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73)
473화
며칠 동안 TV를 조금 보고 있으면, 조성현과 채윤이의 모습이 한 번씩 보였다.
그걸 위해서 조성현은 집에서 티비를 계속 해서 켜두었다.
평소라면 음악 작업을 위해 조용히 할 테지만, 지금은 예외였다.
채윤이도 조성현과 곡 작업을 하다가도, 티비에서 자신들의 모습이 나오면 손을 멈추고 티비를 보고는 했다.
이미 스무 번, 서른 번은 더 본 것 같은데 나올 때마다 신기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티비에서는 그들의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조성현과 채윤이는 외투를 걸치다가, 티비에서 자신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는 잠시 서서 광고를 확인했다.
그리고, 다른 광고로 넘어가자마자 조성현은 티비를 끄고 채윤이를 챙겼다.
“이제 얼른 가자. 현아 언니 기다리겠다.”
“응!”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한다.
아이는 후다닥 현관 쪽으로 달려 나가, 조성현보다 먼저 신발을 신었다.
조성현은 채윤이가 신발을 다 신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신의 신발을 신었다.
아이가 신발을 다 신었다는 듯 그에게 발을 살짝 내밀어보이고.
조성현은 웃으며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걸음을 서둘러, 건물 밖으로 나가니 장현아의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기다렸죠?”
“아니에요, 저도 방금 왔습니다. 그럼, 바로 출발 할게요.”
“네.”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했고, 장현아가 차를 출발시켰다.
오늘은 급하게 미팅이 잡혔다.
원래는 그냥 채윤이와 조성현, 둘이 동물원에 가서 다롱이를 볼 생각이었던 건데….
마침 광고도 공개가 되었겠다, 정민수 회장이 시간이 될 때 만나자고 연락이 와서 가는 김에 보기로 했다.
어차피 정민수 회장은 거의 매일 동물원에 들리는 편이었으니, 만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
결국 정민수 회장과 만나게 되었으니 장현아까지 함께 동물원에 가기로 했다.
2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네비게이션은 2시 5분 도착으로 떠있는 상황.
“너무 늦을 것 같으면, 제가 운전할까요?”
“아니에요. 선배님. 괜찮습니다.”
장현아가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그녀의 운전 실력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조성현이 운전을 더 잘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장현아와 비교 했을 때 운전을 한 세월이 얼마인가, 지난 생까지 더하면 20년이 훌쩍 넘는다.
거의 장현아의 나이만큼 운전을 한 셈.
하지만 장현아는 괜찮다며, 자신이 서둘러 보겠다고 말을 이었다.
그녀는 나름 여유를 잃지 않고 운전을 이어나가며 입을 열었다.
“정민수 회장님이 한 번 만나자고 하는 거면, 좋은 소식일 것 같은데… 기대 해봐도 되는 거겠죠?”
“하하.”
장현아의 은근한 말에 조성현이 웃음을 흘렸다.
조성현과 채윤이만큼이나, 스페셜 영상을 찍고 싶어하는 게 바로 장현아였다.
이번 CF를 통해서 조성현과 채윤이는 많은 이득을 보았다.
CF 촬영을 하며 받은 금전적인 부분도 이득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광고가 공개가 된 후 사람들의 반응이 꽤나 뜨거웠기 때문.
그건 비단 채윤이와 조성현의 미튜브 채널과 온스타그램 계정 뿐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었다.
CF를 통해 프린주에게 오는 광고 효과도 분명 있겠지만, 그걸 통해 조성현과 채윤이의 미튜브와 온스타를 알게 되는 이들도 꽤 많았으니까.
“프린주 최근 방문객이 CF 공개 전보다 두 배는 늘었다고 하는데, 곧바로 이 정도 반응이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꽤 좋을 거예요.”
광고가 공개된 지 아직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곧바로 찾아오는 이들이 있는 걸 보면,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더 많은 이들이 찾아올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다.
벌써 광고 효과가 나쁘지 않으니, 정말로 스페셜 영상을 촬영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장현아는 그런 기대를 하고 있었다.
“조금 더 지켜봐야죠. 그냥 광고 공개 됐으니까 얼굴 한 번 보자는 뉘앙스였으니까요.”
“그렇긴 하죠.”
조성현은 그녀의 그런 기대를 살짝, 눌렀다.
말했다 시피 아직 며칠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니, 광고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스페셜 영상 촬영을 결정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었다.
장현아는 고개를 끄덕이다 말고 입을 열어 말을 이었다.
“아 그리고 선배님.”
“네.”
“다음 영상은 어떻게 촬영할 지 아직 결정을 못해서요. 가보고 싶은 곳이나, 해보고 싶은 컨셉 있으세요?”
장현아가 그렇게 물으며, 아이에게도 물어보는 것이라는 걸 알리기 위해 슬쩍 채윤이 쪽까지 바라보았다.
채윤이는 장현아의 눈빛을 받고는 고민에 잠겼다.
조성현도 짧게 고민을 해야 했다.
동물원도 가봤고, 아쿠아리움도 가봤다.
이번에 아이들과 함께 워터파크에 가서 EDM을 경험하기도 했고.
채윤이는, 생활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 편이었다.
조성현과 어딜 놀러가던 정말 많은 악상들을 떠올리고, 그걸 자신의 곡에, 연주에 적용을 시키며 성장을 하는 편.
그런 아이였기에, 채윤이가 어딜 가면 더 새로운 경험을 하고 더 성장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래도 전에 장현아가 수십 개의 리스트를 뽑아서 보여준 적이 있기에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번에는 한 번… 민속촌을 다녀오는 건 어때요?”
아이에게 한국의 전통을 한 번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채윤이는 민속촌이라는 말에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조성현을 돌아보았다.
“나 민속촌 한 번도 안 가봤어!”
“그치? 아빠랑 한 번 가보자.”
조성현도 민속촌을 간 경험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한두 번 가봤었나.’
정말 어릴 적, 학창시절에 다녀온 게 전부라서 기억이 잘 나진 않았다.
민속촌이라는 말에 신난 것은 채윤이뿐만이 아니었다.
장현아도 좋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너무 좋네요. 저도 민속촌 한 번도 안 가봐서, 이 기회에 구경 좀 해야겠어요.”
그녀가 말한다.
조성현이 가볍게 웃었다.
저 앞으로, 프린주가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프린주로 들어가는 차들이 가득했고.
시계는 1시 5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 * *
조성현과 채윤이가 프린주로 들어서고 있을 때, 지구 반대편.
커다란 바다를 건너야 있는, 거대한 도시.
뉴욕에서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있었다.
막스 게릴슨.
지난 번 워터파크에서 조성현과 채윤이를 만났던 그는 그 이후 그들의 영상을 가끔 보고는 했다.
밤늦게까지 곡 작업을 하던 그는 머리를 식힐 겸, 이번에도 조성현과 채윤이의 미튜브 영상을 재생 시켰다.
동물원 CF를 촬영 했던 모양인지, 비하인드 영상이 올라와 있다.
“역시, 노래 잘 하네.”
비하인드 영상에서 드러나는 보컬도 역시, 대단했다.
채윤이는 작은 몸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이의 보컬이 가지고 있는 힘은 상당했다.
물론 그 힘이 다른 성인 보컬들을 뛰어넘는 다는 것은 아니지만….
묘한 능숙함이 있었다.
‘아니, 아니지.’
노래를 부르는 것을 가만히 들어보면, 능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채윤이는 분명 자신의 보컬을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잘 알고 있었다.
정말 냉정하게, 자신의 보컬을 하나의 악기로서 이용을 할 줄 아는 거다.
아이의 아빠인 조성현도 마찬가지였기에, 막스 게릴슨은 계속해서 감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재능 넘치는 부녀라니, 그냥 보고만 있어도 미소가 피어나며 부러운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그렇게 영상을 보고 있는데.
달칵.
누군가 막스의 작업실에 들어온다.
“막스, 뭐하고 있어?”
“아. 케인.”
막스는 익숙하게 그를 맞았다.
계약한 에이전시 소속 직원인 케인은, 막스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조성현과 채윤이에게 장현아가 하는 것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관리를 해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 케어 해준다.
이렇게, 가끔 찾아와서 작업 상황을 확인하고 막스의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것도 그 케어 중 하나.
케인은 기분 좋은 얼굴로 자신의 손에 들린 피자를 작업실 한편에 있는 작은 테이블 위에 올렸다.
“먹고 해. 먹고.”
그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막스는 영상에 시선을 주다가, 이내 멈추고 소파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작업은 좀 잘 되어가?”
“응. 스케줄에 무리 없이 진행 될 것 같으니까 걱정 마.”
“뭐, 네가 하겠다고 했으면 하는 거니까. 곡들은, 다 만족스럽고?”
“솔직히?”
“……?”
당연히 만족스럽다고 답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을 하던 케인은, 멈칫 거리며 막스를 바라보았다.
막스는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 거렸다.
“하던 대로 만들고 있긴 한데, 이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 내가 너무 작은 울타리 안에서만 곡을 만들려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 뭐야. 지난번에 한국 다녀온 이후로 고민 있어 보이는 것 같던데. 그런 고민이었어?”
“뭐… 그렇지.”
막스는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케인은 그런 막스를 보면서 볼을 긁적거렸다.
이런 아티스트들을 볼 때마다, 케인은 할 말을 잃는다.
그냥 평범한 아티스트라면 모르겠지만, 막스와 같은 타입의 아티스트들에게는 때때로 무언가 말하는 게 독이 되기도 했으니까.
케인이 생각하기에, 막스는 천재였다.
EDM 판을 씹어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재능을 가진 천재.
그런 이가, 자신의 영역이 너무 좁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성장을 할 때가 왔다는 말이지.’
이런 고민은 필수적이다.
고민을 통해 아티스트들은 성장하는 법이니까.
케인이 그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다만, 궁금하긴 했다.
“한국에 가서 뭘 보고 왔길래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야?”
“…….”
막스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자신의 스마트폰을 슬쩍 내밀었다.
케인은 의아한 얼굴로 막스가 보던 영상을 재생시켰다.
어린 여자 아이와,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영상.
“…잘하네?”
나쁘지 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어서, 케인은 순수하게 칭찬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노래를 하는 이들은 뉴욕에 널려 있다.
“그거, 곡 아이가 직접 만든 거야.”
“…? 무슨 말이야 그게.”
“말 그대로, 7살짜리 아이가 만든 곡이라고 그거. 영상 처음부터 한 번 봐봐.”
그때부터, 케인의 얼굴은 조금 진지해졌다.
막스의 말대로 케인은 영상을 처음으로 돌려 다시 재생시켰다.
영상의 초반부는, 조성현과 채윤이가 곡을 만드는 장면으로 구성 되어 있었다.
그걸 보던 케인은, 헛웃음을 흘렸다.
“이 아이, 이름이 뭐야.”
“채윤, 아빠 이름은 성현.”
케인이 침을 꿀꺽 하고 삼키고 물었다.
막스는 망설임 없이 입을 열어 대답했다.
“채널 주소 좀 알려줘.”
“왜? 관심이 가?”
그 말에, 케인은 어떻게 답을 해야 하나 잠시 고민을 했다.
관심이 가냐고?
당연히 관심이 간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좋은 아티스트였지만, 그렇다고 이곳에서 성공할 수 있는 아티스트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을 할 수는 없다.
“아니 그냥… 구독이나 눌러두게.”
결국 그는, 그렇게 대답했다.
조성현과 채윤이는 모르는 사이 일어난 일이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