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565)
565화
바로 다음 날부터, 엄청난 기사들이 해일이 밀려오듯 쏟아졌다.
[조채윤 양, 베를린 국제 콩쿨에서 2위로 입상.] [독일에 방문한 한국 클래식의 공주, 조채윤 양.] [꼬마 숙녀가 베를린 국제 콩쿨에서 자신의 피아노를 알렸다.] [음악 신동이 탄생하다, 베를린 국제 콩쿨에서 입상한 조채윤 양.]가히, 쓰나미라고 해도 좋을 정도.
갑자기 말도 안 되는 양의 기사들이 훅훅 솟아오르듯 작성되니, 커뮤니티가 불타올랐다.
클래식에 관심이 있던 사람은 물론이요, 관심이 크게 없던 사람들 또한 베를린 국제 콩쿨이라는 말에 다들 달려왔다.
[아니 ㅋㅋㅋ 내가 살다 살다 8살짜리 여자아이가 베를린 국제 콩쿨 나가서 상 타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데, 그렇다고 뭔가 딱히 주변에서 해준 게 있는 거라기보다는 본인의 재능이 뛰어나서 잘한 케이스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다.
우리나라 클래식계도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으면 분명 발굴되지 못한 음악가들도 많이 등장하고, 더 많은 음악가들이 빛날 수 있었을 텐데.]
-Bigmimi: 근데 생각보다 우리나라 클래식계 나쁘지 않긴 함. 기사보니까 한국 예술 사립학교 다니는 학생이라던데 그 정도면 클래식 쪽으로 교육 잘 받을걸?
-송이: 키야… 이제 한국 예술 사립학교에 학부생들 엄청 몰리겠구나.
-솔라루나: 근데 진짜 8살 맞음? 가서 입상을 해온거임?
[이번에 조채윤 피아니스트가 말이 안 되는 이유.지금까지 한국인 중 최연소로 베를린 국제 콩쿨에서 입상함.
최연소인 것도 놀라운데, 지금까지 베를린 국제 콩쿨에 입상한 한국인 최고 등수가 3위. 근데 이번에 조채윤 피아니스트는 2위로 입상.
재능도 미쳤는데, 외모는 재능을 뛰어넘는 것 같음. 인형? 천사? 이걸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음. 그냥 ‘조채윤’이라는 형용사를 다시 만들어야 할 수준.
조채윤 피아니스트만 외모가 뛰어난 게 아니라, 아버지 조성현을 보면 그 얼굴이 어디에서 왔는지 곧바로 알 수 있을 정도. 그냥 뭐, DNA가 달러.
종합적으로 봤을 때 우리랑은 사는 차원이 좀 다른 사람 같달까.
아무튼 말이 안 됨.]
-신바람: 일단 다른 건 모르겠는데 3번은 완전 공감이다. ‘조채윤’이라는 형용사 국어사전에 올려야 함.
-페어리블러시: 이럴 때 국위선양이라는 말을 쓰던가… 암튼 멋지다.
-잼나잼나: 마! 들어는 봤나? 이게 K-Classic이라는 거다.
-딸사랑: 축하합니다 조채윤 양. 앞으로도 꽃길 걷길 바랄게요.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박한율이, 숨을 토해내며 중얼거렸다.
베를린 국제 콩쿨에 참가한다는 사실은, 박한율도 잘 알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정말 응원하고 있었던바.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 정도로 엄청난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채윤이라면 그래도 입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분명 하긴 했지만, 무려 2위로 입상하다니.
놀라움과 감탄이 뒤섞였다.
그래도 정말 열심히 했는데… 채윤이는 어느새 저 멀리 가 있는 모습을 보게 되니 기분이 묘했다.
“나도… 금방 따라가야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채윤이가 쫓아오는 형국이었는데, 지금은 자신이 채윤이를 쫓아가야 하는 모양새가 된 것 같다.
박한율은 풀썩 웃음을 흘리고는 스마트폰을 품에 집어넣고, 피아노 쪽으로 향했다.
커다란 저택, 홀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피아노.
양옆에 계단이 있어서 피아노가 홀의 중심이 되는 듯한 모습이었다.
박한율이 피아노 의자에 앉아, 숨을 고른 후 손가락을 움직였다.
따란, 따라라란.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피아노 협주곡.
모차르트를 질투했다고 널리 알려진 음악가의 곡이다.
비록 현대에 와서는 그가 모차르트를 질투하지 않았다는 것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었지만.
박한율은 어쩐지, 살리에리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채윤이를 질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박한율 자신에게도 분명 자신만의 피아노가 있으니까.
근데, 가슴속에 있는 이 감정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동경?’
아니면…
“사랑스럽구나.”
박한율은 연주하다 말고, 위에서 들린 목소리에 흠칫 놀라 고개를 들어 올렸다.
한율과 교류하며 피아노를 알려주는 실비아 가르시아가 계단에 서서 아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실비아 선생님.”
“잘 잤니? 아침부터 피아노 소리가 들리기에 무슨 일인가 했다.”
“일찍 눈이 떠져서요. 제가 잠을 방해했다면 죄송합니다.”
“아니야, 덕분에 기분 좋은 아침을 맞았어.”
실비아가 손을 가볍게 흔들며 답했다.
그녀는 싱긋 미소 지어 보인 후 계단을 내려와 박한율의 옆에 섰다.
“살리에리의 곡을 굉장히 사랑스럽게 연주하는구나.”
“사랑스러웠나요?”
“엄청. 무슨 감정을 담으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긍정적인 감정인 건 확실해 보이네.”
“…네, 긍정적인 감정이죠.”
실비아의 말에 박한율이 작게 말하며 건반을 내려다보았다.
그런 아이를 보고, 실비아가 입을 열었다.
“자, 이제 슬슬 식사하고 나갈까? 오늘도 열심히 작업해야지.”
그녀의 말에 박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멀리 나아가려는 채윤이를, 얼른 쫓아갈 시간이다.
* * *
조성현과 채윤이는 점심 무렵, 숙소에서 나와 이동을 시작했다.
항상 그랬듯 운전석엔 장현아가, 그리고 조수석에는 한아름이 앉아 있다.
오늘은, 베를린 국제 콩쿨의 입상자들과 함께하는 특별 연주회를 준비하고자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목적지는, 베를린 필하모니.
“너무 기대된다.”
채윤이가 작게 중얼거렸다.
조성현은 그런 아이를 보고는 웃으며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이는 베를린 필하모닉을 만나러 가는 길이지만, 평소와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굳이 꾸미려 들지 않고 가벼운 옷차림을 선택한 것.
물론 평소에도 옷이야 워낙 잘 입고 다니니 보기에 너무 예뻤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목 언저리에 있는 리본 장식을 톡 건드리고는 입을 열었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어… 오늘? 아니면 연주회?”
“둘 다?”
“오늘은 모르겠는데… 그래도 연주회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오늘부터 연습하면 되니까.”
입상자들이 하는 특별 무대는 전통적으로 순서가 정해져 있었다.
역순으로, 순위가 낮은 사람부터 시작해 1위의 연주로 마무리가 된다.
조성현과 채윤이는 뒤에서 두 번째 순서.
다 함께 한 곡씩 짧게 진행하는 거라 각자의 연주 스타일을 완벽히 대조하며 감상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다.
“무슨 곡 하고 싶어?”
“내가 이것저것 생각을 해봤는데.”
조성현의 물음에, 채윤이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이가 무슨 곡을 생각해놨을지 궁금해, 조성현은 눈을 빛냈다.
“펠릭스 멘델스존의 곡으로 해보고 싶어.”
“멘델스존 좋지.”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정말 대중적으로도 유명한 곡을 쓴 작곡가, 펠릭스 멘델스존.
채윤이와 조성현도 때때로 함께 호흡을 맞추며 연주한 적 있었다.
“멘델스존의 어떤 곡을 해보고 싶은데?”
조수석에 앉아 있던 한아름이 슬쩍 질문을 던졌다.
본래 클래식에 대한 지식이 그리 많지 않았던 한아름이었지만, 그녀는 조성현, 채윤이와 함께하다 보니 점차 클래식에 대한 지식을 쌓고 있었다.
물론, 클래식을 대단히 많이 알지 못해도 멘델스존이라는 이름은 충분히 알만한 이름이기도 했다.
“봄의 노래.”
멘델스존의 ‘무언가’ 중 A장조 Op.62-6.
봄의 노래라고 불리는 멘델스존의 대표적인 곡 중 하나인 이 곡은, 한국에서는 컬러링으로도 많이 쓰여서 유명하다.
멘델스존의 ‘무언가’ 중 A장조 Op.62-6이라고 하면 절대다수가 무슨 곡인지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곡을 들려주면 익숙하다고 말할 게 분명한 곡.
“봄의 노래, 나쁘지 않지.”
한아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고.
채윤이는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뭔가 베를린 필하모닉이랑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뭐, 멘델스존도 독일의 음악가로서 베를린 필하모닉도 그의 곡을 연주한 경험이 많을 거다.
특히, 봄의 노래와 같이 유명한 곡은 더 많이 해봤겠지.
조성현은 그런 생각을 하며 멀리 보이는 베를린 필하모니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멀리서 보는데도 굉장히 멋진 공연장이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상주하여 연습하고 연주하는 곳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건물 자체도 하나의 예술품 같았다.
조성현과 채윤이가 동시에 감탄을 흘렸다.
장현아가 웃으며 주차장에 주차한 후, ‘휴’하고 숨을 토해냈다.
“도착했습니다.”
자… 이제 베를린 필하모닉과 인사할 시간이었다.
* * *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882년 설립된 관현악단으로, 역사가 굉장히 깊은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악단이었다.
실력도 세계 최고급.
다만, 아무리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베를린 국제 콩쿨에서 입상을 한 실력 좋은 피아니스트가 만나더라도 서로 호흡을 맞출 시간은 필요했다.
문제는 입상자들이 한 명이 아니라는 점.
특별 연주회를 너무 늦게 할 수도 없으니, 결국 타이트한 일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조성현과 채윤이에게 주어진 연습 시간은 총 6시간으로, 3시간씩 이틀에 걸쳐서 함께 연습할 시간이 주어진다.
“어서 오세요. 채윤 양. 성현씨도 반갑습니다.”
베를린 필하모닉을 이끌고 있는 마에스트로, 클로이드 오펠레가 직접 그들을 맞았다.
지휘자로서 협연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거야 당연한 일이지만, 그는 채윤이를 유난히 챙기는 모습이었다.
지난번 파티에서 채윤이를 좋게 보았던 모양.
일단, 클로이드 오펠레의 스승인 마에스트로 펠릭스가 영감을 받은 존재였으니 좋게 보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
“같이 호흡을 맞춰서, 좋은 연주 뽐내보도록 하죠.”
“네!”
채윤이가 밝은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했다.
아이는 클로이드 오펠레와 악수를 한 번 한 후, 얼른 다른 연주자들에게도 꾸벅꾸벅 고개를 숙여 가며 인사를 건넸다.
“반갑습니다. 조채윤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가 그렇게 말하고,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짧게 박수하며 채윤이를 반겼다.
“자, 그럼 바로 시작해볼까요?”
시간이 부족한 만큼, 클로이드 오펠레는 곧바로 연습을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채윤이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올린다.
“저…”
“예, 조채윤 양. 연습 들어가기 전에 미리 하실 말씀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클로이드 오펠레가 친절히 웃으며 말하고.
채윤이가 말을 이었다.
“같이 호흡 맞춰보기 전에, 베를린 필이 연주하는 걸 먼저 들어봐도 괜찮을까요?”
아이가 해맑게 웃으며 말을 던졌다.
그것도 어쩌면, 도발이 될 수도 있는 말을.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