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71)
471화
채윤이와 조성현이 만든 곡을 듣고 난 후.
서예나는 빠르게 손을 움직였다.
“천천히 드셔도 되는데.”
“얼른 먹고, 다른 곡들도 들어보고 싶어서 그래요. 그 와중에 너무 맛있어서 빨리 먹고 싶지 않은 것도 함정이긴 한데… 일단 곡을 들어보고 싶네요.”
서예나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빠르게 식사를 마쳤고.
조성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서예나와 식사 속도로 대결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지, 채윤이의 식사 속도도 평소보다 훨씬 빨라지기 시작했다.
조성현은 아이가 빨리 먹는 것을 보며, 천천히 먹으라는 뜻으로 채윤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지만….
“다 먹었어!”
아이는 더 빨리 먹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것인지, 거의 다 먹었다며 급히 답했다.
조성현이 눈을 깜빡거리고.
서예나가 웃음을 터트린다.
“저도 다 먹었네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조성현은 한 숟갈 정도 남은 자신의 밥을 얼른 입에 넣었다.
“곡 들으러 갈까요?”
“아, 그럼 제가 설거지하고 있을 테니까 세팅해주세요. 설거지 끝나고 바로 듣게.”
“아니에요. 설거지야 이따 하면 되는 거니까, 일단 곡부터 듣죠.”
갑자기 자신이 설거지하겠다는 서예나의 말에 조성현이 손을 흔들며 답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을 정리한 후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거실에 있는 스피커와 연결을 시킨 후, 곡을 재생시킨다.
이번 곡은 조성현이 메인으로 작곡을 한 곡이었다.
채윤이와 마찬가지로 워터파크에 놀러 다녀왔다가 영감을 받은 곡으로, 조성현도 개인적으로 서예나의 앨범에 수록되면 딱 맞겠다는 맞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전자악기가 많이 사용된 곡이었기에, 서예나가 지금까지 불러온 곡들과는 조금 분위기가 달랐다.
하지만, 감성만큼은 서예나의 감성이다.
그녀가 충분히 부를 수 있고… 가장 잘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서예나인 곡.
물론 조성현이나 채윤이가 불러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테지만, 곡의 주인은 서예나라고 봐야 하는 곡이었다.
서예나도 곡을 들으면서 그걸 깨달았는지, 묘한 표정이 되었다.
“재미있는 곡이네요. 처음에 곡 시작할 때는 부르기 어렵겠는데 싶다가, 진행되는 거 들으면서 그냥 아 다른 사람은 부르기 어려워도 나는 부르기 편하겠는데? 딱 이런 생각이 드는 곡이에요.”
“예나씨 곡이죠.”
조성현이 그렇게 말을 하며 서예나에게 차를 내밀었다.
서예나가 따뜻한 차를 건네받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네. 딱 제 곡이네요. 아 이러면 진짜로 욕심나는데.”
“무슨 욕심이요?”
“성현씨랑 채윤이를 쥐어짜서 곡을 더 받아내야겠다는 욕심이요.”
서예나가 그렇게 말하며 웃고, 채윤이도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조성현만, 할 일이 많아질 것 같아서 조금 난처한 얼굴을 해보였고.
농담이라는 듯 서예나가 손을 휘휘 흔들었다.
“됐어요. 농담도 못 하겠네. 절반은 남의 곡으로, 절반은 제 곡으로 채울 생각이에요.”
“예나씨 곡이라면….”
“제가 직접 작곡한 곡들로요. 저도 이제 좀, 아티스트다워져야죠.”
서예나가 말한다.
그녀는 서서히 앨범에 관여하고 음악 자체에 신경을 더 많이 쓰기 시작했었는데, 드디어 결심이 선 모양이었다.
“좋은 생각이네요.”
“딱 세곡만 더 만들어주면 안 돼요?”
“…세 곡을요?”
“그럼 제가 여섯 곡 준비해서, 총 열두 곡으로 앨범 내죠.”
서예나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 했다.
조성현은 그녀의 말에 헛웃음을 흘렸다.
세 곡을 더 만드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지금은 조성현과 채윤이의 개인 앨범도 준비하는 상황이었다.
워터파크에 가서 조성현과 채윤이가 서예나의 곡에 대한 영감을 얻어와서 곡이 이렇게 준비된 것이지, 그런 게 아니었다면 서예나의 앨범에 수록할 곡을 찾으러 다녔을 일이었다.
일이 많은 건 괜찮지만, 곡을 여러 개를 만들어야 한다는 건 부담이 되는 게 사실.
조성현은 서예나의 말에 순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부담은 되는데, 할 수는 있어서 더 고민되는 일.
그의 표정에, 서예나는 흠 하고 소리를 흘렸다.
“어차피 제가 곡 준비하는 것도 시간 걸리는 일이니까. 천천히 고민 한 번 해봐요.”
“알겠습니다. 예나씨는 뭐, 윤곽 나온 곡은 있나요?”
“어느 정도 구상해둔 것들은 있어요. 이 정도면 들려줘도 되겠다 싶을 때 들고 올 테니까, 그때 한 번 들어보던가요.”
“그때 그럼 들어보죠.”
조성현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했다.
서예나가 푸후 하고 숨을 토해낸다.
자신이 만든 곡을 남한테 들려준다는 게, 긴장되는 일이니 그녀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거다.
그래도, 두려움 속에 안주하면 결국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서예나였기에.
그녀는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일단 아까 들었던 곡이랑, 지금 들은 곡들은… 무조건 수록 하는 걸로. 뭘 타이틀로 내세울지는 고민 좀 더 해보고요.”
“예. 알겠습니다.”
이후로도 대부분 일 적인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조성현과 서예나는 진지하게 앨범에 대해 논의를 했고.
그렇다고 그리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었기에, 채윤이도 부담 없이 끼어들어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는 했다.
“어떤 식으로 곡을 만들어야 할지, 조금 어렵긴 하네요. 기본적으로 EDM에 발라드가 섞인 곡들이라서… 내가 생각한 것들도 다 그렇게 만들어야 하나.”
서예나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채윤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왜 그렇게 생각하냐는 듯 서예나를 바라본다.
아이가 얼른 서예나 쪽으로 몸을 기울이면서 입을 열었다.
“그냥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면 되는데….”
“그래? 그냥 언니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어?”
“네! 그러면 어차피 앨범은 언니가 만든 곡이랑, 언니를 생각하면서 만들어진 곡으로… 완성 되는 거니까.”
채윤이는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자신의 말이 잘 전달이 될지 고민을 하는 듯한 얼굴이 되었다.
말을 조금 이해하기 어렵게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서예나와 조성현은 아이의 말을 잘 알아들었다.
장르에 국한되지 말고, 그냥 자유롭게 곡을 만들면 어차피 곡은 ‘서예나’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다 이거다.
앨범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통일성은 이미 서예나라는 이름이 만들어주고 있으니 자유롭게 곡을 만들어도 될 것 같다는 의견.
서예나는 놀란 얼굴로 채윤이를 잠시 보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응. 그럼 언니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게.”
그녀의 답에, 채윤이가 좋다는 듯 웃는다.
채윤이의 웃음을 보며, 서예나가 살짝 고개를 틀어 조성현 쪽으로 시선을 둔다.
“프로듀서가 두 명인 기분이네요.”
그녀가 말하고.
조성현은 어깨를 으쓱 거렸다.
* * *
서예나와의 미팅이 끝난 후.
며칠 동안 채윤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던 조성현은 이후 장현아와 만남을 가졌다.
앞으로의 스케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야 하기 때문.
“일단, CF는 편집이 완료되었고 공개 날짜는 아직 조율 중입니다.”
“공개 날짜 정해지면, 거기에 맞춰서 비하인드 영상 풀면 될 것 같아요.”
조성현이 말했다.
CF 촬영을 하면서 따로 조성현과 채윤이의 미튜브에 올릴 영상도 촬영하고 있었다.
그걸 타이밍 맞춰서 풀면 홍보 효과가 극대화될 테니, 조성현과 채윤이에게도.
그리고 ‘프린주’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을 터.
“네. CF 촬영 비하인드 영상은 이미 저희 쪽에서도 편집 끝내고, 업로드만 준비 중인 상태입니다. 이것도 2부로 나눠서 업로드할 것 같아요.”
“좋네요. 반응 괜찮을 것 같고… 최대한 관심을 끌어서 스페셜 영상도 촬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니까요.”
“노력해보겠습니다.”
스페셜 영상 촬영이 그냥 장현아가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지만, 그녀가 신경을 많이 쓰면 조금 더 좋은 반응이 올라오긴 할 거다.
조성현은 고개를 주억거리고는 다음 주제로 넘어갔다.
일정 이야기를 해야하는건 CF 뿐 만이 아니었다.
“앨범 스케줄도 정해야 할 것 같은데….”
“아, 네. 원래 생각하고 있는 일정은 방학 끝나기 전까지 마무리되는 일정이었는데… 예나 씨 앨범까지 겹쳐서, 일정 수정이 되어야 할까요?”
장현아가 노트를 펼치고는 묻는다.
조성현과 채윤이의 앨범은 가능하면 방학 전에 마무리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예나의 앨범이 조금은 급하게 끼어든 상황.
당연히 일정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고 물어본 것이다.
하지만 조성현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일정 변경은 필요 없을 것 같고… 곡이 조금 부족하게 준비가 되더라도 거기에 맞춰서 발매하면 될 것 같아요.”
“유연하게 앨범 준비해서 발매하는 방향성으로 잡아두겠습니다. 음악 작업에 있어서는 제가 도와드릴 부분이 없으시겠죠?”
“네, 곡 작업은 알아서 진행할게요. 따로 도움 필요하면 바로 말할 테니 걱정 말고요.”
조성현의 말에 장현아가 넵 하고 답하며 노트에 무언가를 메모해나갔다.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조성현이 워낙 잘해왔으니 따로 뭐라 말할 필요도 없었다.
곡이 조금 부족하게 준비가 된다고 해도, 거기에 맞춰서 발매하면 될 것 같다는 의견을 조성현이 냈으면….
분명 생각하는 바가 따로 있을 거라고 믿고 있는 거다.
다른 아티스트였다면 불안해서라도 전부 다 묻고 일정을 자세하게 짰을 테지만, 조성현은 일반적인 아티스트가 아니었다.
본인이 직접 프로듀싱도, 작곡도 하고 심지어 매니저 경력까지 있는 아티스트.
매니저, 프로듀서, 작곡가, 아티스트… 그 어떤 입장에서든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고, 적어도 음악적인 부분은 알아서 준비가 가능한 사람이 바로 조성현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저는 다른 준비만 다 해둘게요. 채윤이 방학 끝나기 전까지 앨범 발매할 수 있는 방향성으로.”
“앨범 커버는….”
“영준이가 그리면 되는 부분이고, 그 외에는 사실 곡만 준비되면 크게 걱정할 필요 없으니까요.”
서예나나 유미가 앨범 발매를 하는 거라면 준비할 게 많지만, 조성현이나 채윤이는 아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방송 출연을 안 하려고 하고 있고.
홍보에 대한 부분도 조성현과 채윤이의 미튜브, 그리고 온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것을 메인으로 삼으니까.
크게 준비할 부분이 없는 게 당연했다.
“곡은 며칠 안에 정리해서 보내드릴게요.”
“네. 기다리겠습니다.”
그렇게 일정에 대한 논의는 끝이 났다.
그리고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조성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 메뉴는 간장 제육볶음.
아침부터 무슨 고기냐 할 수 있겠지만, 오늘은 든든하게 식사해야 하는 날이었다.
식사 준비를 하는데.
우웅.
조성현의 스마트폰이 짧게 울렸다.
슬쩍 연락을 확인하니, 장현아에게서 온 문자다.
-장현아: 오늘 4시에 CF 첫 공개입니다.
오늘이 바로, CF 공개 날이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