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518)
518화
프로필 사진 촬영이 모두 마무리되고.
조성현과 채윤이는 메이크업을 지우고 옷을 갈아입었다.
메이크업을 한 상태로 있어도 전혀 상관없지만, 본래 화장을 잘 하지 않던 조성현과 채윤이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졌기에 곧바로 지운 것.
따로 집에 가서 지우기도 불편했다.
‘클렌징 오일 같은 것도 없고.’
조성현이 그런 생각을 하며 채윤이와 함께 루이스에게로 가려는데.
루이스와 장현아가 사진을 보며 따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네, 그리고 마지막에 촬영한 사진은 저한테도 따로 보내주시면…”
그렇게 말을 하던 장현아가, 조성현과 채윤이를 발견하고는 입을 다문다.
조금 당황하는 그녀를 보고, 조성현이 의아한 얼굴을 해 보였더니.
장현아가 금세 표정을 회복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오셨어요? 미리 프로필 사진 골라두고, 미튜브에서 공개할 사진 같은 것도 좀 확인해 봐야 해서 제가 먼저 사진을 받아보려고요.”
“네.”
갑자기 변명하듯 말하는 장현아의 모습에 조성현이 웃으며 답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당황한 그녀의 모습이 재미있었던 것.
“그럼 매니저님 폰으로 먼저 전달하고, 회사 메일로 원본 사진 전부 보내드리면 되는 거죠?”
“네네.”
루이스의 말에 장현아가 황급히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했다.
“감사합니다. 루이스.”
“나야말로 고맙지. 성현씨랑 우리 꼬마 아가씨가 사진을 너무 잘 만들어 준 덕분에 즐겁게 작업했어.”
그 말이 사실인지, 루이스는 기분 좋은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조성현은 루이스가 내미는 손을 마주 잡고 악수했다.
그렇게 그렇게 정리하고 나서.
“식사하러 갈까요?”
“넵. 고생하셨습니다. 선배님.”
“아니에요. 현아씨가 악기 가지러 다녀오고, 더 고생하셨죠.”
조성현이 그렇게 말하며 걸음을 옮겼다.
* * *
장현아가 예약한 식당은 말 그대로 근처였다.
차로 10분 정도 거리.
덕분에 조성현과 채윤이는 금방 식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느라 알게 모르게 체력을 많이 쓴 것일까.
꽤나 허기진 상태였는데 다행이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훅 들어오는 맛있는 냄새에 채윤이가 꼴깍 침을 삼켰다.
“맛있는 냄새 난다.”
“그러게.”
아이의 말에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장현아가 다행이라는 듯 웃고.
종업원이 다가와 그들을 맞았다.
“안녕하세요. 예약하셨나요?”
“네. 장현아요.”
“총 3분 맞으실까요?”
“네.”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종업원이 그들을 방으로 안내했다.
종업원의 안내를 따라 조성현과 채윤이, 그리고 장현아가 방에 자리를 잡고 앉기 무섭게 따뜻한 차가 서빙되었다.
“주문하신 메뉴는 따로 변경 없으시면, 바로 준비해드리면 될까요?”
“부탁드릴게요.”
종업원의 말에 장현아가 바로 답한다.
“고기가 진짜 맛있는 곳이라서, 기대하셔도 좋아요.”
“냄새부터 너무 좋아서, 기대 안 할 수가 없겠는데요?”
조성현이 웃으며 말했다.
그의 말에 채윤이가 고개를 크게 끄덕거리면서 동감한다.
“제가 Pan 엔터 입사 결정 난 날, 아버지가 여기서 밥을 사주셨어요.”
“…의미 있는 곳이었네요.”
“사실 뭐, 식당이 다 거기서 거기일텐데… 그래도 뭔가 중요한 일이 벌어지기 전에는 일부러라도 여기를 찾게 되더라고요.”
“긴장되나 봐요.”
장현아의 표정을 보고, 조성현이 물었다.
해외 진출, 솔직히 엄청 대단한 일이 맞다.
매니저로서, 또 Pan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 될 사람으로서 당연히 긴장해야 할 일도 맞고.
그의 물음에 장현아가 ‘음…’ 하고 잠시 고민하는 듯 소리를 흘린다.
“긴장도 되는데, 조금 달라요.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어떤데요?”
“그냥, 설레는 느낌도 좀 있고. 뭐랄까… 그런 거 있잖아요. 제 꿈은 아빠 같은 사람이 되는 거였는데. 해외 진출이 어쩌면 유일하게 그걸 해낼 수 있는 방법 아닐까. 정말 열심히 한다면 아빠를 뛰어넘을 수도 있고요.”
장현아가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을 들은 조성현은, 이번 해외 진출이 장현아에게는 단순히 아티스트를 성공시키고 회사의 미래를 위한 하나의 프로젝트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건 조성현이 장현아가 아니니 완벽히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장현아에게는 하나의 기회인 거다.
방금 그녀가 말한 것처럼, 어쩌면 자신의 아빠, Pan 엔터테인먼트의 장판석 대표를 뛰어넘을 기회.
그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프로젝트에 조성현과 채윤이에게 함께 하자고 한 거고.
당연히 모든 신경이 조성현과 채윤에게 쏠려서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놓칠 수 없는 거다.
사실, 냉정하게 본다면 조성현과 채윤이, 그리고 장현아가 지는 리스크는 그리 크지 않다.
실패해도 대단한 디메리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직은 아니구나 하고 넘어가도 되는 일.
조성현이나 채윤이는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외 진출이 인생의 목표는 아니었다.
하지만 장현아는 어떤가.
‘물론, 현아씨도 이게 인생의 목표는 아니겠지만…’
장현아의 목표가 장판석 대표와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라면.
그 목표에 가장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지금 눈앞에 있는 거다.
해외 진출 자체가 인생의 목표는 아니더라도, 그걸 이룰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는 만큼 조성현과 채윤이보다는 더 간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조성현은 그런 장현아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으나, 그녀가 열심히 하는 것만큼 최선을 다해 연습할 자신은 있었다.
하지만, 채윤이는 다르게 생각했나 보다.
아이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빠를 왜 뛰어넘어야 해요?”
정말로 알 수 없다는 목소리로 채윤이가 묻는다.
장현아는 채윤이의 물음에, 어떻게 답을 해줘야 할지 잠시 고민하며 말을 아꼈다.
종업원이 들어와 밑반찬을 서빙하고 나서야, 장현아는 입을 열었다.
“언니는 어릴 때부터 아빠가 멋있었어. 그래서 언니네 아빠처럼 되고 싶었고… 막 인정받고 싶고 그렇더라고.”
“어, 근데 왜 아빠를 뛰어넘어야 해요?”
“…글세? 그냥 아빠한테 더 인정받고 싶어서 그런가?”
장현아는 본인도 모르겠다는 듯, 웃으며 답해주었다.
그리고 조성현은 채윤이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굳이 뛰어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 아닐까.
장현아가 지금 보이는 모습은, 조금이지만…
‘조급한 듯한 느낌이지.’
그게 충분히 이해되고, 그래도 되는 것이기도 했다.
다만, 조금 걱정될 뿐이다.
채윤이도 그걸 느껴서 하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너무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나도 아빠처럼 되고 싶고, 아빠가 칭찬해주면 기분 좋은데… 아빠를 뛰어넘고 싶은 생각은 하나도 없어요.”
“그건 채윤이가 승부욕보다는, 그냥 행복하게 음악을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커서 그런 거 아닐까?”
“승부욕?”
채윤이가 고개를 갸웃하고.
장현아가 얼른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음. 막 누군가를 이기고 싶고 그런 마음 있잖아.”
“…아닌데. 나도 승부욕 엄청 많아요. 절대 안 지고 싶고, 그래서 완전 열심히 하는 건데.”
아이는 미간을 좁히면서 장현아의 말을 부정했다.
장현아가 조금 놀란 듯 채윤이를 보았다.
그리고 채윤이의 말에 놀란 것은 장현아뿐만이 아니었다.
조성현도 놀라 아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채윤이가 막 아빠를 이기고 싶고 그런 마음이 있어?”
“아니. 아빠를 이기고 싶은 건 아니야.”
“그럼?”
“저번에 연주했던 것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연습하는 거지.”
결국 아이는, 과거의 자신을 이기고 싶어서 열심히 한다는 거다.
과거의 자신에게 지기 싫은 마음을 승부욕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거고.
장현아는 채윤이의 말에 생각에 잠긴 듯한 얼굴이었다.
조성현 또한, 고민에 빠져야 했다.
채윤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조성현은 처음 알았으니까.
그럼 채윤이는 과거의 자신을 뛰어넘고 싶기 때문에, 그걸 입증하는 수단으로 콩쿨에 도전하는 걸까?
조성현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입을 열었다.
“채윤아, 그럼 콩쿨은?”
“그거는… 다른 사람들이 연주하는 걸 듣고 싶어.”
“그리고, 이기고 싶어?”
“응. 엄청 멋있는 연주니까, 나도 그런 연주를 하고 싶고. 선생님들이 내 연주를 듣고 내가 들은 멋있는 연주보다 좋았다고 해 주면 기분 좋잖아.”
아이가 말한다.
채윤이가 콩쿨에 필수적인 경쟁을 힘들어하는 것 같다는 느낌만 받았지, 승부욕이 많다는 생각은 안 해봤는데…
‘결국 경쟁을 신경 쓰는 건 승부욕이 많아야 할 수 있는 거지.’
조성현은 속으로 헛웃음을 삼켰다.
그리고 그는, 이내 아버지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기로 했다.
채윤이가 장현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그럴 수 있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장현아의 마음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조성현은 아이에게 이해시켜야 했다.
“현아 언니도 채윤이가 콩쿨을 할 때의 마음으로 아빠를 뛰어넘고 싶다고 말한 거야.”
“음… 근데 아빠는 콩쿨을 하는 사람이 아니잖아. 같이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지, 뛰어넘고 싶은 사람은 아닌걸.”
채윤이가 여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말하고.
조성현은 ‘흠’하고 숨을 들이켰다.
어떤 답이 지혜로운 답일까.
고민을 하는데, 옆에서 장현아가 입을 열었다.
“채윤이 진짜 똑똑하네.”
“…?”
“그러네. 채윤이랑 선배님처럼, 같이 음악을 하면 되는 존재지 뛰어넘어야 할 존재는 아니니까.”
장현아가 무언가 깨달은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 모습에, 조성현은 입을 다물었다.
채윤이가 말하고 싶은 게 뭔지, 이미 알아들었나 보다.
조성현이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건 각자의 입장이 있기에 채윤이가 장현아를 이해하지 못하듯, 장현아 또한 채윤이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부분이었는데…
아무래도 장현아가 채윤이의 말을 이해한 것 같다.
그럼 굳이 이 상황에서 더 길게 말할 필요는 없겠지.
조성현이 그런 생각을 하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때마침.
똑똑.
“고기 올려드리겠습니다.”
종업원이 고기를 들고 와 불판에 올렸다.
치이익.
먹기 좋은 소리와 함께, 모두의 시선이 고기에 꽂혔다.
채윤이가 멍한 얼굴로 고기를 바라본다.
아이의 그런 표정을 보니, 방금까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조성현은 피식 웃었다.
장현아의 얼굴도 조금 전과는 달리 꽤 밝았다.
“그러네, 아빠가 경쟁자가 아니었네.”
그녀가 작게 중얼거린 그 말은, 고기 구워지는 소리와 섞이며 허공에 흩어지고 있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