 했던 채윤이었는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아이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껌을 거절했다.
“괜찮아요….”
채윤이가 평소에 먹던 껌과는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아이도 이미 경험해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정현석 감독은 미소를 보이고는 손을 뻗었다.
본능적으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려던 그는, 순간 움찔하더니 얼른 채윤이의 어깨를 토닥여주고는 허리를 폈다.
채윤이가 머리 쓰다듬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떠올린 모양.
정현석 감독은 자신의 볼을 긁적거렸다가, 이내 조성현에게 말을 걸었다.
“시간 괜찮으시면 저녁 식사같이 하시는 건 어떠세요?”
그의 식사 제안에, 조성현은 대답을 망설였다.
평소라면 크게 망설임 없이 수락했을 텐데, 채윤이가 유독 피곤해 보여서 고민이 된 것이다.
살짝 고개를 돌려 채윤이 쪽을 바라보니, 아이도 고민 많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얼른 집에 가고 싶어 하는 모습이 보여서, 조성현은 부드럽게 미소를 보이며 입을 열었다.
“너무 반가운 제안이긴 한데… 저희가 얼른 집에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아, 네. 내일을 위해서라도 일찍 들어가는 게 좋긴 하죠.”
정현석 감독은 고개를 곧바로 끄덕거리며 거절을 잘 받았다.
그는 분위기를 환기하듯, 짝 하고 박수를 쳤다.
“다들 수고 많으셨고, 내일 뵙겠습니다!”
정현석 감독이 스텝들을 향해 한 그 말은 갈 사람은 가도 된다는 신호이기도 해서, 채윤이와 조성현은 장현아, 한아름과 함께 퇴근을 할 수 있었다.
채윤이는 가는 길 동안 조성현의 팔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서, 조성현은 조금 걱정스러운 얼굴로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채윤아, 많이 힘들어?”
“조금… 근데 괜찮아.”
지친 게 분명한데도, 아이는 밝은 모습을 보였다.
애써 밝은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는 건 아니고, 힘들긴 힘들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가 만족스러웠던 모양.
“내일 뵙겠습니다. 선배님.”
“네, 조심히 들어가요.”
집에 금방 도착했고, 조성현은 장현아와 인사를 하고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하아암.”
채윤이가 하품을 하면서 욕실로 걸음을 옮긴다.
얼른 씻고 자고 싶은 건가 싶었지만, 아이는 서둘러 손을 씻은 후 피아노 앞에 앉았다.
아무리 피곤해도 피아노를 놓칠 수는 없었던 거다.
아이는 조성현에게도 익숙한, 비발디 사계 중 ‘여름’을 연주했다.
날씨와 잘 어울리는 선곡이었다.
조성현은 채윤이가 피아노 연주를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고는, 식사를 준비했다.
오늘 메뉴는 콩나물국.
솔직히 말하면, 조성현도 조금 힘들어서 복잡한 요리는 못할 것 같았다.
냉장고에 콩나물과 무가 조금 있기에 처리할 겸, 콩나물국을 하는 게 좋아 보이기도 했고 말이다.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내서 국을 끓이고 있는데, 채윤이의 피아노 연주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아까는 손 풀기로 비발디 사계의 여름을 연주한 것인지, 지금은 전혀 다른 곡이었다.
오늘 촬영이 아이에게 새로운 영감을 부여해준 것일까.
채윤이는 즉석에서 곡을 작곡해나가기 시작했다.
딴 따라… 딴.
아이의 피아노 연주는, 묘하게 애타는 느낌이 있었다.
이제 조금 빠르게 연주를 진행하겠구나 싶을 때 살짝 멈추며 약간의 불협화음을 선보인다.
의도적인 불협화음이었다.
일부러 어색하게 만들고, 약간의 불편함을 만들기 위함.
조성현은 슬쩍 고개를 돌려 채윤이가 연주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피아노 연주를 하는 아이의 뒷모습이, 작년에 비해 꽤 커진 것 같다.
그는 국이 끓는 동안 잠시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채윤이가 작곡해나가는 곡을 들었다.
따라란… 딴. 따란.
채윤이는 중간에 일부러 멈칫거리듯 연주를 하며 꽤 훌륭한 음악적 연출을 보여주었다.
연주를 듣는데 채윤이가 다롱이와 친해지려 애썼던 것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국을 확인한 조성현은 불을 끄며, 미소를 지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