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6)
6화
조성현의 일상이 변했다.
돌아온 지 얼마나 지났다고, 조성현은 본래 일어나던 시간보다 일찍 일어나서 채윤이를 준비시키는 것에 익숙해지려 했다.
이제 겨우 삼 일차인데도 불구하고.
그 사실이 재미있어서, 조성현은 슬쩍 웃음을 흘렸다.
그는 자신의 옆에 잠들어있는 채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새액새액.
옅은 숨을 내뱉는 채윤은 꿈이라도 꾸는지 인상을 찡긋거리고 있었다.
조성현은 주먹을 쥐고 있는 채윤의 손을 조용히 감쌌다.
채윤의 얼굴이 비교적 편해졌지만, 아쉽게도 이제는 그녀를 깨워야 할 시간이었다.
“이제 일어날까?”
조성현은 부드럽게 채윤을 안아주며 조용히 물었다.
그의 물음에 채윤이 으응 하고 신음과 비슷한 소리를 흘리며 조성현의 품에 파고든다.
너무 예쁘지 않나.
자면서도 자신의 품에 파고 드려고 하는 것을 봐라.
조성현은 기분 좋은 얼굴을 해 보였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채윤이를 깨웠다.
“채윤아. 유치원 가야지?”
“우웅…오늘도 유치원 가는 날이에요?”
“응. 오늘도 가는 날이야.”
“조금만 있다가 가고 싶은데…”
채윤이 졸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하는 말에, 조성현은 웃음을 흘렸다.
“유치원이 지각할걸?”
지각이라는 말에도 채윤이는 아무렇지 않게 두 팔로 조성현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눈을 감았다.
“채윤이는 아빠 좋아요.”
“아빠도 채윤이 좋아. 자, 얼른 일어나서 치카치카 하자.”
조성현이 조심스럽게 채윤을 일으키며 말했다.
결국 채윤은 하품을 하며 눈을 떴다.
조성현은 작은 입을 있는 힘껏 벌리며 하품하는 채윤을 보며 손가락을 한 번 넣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만두었다.
채윤은 그의 생각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멀뚱멀뚱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치카치카 하자.”
조성현은 자신을 바라보는 채윤을 안아 들고는 화장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아~ 해야지?”
“아~”
채윤이 입을 벌린다.
조성현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양치를 도왔다.
세수까지 다 마친 후, 채윤은 익숙하게 빵 한 조각을 들고 밖으로 나섰다.
조성현도 자신의 딸을 따라 빵 한 조각을 입에 물고 이동했다.
회사 차로 운전을 해서 채윤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었다.
차 안에서 채윤은 신난 듯 어깨를 으쓱으쓱거렸고, 조성현은 그런 모습에 자신도 함께 웃으며 운전할 수 있었다.
“가자.”
“네에!”
채윤은 폴짝 뛰어서 조성현에게 안겼다.
조성현은 조심스럽게 아이를 내려놓고, 아이의 손을 잡았다.
채윤은 조성현의 손가락을 잡고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유치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조성현은, 그에게 인사를 하고 몸을 돌리려는 유치원 교사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저기, 선생님.”
“네, 아버님.”
“혹시 이따 저녁에 잠시 상담 가능할까요? 채윤이에 대해서…”
지난 저녁에 들었던 불안한 마음이 아직도 떠나지 않고 있었다.
지금 당장 뭘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일단은 채윤이를 돌보는 교사와 제대로 이야기를 한 후 상황을 파악하고 싶었다.
“네, 물론이죠. 아버님. 저녁 시간 비워두겠습니다.”
친절히 답한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했고, 조성현도 마주 고개 숙였다.
힐끗, 유치원을 보았다가 몸을 돌린 조성현은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
이제 일하러 갈 시간이었다.
* * *
조성현은 오늘도 유미를 픽업하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그녀를 스튜디오에 데려다준 후, 회사로 출근해야 했다.
오늘은 그냥 운전만 해주면 되는 일이라서 괜찮다.
다음 주 화요일이 문제지.
그때는 뮤직비디오 촬영이 있어서 함께 가서 하루 종일 같이 있어야 했다.
대기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지만, 가서 뮤직비디오 감독에게도 잘 보여야 하는 데다가 유미의 케어도 특별히 신경 써야 했다.
거기에 라온이도 데리고 가기로 했으니….
‘정신없겠네.’
조성현은 속으로 생각하며 차를 멈췄다.
유미가 집 앞에 나와 있었다.
그녀가 먼저 나와 대기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조성현은 조금 당황해서 눈을 깜빡거렸다.
유미가 차에 올라타며 그에게 인사했다.
“좋은 아침이에요. 오빠.”
“안녕하세요. 유미씨. 집에 계시지 않고, 미리 나와 계셨네요.”
그녀는 아무리 신인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반응을 얻고 있는 신인이다.
연예인으로서 외부에 나와 있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먼저 나와 대기하고 있었다는 건 놀랄 만한 일이었다.
“오늘은 채윤이가 없네요?”
“네. 유치원 갔어요.”
“아쉽다. 채윤이 주려고 젤리도 가지고 왔는데. 오빠가 전해 줄래요?”
“아, 감사합니다.”
조성현은 거절하지 않았다.
어제 마침 젤리를 한 통 사 왔기에 받을 필요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받지 않을 이유도 없었으니.
그녀가 주는데 안 받으면 유미도 뻘쭘하지 않겠는가.
조성현은 이내 운전에 집중했다.
유미는 조용한 성격이었다.
박중원은 막 엄청 조용한 성격은 아니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조성현은 자신이 경험했던 연예인 중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조용하고 얌전한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밝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과하게 들뜬 모습을 보이지는 않으니까.
유미를 데려다준 후.
조성현은 회사로 출근했다.
출근하자마자, 그는 곧바로 회의에 들어가야 했다.
“어, 얼른 와라. 회의 들어가자.”
“회의요?”
들은 적이 없는 회의였기에, 조성현은 당황했다.
박중원은 툭 하고 그의 팔을 치고는 얼른 들어오라는 듯 손짓했다.
결국 조성현은 짐을 풀자마자 바로 회의실로 향했다.
박중원까지 총 5명이 모여서 회의를 시작했다.
평소에 회의라고 하면 보통 아티스트들의 스케줄 관리였다.
시간을 조절하거나, 혹은 일거리가 들어왔는데 이게 이 아티스트에게 적합한지 판단하는 것 정도.
그런 게 아니면 거의 이번 아티스트의 앨범은 어떻게 진행하는 게 좋을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다.
이번 회의도 비슷했다.
“일단… 박수.”
박중원이 그렇게 말을 하며 박수를 쳤다.
팀원들 또한 그를 따라 익숙하게 박수를 쳤다.
짝짝짝.
왜 박수를 치는지도 모르지만, 그냥 치는 것이다.
박수 소리가 조금 잠잠해졌을 때.
박중원이 훗 하는 소리와 함께 입을 열었다.
“어제 내가 미팅을 나가서. 결국 곡을 하나 얻어왔다. 무려, ‘이빨빠진고양이’한테서.”
“와. 팀장님 어제 미팅 가신다더니 그게 ‘이빨빠진고양이’였어요?”
“오우…수고하셨습니다. 팀장님. 이번에 유미 미니 앨범에 들어가는 거 맞죠?”
팀원들이 단체로 흥분했다.
‘이빨빠진고양이’는 상당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작곡가였다.
냈다 하면 적어도 차트 중위권은 한다.
차트인을 하는 것도 힘든 상황에서 중위권을 안정적으로 하는 작곡가라면 누구나 다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타이틀곡으로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아쉽게 타이틀곡은 다 정해져서 뮤비까지 진행되고 있으니까 패스하고. 어쨌든 이번 곡 유미 앨범에 들어가면 좋을지, 아니면 다른 애들한테 돌릴지 들어보자.”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팀장님. ‘이빨빠진고양이’라면 들어볼 것도 없이 그냥 바로 서브타이틀 각 아닙니까?”
“무조건 수록해야죠. ‘이빨빠진고양이’인데.”
박중원의 말에 팀원들이 말했다.
조성현은 홀로 조용히 입을 다물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도 원래 곡 4곡으로 가기로 했는데, 한 곡 더 추가하는 거니까 듣고 결정해야지. 중요한 건데. 일단 들어봐.”
박중원이 그렇게 말을 하며 음악을 재생했다.
조성현은 별다른 말 없이 음악에 집중했다.
그는 음악과 많은 시간을 보냈고, 곡을 듣는 능력만큼은 지금 이곳에 앉아 있는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조용히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곡.
그것을 듣고, 박중원도 그렇고 다른 팀원들은 흡족한 미소를 보였다.
곡 자체가 괜찮았으니까.
애초에 ‘이빨빠진고양이’라는 이름만 두고 봐도 믿을만한데, 곡의 퀄리티도 괜찮으니 이제 더 이상 볼 것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내 곡이 끝나고.
“캬, 이건 무조건 진행해야죠. 안 하면 바보인데.”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팀장님. 유미도 좋아할 게 눈에 선하네요.”
팀원들이 말한다.
박중원이 기분 좋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가만히 있는 조성현을 발견했다.
조성현은 박중원과 눈을 마주치고는 묘한 얼굴을 해 보였다.
“왜 그래? 곡이 별로야?”
박중원이 묻는다.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조성현은 잠시 고민했다.
“아뇨, 곡은 좋아요. 차트인 할 거예요. 아마, 20위권까지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조성현은 솔직하게 답하기로 결정했다.
곡은 너무 좋다.
음악을 제대로 들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아니,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이건 좋은 곡이라고 말할 수 있을 법한 곡이다.
실제로 ‘이빨빠진고양이’의 이번 곡은 잘 만들어져서 유미의 미니 앨범에 실렸다.
분명, 좋은 결과가 나왔고.
‘일주일을 못 갔지.’
그 좋은 결과는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다.
유미의 앨범에 실린 ‘이빨빠진고양이’의 곡이 표절이라는 것이 드러났고, 그것 때문에 ‘이빨빠진고양이’는 더 이상 연예계 활동을 하지 않게 되었다.
유미 또한 타격을 받아 1년간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1년 후에야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하고.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라이징스타였던 유미가 그런 사건에 휘말린 것은 치명적이었다.
앞으로 한 달도 있지 않아서 일어날 일인데.
이걸 말을 해줘야 할까 말까.
“근데 왜 얼굴이 그 모양이야? 뭐 걱정이라도 있는 것 마냥.”
박중원이 의아하다는 듯 묻는다.
조성현은 입을 달싹거리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유미에게 피해가 가는 것도, 박중원에게 피해가 가는 것도 그리 마음에 드는 일은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이 곡을 작곡한 작곡가.
‘이빨빠진고양이 말고, 진짜 작곡가.’
그가 피해 입는 것이 싫었다.
조성현도 미래에 회사에게 배신을 당하고, 자신의 곡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곡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었으니까.
그 더러운 기분을 이 곡을 작곡한 작곡가가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말이다.
“저는 뭔가…느낌이 별로예요. 곡 자체는 괜찮은데, 이 곡이 유미한테 어울릴까도 잘 모르겠고….”
하지만 대놓고 이 곡이 표절곡이라고 할 수는 없었기에, 그렇게 돌려 말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의 말에 박중원은 오묘한 얼굴로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진심이야?”
“…네.”
“네가 그렇다면… 일단 알았다. 어차피 우리끼리 결정해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나중에 유미 불러서 유미 의견도 한 번 들어보자. 지금은 뮤직비디오 촬영에 집중하라고 하고, 촬영 이후에.”
박중원은 기본적으로 조성현의 능력을 믿고 있었기에, 미간을 한 번 찡긋거린 것 말고는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결론을 낸 후, 회의를 마쳤다.
조성현은 그제야 자신의 자리에 앉아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아직 켜지도 않은 모니터를 가만히 바라보며,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에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채윤이가 보고 싶었다.
앞으로 3주.
그 기간 동안 회사 일을 잘 마무리한 후, 그는 자유의 몸이 된다.
그렇게 된다면…
‘채윤이랑 더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게 되겠지.’
좋은 아빠가 되도록, 그는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