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86)
486화
곡 작업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조성현과 채윤이, 그리고 송리아는 지치지 않고 곡 작업을 해나갔다.
특히 채윤이는 시종일관 신이 난 모습이었다.
뭐가 그렇게도 좋은지, 아이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손가락에서부터 즐겁다는 것이 느껴졌다.
“채윤아.”
“응?”
자신의 앞에 있는 피아노와 송리아의 앞에 세팅된 가야금을 번갈아 보던 채윤이가 조성현의 목소리에 반응한다.
아이는 고개를 들어 올려 조성현을 바라보았고.
조성현은 손을 뻗어 채윤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재미있어?”
“응! 완전.”
“어떤 게?”
“악기가 섞이는 게 너무 재미있잖아. 바이올린이랑 피아노는 우리나라 악기가 아닌데, 리아 언니가 연주하고 있는 건 민속 악기잖아.”
채윤이가 말한다.
아이의 말에 조성현은 눈을 깜빡거렸다.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아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전통 악기인 가야금, 그리고 서양에서부터 시작된 피아노와 바이올린.
두 개의 성질을 가진 악기가 서로 섞이며 어우러지는 연주를 해나가는 거다.
그런 부분까지 생각해본 것은 아니었기에, 조성현은 채윤이의 말을 듣고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 곡이 꽤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서양 악기로 정통 악기의 느낌을 내려고 하는 것도 재미있는 상황이긴 하네.”
“맞아.”
조성현의 말에 채윤이가 고개를 크게 끄덕거리면서 답한다.
채윤이는 흠 하고 소리를 내더니 가야금 쪽으로 손을 뻗었다.
송리아가 살짝 비켜서, 채윤이가 가야금 현을 건드릴 수 있게 해주었다.
띠잉.
가야금이 맑은 소리를 내고.
채윤이는 묘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재미있잖아.”
아이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해맑게 웃었다.
조성현은 그런 채윤이의 표정을 보고 픽 웃음을 흘렸다.
“이제 녹음 작업 한 번 진행해볼까요? 연습도 된 것 같고, 어느 정도 호흡도 맞는 것 같은데.”
“좋아요.”
그의 제안에 송리아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한다.
여러 가지 버전으로 녹음을 해볼 생각이었다.
일단 멜로디를 전부 다 합쳐서 동시에 들어봐야 곡의 전체적인 느낌을 확실하게 알 수 있으니까.
작업실 내부에 녹음 장비가 다 갖춰져 있어서 따로 녹음실로 이동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곡을 지금 당장 완성시키려는 생각은 아니었으니까.
송리아는 간이 녹음부스에 들어가자마자 살짝 긴장된 얼굴을 했다.
“괜찮아요?”
-아, 네. 이렇게 뭔가 본격적으로 녹음하는 건 처음이라서 살짝 떨리네요.
“그냥 다른 거 없으니까 편하게 연주하시면 됩니다.”
조성현이 그렇게 말하고, 손을 들어 올렸다.
송리아가 조성현의 손을 보고 집중한다.
조성현이 손을 내리며 버튼을 눌렀고.
이미 어느 정도 녹음되어 있는 조성현과 채윤이의 연주를 들으며 송리아는 가야금 연주를 해나갔다.
송리아의 가야금 연주는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이 있었다.
그녀의 연주가 끝나고.
조성현은 엄지를 척 하고 들어 올렸다.
“이제 내가 할래.”
“채윤이는 연주하면 바로 딸 수 있으니까 그냥 한 번 연주해봐.”
아이는 키보드로 연주를 하는 것이었기에 연주하면서 동시에 녹음을 딸 수 있었다.
조성현이야 바이올린 연주니 형식적으로라도 녹음이 필요한 상황이고.
채윤이가 피아노를 열심히 두드리며 연주했다.
그리고 곧바로 조성현의 차례.
이제 채윤이가 의자에 앉아 조성현이 녹음 부스에 들어가는 것을 지켜본다.
-아빠, 시작할게?
“응. 바로 하면 될 것 같아.”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채윤이의 목소리에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이올린 연주를 위해서는 헤드셋을 착용하기가 힘들었기에, 한쪽만 이어폰을 착용하고 연주를 해나간다.
지이잉 지잉.
조성현의 바이올린이 부드럽게 녹음 부스를 가득 메우기 시작하고.
그의 연주는 금방 끝이 났다.
조성현은 바이올린을 바로 내려놓고 녹음 부스에서 나와 의자에 앉았다.
채윤이가 팔을 들어 올리기에 조성현은 아이를 안아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 마우스를 바삐 움직였다.
“어떤 작업하는 거예요?”
“연주했던 걸 다 합치는 거예요. 멜로디가 다 더해져야 완벽한 곡이 되는 거니까요.”
송리아가 묻기에, 조성현이 간단히 답해주고는 프로그램을 조작했다.
금방 끝나는 작업이었다.
뭐 대단한 수정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연주를 합치는 것뿐이었으니 오래 걸릴 일이 아니었다.
“이제 한 번 들어볼까요?”
조성현이 그렇게 말하며 곡을 재생시켰고.
방금까지 그들이 연주했던 멜로디들이 하나로 합쳐져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사람이 셋인데 필요한 손은 여섯 개 일곱 개가 되는 상황이었기에 같이 호흡을 맞추며 연주를 했다고 해도 느낌을 정확히 알기에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렇게 전부 합쳐서 들어보니 확실히 느낌을 알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화려하면서도 잘 정돈된 느낌이네요.”
“리아씨 연주가 중심을 잘 잡아줘서 그래요.”
“너무 신기한데요? 피아노랑 바이올린 연주 사이에서 가야금 연주는 진짜 엄청 튀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고… 잘 어우러지는 게 말이 되나 싶어요.”
송리아가 눈을 반짝거리면서 말했다.
조성현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건 사실 각 연주자들이 연주를 잘한 덕분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결국 곡의 구성을 잘 만들었던 덕분이었다.
즉, 채윤이가 잘한 덕이다.
채윤이는 진지한 얼굴로 곡을 듣다가, 곡이 전부 끝나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것 같아.”
“이제 만족해?”
“완전 된 건 아닌데… 그래도 괜찮아.”
채윤이가 나쁘지 않다는 듯 말한다.
완성은 아니지만, 일단 그래도 틀을 보고 곡의 느낌은 확실히 파악했다.
채윤이도 만족스러워하는 걸 보면, 완벽히 수정하고 다듬은 후에 다시 들으면 굉장히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 같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스페셜 영상에 사용될 곡도 작업을 좀 해보고 싶었는데, 그건 조금 더 천천히 제가 고민해볼게요. 지금 당장 작업하기에는 시간도 그렇고 곡 자체도 애매하네요.”
조성현이 상황을 정리했다.
이미 송리아와 함께 몇 시간 동안 작업을 한 상황.
중간에 샌드위치로 간단히 식사하긴 했지만, 굉장히 허기진 상태였다.
그때까지 조용히 있던 장현아가 슬쩍 나섰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식사라도 하고 모셔다드리면 될까요?”
조성현은 장현아의 제안에 잠시 고민하다가 채윤이 쪽을 바라보았다.
아이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조성현을 바라보고 있었고.
결국 조성현은 고개를 흔들었다.
“오늘은 그냥 헤어지는 걸로 하죠. 밥은 다음에 같이 먹어요.”
“아, 알겠습니다.”
장현아가 간단히 답했다.
* * *
조성현은 식사하지 않고 집에 일찍 들어올 수 있었다.
채윤이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부엌 쪽을 기웃거렸다.
아무래도, 아이도 배가 고픈 게 분명했다.
“채윤아, 배고프지?”
“조금….”
채윤이가 부정하지 않으며 조성현의 다리에 달라붙는다.
얼른 밥을 해달라는 모습.
조성현은 피식 웃으면서 냉장고를 열었다.
“얼른 밥 먹자. 찌개 해줄까?”
“무슨 찌개?”
“김치찌개도 좋고, 된장찌개도 좋고….”
“나는 된장찌개.”
“알았어. 얼른 해줄게.”
아이의 답에 조성현은 곧바로 움직였다.
된장찌개도 은근 만드는 게 간단한 음식이었기에, 부담은 없었다.
30분이면 뚝딱하고 만들 수 있는 음식이니까.
조성현은 손을 바삐 움직여 식탁을 차렸다.
저녁 메뉴는 막 끓인 된장찌개와 냉장고에 있던 채윤이 할머니표 떡갈비.
“맛있겠다….”
많이 배가 고팠던 건지, 채윤이는 조성현이 요리를 하는 내내 부엌에 있더니 식사가 차려지자마자 넋 나간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조성현이 아이의 볼을 살짝 건드리며 채윤이의 앞에 앞접시를 가져다 놓았다.
“얼른 먹자. 뜨거우니까 조심하고.”
“응!”
조성현은 채윤이의 대답을 들으며, 찌개를 아이의 앞접시에 조금 덜어주었다.
채윤이가 앞접시에 있는 된장찌개를 후후 불면서 수저를 들어 올린다.
조성현은 채윤이가 밥을 먹는 것을 잠시 지켜보다 자신도 수저를 들어 올려, 식사를 시작했다.
열심히일하고 와서 먹는 식사.
단둘이지만, 그래도 조성현은 이런 일상이 참 좋았다.
* * *
식사가 끝나고, 조성현은 채윤이를 씻긴 후 잠옷으로 갈아입혔다.
이미 이른 밤이 된 시각.
조성현은 채윤이를 안방으로 안아 들고 가서, 먼저 재웠다.
오늘 작업에 집중하느라 체력을 많이 쓴 탓일까?
채윤이는 조성현이 등을 쓰다듬어주며 부드럽게 노래를 불러주자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아이가 새근새근 자는 것을 확인한 조성현은 슬그머니 침대에서 일어났다.
“얼른 마무리하긴 해야지….”
그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서재로 향한다.
이제 정말로 슬슬 채윤이의 개학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고 그전까지 조성현은 웬만한 작업들은 전부 끝내놓으려 하고 있었다.
개학한다면 채윤이로서는 인생에 새로운 장이 열리는 일일 텐데.
그전까지 최대한 많은 것들을 정리해야 마음 편히 개학하고 공부도 하지 않겠는가.
개학한 후에도 이것저것 일이 쌓여 있으면 채윤이로서도, 조성현으로서도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 테니 얼른 마무리해야 했다.
“그렇다고 채윤이를 무리시킬 수는 없으니.”
조성현이 조금 더 일을 열심히 하는 수밖에.
그는 털썩 소리를 내며 서재 의자에 앉아 데스크탑의 전원을 켰다.
우웅.
작은 소리와 함께 데스크탑의 전원이 켜지고.
조성현은 작곡 프로그램을 띄우고 곧바로 작업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아까까지 작업을 하던 곡.
채윤이가 작곡을 하고, 송리아와 조성현이 함께 연주한 곡을 다듬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 곡은 일단 조성현과 채윤이의 앨범에 수록될 곡이었기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전체적인 앨범의 구성도 신경 써야 해서 그런 부분들까지 생각하며 조성현은 곡을 약간씩 수정을 해나갔다.
아이가 곡을 바라보는 시점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었기에, 손이 멈추는 일은 없었다.
달칵거리며 움직이는 마우스 소리.
그리고 간간히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조성현의 서재를 조용히 울렸다.
물론, 조성현은 이어폰을 끼고 있었기에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곡을 마무리한 후.
조성현은 또 다시 새로운 창을 띄웠다.
이제 그는, 스페셜 영상에 쓰일 곡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채윤이를 진짜 공주로 만들어줘야지.’
조성현이 속으로 생각했다.
그가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렀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