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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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화
루이스 스튜디오에 여러 번 와 봤던 조성현은 익숙하게 자리를 이동했다.
따로 안내가 필요하지 않은 모습에, 루이스는 조성현을 보며 웃음을 흘렸다.
“갑자기 아티스트가 돼서 프로필 촬영하는 건 당황스럽긴 한데, 이런 건 편하네.”
“하하. 메이크업 끝내고 오면 되는 거죠?”
“안 해도 잘생기긴 했는데, 그래도 가장 좋은 모습으로 나와야지.”
루이스는 그렇게 말하며 조성현의 등을 툭툭 두드려 주었다.
조성현이 웃으며 채윤이와 함께 걸음을 옮겨, 메이크업 룸으로 향했다.
따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있었기에, 조성현과 채윤이가 직접 메이크업을 하는 일은 없었다.
“음… 센 화장은 안 어울릴 것 같고. 가볍게만 갈게요. 본판이 기본적으로 너무 좋으셔서, 강하게 하면 오히려 분위기 망칠 것 같아요.”
“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조성현이 미소 지으며 답하고, 옆에 앉아 있던 채윤이도 고개를 크게 끄덕거리며 자신을 담당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인사한다.
메이크업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분에서 30분 정도면 뚝딱 완성 되고.
그 사이 장현아와 루이스는 컨셉에 대해 상의했다.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확실하게 파악을 하고 촬영을 들어가야 루이스도 편하니까.
자율적으로 맡기는 게 루이스 입장에서는 제일 좋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가 있을 수도 있는 법이다.
이제는 슬슬 익숙해지고 있었기에 조성현과 채윤이는 가만히 눈을 감고 메이크업을 받았다.
“어떻게 이렇게 가만히 잘 있을 수 있는지, 신기하네요.”
메이크업을 마무리하면서, 채윤이를 담당한 이가 말한다.
조성현은 별다른 말은 하지 않고 그저 가볍게 웃어 보였다.
똑똑.
“네, 들어오세요.”
문 두드리는 소리에, 조성현을 담당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답하고.
그녀의 답과 동시에 문이 열리며 장현아가 들어왔다.
“와, 거의 다 끝났네요.”
“마무리 단계라서 몇 분이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장현아가 그렇게 인사하고, 조성현 쪽으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
“컨셉 상의해 봤는데요, 기본적으로 대중음악 아티스트 느낌 말고 클래식에서 자주 사용하는 프로필 컨셉으로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좋죠.”
대중음악 작업을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해외에서도 사용할 프로필 사진이 필요한 상황.
해외에서는 콩쿨을 중심으로 활동할 것이니 클래식 연주자로서의 프로필 컨셉으로 진행하는 게 제일 좋긴 할 거다.
“그렇다고 완전 클래식 아티스트 느낌으로 가는 것도 좀 그래서, 1차적으로는 이것저것 시도를 좀 해보고 2차로 악기 들고 촬영 진행하는 거로 할게요.”
“네, 알겠습니다. 여기 피아노는 있으니까 상관없을 텐데. 바이올린은…”
루이스 스튜디오에서는 피아노에 앉아 촬영하는 일도 종종 있었기에 피아노는 구비되어 있지만 바이올린은 없다.
보통 각자의 악기를 들고 와서 촬영하는 편이었으니.
“촬영하고 계시면 제가 선배님 악기는 따로 들고 오겠습니다.”
“아, 예.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장현아의 말에 조성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렇게, 촬영 컨셉이 결정되었다.
* * *
메이크업이 끝나고, 조성현과 채윤이가 스튜디오 한가운데로 나왔다.
“일단 여권 사진부터 찍을게요. 간단히 촬영하는 거니까 긴장 풀고. 성현씨부터 가자.”
루이스가 손을 흔들며 말한다.
그의 말에 조성현이 걸음을 옮겨 촬영을 위해 마련된 무대에 올랐다.
그가 준비된 의자에 앉자마자.
“올롸잇. 갑니다.”
루이스가 그렇게 말하며 카메라를 들고 조성현 쪽으로 다가와 촬영을 시작한다.
“하나, 둘. 웃고.”
그 말에 조성현이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띄운다.
‘찰칵, 찰칵’하는 소리가 작게 울리고.
“좀 더 진하게 스마일!”
루이스가 밝은 목소리로, 외치듯 말했다.
조성현은 곧바로 입가의 미소를 진하게 만들었다.
또 한 번 사진 찍는 소리가 울린다.
몇 번의 디렉팅과, 촬영을 끝으로 조성현의 차례가 지나갔다.
“이번에는 우리 꼬마 아가씨.”
루이스가 조성현에게 엄지를 들어 올리면서 말한다.
채윤이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의자에 앉았다.
아이는 살짝 어색한 얼굴로 촬영에 임했다.
그러자, 루이스가 피식 웃더니 입을 연다.
“자, 하나 둘. 조성현!”
갑자기 외쳐진 조성현의 이름.
그에 채윤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웃는다.
루이스가 그 순간을 촬영했다.
“올롸잇. 여권 사진은 이걸로 끝났고. 다음은 프로필로 넘어가자.”
여권 사진은 정말 별거 아니었다는 듯, 루이스가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장현아의 말처럼 ‘이것저것 시도하는’ 촬영이었다.
“꼬마 아가씨는 정면 바라보고. 카메라 이쪽. 그렇지. 성현씨는 우리 따님을 아주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올롸잇. 그거 그대로 유지. 하나, 둘.”
루이스는 정말 능숙하게 디렉팅을 해나가며 조성현과 채윤이의 사진을 촬영해 나갔다.
그는 연신 박수치며 조성현과 채윤이를 칭찬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표정도 다양하고… 전부 다 예쁘지?”
루이스가 그렇게 감탄하듯 말하며 촬영을 이어나갔고.
한 시간 정도 촬영을 해나갔을까.
“자, 쉬었다 갈게요.”
장현아가 조성현의 악기를 들고 스튜디오에 도착한 것을 확인한 루이스가 쉬는 시간을 선언했다.
스텝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무대 위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방금까지 없었던 하얀색 그랜드 피아노가 무대 위로 올라가고.
채윤이는 멍하니 그 장면을 지켜본다.
조성현은 아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준 후, 장현아 쪽으로 향했다.
장현아가 조성현에게 악기를 내민다.
“촬영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배님. 여기, 악기입니다.”
“고마워요.”
“조금만 더 힘내서 촬영하시고… 저녁 같이하시는 거 어떠세요?”
장현아가 대뜸, 식사 제안을 한다.
조성현은 밝은 얼굴로 식사를 제안하는 장현아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기분이 좋아 보인다.
그는 이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죠. 촬영 끝내고 밥 먹고 퇴근하면 되겠네요.”
“예. 그럼 식당도 예약해 두겠습니다.”
“괜찮은 곳 있나 봐요?”
장현아가 곧장 답하기에, 조성현이 물었다.
뭔가 특별히 먹고 싶은 게 있어 식사 제안을 한 건가 싶어서.
“요 근처에 올 때마다 아빠랑 같이 식사하는 곳이 있는데, 항상 믿음을 저버리다 않더라고요. 한우 오마카세 집이에요.”
“프로필 사진 촬영 한 번 하고 너무 맛있는 거 얻어먹는 거 아니에요? 회삿돈으로 너무 먹는 거 아닌가 싶어서 눈치 보이는데요?”
“에이, 이게 어디 그냥 프로필 사진인가요. 해외 진출에 대한 첫걸음이라고 봐야 하는 프로필 사진 촬영인데.”
“하하.”
조성현의 말에 장현아가 그런 생각은 하지 말라는 듯 손을 휘휘 흔들었다.
그녀에게는 사실, 그리 아까운 돈은 아닐 거다.
조성현도, 사실 밥을 먹는 것에 있어서 미안함이 있지는 않았다.
그냥 고마운 거다.
음식이 괜찮은 식당이 있었으니, 그곳을 조성현과 채윤이에게 공유를 해주고 맛보게 해주고 싶어 하는 장현아의 마음이.
‘고마우면서도… 조금 신경 쓰이긴 하지.’
장현아가 매니저로서 얼마나 진지한 직업정신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사소한 부분들은 매니저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들이 아니었다.
식사 말고도, 장현아가 굳이 신경 써주지 않아도 되는데 신경 써주는 부분들은 굉장히 많았다.
그게 과연 매니저로서 케어해 줄 부분인지, 의문가는 부분들도 있었고.
그런 부분들이 많아질 때마다 조성현은 조금이지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장현아에게 기본적인 배려는 해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시간이 들고, 그 시간은 모두 채윤이를 케어하는 데에 쏟아붓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현아가 맛집을 찾아 공유를 해줬다고, 조성현도 맛집을 찾아서 장현아에게 공유해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시 진행해 볼게요!”
루이스의 목소리가 스튜디오를 가득 채우고.
조성현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잡생각을 지웠다.
그냥,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해결될 문제였다.
열심히 해서 성공적으로 해외 진출을 하면 될 일이다.
그게, 장현아가 조성현과 채윤이를 신경 써주는 만큼 그녀를 돕는 일일 테니까.
조성현이 그런 생각을 하며 바이올린 케이스에서 자신의 바이올린을 꺼내 들고는 다시 무대 위로 올랐다.
채윤이 또한 자신의 목에 걸린 빨간색 리본을 매만지면서 무대 위로 올라오고.
조성현은 무대에 오르자마자 저도 모르게 바이올린을 조율했다.
연주하려고 바이올린을 가져온 건 아니지만, 손에 바이올린이 쥐어져 있으니 그냥 본능적으로 조율한 것.
그 모습에 루이스가 헛웃음을 흘리면서 카메라를 들었다.
찰칵.
조성현이 바이올린 조율을 하는 모습을 촬영한 루이스는 ‘흠’ 하는 소리를 내뱉었다.
그러더니, 가만히 조성현과 채윤이를 번갈아 보다가… 입을 연다.
“그냥 연주 한번 해볼까?”
“네…?”
옆에 있던 스텝이 의아한 얼굴로 되묻고.
루이스는 ‘짝’하고 박수를 한 번 쳤다.
“성현씨, 꼬마 아가씨. 그냥 평소에 하던 것처럼 연주 한번 해 봐요. 사진은 알아서 찍을 테니까.”
그의 알 수 없는 디렉팅에 조성현과 채윤이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먼저 움직인 것은, 채윤이었다.
조성현과 채윤이에게 가장 쉬운 일은, 연주하는 것이다.
그걸 시키는데 망설일 필요는 없었다.
채윤이가 피아노 앞에 가서 앉고.
조성현도 이내 자리를 잡고 연주할 준비를 마쳤다.
“성현씨, 살짝만 오른쪽으로. 올롸잇. 이제 그냥 마음대로 연주하면 됩니다.”
루이스의 신호가 떨어지고.
따라란.
지잉.
채윤이와 조성현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루이스 스튜디오에서 난데없이 열린 조성현과 채윤이의 연주회.
스텝들은 멍하니 두 사람의 연주를 감상했다.
그 속에서 루이스는 열심히 몸을 움직이며 촬영을 이어나갔다.
찰칵 찰칵.
카메라 소리가 연신 울리고.
루이스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맺힌다.
두세 곡쯤 연주했을까.
루이스는 손을 올렸다.
조성현과 채윤이의 손이 멈추었다.
“이제 연주는 끝내고, 음… 마지막으로 둘 다 무대 끝으로 한 번 와봅시다.”
채윤이와 조성현이 루이스의 디렉팅에 따라 무대 앞쪽으로 이동하고.
“무대에 걸터앉아 봐요. 그냥, 자연스럽게. 방금 막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이 지켜보는 대단한 무대를 끝냈다 생각하고. 숨 돌리듯이.”
루이스의 디렉팅이 이어졌다.
조성현과 채윤이는 의아한 얼굴로 무대 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 그대로 서로를 바라보면서 살짝 웃어봅시다.”
채윤이가 조성현을 올려다보고.
조성현은 고개를 살짝 내리며 채윤이와 눈을 마주한다.
아이가 즐겁게 웃고 있었다.
그 모습에, 조성현도 미소를 지으며 저도 모르게 한쪽 눈을 감으며 윙크했다.
채윤이도 마주 윙크를 한다.
“…원더풀. 나만 보기에 아까울 정도네.”
루이스가 작게 감탄을 흘렸다.
장현아 또한, 루이스의 뒤에서 몽롱한 눈빛으로 조성현과 채윤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조성현과 채윤이의 프로필 사진 촬영이 막을 내렸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