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487)
487화
조성현과 채윤이가 앨범 작업에 집중하고 있을 때.
그런 그들에게 항상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었다.
언제나 채윤이를 신경 쓰고 있던 신경화 교수.
그녀는 채윤이와 조성현의 미튜브 영상을 살펴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대단하지 않아?”
그녀가 묻고.
신경화 교수 쪽으로 다가오던 정세연은 눈을 깜빡거렸다.
“뭐가요?”
“채윤이랑 성현씨. 이번에 영상 올라온 거 보니까, 여전히 음악 작업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더라. 광고도 찍고.”
프린주의 광고를 보고 감탄한 것은 일반 대중들 뿐만이 아니었다.
음악계에 종사하는 이들도 조성현과 채윤이가 촬영한 프린주의 광고를 보고 여러모로 감탄했었다.
대중들이야 대부분 채윤이와 조성현의 귀여움, 잘생김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현직 음악가들은 달랐다.
그들이 집중한 것은, 바로 광고에 사용된 음악.
직접 작곡 한 곡이라는 것은 이미 프린주 측에서 미튜브에 올린 광고 영상에 설명이 되어 있기도 했고.
채윤이와 조성현이 광고 음악을 작업하는 영상도 그들의 미튜브에 올라와 있었으니,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대단하긴 해요.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그냥 귀여운 부녀구나 싶었는데… 성현씨는 뭐 프로듀싱을 시작하더니 앨범 연달아 성공시키고. 채윤이는 곡도 내고… 미튜브도 시작하고. 미쳤죠.”
정세연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긍정했다.
그녀가 채윤이를 처음 본 것은, 자신의 연주회 때였다.
그때야 뭐 스쳐 지나가듯 본 것이었지만 이후에 채윤이가 콩쿨에 나왔을 때는 아이의 연주를 듣고 감탄을 감추지 못했었다.
그래도 그때까지만 해도 재능 있는 아이구나, 아빠랑도 사이가 좋구나… 딱 그 정도 감상이 전부였는데.
지금은 봐라.
“피아니스트 정세연, 그리고 조채윤. 둘 중 누가 더 음악을 잘하는지 물으면 대답이 반반 갈릴걸요?”
정세연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그녀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대중들의 평가는 정말로 반반 갈릴 게 분명하다.
피아노를 잘 치는 게 누구냐고 한다면 정세연, 자신에게 조금 더 표가 몰리겠지만… 음악을 잘하는 건 누구냐고 묻는다면, 우위를 가리기 힘들지 않을까.
“갈리겠지.”
“심지어 그것도 그냥 제가 피아니스트라서 그런 평가를 받는 거지. 저도 커리어 내려놓으면 제가 압도적으로 불리해요 사실.”
정세연의 말에 신경화 교수는 픽 웃었다.
“그 정도는 아니지.”
“대중들에게는 그 정도가 된다니까요.”
신경화 교수의 부정에도 정세연은 에효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딱히 채윤이가 부럽거나, 질투가 나는 건 당연히 아니었다.
다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이 따라가기 조금 벅찰 뿐이다.
그녀는 신경화 교수의 옆에 털썩 주저앉으며, 스마트폰 화면에 떠오른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정세연은 잠시 신경화 교수의 스마트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클래식 신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미튜브로 훅 성공할 줄은 몰랐어요.”
그녀의 말에 신경화 교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도 클래식 쪽으로 쭉 성공할 줄 알았는데. 피는 못 속이는 건지 다양한 음악 장르를 시도 하더라.”
“이러다 나중에 클래식 안 하게 되면 어쩌나 싶어요. 교수님도 기대 많이 하셨잖아요. 클래식 판이 많이 바뀌겠구나 생각하시면서.”
정세연의 말에 신경화는 부정하지 않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확실히, 기대를 많이 하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조성현과 채윤이의 행보를 보며 실망하고 있진 않았다.
오히려, 더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
“이것 자체가 이미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행보지. 클래식으로 시작해서 대중음악까지 손을 대고 있잖아.”
“그게 변화의 물결로 다가올 거라고 생각하세요?”
“분명, 그렇게 될 거야. 클래식에도 새로운 물이 들어와야지. 언제까지 고여있을 수는 없잖아. 전통이 희석되는 건 힘들겠지만, 그래도 약간의 변화는 필요하지 않겠어?”
“맞긴 한데… 지금 상황만 보면 다시는 클래식 안 쳐다볼 것 같은 느낌이던데요?”
“지금 클래식이라는 장르에 채윤이를 국한 시켜버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거야. 자유롭게 풀어서 세상을 경험하게 하고,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리면 될 일이지.”
신경화 교수가 정세연의 어깨를 툭 건드리면서 말을 했다.
정세연은 흠 하고 소리를 내고는 고개를 돌려 거실 한가운데 있는 커다란 그랜드 피아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러다 채윤이가 갑자기 아이돌이 되겠다고 하면요? 그게 아니더라도, 좀 안 좋은 음악으로 빠질 수도 있잖아요.”
그 말에, 신경화 교수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녀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는 듯, 정세연을 바라보았다.
“채윤이가? 글쎄. 나는 그럴 거 같지도 않고… 정말 만에 하나 채윤이가 안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 한다고 해도. 조성현씨가 있잖아.”
“…하긴.”
정세연이 조성현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있으니,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긴 했다.
“우린 정말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거야. 그럼 언젠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 되어서 돌아오겠지.”
신경화 교수는 안심하라는 듯 정세연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맺혀 있었다.
* * *
스페셜 영상에 쓰일 곡의 윤곽이 잡혔다.
다즐링의 스타일을 일부러 가지고 오려 노력했고, 특히 다즐링과 협업을 자주 한 한국 아티스트, ‘한지혁’의 음악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거기에 국악의 느낌을 조금 섞어서 채윤이가 가장 잘 살 수 있는 느낌의 곡으로 윤곽을 잡아둔 상태.
그리고 채윤이가 작곡한 곡은 어느 정도 완성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만들어냈기에 그 곡에 있어서는 안심이었다.
‘이번에는 후반 작업을 내가 아니라 채윤이가 주로 하고 있으니까.’
보통 채윤이가 곡을 만들어도, 조성현 자신이 후반 작업을 진행했었다.
아이는 메인 아이디어와 줄기를 가지고 와서 조성현에게 내밀고, 조성현은 그걸 토대로 디테일을 채워나가는 편이었는데.
이번 곡에 있어서 채윤이는 자신이 온전히 곡을 부담하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조성현이 힐끗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에서 악보를 보며 미간을 찡긋거리는 채윤이를 보고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열심히 고민하며 곡을 마무리하고 있는 모양.
조성현은 채윤이가 곡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조용히 몸을 돌려 자신의 할 일에 집중했다.
‘일단… 다른 곡들도 어느 정도 다 다듬기는 해야 하는데.’
지금껏 만들어둔 곡들도 마지막으로 한 번씩 다듬고, 이제 슬슬 녹음 작업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채윤이의 개학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고, 이제는 정말 어느 정도 스케줄을 미리 쳐낼 필요가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스페셜 영상이 확정 난 것은 좋은 일이지만, 덕분에 일정이 조금 더 타이트해진 것도 사실.
지금 있는 곡들로만 앨범을 구성한다고 하면 사실 크게 상관없지만, 곡이 두 개 정도 부족했다.
구성이 조금 아쉬워서 두 곡을 추가하고 싶긴 한데… 스케줄이 조금 타이트하니, 고민이 된다.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하고 곡 스케줄을 짜고 있는데, 그의 손등에 차가운 물기가 닿았다.
“무슨 고민을 그렇게 하세요?”
고개를 돌리니, 장현아가 웃으면서 커피를 내민다.
“언제 오셨어요?”
“방금요. 채윤이도 집중하느라 제가 온 지 모르던데. 선배님도 마찬가지네요.”
장현아가 말하고.
조성현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돌려 채윤이 쪽을 바라보았다.
채윤이가 아이스 초코를 들고 마시고 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아니에요. 덕분에 저도 법카로 커피 마시고, 좋죠.”
장현아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손에 들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가볍게 흔들어 보인다.
조성현은 픽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에요? 앨범 스케줄에 대한 독촉?”
“에이, 그거야 선배님이 알아서 잘 맞춰주실 거라 믿습니다. 매니저의 고충을 잘 아시는 분이시잖아요.”
장현아가 그건 걱정하지 않는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방금까지 앨범 스케줄에 대한 고민을 하던 조성현이었기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장현아가 잘 알고 있긴 했다.
적어도 곡에 대한 스케줄은 조성현이 알아서 잘 조절해서 완성하긴 할 거다.
정말 진심으로 믿으니까 장현아도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일 텐데, 믿는다는 게 그리 대단한 위로가 되진 않았다.
“그럼, 무슨 일인데요?”
“연락이 와서요.”
“연락이요? 어디서?”
“프린주 측에서도 왔고, 정현석 감독님에게서도 왔습니다.”
“그래요?”
그 말에 조성현이 눈을 빛내며 몸을 돌렸다.
그는 방금까지만 해도 마우스에 올려두고 있던 한쪽 손을 떼고, 장현아를 바라보았다.
장현아가 고개를 끄덕인다.
“네. 일단 프린주 측에서는 사운드 작업 직접 진행하시는 부분에 있어서 적극 찬성이라는 입장이고… 뭐가 됐던 음악 쪽으로는 무조건 믿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감사하네요.”
“직접 작곡하신 곡으로 대박이 났으니까요. 보여준 게 있으니 신뢰를 주시는 거죠.”
장현아의 말에 조성현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입증을 해냈으니, 프린주 측에서 조성현과 채윤이를 신뢰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긴 했다.
하지만, 그래도 감사한 건 감사한 일.
반대로 말하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광고 음악에 대한 전권을 조성현과 채윤이에게 줬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조성현은 그에 있어서 따로 더 말을 하지는 않고, 조용히 장현아를 응시했다.
프린주의 입장은 알았으니, 이제 정현석 감독의 입장은 어떤지 알아야 할 차례였다.
사실, 프린주보다는 정현석 감독의 말이 더 중요하긴 했다.
프린주는 설득할 수 있지만, 영상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감독이 거절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다행히.
“정현석 감독님은 너무 환영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다만, 조건을 거셨어요.”
“조건이요?”
조성현은 묘한 단어에 눈을 깜빡거리면서 되물었다.
“네, 다 좋고 사운드 작업에 대한 전권을 드릴 수 있는데… 호흡을 같이 맞추면서 해야 하니 미리 만나서 촬영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후반 작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자고 하시더라고요.”
장현아가 말한다.
그녀의 말을 다 듣고, 조성현이 미소를 지었다.
조건을 걸었다길래 약간 불안했었는데, 너무 당연한 것들을 요구한 거라서 안심이었다.
오히려 이런 것들은 사실, 정현석 감독이 요구하지 않았더라도 조성현이 부탁했을 일.
조성현은 시원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미팅 잡아주세요.”
앨범 스케줄이 아무리 바빠도, 이건 못 참는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