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507)
507화
조성현은 집에 돌아와, 익숙하게 저녁 준비를 했다.
채윤이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조성현의 옆을 기웃거린다.
“배고파?”
“응.”
조성현의 물음에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한다.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준 조성현은 서랍을 열어 앞치마를 꺼냈다.
“조금만 기다려. 얼른 해줄게.”
“나도 할래.”
채윤이가 조성현이 앞치마를 두르는 것을 보며 말하고.
조성현은 피식 웃으며 방금 자신이 앞치마를 꺼냈던 서랍을 열어 채윤이 용 앞치마를 꺼냈다.
아이가 얼른 몸을 뒤로 돌린다.
그런 채윤이의 모습에 조성현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에게 앞치마를 입혀주었다.
오늘은 햄버거를 해먹을 생각이었다.
채윤이가 자신도 해보겠다고 나선 김에, 같이 만들어보면 될 것 같다.
“채윤이가 아빠 도와줄 거야?”
“아닌데. 아빠가 나 도와줘야 해.”
채윤이가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말했다.
조성현은 아이의 손에 비닐장갑을 끼워주고는 미리 준비해둔 다진 고기를 그릇에 담아 아이에게 내밀었다.
“자, 이거 가지고 조물조물하다가 동그랗게 만들면 돼.”
“응!”
채윤이가 신난 얼굴로 얼른 그릇을 받고 식탁 쪽으로 향했다.
아이가 식탁 앞에 앉아, 열심히 다진 고기를 조물조물하며 고기와 후추, 소금을 섞으며 반죽했다.
고기 패티를 만드는 과정인데, 채윤이가 그나마 도와줄 만한 부분이었다.
그 외에는 전부 칼질이나 불을 사용해야 하는 일이었으니까.
햄버거를 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양배추와 토마토를 좀 썰어 준비하고, 양파를 볶기 시작한다.
그 사이 채윤이는 열심히 다진 고기를 조물거리며 패티를 완성 시켰다.
“다 됐어!”
채윤이가 양손에 동그랗게 만든 패티를 하나씩 들고 조성현에게 다가오고.
조성현은 얼른 그걸 받아 그릇에 옮겼다.
볶은 양파를 한쪽에 덜고.
둥그런 패티를 살짝 눌러서 먹기 좋게 만든 후, 그대로 투척.
치이익.
프라이팬 위에 패티가 놓이자마자 맛있는 소리를 내며 익어가기 시작했다.
이미 양파를 볶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먹음직스러운 냄새가 나고 있었는데, 패티가 올라가니 채윤이는 꼴깍 하고 침을 삼켰다.
아이는 얼른 먹고 싶었던 것인지, 식탁에 있는 비닐장갑들을 정리했다.
조성현도 패티가 익을 때까지 주변 정리를 했다.
접시 위에 빵을 올리고, 준비한 채소와 볶은 양파를 쌓는다.
그 와중에 간단한 소스를 바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패티는 금방 익었고, 조성현은 준비해둔 햄버거에 패티를 하나씩 올리고 그 위에 빵을 얹어 햄버거를 완성 시켰다.
“이제 먹자.”
조성현이 그렇게 말을 하기도 전에, 이미 채윤이는 식탁에 앉아 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채윤이가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 한 후, 햄버거를 들어 올렸다.
정말 간단하게 만든 것이지만, 맛은 꽤 괜찮았다.
조성현은 양배추 조각을 후둑 하고 흘렸다가, 얼른 그걸 주워 입에 넣는 채윤이를 보며 픽 하고 웃었다.
“천천히 먹어.”
그 말에 채윤이가 고개를 들어 조성현을 바라본다.
이미 입에 햄버거가 가득해서 입을 열지 못하고 아이는 고개만 끄덕거렸다.
식사는 금방 끝났다.
그리고 조성현은, 식사를 끝낸 후 문자를 보냈다.
상대는, 대한 예술 사립학교의 교장인 성하연.
-조성현: 채윤이한테 들었습니다. 면담 가능하시냐고 물어보셨다고 들었는데, 언제 가면 될까요?
문자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걸려왔다.
-안녕하세요 아버님. 성하연입니다.
“네 교장 선생님. 안녕하세요.”
햄버거를 먹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거실 소파에 앉아 배를 통통 두드리고 있던 채윤이가 고개를 돌려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교장 선생님이라는 말에 반응한 것.
채윤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빡거렸지만, 조성현은 한 번 웃어주고는 걸음을 옮겨 안방으로 향했다.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몰라서, 자리를 옮긴 것.
그는 침대에 앉아 말을 이었다.
“혹시 채윤이가 학교에서 무슨 사고를… 친 건가요?”
-아, 아뇨. 그런 건 전혀 아니라서 걱정하실 필요는 없으세요. 교우 관계도 너무 좋고. 무엇보다 채윤이가 사고를 칠 만한 아이는 아니잖아요.
“아… 네. 사고를 칠 아이는 아니죠.”
조성현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가끔 음악을 하며 다른 사람들을 경악시키는 게 사고라면 사고겠지만… 그것 말고는 아이는 정말 얌전한 편이었다.
성하연이 말을 이었다.
-특별히 일이 있거나, 아이가 사고를 쳤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고요. 다만….
거기서 성하연은 말을 잠시 끊고 고민하는 듯했다.
어떤 식으로 말을 해야 할지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모양.
조성현은 차분히 그녀의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렸다.
-학교 측에서 아이를 위해 더 지원해줄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논의를 드리고 싶어서요.
성하연이 결국 말을 마무리 했고.
조성현은 그녀의 말에 의아한 얼굴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학교 측에서 더 지원해줄 수 있는 방향성이라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
“음… 일단 안 좋은 일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조성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물었다.
-네네 그럼요.
“제가 최근에 따로 하는 일이 없어서, 언제든 시간이 되니까. 교장 선생님이 편한 시간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조성현이 슬쩍 달력을 확인하며 물었다.
시간이야 언제든 낼 수 있었기에, 그는 부담 없이 물을 수 있었다.
-아, 저도 대부분 학교에 있으니 언제든 오셔도 환영입니다. 저녁 이후에 시간 되신다면 한… 이틀 전에만 말씀해주시면 시간 낼 수 있고요.
“어, 그럼 내일도 괜찮으세요?”
무슨 일인지 궁금하긴 했으니, 내일 바로 만나서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았다.
성하연도 미팅을 미루고 싶진 않았던 모양인지, 밝은 목소리로 답이 돌아왔다.
-내일 시간 괜찮습니다. 몇 시쯤이요?
“아이들 하교 시간 전에 시간 되시면 그때 찾아뵙겠습니다.”
-네 그럼 내일 오후에 편한 시간에 오시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마무리하고.
조성현이 다시 거실로 나왔다.
그러자, 채윤이가 황급히 안방 문에서 떨어지며 물러난다.
“…아니, 교장 선생님이 뭐라고 했는지 궁금해서….”
채윤이가 변명하듯 중얼거리고.
조성현은 아이의 슬쩍 안아 들고 소파로 향했다.
“별다른 말은 없었어. 그냥 내일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했으니까, 내일 한 번 만나보고 말해줄게.”
“응. 근데 나 진짜 숙제도 다 해갔고, 잘못한 거 없어.”
채윤이가 믿어 달라는 듯 조성현에게 말하고.
조성현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교장 선생님도 채윤이가 잘못한 거 하나도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어.”
“진짜?”
“응.”
그가 곧바로 답하자, 채윤이가 작게 숨을 토해낸다.
아무래도, 아까 집에 돌아올 때 조성현이 놀라서 되물었던 것이 채윤이에게도 영향이 컸던 모양.
조성현은 채윤이를 품에 안고 등을 토닥여 주며, 생각에 잠겼다.
채윤이에 대한 지원을 해줄 방향성이라니….
뭘 하고 싶은 걸까.
* * *
다음 날.
조성현은 언제나처럼 채윤이를 학교에 데려다준 후 Pan 엔터테인먼트로 출근했다.
항상 사용하는 연습실로 향하는데, 뒤에서 누군가 그를 불렀다.
“선배님.”
Pan 엔터테인먼트에서 조성현을 선배님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은 한 명밖에 없었다.
몸을 돌리자, 아니나 다를까 장현아가 고개를 살짝 숙인 상태로 서 있었다.
“현아씨. 며칠 만에 보네요.”
“네 선배님. 어… 그….”
장현아가 조성현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슬쩍 시선을 움직인다.
조성현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차는 얌전히 회사 주차장에 옮겨 놨었는데.”
“아, 네. 확인했습니다.”
며칠 전.
장현아가 조성현의 집에 찾아왔을 때.
와인 몇 잔을 마신 장현아는 주사를 부렸다.
주사랄 것도 사실 없었다.
술을 마시면 잠들고, 그 와중에 귀가 본능이 작용한다는 게 전부.
하지만 그런 모습을 조성현에게 보였다는 것 자체가 장현아로서는 조금 민망한 것이 사실이었다.
“술 마시면 졸린 타입이신가 보네요.”
“아, 네… 제가 원래 술이 약하진 않은데. 와인이 잘 안 맞았나….”
장현아가 민망한 얼굴로 답했다.
조성현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복도에서 계속 이야기를 나눌 순 없으니, 일단 자리를 옮긴 것.
장현아가 조심스럽게 조성현의 뒤를 따라 연습실에 들어섰다.
“제가 더 자세히 설명도 드리고, 차도 가지고 갔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아, 택시비는….”
“됐어요. 택시비는 무슨.”
조성현이 어이없다는 듯 장현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장현아가 품을 뒤적거리다가 천천히 손을 내린다.
“뭐 실수한 것도 아니고, 너무 그렇게 반응하면 더 이상한 거 알죠?”
조성현이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말실수를 한 것도 아니고, 그날은 해외 진출을 같이하자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는지.
술을 좀 마시다가 해외 진출에 대해 언급을 한 후, 대략적인 설명을 하다가 졸린 듯한 기색을 보인 게 전부였다.
조금만 더 추가하자면, 조성현이 택시를 불러줬다는 것 정도?
“뭔가 호기롭게 찾아갔다가 술 몇 잔 마신 걸로 졸려서 집 돌아간 게 민망해서요.”
장현아가 머리를 뒤로 넘기며 말한다.
조성현이 픽 웃었다.
“민망할 것도 많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이에요? 그냥 그날은 민망했었습니다. 라고 말하려고 온 건 아닐 텐데.”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은 조성현의 말에, 장현아가 고개를 살짝 숙이며 한숨을 내쉬었다가 입을 열었다.
“좋은 소식이에요.”
“그래요?”
“뮤즈 앨범 발매 날짜가 정해졌고, 컴백 무대도 같은 날 하기로 했어요.”
“좋네요. 언제예요?”
“다음 주 토요일입니다.”
“파라다이스 엔터 쪽이 한창 고생할 타이밍이네요.”
컴백에 대한 예고는 계속해왔는데 다른 대형 아티스트와 컴백 날짜를 안 겹치게 하기 위해서 간 보기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날짜가 정해진 모양이다.
“어, 그리고 뮤즈 측에서 진행하려는 예능이 있는데 선배님이 함께 출연 가능하냐고 연락이 왔어요.”
“제가요?”
“관찰 예능인데, 이번에 뮤즈 컴백 맞춰서 진행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왜 거기에 제가 출연하는 거예요?”
“은사님을 초대해서 같이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컨셉이에요.”
“…….”
장현아의 말에 조성현이 눈을 깜빡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장현아는 당황하지 않고 들고 있던 태블릿을 내밀었다.
지금 뮤즈가 촬영 중인 예능의 간단한 정보가 요약되어 있는 파일이었다.
조성현은 파일을 훑다가, 고개를 들어 장현아를 바라보았다.
“현아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출연하는 게 좋을지, 거절하는 게 좋을지. 판단이 잘 안 서는데.”
그가 물었다.
장현아가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
“저는 출연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녀가 말하고.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출연하는 걸로 하죠.”
갑작스럽지만, 방송 출연이 결정 났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