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503)
503화
한국 대학교.
신경화 교수의 집무실.
그곳의 주인인 신경화 교수는, 조용히 앉아 서류를 들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 흘러나온다.
바로 어제 발매된 조성현과 채윤이의 두 번째 앨범.
이미 전 곡을 몇 번씩 들었지만 들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었기에.
그녀는 오늘도 출근길에서부터 지금까지, 여태껏 반복해서 듣고 있다.
마지막 트랙까지 재생이 되고.
음악이 끊긴다.
신경화 교수는 다시 한번 감탄스러운 숨을 토해내며,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다시, 첫 번째 트랙부터 곡을 재생시키기 위함.
하지만 그녀가 곡을 재생하기도 전에.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이 시간에 찾아올 이가 없었기에, 신경화 교수는 의아한 얼굴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가 입을 열었다.
“네, 들어오세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벌컥 하고 문이 열리더니 익숙한 얼굴이 튀어나왔다.
“교수님!”
정세연 피아니스트.
신경화 교수는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반가운 웃음을 보였다.
몇 주 전에 보긴 했는데, 이렇게 또 보게 되니 반갑다.
“무슨 일이야. 이렇게 갑자기.”
신경화 교수가 부드럽게 말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세연 피아니스트는 급하게 와서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입을 열었다.
“이번에 발매된 앨범, 들어보셨어요?”
“성현씨랑 채윤이가 발매한 앨범?”
“네.”
“당연히 들어봤지. 방금까지도 듣고 있었어.”
신경화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교수실 한쪽에 있는 작은 냉장고에 가서 음료를 꺼내왔다.
정세연 피아니스트는 신경화가 건네는 음료를 받아 곧바로 한 모금 마시고는 말을 이었다.
“마지막 곡까지 들어보셨어요?”
“제일 많이 들은 게, 마지막 곡이야.”
그리고 신경화 교수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도 마지막 곡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교수님 말이 맞았어요. 결국, 채윤이는 다시 클래식으로 돌아왔네요.”
정세연 피아니스트가 웃음기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말에 신경화 교수는 픽 하고 웃었다.
마지막 곡은, 클래식 곡 그 자체였다.
진화된 클래식이 있다면, 정확히 이런 곡이 나오리라.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는 거지.”
신경화 교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정세연 피아니스트가 앉아 있는 소파의 맞은편에 몸을 누이듯 앉았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한 번에 성장을 할 수 있는 건지 너무 놀라운데….”
“한 번에 성장한 건 아니지. 너도 앨범 전체를 다 들어봤을 거 아니야.”
“한 곡 한 곡 재생될 때마다 아 성장했구나가 느껴지는 게 어떻게 한 번에 성장한 게 아니에요. 매 순간마다 훌쩍하고 단계를 뛰어넘듯 성장하는데.”
정세연 피아니스트는 그야말로 미친 재능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녀의 그런 반응에 신경화 교수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언제는 다시 클래식으로 돌아올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하더니, 지금은 또 너무 신났다.
정세연이 이렇게 신난 모습을 보인 게 얼마 만인가.
‘꽤 된 것 같은데.’
아마 마지막으로 이런 모습을 보인 건… 어릴 적부터 경쟁하던 일본의 피아니스트와 함께 협연하기로 결정했던 날이었던 것 같다.
그 말은.
“채윤이가 네 경쟁 상대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야?”
신경화 교수가 툭 하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정세연 피아니스트가 멈칫거린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음료를 한 모금 마시고는, 차분히 생각을 끝낸 후 입을 열었다.
“…그런가 본데요?”
정세연 피아니스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 있지 않았다.
본인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그녀는 답을 하면서도 의뭉스럽다는 듯 말했다.
신경화 교수가 미소를 지었다.
“그 정도로 신경을 쓰다니. 채윤이가 대단하긴 하구나.”
“채윤이 대단한 건 저보다 교수님이 더 잘 아실 것 같은데요? 교수님도… 꽤 신경 쓰이시잖아요. 뭐. 경쟁 상대라는 느낌은 아니더라도.”
“채윤이가 있는 한 한국의 클래식이 망하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지.”
신경화 교수가 말한다.
그녀의 말에 정세연 피아니스트는 후우 하고 숨을 토해내었다.
“그렇게까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뭔가, 이번 앨범의 마지막 곡을 계속 듣고 있으니까 다시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자꾸 불을 지피는 것 같다고, 정세연 피아니스트는 그렇게 덧붙였다.
“그래?”
“요즘 지친 듯한 느낌이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아 나도 피아노 앞에 앉고 싶다는 마음에 사로잡혀요.”
정세연 피아니스트가 말하고.
신경화 교수는 그녀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이내 짝 하고 박수를 쳤다.
조금 놀란 듯, 정세연 피아티스트가 신경화 교수를 바라보았다.
“네가 그렇게 느낀다면. 되겠네.”
“뭐가요?”
정세연 피아니스트가 눈을 깜빡거리며 되묻고.
신경화 교수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방금까지 보고 있던 서류를 내밀었다.
정세연 피아니스트는 신경화 교수가 내민 서류를 바라보고는, 어 하고 소리를 흘렸다.
그도 그럴 것이.
신경화 교수가 내민 서류는 온통 영어로 되어 있었다.
해석하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정세연 피아니스트는, 영어를 곧잘 하는 편이었으니까.
가장 먼저 눈에 띈 단어는, 그녀에게도 익숙한 도시 명이었다.
“베를린…?”
정세연 피아니스트가 작게 중얼거렸다.
* * *
앨범이 발매되고 나서.
조성현과 채윤이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채윤이는 개학을 한 후 열심히 학교를 다니고.
마찬가지로 조성현도 Pan 엔터테인먼트로 출근해서 작업하는 것이 일상.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채윤이를 등교시킨 조성현은 서예나와 함께 앨범 회의에 들어갔다.
서예나와의 앨범 작업은 예상보다 속도가 꽤 빠른 상황이었다.
그도 그럴게, 서예나가 직접 작곡한 곡들이 태반이었기에 곡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았다.
여러 번 말할 필요도 없이 한번 말하면 바로 알아듣고, 간혹가다 바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조성현이 직접 연주를 한 번 해주면 곧장 이해를 한다.
곡에 대한 수정 과정이, 정말 빠르게 진행이 된 거다.
“이걸로 최종 수정은 마친 거죠?”
“네, 더 이상 수정은 무의미할 것 같고, 이제 녹음 작업 들어가야죠.”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한다.
옆에서 장현아가 일정을 확인하는 듯 노트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갔다.
“오케이. 그럼 바로 녹음 작업 들어가고… 언제까지 마무리하는 게 제일 좋죠?”
“가능하면 다음 주인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널널하게 진행했으면 합니다. 뮤즈 건도 있어서.”
조성현이 슬쩍 스마트폰으로 일정을 확인하며 말했다.
그의 말에 서예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널널하면 좋죠. 풀 컨디션일 때만 녹음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널널하게 한 번 해봐요 그럼.”
서예나의 말에, 함께 앉아 있던 우경수가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그녀도 일정상 괜찮을 것이라고 판단한 모양.
회의는 한 시간 만에 끝났다.
곡을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회의가 아니라, 일정에 대한 논의였으니까.
조성현과 서예나는 녹음실로 이동했다.
“저도 딱 그쪽만큼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녹음실로 가는 동안, 서예나가 툭 하고 말을 던졌다.
조성현은 슬쩍 고개를 돌려 서예나를 바라보았지만, 서예나는 애써 조성현의 시선을 무시하고 있었다.
현재 조성현과 채윤이의 앨범의 성적은 꽤 준수하다.
70위 대부터 90위 대까지 5개의 곡이 고루 분포되어 있는 상황.
모든 곡이 차트인을 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절반 이상이 차트에서 순위 유지를 하고 있다.
서예나야 앨범을 냈다 하면 줄 세우기를 하는 입장인데, 이 정도 성적만 나와도 좋겠다고 말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이번 앨범의 절반 이상이, 서예나 본인이 작사 작곡을 한 곡이기 때문.
조성현은 그녀의 걱정과 불안함을 읽고,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그건.”
“그래요?”
서예나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곡, 좋잖아요. 뭐… 녹음해봐야 알겠지만, 예나씨 보컬이야 언제나 믿을 수 있고요.”
조성현이 그렇게 말하며 걱정 말라는 듯 웃음을 흘렸다.
그들은 금방 녹음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예나가 조금 긴장한 듯 숨을 몰아쉬었다.
“편하게 하면 될 것 같아요. 간 본다는 느낌으로, 그냥 작곡할 때 감정 그대로 살린다 생각하고 보컬에는 너무 힘쓰지 말아보죠.”
조성현이 그런 서예나에게 간단히 디렉팅을 하고.
서예나가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녹음 부스로 들어간다.
녹음은 곧바로 시작되었다.
본인이 작곡한 곡을 부르는 서예나의 보컬을 듣는 순간.
조성현의 입꼬리가 슬쩍 말아 올라갔다.
본인이 작곡 작사를 한 곡이어서 그런 것일까.
보컬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완벽하다.
그렇게.
녹음도 빠르게 진행되어 갔다.
* * *
정신없다.
요즘 조성현의 생활을 묘사하라면, 그게 가장 좋은 표현일 것이다.
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퇴근하면 항상 채윤이랑 시간을 보낸다.
서예나의 앨범 녹음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조성현은 뮤즈의 앨범 작업에 들어갔으니, 아마 회사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 중 한 명이지 않을까.
그런 만큼 꽤 많은 액수의 돈을 벌고 있었지만, 어차피 부족함은 없었기에 크게 생각은 없었다.
다만 채윤이가 학교 끝나고 한두 시간만이라도 같이 작업을 하는 걸 너무 즐거워해서 더 열심히 할 뿐이었다.
물론 그뿐만은 아니었다.
작업을 마무리한 후 장현아가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으니 그것도 꽤 기대하고 있었다.
자신이 두 번째 관문이라 말했던 이유가 있을 테니까.
그 관문을 통과 하기 위해서 장현아도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최근 들어, 전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조성현을 케어하는 것도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그 외에도 신경 쓸 게 많은 것인지 전과는 조금 다르게 연락이 뜸했다.
일이 바빠 정신이 없는 게 확실해 보였다.
어쨌든, 조성현과 채윤이는 꽤나 열심히 일했다.
“아빠, 언니들한테는 조금 더 하이톤을 써야 해.”
“그러면 곡이 너무 들뜬 느낌일 텐데? 우아한게 컨셉인데, 컨셉이 무너져.”
“근데 하이톤 쓰는 게 곡이 더 좋은데….”
“보컬을 차분하게 가고, 피치 높은 악기 사용해서 사운드 채워보자.”
착실히 뮤즈의 앨범 작업을 진행하고.
그 와중에 미튜브 촬영도 틈틈이 한다.
채윤이는 학교까지 다니면서 열심히 숙제도 하고 있으니, 꽤나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조성현과 채윤이는 한 달을 보냈다.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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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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