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5)
5화
“고마워요. 오빠.”
유미가 차에서 내리며 인사한다.
조성현은 그녀에게 웃으며 인사했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아니면 오는 내내 채윤이를 잘 챙겨주어서 그런 것인지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랬다.
“잘 들어가세요.”
“넵. 아, 우리 예쁜 채윤이도 잘 가요.”
“네에!”
채윤이도 유미가 마음에 든 건지 밝은 얼굴로 답했다.
채윤의 손에는 아직도 젤리 봉지가 들려 있었다.
고작 두 개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껴 먹어야 한다면서 채윤이는 최대한 천천히 그것을 먹는 중이었다.
“채윤아, 젤리 먹기가 그렇게 아까워?”
“어…다 없어지면 못 먹으니까요!”
그러니까 다 없어지지 않게 해야 한단다.
조성현은 그저 미소를 보였다.
결국 다 먹을 텐데, 저렇게 아끼고 아끼는 게 너무 귀여웠다.
“아빠, 아~”
“아빠 아 해?”
조성현은 힐끗 채윤이를 보고는 입을 벌렸다.
채윤이가 낑낑거리면서 팔을 뻗어 그의 입으로 젤리 하나를 넣어준다.
그렇게 아까워하면서 자신을 챙겨주는 채윤이가 너무 예뻤다.
정말, 자신의 딸이구나 싶고.
또 미안해진다.
“채윤아.”
“네에?”
“할머니가 장 좀 보라고 했는데, 같이 장 보러 갈까?”
“채윤이는 좋아요!”
채윤이가 손을 번쩍 들면서 말한다.
그것을 보며 미소를 지은 조성현은, 대형 마트로 향했다.
* * *
퇴근 후에 대형 마트를 오는 것은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심지어, 채윤이와 단둘이 오는 건 적어도 조성현의 기억으로는 처음이었고.
그래서인지 채윤이는 유독 신난 모습이었다.
“채윤아, 아빠 손 잡아야지.”
조성현이 손을 내밀자, 그보다 조금 앞서 나가고 있던 채윤이 몸을 홱 돌려 조성현의 손을 잡았다.
채윤의 작은 손이, 조성현의 손을 겨우 잡는다.
그러다가 조금 불편했던 것인지, 그녀는 조성현의 손가락 세 개만 잡고 얼른 가자는 듯 잡아끌었다.
“얼른 가요!”
조성현은 그렇게 말을 하는 채윤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고 서둘렀다.
“여기서는 뛰지 말자.”
무빙워크에 올라탄 조성현은 괜히 이동하다가 채윤이 넘어지면 큰일 날 것 같아서 걸음을 멈췄다.
채윤이도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조성현의 다리에 몸을 기대어 섰다.
그러던 채윤은.
“어?”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채윤이의 시선이 돌아간다.
조성현은 힐끗, 채윤이 바라보고 있는 쪽으로 시선을 움직였다.
아까 먹었던 젤리를 광고하고 있는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조성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아무래도 유미가 주었던 젤리가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채윤아.”
“네에…?”
아직도 멀어지는 젤리 포스터에 시선이 가 있는 채윤이는, 답을 조금 느리게 했다.
그 모습도 너무 귀여워서 조성현은 기분 좋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뭐, 사고 싶은 거 있어?”
“사고 시픈 거…?”
“응. 먹고 싶은 거라던지.”
고개를 한 번 갸웃거린 채윤은 금방 조성현의 말을 이해한 것인지, 번쩍 팔을 들어 올려 젤리 포스터를 가리켰다.
“채윤이, 저거!”
채윤은 그렇게 말을 하며 짤막한 손가락으로 포스터를 가리켰지만, 이미 포스터는 멀어져서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것을 깨달은 채윤은 당황한 눈빛으로 조성현을 돌아보았다.
“어어, 방금 저기 있었는데…”
“어디에?”
“벽에 있어요…”
채윤이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포스터를 자신도 봤지만, 조성현은 채윤의 모습이 귀여워 아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떤 거였는데? 뭐가 먹고 싶었어?”
“곰돌이 젤리 저기 있었어요.”
채윤이 뒤쪽을 가리키며 말한다.
억울하다는 기색까지 보이는 그녀.
그 모습이 귀여워서, 조성현은 채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려다가 멈칫거렸다.
혹시 채윤이가 싫어할 수도 있겠다 싶어, 조성현은 손을 움찔하면서도 참을 수 있었다.
그는 열심히 주장하는 아이의 짤막한 손가락을 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곰돌이 젤리 먹고 싶어?”
“네에!”
채윤이 고개를 강하게 끄덕거리며 자신은 너무 먹고 싶다는 듯한 의지를 보인다.
“곰돌이 젤리 먹고 싶으면 아빠가 사줄….”
그렇게 말을 하는데, 갑자기 젤리는 몸에 안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몸에 안 좋은 거니까 선뜻 사주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채윤이가 직접 먹고 싶다고 이야기하는데 안 사줄 수도 없다.
머릿속에서 이념과 이념이 다투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쪽에서는 채윤이한테는 좋은 것만 먹여야지! 하는 목소리가 튀어나오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채윤이가 좋아하니까 사줘야지! 하는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그가 고민을 하고 있는 걸 눈치챈 것일까.
“곰돌이 젤리는 안 되는 거예요…?”
채윤이 그렇게 말을 하며 조성현을 올려다본다.
아이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몸에 좋지는 않으니까, 조금만 살까?”
“좋아요!”
채윤이 다시 밝은 얼굴로 답한다.
조성현은 결국 자신의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무 귀여워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으니까.
“헤헤… 아빠 손 짱 크다.”
채윤이 기분 좋은 얼굴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조성현의 손을 잡았다.
“채윤아, 발 조심해.”
어느덧 무빙워크의 끝이 다가오고 있어서, 조성현은 혹시 채윤이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어 말했다.
그는 채윤이 넘어지기라도 하면 바로 안아 들 수 있도록 준비를 했지만.
“얍!”
채윤은 폴짝 뛰는 것으로 무빙워크에서 무사히 내렸다.
그렇게, 본격적인 장보기가 시작되었다.
* * *
그들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역시 식품 코너였다.
애초에 조성현이 마트에 온 게 집에 먹을 게 왜 하나도 없냐는 어머니의 말에 온 것이었으니까.
“계란이 생각보다 비싸네.”
조성현은 볼을 긁적거리며 계란 코너 앞에서 얼쩡거렸다.
계란 값이 생각보다 비쌌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결국 계란 한판을 집어 들어, 카트에 실었다.
반판 짜리 계란을 살까 싶었지만, 비슷한 가격이어서 그냥 한판을 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계란은 있어야 웬만한 요리가 가능하다.
앞으로는 채윤이랑 계속 함께 저녁을 먹게 될 텐데 그럼 금방금방 사라질 테니까.
채윤이는 조성현이 고민을 하는 것과는 다르게, 그저 신이 난 것 같았다.
곰돌이 젤리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그렇고, 조성현과 둘이 장을 보러 온 게 처음이었으니 신나는 게 당연했다.
“그렇게 좋아?”
조성현은 마냥 좋아하는 채윤이 신기해서, 물었다.
그러자 채윤은 팔을 움직여 조성현의 다리를 가볍게 끌어안았다.
“채윤이는 아빠 좋아요.”
“아빠도 채윤이 좋아.”
딸이 다리를 끌어안고 좋다고 말해주는 경험은, 직접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알지 못할 기쁨이 있다.
조성현의 입가에 숨길 수 없는 미소가 생겼다.
“어쩜…애기가 너무 귀엽다.”
“엄청 예쁘네. 눈 반짝거리는 것 좀 봐.”
한 커플이 지나가며 채윤이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채윤이는 못 들은 것 같았지만 조성현은 괜히 뿌듯한 마음에 여전히 자신의 다리를 안고 있는 채윤을 가볍게 끌어안아 주었다.
자신에게 하는 말도 아닌데, 너무 기분이 좋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여러분 이 아이가 제 아이예요 하면서 자랑하고 싶은 기분.
채윤이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럽고 기뻤다.
아이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몇 년 동안 채윤이와 같이 살았으면서도 마트에 와서 장을 본 적도 없다는 게 너무 미안하기도 했고.
‘이번에는 전부 바꿔야지.’
채윤이와 함께 장도 자주 보고, 밥도 매일 함께 먹을 것이다.
“저기, 잠시 지나가겠습니다.”
채윤이 자신의 다리를 안고 있어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는데,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성현은 빠르게 몸을 돌려 뒤쪽을 바라보았다.
성인 남녀, 그리고 남자아이.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이 이상한 눈으로 조성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조성현은 일단 사과했다.
자신이 멈춰 있었던 것이 사실이니까.
그가 사과하자, 시선이 좀 부드러워진다.
“아뇨, 괜찮아요. 아이를 이제 봤네요. 애가 아빠를 많이 따르나 봐요. 너무 귀엽네요.”
여성이 웃으며 말했다.
채윤이가 조성현의 다리를 끌어안고 있는 것을 이제야 발견한 모양.
조성현은 채윤의 손을 잡았다.
“감사합니다.”
그는 그렇게 말을 하고 카트를 움직였다.
남자아이가 채윤을 보며 손을 흔들어 보인다.
채윤은 별말 없이 몸을 돌렸다.
조성현은 미련 남은 듯한 시선을 보이고 있는 남자아이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채윤아.”
“네에?”
“저기 남자애, 아는 애야?”
“어… 유치원에서 봤어요.”
“그래? 아까 인사하던데, 채윤이도 인사 해주지. 못 봤어?”
“봤는데… 채윤이는 별로 안 친해요.”
채윤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조성현은 눈을 깜빡거렸다.
유치원에서도 봤고, 남자아이는 채윤이를 보고 조금 반가워하는 기색이었다.
인사까지 하는 걸 보니 확실히 알아본 것 같았고.
근데 채윤이는 안 친하다고 인사도 안 받아준 것.
뭔가 오묘한 기분에 조성현은 볼을 긁적거렸다.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뭐, 그냥 별로 안 좋아하는 애일 수도 있지.’
아이들도 서로 호감이 있을 수도 있고, 그리 사이가 안 좋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조성현은 최대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걸음을 옮겼다.
“인사도 안 받아주는 거 보면 진짜 안 친한가 보네?”
“우음….”
채윤이는 고민하는 듯한 얼굴을 해보였다가, 이내 해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원래 채윤이는 다 안 친해요!”
그리고 딸의 말에, 조성현은 심장이 덜컹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다 안 친하다는 건 도대체 무슨 뜻일까.
‘우리 채윤이가….’
유치원에서, 왕따라도 당하는 걸까?
순간 심장이 뜨거워졌다.
머리에 열이 오른다.
정말로 왕따를 당하는 것이라면, 너무 가슴이 아플 것만 같았다.
상상한 것만으로도 순식간에 열이 오르며 가슴이 찌르르 울리는데, 만약 진짜라면…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채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조성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냐고 물어보듯 말이다.
“아빠아…?”
채윤이 조성현의 바지를 슬쩍 잡으며 그를 불렀다.
조성현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아, 응. 채윤아. 우리 얼른 장 보고, 밥 먹으러 가자.”
“밥 좋아요!”
“그래, 채윤이 좋아하는….”
조성현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스스로에 대한 충격 탓에.
그는 채윤이가 좋아하는 음식조차 모르고 있었으니까.
‘진짜 못난 아빠였네. 내가.’
조성현이 속으로 생각했다.
이번에는, 아빠다운 아빠가 되어 보자.
그는 또 한 번 다짐했다.
지난 생에 못 해준 것들까지 포함해서, 두 배로 사랑을 주자.
자신의 딸, 채윤이에게.
내 딸은 음악천재
*****************************************************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