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70)
470화
조성현은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보다 10년 정도는 더 많은 경험을 해봤다.
특히 이쪽 업계와 관련이 있는 것이라면 부족함이 없을 거라고 자부할 수 있는 정도.
하지만 그런 조성현이라고 해도, 자신이 출연하는 광고의 가편집본을 본 적은 없었다.
지난 생에도, 이번 생에도.
광고를 찍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니까.
덕분에 조금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채윤이도 마찬가지였는지, 아이는 조성현의 손을 잡으면서 눈을 반짝거렸다.
아이의 시선은 모니터에 꽂혀 있었고, 조성현도 금방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조성현과 채윤이가 CF를 위해 작곡한 곡이기에, 익숙했다.
작은 도토리를 하나 보여주던 카메라는 천천히 줌 아웃을 한다.
그리고 이내.
작은 도토리는 커다란 마차가 되었다.
의상을 차려입은 조성현과 채윤이가 마차 위로 오르고.
행진이 시작된다.
여러 동물들이 그들을 보며 울음소리를 내기도 하고, 고개 숙이기도 했다.
채윤이가 신이 난 듯 손을 흔들고, 다롱이가 채윤이의 어깨 위에서 눈을 깜빡거렸다.
노래가 시작된 건 바로 그때였다.
-오늘도 아침이 찾아왔어요.
-프린주의 아침이 밝았어요.
채윤이와 조성현의 보컬이 부드럽게 흘러나온다.
동물들의 울음소리와도 묘하게 겹치면서 훌륭한 음악이 되었다.
정현석 감독은 미래에도 음악을 잘 사용하는 감독으로 명성을 떨치기에 음악 쪽으로는 걱정을 안 하고 있었는데….
‘이건, 기대 이상이네.’
정말 수준급이다.
조성현도 동물 울음소리를 사용할 생각을 했고, 잘 어울리도록 미리 정리하고 작곡을 하긴 했다.
근데 거기에 정말로 동물 울음소리를 끼워 넣어 완성한 것은 정현석 감독이었다.
며칠 동안 고생을 했을게 눈에 훤했다.
조성현이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영상은 계속해서 재생되고 있었다.
-오늘도 행복한 날, 시작이야.
-우리 백성들과 함께라면 행복할 수밖에 없지.
카메라가 허공으로 치솟더니, 이내 동물원의 전체 모습을 한 번 보여준다.
그리고 천천히 내려오며, 입구에 있는 ‘프린주’라는 간판을 비춰주고.
노래는 이어진다.
-모두가 행복한 왕국, 그 이름은 ‘프린주’.
-함께할래요? 여기, ‘프린주’에서.
잠깐 ‘프린주’라고 쓰여있는 간판을 비췄던 카메라는 순식간에 날아, 조성현과 채윤이가 타고 있는 마차 쪽으로 돌아왔다.
마침 노래도 하이라이트 파트에 들어서고 있는 상황.
채윤이의 마지막 보컬과 함께 채윤이와 조성현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아이는 손을 앞으로 뻗고, 다롱이가 토독 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아이의 팔을 타고 손에 올라섰다.
그렇게 광고는 끝이 났다.
짧지만 충분히 강력한 임팩트를 가지고 있는 광고였다.
“자, 어떠십니까.”
영상이 끝나자마자, 정현석 감독이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그 물음에는 조성현과 채윤이가 만족스러워 할 것이라는 확신이 담겨 있기도 했다.
방금 그 영상이 완성본이 아니라 가편집본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확실히 자신감 있어 할 만했다.
“좋네요. 영상미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노래랑 잘 어울리게 만들려고 신경을 많이 썼는데, 다행이군요. 하하.”
정현석 감독이 웃으면서 말한다.
자신감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약간의 긴장이 있었던 모양.
그는 조성현이 좋다고 말해주자마자 얼굴이 한층 밝아졌다.
“나중에 특별 영상도 꼭 찍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도 퀄리티로 나온다면… 진짜로 다즐링 영화 느낌을 낼 수 있을 것 같네요.”
조성현이 말했다.
다즐링의 작업물들은 완성도 있다고 다들 칭찬하고는 하는데.
정현석 감독에, 조성현과 채윤이가 직접 음악을 담당하게 되면… 어느 정도는 퀄리티를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에 정현석 감독이 더 크게 웃음을 보인다.
다즐링의 작업물을 따라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말에, 기분 좋을 수밖에 없었던 것.
“채윤이는, 어땠어?”
“진짜로 공주님 같았어요….”
정현석 감독이 채윤이를 돌아보며 묻고.
채윤이는 환상에 빠진 것 같은 얼굴로 답했다.
아이가 보기에도 너무 좋았던 모양.
채윤이가 진심을 가득 담아 하는 말에, 정현석 감독의 얼굴에 행복이 피어올랐다.
“아이고, 진짜. 이 악물고 광고 히트 치게 만들어서 특별 영상 꼭 찍어야겠네요. 채윤이를 위해서라도.”
“감사합니다…!”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감사 인사를 건넸다.
조성현이 미소를 지으며, 장현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장현아도 이번에 가편집 영상을 처음 보는 것이기에, 그녀의 감상도 궁금했기 때문.
조성현의 눈빛을 알아본 장현아가 입을 연다.
“히트, 칠 것 같네요.”
그녀가 간단히 답했다.
그 간단한 답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 * *
미팅이 끝나고 며칠 후.
조성현의 집에 손님이 찾아왔다.
최근 콘서트를 마무리하고 쉬고 있던 서예나.
원래는 회사에서 만날까 싶었지만, 굳이 회사까지 가지 말고 그냥 편하게 보자고 서예나 측에서 먼저 제안했다.
덕분에 채윤이는 서예나를 자신의 집에 들인다는 것에 신이 난 모양이지만….
‘이 정도면 됐으려나.’
조성현은 마음이 조금은 급해졌다.
그게 누구던, 일단 집에 손님이 온다는 것 자체가 살림하는 입장에서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일이었으니까.
지금껏 서예나가 초대를 해주고 식사도 대접해주었기 때문에, 조성현도 이번에는 조금 힘을 주어서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청소야 채윤이와 함께하니 그리 어렵지도 않고 일찍 끝났지만, 요리는 이야기가 좀 달랐다.
아이에게 칼질을 부탁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불 앞에서 뭔가 해달라고 할 수도 없었으니.
결국 조성현이 부탁하는 건 채소를 씻어달라는 것 정도였다.
나머지 일은 전부 조성현의 몫.
오늘 요리는 갈비찜과 생선구이, 거기에 콩나물국이다.
다른 건 준비가 됐지만, 갈비찜만 조금 더 졸여야 했다.
채윤이가 서예나를 기다리며 문 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확인한 조성현은 미소를 지으며 갈비찜을 뒤적였다.
띵동.
그때, 초인종이 울린다.
채윤이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얼른 현관 쪽으로 달려 나갔다.
“뛰지 말고 채윤아.”
“응!”
조성현의 말에 채윤이가 밝은 목소리로 답하면서 속도를 줄인다.
아이는 금방 현관을 열어 서예나를 맞아주었다.
“실례하겠습니다.”
서예나가 그렇게 말하며 집에 들어서고.
“안녕하세요 언니!”
채윤이가 맑게 인사한다.
서예나가 채윤이의 볼을 가볍게 톡 건드렸다.
“안녕 채윤아.”
그녀는 채윤이에게 인사를 건네고 마침 손에 있는 물기를 털고 나오는 조성현에게도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어서 오세요.”
“맛있는 냄새 나는 거 보면, 제가 딱 맞춰서 왔나 보네요.”
“네. 앉으세요. 마침 요리도 다 됐습니다.”
조성현이 웃으며 말했다.
서예나가 손을 씻고, 식탁에 앉자마자 바로 감탄을 내뱉는다.
“뭐야 갈비찜에 생선까지 할 거였으면 저 미리 불러서 같이 요리하지 그랬어요. 나도 맨날 부려 먹었는데.”
“하하.”
부려 먹었다는 표현에 조성현이 웃음을 보이고.
다들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일 이야기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조성현이 먼저 그녀에게 연락해서 일 이야기를 꺼낸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들어야 하는 곡은 어떤 곡이에요? 대충 설명해주면 이따 들을 때 좀 더 편할 것 같은데.”
“EDM 배경에, 감정 있는 발라드를 부른다고 생각하시면 편할 거예요. 기본적으로 완전 EDM 계열은 아니지만, 그런 뉘앙스가 좀 풍기는 곡입니다.”
조성현의 말에, 서예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약간 까다롭긴 해도, 잘 부를 수만 있으면 좋은 곡이 나오죠 그런 장르가.”
“네, 곡 자체는 제 판단으로는 일단 좋다고 느껴지고… 예나씨도 들어보시고 한번 판단해보시고요. 그리고… 곡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니긴 하거든요.”
“그래요? 총 몇 곡인데요?”
“세 곡이요. 한 곡은 채윤이가 메인으로, 다른 두 곡은 제가 메인으로 작곡했습니다. 다른 두 곡은 약간 재즈풍이 가미 된 곡들이에요.”
EDM과 발라드를 분리해서 댄스음악 같기도, 감정 있는 발라드 같기도 한 곡을 만든 채윤이와 달리 조성현은 묘하게 섞어서 재즈풍의 곡을 만들어냈다.
그렇다고 완전한 재즈는 아니어서, 굳이 따져서 구분하자면 재즈와 팝, 그리고 발라드의 느낌이 섞였다고 봐야겠지.
“궁금해지네요.”
서예나가 눈을 반짝거리면서 말한다.
그녀는 정말로 궁금했던 것인지, 식사하는 속도가 조금 빨라졌다.
그러면서도 해야 할 대화는 전부 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앨범 준비 슬슬 시작했어야 해서. 곡이 필요했는데… 이미 세 곡이나 완성되어 있으면 걱정할 필요는 없죠.”
“예나씨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으니까, 이따가 식사 끝나고 한 번 들어보시고 앨범에 수록할지 안 할지 판단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조성현의 말에, 서예나가 피식 웃었다.
그녀는 젓가락을 살짝 내려놓으면서 입을 열어 말을 이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얼굴에서는 진짜 한 치의 의심도 없는 거 알죠? 내가 무조건 좋아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얼굴로 그렇게 말해봐야 겸손으로 안 느껴지거든요?”
“저에 대한 확신이라기보단… 채윤이에 대한 확신이에요. 채윤이가 곡이 다 좋다고 했거든요.”
조성현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그의 행동에 서예나가 채윤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채윤이는 히히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언니가 부르면 완전 좋을 것 같아요.”
아이의 확신 담긴 말에 서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쯤 되면, 이제 진짜로 더 이상 못 참겠네요. 얼른 들어봐야겠으니까, 그냥 들려주세요.”
서예나가 후 하고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그녀의 말에 조성현이 미소를 보이며 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채윤이가 메인으로 작곡한 곡부터 들려드릴게요.”
“좋아요.”
서예나가 준비됐다는 듯, 얼른 들려달라며 손짓한다.
조성현이 재생 버튼을 누르고.
채윤이와 조성현이 요 며칠 간 작업을 했던 곡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곡은 금방 끝이 났고.
듣는 내내, 곡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서예나의 입가에서는 미소가 맺혀 사라지지 않았다.
“아, 큰일 났네.”
곡을 전부 들은 서예나가 작게 중얼거린다.
채윤이가 긴장한 듯 숨을 스읍 들이키고.
조성현이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
“어떠세요?”
조성현의 물음에.
서예나는 입가에 걸린 미소를 더욱 진하게 만들며 말을 이었다.
“벌써부터 타이틀곡 정해진 것 같은 느낌이에요.”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